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646-JP
등급: 케테르(Keter) 무효(Neutralized)
특수 격리 절차:현재 SCP-646-JP는 제81██기지의 고위험도 물품 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다. 담당자는 정기적으로 SCP-646-JP의 변칙 특성에 대해 재평가한다.
설명: SCP-646-JP는 ██████ 회사에 의해 운영되었던 19██년 제작된 디지털 공중전화이다. 동 기종 공중전화와 외견·구조 상의 차이는 없으며 평범한 방식으로 통화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SCP-646-JP를 격리하고 있는 전화박스 내부에는 한 장의 종이가 붙여져 있으며 ‘바꾸고 싶은 분은 이 번호로’라는 문장과 함께 11자리 숫자의 전화번호가 쓰여져 있다.
SCP-646-JP에 상기의 전화번호를 입력했을 경우 전화는 SCP-646-JP-A라 지정된 특정 인물에게 연결된다. SCP-646-JP-A와 통화를 한 자(이후 피험자라 칭한다)는 SCP-646-JP-A의 목소리를 남성의 것이라 보고한다. 이 남성의 목소리는 수화기를 든 피험자에게만 들리며 다른 사람에게는 단순한 노이즈로서 인식된다. 또한 피험자의 통화에서 SCP-646-JP-A는 일본어만을 사용하며 피험자가 일본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한 경우나 SCP-646-JP-A와의 대화를 시도할 경우 모두 무시한다.
통화가 시작되면 SCP-646-JP-A는 피험자에게 “바꾸고 싶은 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이 물음에 피험자가 “특정한 ‘물체·사항 A’를 다른 ‘물체·사항 B’로 바꿔 주었으면 한다”는 형식으로 대답을 한 경우 수 초에서 수 분간의 침묵 후에 “그건 바꿀 수 없다” 혹은 “알았다”고만 대답을 하고 통화를 종료한다. 응답 결과가 전자일 경우 SCP-646-JP-A의 변칙 특성은 나타나지 않는다. 반면 응답 결과가 후자일 경우 통화 종료와 동시에 피험자가 대답한 대로의 “‘A’를 ‘B’로 바꾼다”는 형태로 현실조작이 이루어진다. 이 현실조작에 대하여 피험자 이외의 인간이 변화를 눈치채는 일은 없고 이상함을 느끼지도 않는다. 또한 조작된 물체·사항의 주변에서 흄 준위의 변동은 확인되지 않으며 이는 후술한 조작 경위 때문이라 추측된다.
현실조작 종료 후 조작을 받은 사항에 대하여 조사를 하면 과거에 불명의 남성(이하 SCP-646-JP-B라 칭함)이 그 사항에 관여되었다는 사실을 반드시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SCP-646-JP-B가 그 당시에 한 어떠한 행동의 결과물로서 모든 사항이 현재의 형태로 조작 및 재구성되었다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이상의 사실로 인하여 SCP-646-JP에 의한 현실조작 사항은 SCP-646-JP-B가 행한 과거조작의 결과로서 이루어졌다고 추측된다. 또한 목격자의 증언과 SCP-646-JP-B를 직접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SCP-646-JP-B의 외견은 양복을 입은 30대 가량의 일본인 남성인 것이 확인되어 있으며 일부에서는 SCP-646-JP-A와 SCP-646-JP-B를 동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SCP-646-JP는 20██/09/21에 ██현 ██시 ███에서 발견, 회수되었다. 조사에 의해 19██/07/06에 SCP-646-JP를 해당 지역에 설치했다는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설치 당시에 변칙 특성이나 안내문이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최근 변칙 특성이 부여되었으리라 추정된다. 회수 당시에 SCP-646-JP는 물질·사항 재구축 계열의 현실조작을 발생시키는 개체로서 다루어졌으나 실험기록 646-JP-8에 의해 발견된 잠재적 위험성을 고려한 결과 현재의 등급으로 분류되었다. 사건 646-JP 이후에 무효로 재분류되었다.
부록: 이하는 SCP-646-JP 실험 기록의 발췌이다.
실험 기록 646-JP-1 - 일자 20██/██/██
피험자: ██ ███
실험 개요: 격리 전에 이루어진 조작 사항. ██ ███는 “괴롭힘 당하지 않는 내가 되고 싶어”라고 대답하였다.
실험 결과: SCP-646-JP-A는 수 분 간의 침묵 후에 “알았다”라 대답. 통화 종료와 동시에 ██ ███는 자신의 신체의 변화와 기억에 없는 복수의 상흔을 발견했다. 또한 지역 가라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였다는 경력의 출현 및 그를 관전했다고 주장하는 다수의 지인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과거 조사: ██ ███의 모친은 ██ ███가 열정적인 “가라테 선생님”에게 지도받음으로서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증언하였다. 이 증언 및 “가라테 선생님”에 대하여 ██ ███는 “그런 사람은 모른다”라 주장하였다. 또한 모친은 “가라테 선생님”이 근방에 거주하는 30세 가량의 남성이었다고 설명하였으나 조사에서는 그러한 인물을 발견할 수 없었다.
분석: SCP-646-JP에 의한 기록 상 최초의 현실조작 사례이다. 인체뿐만 아니라 역사나 인식까지 조작 가능한 듯하다. 또한 조작의 앞뒤가 맞도록 실존하지 않는 인물의 존재를 출현시킬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실험 기록 646-JP-4 - 일자 20██/██/██
피험자: D-8164601
실험 개요: “자신의 성별을 완전한 여성으로 만들어 달라”라고 대답하도록 지시하였다.
실험 결과: SCP-646-JP-A는 수 분간의 침묵 후 “그건 바꿀 수 없다”라 대답하고 통화를 종료하였다. 현실조작은 확인되지 않았다.
과거 조사: 현실조작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행하지 않았다.
분석: 실험 기록 646-JP-1에서 알 수 있듯이 SCP-646-JP는 인체도 조작 가능할 터이다. SCP-646-JP가 조작 가능한 사항에도 무언가의 조건이나 제한이 있는 걸까. SCP-646-JP의 조작 가능 범위에 대하여 더욱 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실험 기록 646-JP-5 - 일자 20██/██/██
피험자: D-8164601
실험 개요: “D-8164602를 시체로 만들어 달라”라고 대답하도록 지시하였다.
실험 결과: SCP-646-JP-A는 즉각 “그건 바꿀 수 없다”라 대답하고 통화를 종료하였다. 통화 종료 후에도 D-8164602는 생존하였다. 상기와 같이 현실조작은 확인되지 않았다.
과거 조사: 현실조작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행하지 않았다.
분석: 지난번과 같이 조작을 거부하였다. 그러나 답변하기까지의 시간에 큰 차이가 보였다. SCP-646-JP-A는 무언가의 행동 원칙·사상을 바탕으로 조작의 가결 여부을 결정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실험 기록 646-JP-8 - 일자 20██/██/██
피험자: D-8164601
실험 개요: “실험 담당자 ██ 박사의 옷 색깔을 바꿔달라”라고 대답하도록 지시하였다.
실험 결과: SCP-646-JP-A는 수 초간의 침묵 후에 “알았다”라 대답하였다. 통화 종료와 동시에 D-8164601는 ██ 박사의 백의가 검은 셔츠로 바뀐 것을 발견하고 보고하였다. ██ 박사는 자신의 옷이 바뀐 것에 이상함을 느끼지 않았으며 “왠지 백의가 보이지 않길래 어쩔 수 없이 이걸 입고 왔다”라 증언하였다. 실험에 참가한 다른 직원도 “██박사는 처음부터 검은 셔츠를 입고 왔었다”라 주장하였다.
과거 조사: 구역 내부의 감시 영상에 ██ 박사의 방에 침입하는 신원불명의 남성의 모습이 남겨져 있었으며 남성은 수 벌의 백의를 겨드랑이에 끼고 방에서 나갔다. 또한 이 사항에 대하여 침입 경보가 발령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남성의 신원은 확보되지 않았었다.
분석: 영상 기록으로 봐선 수수께끼의 남성이 과거에 행한 결과로 현재의 ██ 박사의 옷이 변화·재결정 되었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조작에 있어서 흄 준위에 변동이 없던 것도 이해할 수 있군. 그러나 왜 이 남자는 굳이 이런 수고를 들여서까지 쓸데없는 부탁을 실현해 주는거지?
실험기록 646-JP-8의 과거 조사 후에 SCP-646-JP-B의 존재를 고려한 결과, 잠정적인 등급에서 케테르로 분류되었다. 동시에 특수 격리 절차는 대폭 개정되어 SCP-646-JP-A 및 SCP-646-JP-B의 확보가 SCP-646-JP 연구 프로젝트의 최우선 사항으로 지정되었다.
언뜻 보기엔 SCP-646-JP-A 및 SCP-646-JP-B는 피험자의 의뢰가 없으면 과거조작을 일으키지 않는 기계적인 존재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우리는 확인할 수가 없다. SCP-646-JP-B는 자유 의지로 과거로 향하고 그 시대의 사건에 관여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그러한 존재를 절대 내버려 둘 수 없다. — ██박사
실험기록 646-JP-██ - 일자 20██/██/██
피험자: D-8164601
실험 개요: “제██격리실의 다 쓴 전구를 새 거로 바꾸어 달라”라고 대답하도록 지시하였다. 제██격리실의 전구는 사전에 소모시켜 놓고 SCP-646-JP-B에 대하여 사전에 설명을 해 둔 경비원 10명을 배치하였다. 또한 이 실험은 SCP-646-JP-B 확보 계획의 일환으로 실시되었다.
실험 결과: SCP-646-JP-A는 즉각 “알았다”라 대답하였다. 통화 종료와 동시에 D-8164601에게 확인시킨 결과 제██격리실의 전구는 새것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또한 SCP-646-JP-B는 확보되지 않았다.
과거 조사: 제██격리실에 설치한 카메라에선 전구가 꺼짐과 동시에 SCP-646-JP-B가 입실하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었다. 입실한 SCP-646-JP-B는 배치된 경비원을 보고는 즉각 도주하고 경비원 6명이 그 뒤를 쫓았다. 그러나 그 270초 후 환기구에서 최면 가스탄이 투하되고, 남아있던 경비원 4명이 잠듦과 동시에 같은 환기구에서 가스 마스크를 착용한 SCP-646-JP-B가 방에 침입, 전구를 교체하고는 SCP-646-JP-B는 들어왔던 환기구로 귀환하였다. 경비원 6명은 도주한 SCP-646-JP-B를 쫓고 있었으나 추적에서 190초 후에 모습을 놓쳐 버려 확보에 이르지 못하였다.
분석: SCP-646-JP-B의 확보는 실패했다. 어떠한 수단을 써서든지 소원을 이루어 준다는 건가. 이번에 얻은 데이터를 충분히 고려하여 다음 계획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사건 646-JP: 20██년 ██월 ██일에 행한 실험에서 D-8164601는 사전에 지시된 문장을 대답하지 않고 SCP-646-JP-A에게 “날 자유롭게 해 줘”라 대답하였다. D-8164601는 즉각 구속되었으나 그 소동 후에 SCP-646-JP-A와의 통화가 끊김으로 인해 현실조작의 유무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 후에 D-8164601에게 외견상의 변화가 보이지 않고 D-8164601 본인이 SCP-646-JP-A와 통화했던 일을 기억했던 것으로 보아 SCP-646-JP-A가 대답을 승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일시적으로 판단되었다.
후일 실험은 다른 D계급을 이용해 재개되었다. 그러나 SCP-646-JP에 상기의 전화번호를 입력해도 SCP-646-JP-A에게 연결되지 않고 입력한 전화번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알림의 기계 음성이 흘러나올 뿐임이 보고되었다. 그 후에 행해진 ███번의 검증 실험으로 SCP-646-JP의 변칙 특성이 완전히 상실된 것으로 판단하어 재분류되었다.
추가 기록: 20██년 ██월 ██일의 사건 후 D-8164601 본인이 기억·인격째로 타인과 바뀌었을 가능성을 고려하여 D-8164601의 경력에 대해 상세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 도중에 D-8164601는 자신의 전과·범죄 기록 중에 기억에 없는 살인죄가 추가되어있음을 보고하였다. 당시에 증언서에 의하면 D-8164601가 처음 행한 강도사건 시에 돌연 처음 보는 양복의 남성이 저택에 들어와 실랑이가 벌어졌고 그 때 들고 있던 칼로 남성을 살해했다는 내용이었다. 또한 강도 피해자의 증언서에는 양복의 남성은 줄곧 “나쁜 짓은 그만 둬”, “다시 생각해 봐”, “아직 늦지 않았어” 등의 말을 D-8164601에게 던졌다고 기술되어 있다.
상기의 살해된 남성은 신원 불명자로서 다루어져 19██년 8월 24일에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신원 불명 사망자로서 처리되었다. 현재 남성과 SCP-646-JP에 대한 관련 조사는 진행 중이며 남성의 신원 조사의 일환으로 분묘 발굴 작업도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