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429-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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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429-KO

등급: 유클리드(Euclid)

특수 격리 절차: SCP-429-KO의 발생은 막을 수가 없으나, 일반인들의 눈에도 쉽게 띄지 않기에 철저한 격리 절차는 필요치 않다. 현재의 SCP-429-KO의 격리는 일반인들이 이 현상에 대해 인터넷 등에서 의문을 표했을 때 이에 대한 역정보나 공작 등을 통하여 해당 내용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행한다. 특히 대한민국 전국의 나비 분포도에 대한 정교한 조작으로 역정보의 신뢰성을 더하도록 해야 한다.

설명: SCP-429-KO는 전라남도 함평군 전역에서 일어나는 변칙 현상으로, 허공에서 나비가 생성되는 변칙을 일컫는다. 이는 주변에 나비가 존재하거나 날아오는 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비가 포착되는 상황을 뜻한다. 생성된 나비들에게 변칙적인 특징은 나타나지 않았다.

SCP-429-KO가 일어나는 상황은 함평이라는 공간적 제약만이 존재하며, 시간적인 제약이나 다른 조건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SCP-429-KO가 일어나는 시간이 1초 미만인데다 일반적으로 나비가 날아가는 상태로 나타나다 보니 육안으로 SCP-429-KO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재단이 처음으로 SCP-429-KO를 발견한 것은 2005년으로, 함평에 휴가차 떠났던 재단 연구원이 찍은 사진을 확인하던 중 최초로 발견하였다. 이후 3년에 걸친 분석 끝에 SCP-429-KO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그러나 SCP-429-KO로 생성된 나비를 구분하는 것부터 따로 격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뿐 아니라, 변칙 현상을 바로 확신하기에도 어려움이 따르기에 격리 절차는 역정보 살포를 중심으로 하도록 결정되었다.

SCP-429-KO의 원인과 관련된 조사와 면담을 진행 결과, 특정 현현된 형이상학적 독립체의 감정적 동요가 SCP-429-KO의 형성에 영향을 끼쳤다는 정황 증거가 포착되었다. 그 내용은 현재로선 경험적으로 증명이 불가능하다.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에서 해당 독립체가 가지는 감정적인 애착이 SCP-429-KO 현상처럼 지역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은 이러한 독립체의 특성으로서 파악하고자 하는 중이다. 정황 증거는 '부록 1'의 면담 기록을, 그 특성에 대한 연구는 '부록 2'의 발췌문을 참고할 것.

부록 1: 면담기록 429-KO-α

SCP-429-KO에 대해 조사하던 와중, 제1회 함평나비대축제 기획 인원 중 공식 기록에서 등장하지 않은 1명의 존재가 발견되었다. 추가적인 조사 결과, 배상수(2021년 기준 58세)라는 사람이 축제 이전부터 나비 농장을 운영한 경험이 있으며, 제1회 함평나비대축제에서 고문 자격으로 참여하였으나, 2회부터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 행적에 의문점을 가진 재단이 해당 SCP와 연관이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하여 몇몇 요원을 기자로 위장하여 파견하였다.

배상수 씨는 처음에 면담 요청을 거부하였으나, 축제의 기획에 참여한 사실을 언급하자 면담에 응해주었다. 이 때 그는 재단의 역할에 대해 알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비치며 SCP-429-KO에 대해 알고 있다는 낌새를 보였다.

아래는 배상수 씨의 자택에서 진행된 면담 기록이다.

면담 일자: 2010/04/29

면담자: 금홍서 요원, 피도남 요원

피면담자: 배상수


<기록 시작>

금홍서 요원: 녹음 시작했어요. 이름이랑 나이, 얘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배상수: 이름은 배상수. 나이는 마흔 일곱.

금홍서 요원: 네, 그럼 저희는 지금 함평에서… 그… 일어나는… 나비에 대한 일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왔습니다.

피도남 요원: 그 전에 하나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배상수: 뭐인디?

피도남 요원: 저희가 기자가 아니라는 걸 바로 알았죠? 그리고 함평에서 일어나는 이상현상 때문에 왔다는 사실도 알고 계시는 투로 애기를 하셨고요. 마치 저희가 이런 일들을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이미 알고있는 것 같으셨습니다. 그 이유를 좀 알고 싶군요.

배상수: 그네들은 내가 축제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지 않았는가? 난 당시 축제에 참여허기는 혔지만, 그리 많이 관여하지는 않았거든. 적어도 일개 기자가 그 사실을 알 리는 읎는겨. 그런 비밀 하나허고. 지금까지 함평에 나비가 피어나는 사실도 알아낸 사람이 읎었거든. 그란디 날 만나러 온 이유가 축제 관련이고, 그게 들통나니 나비 관련이라면, 나는 그 쪽으로밖에 생각할 수가 없는 거제.

피도남 요원: 그렇다고 우리 같은 사람들의 역할까지 유추하기란 힘든 법이죠. 당신은 이런 현상을 얼마나 알았던 거죠? 혹시 저희를 두려워하던 존재와 연관이 있던 것 아닙니까?

배상수: 그네는 꽤나 날카로운 사람이구만 그래. 나보다 추리력이 더 뛰어난 건가 싶구만. 그려. 그네들의 존재를 알아낼만한 아하고 만난 적이 있었제. 내가 볼 때는 고것이 나비들과 관련이 있을 터 싶응께, 어찌 됐든 처음부터 얘기하면 되겄구만.

피도남 요원: 좋습니다. 시작하시죠.

배상수: 88년인가 89년인가 그랬을 거여. 대학 생활에 지치고, 사회에 지치고, 결국 모든 걸 내리놓고 싶어서 아무도 없는 고향에 눌러 앉아 살고 있을 때였제. 텅 빈 집과 밭, 비닐하우스가 전부였어. 나는 읍내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누군가가 도랑길에 까바진 거를 보았네.

금홍서 요원: 사람이요?

배상수: 나비 얘기하려다가 사람이 나오니께 먼가 이상헌가? 허허. 걱정마시게, 나비 애기는 곧 나올 것잉께. 그 아는 뭔가 범상치 않은 것이, 머리터럭이 허리까지 내려오는 데다가 살믄서 한 번도 본 적 읎는 비단 옷을 입고 있드라고. 암튼 여서 까바져 있다가는 변을 당허기 쉽겄다, 해서 그대로 실어다가 우리 집으로 데꼬 갔지. 혹시라도 일어났을 때 기운을 차리면 묵으라고 작은 반상도 차려놓았고.

근디 다음 날에 일어나보니께 그 아는 눕혀둔 방이 아니라 버려진 비닐하우스에 가있는 겨. 차려놓은 반상은 건드려놓지도 않았구 말이여. 그래놓고 하는 말이 여서 살고 싶다는 거였제. 비닐하우스야 머 원래 버려졌응께 상관 읎었고, 밥 같은 거는 지가 알아서 해결한다길래 그르라 했지. 참 그것이 인연이었어…

피도남 요원: 인연이라…

배상수: 아가 비닐하우스에 들어간지 며칠이 지났을까… 하도 나오지 않응께 뭘하나 들어가봤지. 그리고 거기는… 나비가 사방에서 날아다니고 있었어.

피도남 요원: 그 사람이 불러온 나비였나요? 그 사람은 뭘하고 있었죠?

배상수: 글쎄… 하지만 지금 일어나는 일을 생각해보면 어떨 것 같으신감? 하지만 그 아는 특별한 짓을 하지는 않았어. 나비한테 꿀을 먹이고 있었응께.

금홍서 요원: 당신은 뭐하고 있었나요?

배상수: 난 거기서 얼어붙어부렀어. 나를 본 그 아도 마찬가지였지. 이후로 한 번도 못 본 그 표정은 지금도 잊히지 않어. 나가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는 느낌이 딱 드러나버렸응께. 난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뻗어보니, 나비가 손에 앉고, 당혹스럽지만 경계심이 풀린 그 아의 눈빛까지. 흠, 벌써 감정에 젖어버렸구만. 뭐, 돌아온 거는 정중하게 나가달라는 부탁이었지만.

나는 나갔지만 그 순간을 잊지는 못했어. 결국 다음 날에 다시 찾아가보았제. 이번에 그 아는 나비들 사이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어. 나는 그 앞에 조용히 앉아있었고. 그리고 어느 순간에 그 아가 깨어났고, 왜 왔냐는 물음에 나는 아름다웠다는 말 말고는 아무것도 말할 수가 없었부렀어.

우리는 거기서 많은 대화를 나눴어. 나는 내 과거를 말했고, 그 아는 자기가 바글거리는 사람이 싫어 내려오다가 힘이 다해 쓰러졌다고 했제. 내 허무를 말했을 때, 아는 나비를 손에서 피워내 나에게 날려주었어. 그리곤 나에게 좋은 인간이냐고 물었고, 나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지. 서로 웃고 그 날의 만남은 마무리되었고.

금홍서 요원: 그리고요?

배상수: 놀랍게도 별다른 마찰 없이 우리는 매일 만나믄서 친해져갔제. 대부분은 아가 피워내는 나비들과 녀석들에게 신경써야 하는 점을 나에게 알려주는 방법이었지. 덕분에 나는 나비를 전문적으로 사육하는 시설도 만들어 낼 수가 있었고. 그게 5년이 채 안 되었을 때였을 걸세.

아직 더 젊었을 때 아련하던 그 날이 떠오르네 그려. 나비에게 줄 꿀 막대기를 나에게 줬을 때의 은은한 미소며, 아가 하는 말을 받아 적는 날 보고 퍽 귀엽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것 하며. 내가 갸 생일도 챙겨줬거든. 둘이 만날 날로 말여. 나중에 나비 목장 만등께 만든 날로 생일 바꾸면 안된다고 떼를 쓰고 그러데. 뭔 어른처럼 생긴 것이 아처럼 구냐고 혀가지고 그 때부터 아라고 불렀어.

피도남 요원: 그럼 지금 함평에 일어나는 이 현상이, 그 사람하고 연관이 있을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지금 봐보니까 비닐하우스는 폐쇄된 거 같습니다만. 이건 어떻게 된 일이죠?

배상수: 머리 돌아가는 건 빠른디, 성질은 영 급한 양반이구만 자네. 그려, 아는 지금 여기 읎어. 어느 날 정부에서 왔다는 사람이 날 찾아왔을 때 일이여. 아는 나한테만 맘을 열었으니 비닐하우스에 숨어있었고. 나는 나비 사육은 인정했지만, 아의 존재는 얼버부릴 수밖에 읎었어. 그리고 그 양반들이 놀라운 제안을 하드라고.

금홍서 요원: 축제에 대한 제안이었겠군요.

배상수: 맞어. 함평에게 청정한 이미지를 주고, 지역 사회의 활성화를 위해서 어쩌구저쩌구. 그러다가 내 얘기를 듣게 되었고, 괜찮은 소재가 될 것 같다. 요런 얘기를 전해주었제. 나야 내 고향이 좋으니 망설일 것이 없었제. 내 고향을 위해서 일헌다는 데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겄나? 근 몇 년 간 살던 중 세상에서 인정받은 기분도 들었응께 좋기도 했고. 갑자기 찾아온 것이라 경황이 없기도 혔고.

하지만 나는 아를 생각하지 못혔지. 그 아는 사람을 피해서 내려온 거라 말이여. 근디 여기에 다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일을 한다? 아의 입장에선 너무 싫었을 것이여. 갑작스럽게 받아버린 나에게 큰 배신감까지 느꼈을 거여. 그려. 그래서 결국 우리는 평생 못 만나구 말었어.

피도남 요원: 그럼 아제 아무래도 그 사람을 찾아봐야겠네요. 지금 어디즈음으로 갔을 지 아시는 바 있습니까?

배상수: 누가 어디로 가?

피도남 요원: 당신이 말한 그 아이 말입니다. 축제가 싫어서 어디로 떠난 거 아닌가요?

배상수: 아녀, 죽었어.

피도남 요원: 네?

배상수: 정확히는 죽었다고 보는 편이 편하다 해야겄제. 나는 아직도 그 날을 잊을 수 없어. 우리가 처음 친해지던 날처럼. 헤어지던 날도 언제나처럼 선명하게 느껴지고 말어.

한밤중이었제. 군청 직원이 다녀가고 하루가 지났고, 아하고는 하루종일 말다툼을 하고 들어온 날이었어. 나는 내 고향을 살릴 계획에 반대하지도, 아하고 떠날 수도 없는 복잡한 심정이었고. 아도 마찬가지였는지 비닐하우스의 어둠 속에서 여전히 명상하듯 앉아있는 아의 모습이 침실 창문으로 보이고 있었어.

옆으로 자고 있었지. 뒤척이다가 그 자세로 굳어버린 거 같혀. 그리고 뒤에서 안아오는 다른 몸의 느낌에 잠에서 깨버렸어. 뒤를 돌아보지는 않겠지만 그 아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부렀고. 내 가슴 위에 손을 마주 잡고. 내 귀에는 아 숨소리가 들렸어. 그렇게 서로 붙어만 있었지. 화해한 것도 아니고, 싸운 후라고 하기에는 미묘한 그런 분위기였어.

말을 연 것은 그 아였어. 자기는 사람이 아니라구 당연한 얘기로 먼저 얘기했제. 자기는 죽어나간 나비들의 화신이며, 순수한 악의로 나비를 죽이는 인간에게 좋은 감정은 없다구 말이여. 그렇기에 결국 축제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오게 되면 이제는 떠날 수밖에 없다고, 다툴 때 했던 얘기를 그대로 말했어. 그 때 나는 왜 다시 얘기를 하나 몰렀어. 그러다가 딱 한 소절만 읊었어.

지금은 떠나기 싫다고 말이여.

우리는 거기서 울어버렸제. 서로가 몸을 맞대고, 나는 말없이 눈물만 흘리고, 녀석도 언젠가 내가 알려준 슬픔이란 감정을 담고 나를 따라 목소리가 떨리게 나왔어. 함께하던 나날들을 읊조렸제. 나비들을 위한 집을 지어주었을 때, 내가 따온 꽃다발과 그 위에 앉은 나비들, 내가 아의 도움으로 키운 나비가 새끼들을 칠 때, 함께 보던 그 생명의 놀라운 순간들을…

가기 싫다고… 가기 싫다고… 그렇게 얘기하다가 이제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이 마지막이었어.

그리곤 그대로 아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제. 나는 처음 나비와 함께한 아를 봤을 때처럼 얼어버렸어. 아도 거기서 얼어버렸는지는 몰러.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등 뒤에 죽은 나비 사체만 발견했고 말이여…

금홍서 요원: 그 사체는 어떻게 하셨죠?

배상수: 뒷산에 묻었어.

피도남 요원: 가서 봐봐도 될까요?

배상수: 그네들은 나비들에 대해서 들을라구 온 기 아닌가? 이 나비들은 내가 아를 묻고 난 다음날에 내 눈앞에서 나타났네. 그 사체와 같은 종류였제. 내 주변을 날라다니는 그거를 보고 내가 묻은 곳을 파봤어. 거기에는 아무것두 없었구…

[침묵]

배상수: 그려… 그네들은 나비들을 찾으러 왔고, 나는 그 대답을 해줬네… 나비였던 아가 이 땅이 되었다구… 이제 만족하는가?

금홍서 요원: [사이] 이제 녹화를 끄도록 하죠.

[기록 종료]

부록 2: '뇌수종, 정령: 형이상학적 존재의 현현과 소멸, 2012'에서 발췌한 항목

(…)

이제까지는 형이상학적인 존재가 어떠한 이유로 현현하며, 이것이 여러 지역의 신화로서 어떠한 방식으로 나타나는지를 짚어보았다. 이번 대단원에서는 반대로, 물리적 형태를 갖춘 형이상학적 존재가 왜 소멸하는 지에 대해 애기해보고자 한다.

소멸이 일어나는 사례를 분석하였을 때 가장 특기할만한 것은, 형이상학적 독립체가 인간의 형태로 현현하였을 때 소멸의 빈도가 더 크게 일어난다는 점이다. (…) 현대에 들어서는 인간의 형태를 지녔기에 인간과 똑같이 감정을 느끼고, 이것이 격화되었을 때 다시 형이상학적 존재로 돌아간다는 메커니즘이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이는 형이상학적인 존재가 본디 특정 대상에 대한 지적 생명체의 감정이 모이면서 나타난 존재이기에 가능하다고 여겨진다. 경외, 사랑, 애착의 감정들이 이러한 존재들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위 존재가 그것과 비슷하거나 정반대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느끼게 되었을 때, 본인의 본래 형태와 감응하게 되어 본래의 형이상학적인 형태로 회귀하는 것이다.

위의 가설은 최근 등장한 형이상학적 현현 개체들의 사례를 분석하면서 증명하는 중이다. 이런 사례들이 현재에서 주로 나타나는 것도 꽤나 특기할만한 일이다. 고대에서는 형이상학적 독립체의 숭배의 대상으로 현현하였기에 이러한 감정적인 경험을 쌓을 수 없었다는 가설이 존재한다.

(…)

SCP-429-KO를 일으킨 개체는 이런 특성을 가진 개체 중에서도 상당히 특이한 종류에 속한다. 이 개체는 함평에 정착하면서 주민이던 배상수와 강력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둘은 많은 대화와, 생일을 챙기거나 함께 나비를 돌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서로 나누었다. 이 과정에서 목표가 없던 배상수에게는 목표를, 인간을 혐오하던 개체는 긍정적인 시선과 마음가짐을 가지게 하는 등, 서로를 이끌어주던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였다.

다만 이러한 관계를 바로 알아차리지는 못한 것 같은데, 굳이 그런 것을 의식하지 않았고, 별다른 갈등도 존재하지 않았기에 미처 그러한 감정을 자각하지 못했으리라고 예상한다. 실제로 배상수와의 면담에서 나비 축제와 관련된 일로 크게 싸운 이후에 본인의 감정을 고백하고 소멸한 것에서 그렇게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SCP-429-KO가 일어나는 원인이 이와 연관이 있는가. 형이상학적 개체가 현현한 이후 소멸하면서 지역 전체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전례가 없기에 가설에 불과하지만 다음과 같은 가능성이 있다. 배상수와 해당 독립체 간의 애착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했고, 이로 인해 소멸하는 과정에서 배상수가 애착을 느꼈던 고향인 함평에 독립체의 특성이 각인이 된 것이다. 면담에서 충분히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비어있던 비닐하우스가 나비로 가득 찼다는 언급 등을 보면 개체에게 나비를 생성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으로 파악되므로 가능성이 높은 가설이라고 생각된다.

SCP-429-KO는 형이상학적인 존재라는 변칙적인 영향이 이 세계에 미칠 수 있는 강력한 영향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효과를 야기하는 요소가 과학적으로 온전히 규명할 수 없는 감정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현대의 과학에서 온전히 유리되어 있는 형이상학적 현현에 대한 연구의 갈망을 더 느끼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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