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3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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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폭풍우가 치는 밤이었다. 당신은 지난 몇 시간 동안 청소도구함에 숨어, 걸래를 빤 구정물밖에 먹지 못했다. 혼란이 가라앉은 지 꽤 지났다. 조금은 움직여도 될 것 같다. 당신은 천천히 문을 연다.

번개가 내리치고, 기지의 텅 빈 복도를 가득 채운 음울한 어둠을 섬광이 가르고 지나간다. 당신은 카손 박사의 시체를 넘어가면서, 최대한 소리를 죽이려 노력한다. 그것이 어떻게 사냥하는지 알 길이 없기에, 신경을 최대한 곤두세우는 수밖에 없다.

멀리서, 소름끼치는 비명이 천둥소리 사이로 들려온다. 참 고맙게도 오래지 않아 멈춘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빗방울 소리가 다시 주변을 채운다. 당신은 최소한 비명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보안 사무실로.

니콜스는 통제실 개인 좌석에 대자로 뻗어 있었다. 목구멍에서 사타구니까지 갈라진 틈으로 내장이 쏟아져 나와, 무릎에서 리놀륨 바닥으로 무언가 똑, 똑, 똑 하고 떨어진다. 당신은 니콜스의 의자를 밀어내고 터미널에 자신의 보안 인가를 입력한다…

SCIPNET 데이터베이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파일 접속: SCP-3280

파일 접속 중: SCP-3280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홀 바깥에서 번개가 한번 더 내리친다. 당신은 편집증적으로, 공포에 질려, 또 뭔가를 예상하듯이 문을 쳐다본다. 그것 은 어디든 있을 수 있다.

파일 발견.'SCP-3280 0등급' 열기

storm.jpg

[편집됨]

알림: 당신의 보안 인가 등급에 따라, 몇몇 정보가 생략되거나 불완전할 수 있습니다.

항목 번호: SCP-3280

등급: [편집됨]

특수 격리 절차: SCP-3280은 처음 발견된 위치에 있어야 한다. 해당 장소인 구 존스턴 실험 및 의약품 연구센터는 현재 재단이 점거한 상태다. 격리 담당 연락관들이 SCP-3280을 오랫동안 격리할 방법을 고안 중이다.

만일 SCP-3280이 지하 2층 입구에 도달할 경우, 기지 전체를 봉쇄해 출입을 막아야 한다. 이로 인해 블랙아웃 규약 또한 발령되어, 위험하거나 민감한 모든 정보를 기지 외부로 송신할 수 없음을 숙지해야 한다. 이는 완전한 격리 실패와 제 3강령(보호)의 실패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설명: [데이터 말소]

기대도 하지 않았다. 곧 보안 인가가 오를 거란 말을 몇 번이고 들었지만, 당신은 아직 0등급이다. 그러니까 당연히, 사령부 입장에서는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파일을 한번 보자. 진짜 사진을 올리긴 한 걸까? 파일을 아까 훑어봤으니까 - 분명히… 아냐. 아냐. 그럴 리 없다.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할 시간은 없다. 더 살펴봐야 한다.

희미한 똑, 똑, 또록 소리가 들려와, 당신은 니콜스의 존재를 새삼 깨닫는다. 조심스럽게, 당신은 그의 시체를 더듬어, 어둠 속에서 보안 카드에 달린 목걸이를 짚어낸다. 시체 아래에 박혀 움직이지 않지만, 당신은 카드를 밀어내 목걸이에서 꺼낸다. 카드를 뒤집자 무언가 보인다. 다행히 니콜스는 카드 뒷면에 비밀번호를 적어두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당신은 마음을 다잡고 터미널에 다시 접속한다.

SCIPNET 데이터베이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보안 인가 2등급 - 허가됨

보안 카메라 기록을 확인하시겠습니까?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다. 당신은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조금이나마 더 알고 싶다. 당신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다.

접속 중…


열람할 기록을 선택하십시오.

접속: 2층 생활관

젠슨 연구원은 주변의 침구류로 급조한 올가미에 목을 매었다. 시체 아래의 웅덩이가 번갯불을 받아 번쩍인다.

접속: 2층 동편

이마누엘 박사가 복도를 힘없이 휘청거리면서 걸어간다. 바깥에서 천둥 소리가 들려오고, 그는 배를 움켜쥐더니 쓰러진다.

접속: 1층 입구

1층은 침수된 것 같다. 몇몇 사람들이 정문을 부수고 빠져나가려 하지만, 보안 체계로 인해 탈출은 불가능하다. 그들은 앞으로 엎어지고, 당신은 물 속의 시체들을 알아보지 못한다.

접속: 지하 2층

오렌지색 점프수트를 입은 남자가 지하실 구석에 쓰러져 죽어 있다. 근처 벽에 붙은 파이프가 터져, 내용물이 콘크리트 바닥에 계속 새어 나오고 있다.

접속: 1층 식당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여기 있었는지 모르겠다. 남아 있는 것은 물 위를 떠다니는 주인 잃은 옷들과, 창문아래에 고여 있는 분홍빛 슬러리뿐이다.

기지의 나머지 부분도 별반 차이는 없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죽었거나 죽어가는 사람뿐이다. 무엇이 이런 짓을 했는지, 이 홀에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지는 몰라도,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전혀 진전이 없고, 머릿속만 더욱 복잡해져 간다. 혹은…

파일 접속: SCP-3280

파일 접속 중: SCP-3280


storm2.jpg

[편집됨]

알림: 당신의 보안 인가 등급에 따라, 몇몇 정보가 생략되거나 불완전할 수 있습니다.

항목 번호: SCP-3280

급: 유클리드 (Euclid)

특수 격리 절차: 일주일에 한 번 D계급 인원 한 명을 지하 출입구 감마를 통해 지하 2층으로 투입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SCP-3280의 성질에 관한 역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시설의 제일 최저층까지 내려가도록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손전등과 호신용 진압봉이 지급된다. 초음파 발신기를 이들의 옷에 박음질한다. 이 송신기는 특정 주파수를 내보내, 지하 최저층에 달했을 때 SCP-3280을 자신의 위치로 유인할 것이다. 이 절차를 통해 SCP-3280을 지하층 입구에서 멀리 떨어뜨릴 수 있는데, 이는 SCP-3280이 살아 있는 먹잇감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점점 눈앞이…집중해야 한다.

SCP-3280의 상기한 격리 절차가 실패할 경우 제5기지1 기지를 완전히 봉쇄해야 한다. 기동특무부대 이오타-12 ("침묵하는 자들") 과 타우-4 ("물, 물, 사방이 물")을 즉시 파견해 위험 요소를 격리해야 한다. 만일 12시간이 경과했음에도 해당 특무부대가 사령부에 "이상 무"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면, 모든 기지들은 긴급 절차를 발동해 임박한 XK급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
설명: SCP-3280은 의식을 가진 개체로 물리적으로 물과 동일한 액체로 이루어져 있다. 대상은 대략 2.5km/h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비변칙적 물은 SCP-3280에 접촉할 경우 대상의 질량과 합쳐지며, SCP-3280에서 분리된 표본도 동일한 양상을 보임이 확인되었다. 발견 시점에서 대상의 부피는 대략 66.4L였다. 현재 부피는 최대 2500L로 추정된다.

이 개체는 살아있는 인간에게 적대적이다. SCP-3280은 근처의 인간을 탐색해, 인체의 열린 구멍을 통해 신체 내부로 침투한다. SCP-3280은 모공을 통해 흡수될 수도 있다. 영향받은 인원이 겪는 증세로는 운동 제어능력 상실, 배뇨반사 약화, 환시, 그리고 복부 통증이 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당신은 뱃속이 뒤틀리는 것을 느낀다.

SCP-3280은 밀실공포증적 행동을 보이며, 시약병이나 피험자의 신체와 같이 폐쇄된 공간이나 용기에서 격렬하게 빠져나오려 한다. SCP-3280은 자기 자신을 압축해 255Mpa 이상의 압력으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격리하거나 옮길 수 없다. 살아있는 먹잇감을 사냥하지 않는다면, SCP-3280은 현재 격리되어 있는 지하층을 탈출하려 할 것이다. 때문에 현재 격리 절차를 통해 SCP-3280을 지하층 입구에서 멀리 떨어뜨려 놓은 상태다. 현재 예측되는 바에 의하면 SCP-3280이 지하층에 격리당했다는 사실을 학습할 경우, 대상의 격렬한 반응을 유발하여 비가역적으로 격리를 파기할 것이다. SCP-3280이 기지를 완전히 탈출할 시 지구상의 물 순환과 일체화됨으로써 XK급 세계멸망 시나리오로 이어질수 있다. 비상 수단으로는

뱃속의 울렁거림이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된다. 당신은 움찔하며 모니터에서 뒤로 물러난다. 당신은 술에 취한 듯 비틀대며, 뱃속에 있는 무언가를 견뎌내며, 복도로 나온다. 창밖의 폭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장대비가 유리창에 마구 부딪힌다. 당신은 벽에 기대 쓰러지고, 얼굴이 차가운 유리에 눌린다.

마지막 순간, 당신의 목구멍에서 물이 샘솟아 부풀고, 빗줄기가 당신의 얼굴을 할퀴는 것이 느껴진다. 마치 중력을 거스르는 것처럼.

<<< 여명이 밝아올 때 | 폭풍이 지나가고 | 몰락이 오기 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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