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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383-KO - 고래와 노래와 도래까마귀에 대하여About the Whale, the Song, and the Raven
저자: ProfoundAbyss
별칭 경연 2 투고작. 별칭은 Elver_eel님이 제공해주셨습니다.
이미지 출처: 본인 제작
면담 기록 383KO-04:

SCP-383-KO-A
일자: 2021/5/22
면담자: 김기석 박사
대상자: 엘리 루켄스Ellie Lukens
비고: 2021/5/18 제12K 변칙예술부 소속 김기석 박사 등 4명에 의해 SCP-383-KO-A, 즉 노트패드 게임즈의 리드 프로그래머인 엘리 루켄스 양이 구조되었다. 루켄스 양은 SCP-383-KO에서 김기석 박사의 것으로 지정된 하드디스크로 옮겨졌으며, 작전 사흘 뒤인 5/21에 제12K기지 변칙예술부 소유의 단말에 업로드되었다. 김기석 박사는 다음날 SCP-383-KO-A가 머물고 있는 그림판 프로그램의 텍스트 상자 기능을 이용해 면담을 실시했다.
[기록 시작]
김기석 박사: 면담을 시작하겠습니다.
SCP-383-KO-A: 글자가 너무 커서 안 보여요.
[김기석 박사가 글자 크기를 줄인다]
김 박사: 이제 보이십니까?
SCP-383-KO-A: 네.
김 박사: 좋습니다. 저희 재단이 그쪽에 묻고 싶은 게 몇 가지 있습니다.
SCP-383-KO-A: 뭘 알고 싶으세요?
김 박사: ……일단 이름과 나이, 직업부터 부탁드리겠습니다.
SCP-383-KO-A: 엘리 루켄스, 25세, 노트패드 게임즈의 리드 프로그래머.
김 박사: 해당 게임사와는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까?
SCP-383-KO-A: 지금 저 이렇게 된 거 보고도 감이 안 와요?
김 박사: 저희도 짐작 가는 건 있습니다만, 더 잘 아는 분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SCP-383-KO-A: 좋아요. 일단 저는 아시다시피 그 회사의 리드 프로그래머고, 이 게임의 개발을 전적으로 주도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죠? 그러니 게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권한은 저한테 있는 게 맞겠죠? 그렇죠?
김 박사: 그렇게 되지 않았나 보군요?
SCP-383-KO-A: 오, 하나같이 어찌나 귀찮게 굴던지! 자꾸 사사건건 간섭하려고 드는 거야 이 망할 회사 들어온 첫날부터 그래왔으니 그러려니 한다지만, 뒤지게 위험한 프로그램 요소들을 전부 게임에 집어넣겠다고? 재단 하나 조지려고? 거기까지 갔으면 그건 게임이 아니라 IED지! 그 회사에 게임이라는 매체 자체를 존중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단 한 명도!
김 박사: 그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SCP-383-KO-A: 뭐, 어차피 "여기서 나 관둘 테니 엿이나 처먹어라"라고 해버리면 되겠지만, 그건 계약 위반이거든요. 그리고 프리랜서 초상 프로그래머는 실력보다는 평판이 중요한데, 계약 위반만큼 평판을 작살내는 것도 없고. 그래서 일단 하라는 대로 했죠. 하지만!
김 박사: 하지만?
SCP-383-KO-A: 일부러 코딩할 때 허점을 하나 남겨놨어요. 그쪽 재단 사람들이 그걸 잘 찾으셨더라고?
김 박사: 가상머신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 말입니까? 저희는 그게 단순한 설계 오류라고 생각했습니다.
SCP-383-KO-A: 오류? 제가요? 씨발 너무한다 진짜.
김 박사: 자존심에 상처가 되는 말이었다면 사과하겠습니다.
SCP-383-KO-A: 받아들이죠.
김 박사: 그래서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됐습니까?
SCP-383-KO-A: 뭐 게임이 발매되고 나서 우리 예상대로 당신네 재단이 그 게임을 채갔죠. 그 멍청이들은 당신들 기지에서 곡소리가 나길 기대했던 것 같지만, 그럴 리가 있나. 물론 그 멍청이들은 개빡친 멍청이가 돼서 전수조사를 시작했고, 저는 걸렸고, 그래서……
김 박사: 그래서 지금의 모습이 되신 겁니까?
SCP-383-KO-A: 네. 혹시 제 원래 몸이 어디 갔는지 아세요? 아니다, 알아도 알려주지 마세요. 분명 어디 그지같은 곳에 팔아치웠을 거야.
김 박사: 그리고 저희가 확인해 보니 저희 데이터베이스에 침입하셨더군요.
SCP-383-KO-A: 거기 말고 어디 갈 데가 더 있어요? 그건 그렇고 당신들 데이터베이스 정말 잠깐 머물기에는 최고의 장소에요. 어찌나 정리가 잘 되어있는지 제가 다 놀랐다니까요.
김 박사: 되려 당당하니 뭐라 할 말이 없군요. 그러면 면담은 이것으로 종료하겠습니다. 혹시 따로 질문이라던가 있으십니까?
SCP-383-KO-A: 아, 하나 있어요.
김 박사: 뭡니까?
SCP-383-KO-A: 혹시 프리랜서 초상 프로그래머 한 명 필요하지 않으세요?
김 박사: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록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