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2585 탐사기록 C

탐사기록 C
1991년 ██월 ██일

탐사 B 이후 SCP-2585가 다시 활성화되었으나 인력 부족으로 재탐사 시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1991년 민항기 한 척(민간인 다섯 명 탑승)이 SCP-2585가 나타났을 때 카라코람 산맥 위를 지나가다가 사라진 사건으로 인해 추가 조사가 자극되었다. 등반 장비를 업그레이드함과 동시에 선발된 인력들(R, O, H)에게 2585 전초와 직접 연결되는 녹화/녹음 장치, 베레타 89 피스톨 세 정이 지급되었다. 이전의 실험들과 마찬가지로 아브루치 돌출부가 등반 경로로 선택되었다.

[캠프 C 이전의 등반 기록은 기록의 간결화를 위해 생략하였다.]

R: 좋아, 휴식 끝. 이거 보이나, 베이스?

영상 신호가 캠프 C와 동일한 온화한 지형을 비춘다.

베이스캠프: 그렇다, R. 가시성이 정말 구리군. 베이스캠프를 볼 수 있는가?

R: 그럴 수 없다.

영상 신호는 이 말과 일치한다.

베이스캠프: 탐사팀에 뭐 잘못된 건 없나? 뭐든지?

R: 없다. 우린 다 괜찮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모두적으로도.

베이스캠프: 좋다. 준비되는 대로 계속 올라가라. 뭔가 변화를 발견하는 대로 우리에게 알려라.

R: 그러겠다. 아웃.

이후 25분 동안 탐사팀이 가파른 산을 오르는 것이 보인다. 그동안 변칙 사항이나 SCP-2585-1은 탐사팀에게도 베이스캠프에게도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는 루트가 평소 때의 K2와 동일해 보이며, 이전 탐사들과는 다르다. 날씨의 난류성도 지난 번들보다 덜한 것 같다.

R: 이 위는 그렇게 나쁜 상태는 아닌 것 같다. 예전 녹화 기록들을 봤었는데, 지금 저 구름이 확실히 대상의 출현이 맞는 건가?

베이스캠프: 대기압은 어떤가?

R: …음, 약 1천 헥토파스칼이군. 거의 해수면 기압이야. 확실히 대상은 맞는 것 같군.

베이스캠프: 너무 긴장 풀지 마라. 탐사팀 상태는?

R: 올 그린.

베이스캠프: 좋다. 계속 올라가라.

이후 17분 동안 계속 올라가면서 아무런 부조리한 점도 보이지 않는다.

H: 저거 뭐지?

베이스캠프: 뭔데?

R: 잠깐만, 베이스, 그게 잘 보이려고 한다. 뭔가 땅 위에 있다.

H: 와 씨발.

R: 내- 오. 베이스, 이거 보이나?

SCP-2585-1이 보인다. 땅바닥에 엎어져서 꼼짝도 않고 있다. 우주복은 심하게 파손되었고 얼굴판은 깨져 있다. 안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다.

베이스캠프: 우주복 안팎에 어떤 활동성이 있는가?

R: 없다.

H: 뭐 때문에 이렇게 파손된 건지 알 수가 없-R, 카메라 여기 갖다 대 봐.

우주복의 파손 부위가 클로즈업된다. 부분적으로 산산조각나 있지만 불에 타거나 화학적으로 손상된 흔적은 없다.

R: 먼지로 돌아가신 것 같군.

O: 잠깐만, 그럼 이게 죽었단 건, 그게 이 위 상황이 딱히 나쁘지 않은 이유인 건가?

H: 아마도.

베이스캠프: 변칙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건 어쩌면 SCP-2585-1이 변칙성의 원인이 아니었음을 의미한다.

R: 우리가 계속 올라가야 하나, 베이스?

베이스캠프: …그래. 극도의 신중을 기해서 계속 가라.

R: 임무 계속한다. 아웃.

이후 7시간 동안 탐사팀이 등반을 계속한다. 아무런 장해사항도 관찰되거나 보고되지 않는다. 탐사팀과 베이스 모두 SCP-2585 내부의 환경광이 매우 감소한 것을 확인한다(이때 시간은 오후 3시 39분에 불과했다).

베이스캠프: R, 카메라가 오작동 중인가

R: 아니, 실제로 어두워진 것이다. 이 개똥같은 구름 바깥 밝기는 어떤가?

베이스캠프: 멀쩡하다. 여기 밖은 여전히 밝다.

R: 여기 안은 거의 밤 같다. 예전에 이런 적 한 번도 없었지 않나?

베이스캠프: 그렇다. 이건 새로운 현상이다.

O: 니미.

H: 우리가 지금 캠프 D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진 건 아닌 것 같은데.

R: 내 생각도 그렇다. 내-저 저거…?

H: 우왕.

베이스캠프: 무슨 일인가?

O: 별이다.

R: 베이스, 이거 보이나?

카메라가 구름이 걷히고 밤하늘이 보이는 것을 비춘다.

베이스캠프: 이쪽에서 보기엔 여전히 산이 완전히 구름으로 덮혀 있다.

R: 여분차원인 건가?!

O: 씨팔.

H: 진정들 해. 하산하면 빠져나갈 수 있을 거야. 벌써 똥오줌 지리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베이스캠프: 상세히 설명하라, R. 뭘 봤는가?

R: 이 위엔 모든 것이 멀쩡해 보인다. 그냥 밤이라는 것만 다를 뿐이다. 저 아래쪽에 구름이 있는데, 내 생각엔 저 구름이 SCP 자체인 것 같다-하지만 우린 여전히 SCP 안에 있는 것일텐데. 무슨 뜻인지 알겠지.

베이스캠프: 산 자체의 뭔가 새롭거나 이상한 점은 없나?

R: 괜찮아 보인다. 어-잠깐.

H: 너도 봤어?

O: 보긴 뭘 봐?

베이스캠프: 뭔데 그러나?

R: 우리 위 비탈에 희미론 빛이 있다. 그렇게 멀지는 않은데, 이 각도에서는 광원을 확인할 수 없다.

베이스캠프: 그 빛을 설명해 볼 수 있겠나? 색깔이 무엇인가?

R: 색깔은-아니, 음…확신할 수가 없다. 조사해 볼까?

O: 미쳤냐 싫어!

H: 저 위에 뭐가 있는지 알아볼 기회를 다시 얻지 못할지 몰라.

O: 난 이쯤하면 됐어!

베이스캠프: R, 잘 듣게. 관찰만 하고, 녹화 장비로 그 상만 포착하도록 하게. 직접적인 접촉은 피하고 한 번 봤으면 즉시 복귀하도록.

R: 라저.

O: 안돼! 우린 떠나야 해!

H: 아 좀 닥쳐!

R: O, 조용히 좀 해, 우리는-O, 안돼!

O가 도망가는 것이 보인다. 계속 물러나서 구름층 속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서두른 나머지 헛디딘 것인지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사망한 것으로 생각된다.

R: …대원 추락, 베이스.

베이스캠프: 빨리 상만 포착하고 거기서 썩 나오게, R.

R: 그러겠다. 아웃.

나머지 팀원들이 현재 위치와 정체불명의 광원 사이의 지형을 올라간다. 올라가는 데는 7분이 소요된다. 그동안 탐사팀에게도 베이스캠프의 영상 신호에도 변칙사항은 발견되지 않는다.

R: 베이스.

H: 주여.

영상에 보이는 것은 크레이터이다. 직경은 약 14미터 정도이며 K2 사면까지 닿아 있다. 크레이터 안에는 모델을 알 수 없는 우주왕복선 한 대의 잔해가 널부러져 있다. 빛은 잔해들 사이에서 발하는 것 같은데 정확한 광원은 여전히 식별되지 않는다.

R: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베이스캠프: 광원이 뭔지 보이는가?

R: 그렇지 않다.

베이스캠프: 전진했다가 복귀하라, R, 이 영상에서 뭘 얻어낼지 봐야겠다.

R: 알겠다, 우리는-

H: R, 저 봐!

잔해 속에서 무언가 움직인다. 인간과 유사한 형체가 나타나는데 알 수 없는 수단으로 흐느적흐느적 매달려 있다. 형체는 탐사팀과 동일한 복장을 입고 있다.

H: O잖아.

영상 신호가 안정되면서 그 사실이 확인된다. 또한 탐사기록 B에서 보았던 프랙탈 상과 비슷한 발광 현상이 보인다.

R: 저 친구한테 무슨 씨발 일이 벌어졌던 거지? 그는-오 주여.

[데이터 말소]

SCP-2585-1: R, H, 구름층 아래로 내려와!

탐사팀이 하산을 시도함과 동시에 [데이터 말소]

SCP-2585-1: -먹혀 버렸어. 난 다 되어 버렸지만, 거기 아래 더 쉽도록 지형을 만들어 볼 거야. 안녕히, 친구들.

신호가 소실된다. R과 H는 10분 뒤 베이스캠프로 복귀했으나 도대체 어떻게 살아 돌아왔는지는 아직까지도 알 수 없다. 팀원들에 대한 복명 조사 보고서를 포함한 탐사 C에 관한 상세 사항은 현재 인가 3/2585에 따라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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