SCP-764-KO
평가: +18+x

일련번호: SCP-764-KO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SCP-764-KO는 저위험군 생물격리실에 격리한다. 주기적으로 SCP-764-1을 증류하여 보관하며, 해당 약품은 기지 이사관의 승인 하에 응급 처치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설명: SCP-764-KO는 잣나무Pinus koraiensis의 일종으로, 변칙적 신경 자극 물질인 SCP-764-KO-1을 분비한다. SCP-764-KO-1은 대기를 통해 확산하며 호흡기를 통하여 흡수된다. 만약 임계량 이상의 SCP-764-KO-1이 체내에 흡수될 경우 대상은 피험자의 중추 신경에 보관된 기억의 조각을 조합함으로써 3분에서 10분 분량에 해당하는 사건의 흐름을 1인칭으로 생성하며, 그 길이는 피험자가 흡입한 SCP-764-KO-1의 양에 비례하였다.

SCP-764-KO-1을 흡입한 피험자는 외부 자극이 차단된 채로 재구성된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재구성된 사건은 피험자가 경험한 사건과 95% 이상 일치하였으며, SCP-764-KO-1에 의한 재경험을 겪은 피험자는 공통적으로 가장 소중한 기억을 다시 경험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대상을 흡수함으로써 피험자가 재경험하는 기억은 주로 소망이나 자아 정체성에 관련된 내용 혹은 수치심을 유발하는 경험이며, 전반적으로 피험자의 행동에 대한 동기를 부여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재경험 이후의 피험자는 SCP-764-KO-1에 의한 재경험의 주체가 떠올리는 생각이나 기억이 피험자에게 공유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하였으며, 또한 피험자는 재경험의 주체가 한 행동의 의도를 파악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재경험을 경험한 피험자는 성향이나 가치관이 재경험의 주체와 유사해지는 양상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피험자는 재경험의 주체에 깊게 몰입한 채로 재경험을 진행하며, SCP-764-KO-1에 의한 재경험은 피험자의 기억에 장기적으로 잔존한다.

부록-1:

통화 기록


발신자: POI-1574
수신자: 최상현 박사


POI-1574: 여보세요. 혹시 최상현 박사님 맞나요?

최상현 박사: 네, 맞습니다.

POI-1574: 박사님? 저 강정호입니다. 지금 SCP-764-KO를 매입한 후 세연이와 돌아가고 있습니다. 내일쯤 장비를 몰고 오면 될 듯 하네요.

최상현: 오, 성공했군. 역시 자네라면 해낼 줄 알았어. SCP-764-KO에 대해 좀 말해봐. 어땠어?

POI-1574: 네, SCP-764-KO는 소문대로 추억을 되살리는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듯 하고요, D-6146도 5분 정도 환각을 보았습니다. 아마 초등학교 쯤으로 돌아간 듯 하더군요. 방금 기억소거제를 쐈습니다.

최상현: 그나저나 매입이라는 건, 소유자를 만나고 왔다는 건가?

POI-1574: 네, 10여 가구가 해당 개체 주변에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추출물을 분리하고 자기 강화의 용도를 활용하는 데 익숙했습니다.

최상현: 그렇다면 분명 매입에 대한 반발이 심했을 텐데, SCP-764-KO를 어떻게 매입할 수 있었지?

POI-1574: 사실 매입에 실패했습니다.

격리전문가 배세연: 뭐라고?

POI-1574: 들어봐, 세연아. 이건 너한테도 하고 싶었던 말이었어. 박사님, 저는 요원일을 때려치기로 했습니다.

POI-1574: 저는 이번 일을 통해 중요한 것을 배웠습니다. 저 자신에 대한 깊은 성찰이죠.

POI-1574: 저는 제 내면 속에 망각된 채로 버려져 있던 아주 오랜 기억을 되살리는 방법을 배웠고, 이를 통해 제 오랜 꿈이 해적 선장이라는 것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POI-1574: 해적은 정말 멋있죠. 앞으로는 이 꿈을 위해 살 계획입니다.

배세연: 갑자기 무슨 소리야?

POI-1574: 말 그대로야. 깊은 생각을 해봤지. 과연 내가 하는 이 요원 일이 내 꿈과 관련이 있을까? 아니었어! 좆도 관련없었다고!

최상현: 자네가 없으면 누가 잠입을 한다고 그래? 자네가 세상을 몇 번이나 구했는지 생각해보라고. 그만하고 일단 기지로 와.

POI-1574: 박사님. 저도 그런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죠.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틀렸어요. 제가 없어도 저 대신에 들어갈 사람이 언제나 있다고요.

최상현: 그러니까 정호야, 잘 생각을 해보면 말이야. 꼭 그게 아니더라도 어쩌면 요원 일을 하면서 해적 일을 취미로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따지고 보면 요원 일을 하면서 해적 일을 배울 수도 있는 거라고.

POI-1574: 아니요. 저는 확고합니다. 요원 일 하느라 바빠서 여가생활할 시간도 부족한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요즘 들어서 바다는 보지도 못하고 산만 전전하고 있다고요.

최상현: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바다보다 육지에 변칙 개체가 더 많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POI-1574: 그러고 보니 당신…. 제가 요즘 산길만 뺑뺑이 치는 건 제가 해적 꿈을 못 이루게 하기 위한 것입니까?

배세연: 진정해 강정호. 그냥 어쩌다가 그런 일이 많았을 뿐이라니까. 그리고 산행을 싫어하는 너에게 그런 기억은 강렬하게 남을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어?

POI-1574: 역시… 전부 한통속이었던 건가. 왜 저를 막는 겁니까?

POI-1574: 왜 저를 가만히 놔두지 못하는 거죠? 인생의 주인공이 저라서 저를 막아야 하는 겁니까?

최상현: 일단 기지로 오게. 자네의 퇴직은 받아들여 주지.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될 거야. 배도 지원해 주지.

POI-1574: 제가 그 말을 어떻게 믿습니까?

최상현: 들어봐 강정호. 나도 자네를 이해해. 언제나 내가 외로울 때 탁 트인 바다에서 낚시나 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고. 그래서 자네도 어떻게든 공감할 수 있지. 일단 기지로 돌아와서 기밀인 부분만 기억소거 한다면-

POI-1574: 기억소거제라고요? 좆까요. 전 기지로 안 돌아갑니다.

최상현: 야 강정호! 너 혼자서 해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POI-1574: 요원을 하기 전의 저라면 몰라도 지금의 전 다르죠. (일어나는 소리) 저는 제 꿈을 향해 나아갈 능력이 있고, 제 인생을 직접 개척하겠습니다.

배세연: 정호야! 일단 같이 기지로 돌아가자, 응?

(문 여는 소리) (바람소리)

POI-1574: 다들 미안

배세연: 이런 씨발! (기침)

(급정거하는 소리)

[약 4초간 정적이 이어짐]

최상현: 저기… 여보세요?

<기록 종료>


부록: 격리전문가 배세연이 재경험에 돌입하기 직전에 도로의 가장자리에 급정거했기에, 그녀는 성공적으로 기억소거를 받을 수 있었다. 배세연이 탑승한 차량으로부터 10m 거리에 POI-1574 10m 거리에 POI-1574의 휴대전화가 발견되었으며, 급정거 순간에 차량으로부터 튕겨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차량 조수석의 바닥에서 깨진 향수병이 발견되었다. 그리고 해당 향수병에서는 SCP-764-KO-1이 검출되었다. 기억소거 전 배세연이 목격했던 계약서는 현장에 존재하지 않았으며, D-6544는 당시 격리전문가 배세연과 POI-1574로부터 공간적으로 단절되어 있었기에 정상적으로 복귀하였다.

해당 음성 녹음일에 POI-1574의 지정과 요원 지위의 해제가 이루어졌다. SCP-764-KO를 확보하기 위하여 기동특무부대 2개 분대가 해당 지역에 투입되었다. 모든 주민이 제압되어 해당 개체에 대한 기억소거를 받았으며, 주민들이 보유한 모든 SCP-764-KO-1은 회수되었다. 이장 송██에게 면담이 실시되었다.

부록-2:

면담 기록


면담자: 윤석규 요원
면담 대상: 송██


[윤석규 요원이 면담실로 들어옴]

윤석규: 안녕하십니까.

송██: 당신들은 도대체 누구야! 여긴 또 어디고!

윤석규: 여긴 보안시설입니다. 위치 역시 기밀사항이고요. 안타깝게도 당신에게 알려드릴 정보는 이것밖에 없군요. 그건 그렇고 당신에게 질문할 게 있습니다.

[윤석규 요원이 자리에 앉아 사진을 보여줌]

윤석규: 이 사람들에 대해 아십니까?

송██: 어디 보자… 어제 와서 나무를 사겠다던 사람들이잖아? 당신 패거리 소속입니까? 맞다, 나무! 나무는 어떻게 되었죠?

윤석규: 그런 비정상적인 개체는 우리 기관이 담당하고 관리합니다. 그런 나무에 무슨 의미라도 있는 겁니까?

송██: 우리 마을은 그 나무 때문에 존립할 수 있었어… 그 나무가 없다면 우리 마을도 없다는 말입니다! 마침내 사람들을 하나로 모아 추억을 쌓고 있었는데….

윤석규: 정말 안타깝군요. 하지만 이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요. 그와 별개로, 그래서 대체 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한 겁니까?

송██: 사실 그 남녀가 왔을 때부터 무언가 느껴졌어요…. 지금까지 나무를 노리는 사람이 없었던게 기적이었죠. 저는 언젠가 나무를 노리는 자들이 나타날 거라고 줄곧 생각해왔고, 남녀가 나무를 매입하겠다고 왔을 때부터 당신 같은 사람들이 뒤에 있다는 것도 어느 정도 짐작되었죠. 생각해왔던 그 순간이 왔다는 게 너무 떨리고 무서워서, 나무의 추출물을 전해줬을 뿐입니다.

윤석규: 좋아요. 그런데 그 추출물을 흡입한 걸로 추정되는 요원이 이상해졌어요. 완전히 미쳐버렸는데, 그건 왜 그런 거죠? 어떻게 그렇게 유도할 수 있었죠?

송██: 제가 준 건 원 상태의 추출물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섞지 않았어요. 그건 그저 운이 좋았던 거였겠죠. 결국 그 덕에 우리는 마지막으로 나무의 은혜를 충분히 누릴 수 있었으니까요?

윤석규: 그러니까 그 사람이 탈주한 게, 고작 추억 때문이라는 겁니까?

송██: 사람이라는 게 다 그렇죠.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기 일에 만족하는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있겠습니까?

<기록 종료>

부록-3: POI-1574에 대한 기록

POI-1574는 차량을 절도하여 재단의 감시망을 빠져나왔으며, 이후 항구에서 홀로 어민 7명을 폭행하여 선박을 갈취하였다. 이후 해당 선박은 격추되었으며, 피해자들에게 금전적 보상과 기억 소거가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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