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254-KO
3/254-KO 3/254-KO등급
보안인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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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254-KO
유클리드

특수 격리 절차


SCP-254-KO는 제145K기지 내의 격리시설에서 격리한다. SCP-254-KO 개체들의 격리 파기를 방지하기 위해 격리시설 내 환풍구 역할을 하는 방충망 시설은 최소 1달에 1번 유지보수해야 한다. 하루 2번, 적합한 재단 은비학적 연구 시설에서 부적이나 은비학 물품 1kg 가량을 조달받아 SCP-254-KO 개체들에게 먹이용으로 급여한다.

SCP-254-KO의 번식은 현재 연구를 위한 개체수 유지를 위해 제한하고 있지 않으나, 재단 격리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개체수가 증가한다면 인위적인 퇴역을 실시할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야생에 존재하는 SCP-254-KO 개체들은 완전히 소멸되었다고 여겨지지만, 혹시 모를 출현과 잠재적 ARBH급 "벌레지옥" 사태에 대비하여 지역 소통망 감시 및 우호적 요주의 단체와의 협력이 지속되고 있다.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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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254-KO를 구성하는 개체.

SCP-254-KO는 변칙적인 습성을 지닌 메뚜기목 곤충의 군집으로 각시메뚜기(Patanga japonica), 콩중이(Gastrimargus marmoratus), 팥중이(Oedaleus infernalis)로 이루어져 있다.1군집을 이루는 종이 제각기 다름에도, SCP-254-KO 개체들은 서로 잡아먹거나 경계하지 않으며 본래 종의 생태와는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무리를 지어 움직인다. 재단 격리 이전 SCP-254-KO는 전라북도 및 전라남도 서부 해안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으며 발견 이래 최대 개체수는 대략 5,980마리, 현재 개체수는 500마리이다.

SCP-254-KO를 이루는 곤충 개체들은 무속학적인 변칙 개체들만을 먹이로 한다.2 재단 관찰 하에서 이 군집이 먹이로 삼은 것이 확인된 변칙적 독립체 및 개체는 심령능력자 및 해당 개체가 생산해낸 심령적 효과를 지닌 부적 따위 물품, 모든 유형의 심령 독립체나 이들에 반응하는 변칙적 물품, 몇몇 신격 독립체 등이었다. SCP-254-KO 군집은 이 개체들을 능동적으로 포식하려고 시도하며, 독립체의 경우 독립체를 덮쳐 갉아먹는 형식으로 기준차원에서 소멸시키거나 조직을 소화시키고3 물품은 단순히 갉아먹는다. 먹이가 되는 독립체의 성분은 SCP-254-KO의 소화 및 영양분 보충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SCP-254-KO는 섭취한 먹이의 성분에 상관없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듯 보인다.

SCP-254-KO에 속하는 개체들과 비변칙적인 동종(同種)이 교배하여 낳은 약충들은 모두 SCP-254-KO 개체의 형질을 띄며, 군집 방향으로 이동하려고 적극적으로 시도한다. 이 때문에 야생 환경에서 SCP-254-KO 군집에 포함된 개체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군집은 먹이가 되는 변칙 개체의 방향으로 이동하는데, 어떻게 정확한 개체의 위치를 인식하고 이동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SCP-254-KO는 재단 격리 이전까지 최소 스물이 넘는 변칙 개체를 무효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SCP-254-KO의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곤충학부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내역


2018년 7월 31일, 전라북도 서부를 관할하는 재단 시설 제145K기지의 감시 요원들은 인근 산지에서 알려지지 않은 메뚜기목 곤충의 대형 무리가 이동하는 것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무리를 구성하고 있는 곤충 종들이 일반적인 경우 대개 무리를 이루지 않는다는 점, 군집이 여러 다른 종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 관찰되었다. 기지 연구 인원들은 이 무리가 변칙 개체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해당 군집에게 SCP-254-KO 일련번호를 부여하였다. 그러나 군집이 인근 농가로 이동하는 대신 계속해서 산허리를 맴돌고 있었고, 변칙적인 곤충에 대응할 수 있는 특무 인력이 기지 내에 없어 대응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2018년 8월 1일, SCP-254-KO 감시를 위해 군집 활동 범위 인근으로 진입했던 요원 및 연구원 3인이 자신의 가족이 메뚜기에게 뜯어먹히는 생생한 악몽을 꾸었다고 보고했다. 조사 결과 SCP-254-KO 활동 범위 내에서 심각하게 파손된 기원불명의 사당과 인간형 독립체의 유해가 발견되었다. 제145K기지 무속학부는 이 유해에서 검출되는 아키바 방사선4과 사당의 잔해를 조사한 후 이 인간형 개체가 ███로 불리우는, 지역 민간 신앙에서 기원된 신적 독립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사 이후 SCP-254-KO 군집의 변칙성이 추가적으로 밝혀졌으며 본격적인 대응이 시작되었다.



기록 254KO-1


2018년 8월 2일, 대한민국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기동특무부대 을호-2가 성공적으로 확보하여 제145K로 이송 중이던 심령 독립체가 SCP-254-KO 무리의 습격을 받았다. 기동특무부대 을호-2 요원들은 곤충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를 보유하지 못해 SCP-254-KO에 대항하거나 확보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포획한 독립체의 격리가 파괴되고 SCP-254-KO에 의해 무효화되었다. 기동특무부대 요원들은 SCP-254-KO 개체들만을 가지고 귀환했다.

제145K기지 부검부 동물해부과는 SCP-254-KO 개체들의 해부를 통한 조사를 시작했다.

SCP-254-KO 해부 기록


개요: 2018년 8월 2일 확보한 SCP-254-KO 개체를 해부한 기록이다. 이 SCP-254-KO 개체는 콩중이(Gastrimargus marmoratus)이다.

  • 주도자 — 제145K기지 곤충학과 연구원 함필규
  • 입회자 — 제145K기지 법의학과 부서장 주해겸

사인: 연구용 에탄올 주입.

변칙성: SCP-254-KO 조직에서 여타 동종과 다른, 비정상적으로 빠른 성장과 탈피로 인한 외골격의 변성. 또한 혈림프에서 알 수 없는 세포들의 부유 발견. 이 세포들은 악성 종양세포와 흡사하나 악영향 없음. 이러한 특성은 흔히 사르킥 숭배와 연관된 변칙 개체(흔히 SK-BIO라고 하는)에게서 자주 발견되나 공통점은 불명이다.

전라북도 내에서 SCP-254-KO의 먹이 역할을 하는 변칙적 독립체 및 개체가 가장 많은 위치는 제145K기지로 판단되기 때문에, 이는 국소적 장막 정책 위반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면담 기록 254KO-2


2018년 8월 3일, SCP-254-KO 감시를 위해 파견된 현장 요원 이효인에게 변칙적 독립체가 접촉해 왔다. 해당 독립체(이하 PoI-4543)은 지성과 물리능력을 두루 갖춘 A급 심령 독립체로, 기형적인 신체 비례와 뚜렷한 부상의 징후를 보였으며 자신을 요주의 단체 GoI-893 ("심야클럽")5의 일원으로 소개했다. 이효인 요원은 직접 교전하기보다는 기지에 보고하여 지원을 요청하는 것을 택했고, 비상 수단을 통해 지원 요청과 녹음을 동시에 이행했다. 이후 기동특무부대 을호-2 ("잊힐 의무")가 현장으로 도착할 때까지 박 요원과 PoI-4543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하는 그 요약본이다.

일시: 2018/08/03
면담자: 이효인 요원
면담 대상자: PoI-4543


<중략>

이효인 요원이 SCP-254-KO가 존재하는 당시 위치 인근의 시가지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요원이 파견되어 감시를 시작한 지 대략 44분 후, 갑자기 바람이 거세져 이효인 요원을 덮친다. 요원은 어떠한 변칙성의 존재도 눈치채지 못한다.

이때, 이효인 요원의 시야 바깥에서 사물들이 이유 없이 움직인다. 소리를 인식한 이효인 요원이 뒤를 돌아보자 PoI-4543으로 명명된 심령 독립체가 건물 벽 뒤로부터 솟아나는 것이 보인다. 이효인 요원이 무기를 찾으나 당시 업무상 지급된 무기가 없었고 기지에 지원을 요청한 후 단순히 몇 걸음 떨어지는 것을 택한다.

PoI-4543
— 맞게 찾아왔군. 반갑네.

이효인 요원
— 당신은 누굽니까? 심령독립체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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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4543.

PoI-4543
— 보다시피 맞다네. 나는 심야클럽 소속이고 말이지. 심야클럽에 대해 알고는 있겠지?

이효인 요원
— 왜 날 찾아온 겁니까?

이효인 요원이 주먹을 쥔다.

PoI-4543
— 아, 설마 내가 자네를 죽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나는 귀신이라네. 만일 내가 자네를 죽이면 자네 귀신과 대면해야 할 테고. 그건 참 쪽팔리는……

이효인 요원
묻는 말에나 대답하라고.

PoI-4543
— 아이, 깜짝이야. 아무튼 시간을 더 끌면 안 될 테니 빨리 말하겠네. 나는 자네가 아니라 재단과 대화하러 왔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가 재단과 말을 나눠보려는 거지.

이효인 요원
— 무슨 뜻이지?

PoI-4543
— 자네도 알고 있겠지? 메뚜기 떼 말야. 귀신들을 산 채로— 아니지, 아무튼 뜯어먹는 것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우리는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네. 이 근처에 기거하던 클럽 회원들은 죄다 쫓겨가야 했고 나도 마찬가지라네. 저 많은 수의 살인 벌레들을 어떻게 우리 힘으로 잡겠나.

이효인 요원
— 그렇다는 건……

PoI-4543
— 뭔갈 잡아 가둬놓는 건 자네들 재단의 전문이잖나?

이때 SCP-254-KO 개체 두어 마리가 서쪽으로부터 나타나 PoI-4543을 기습한다. PoI-4543은 보이지 않는 힘으로 이들을 공중에서 으깨 죽이나 눈에 띄게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PoI-4543
— 우리는 언제든지 자네들을 도울 의향이 있다네. 그것만 알아 두게.

기동특무부대 을호-2가 도착해 가로수 따위 구조물에 엄폐한 후 PoI-4543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PoI-4543은 이를 이미 눈치챈 듯 보이며, 초조하게 웃는다.

PoI-4543
— 그럼, 나중에 보지.

특무 인원이 독립체에 발포하는 순간, PoI-4543의 형체가 비현실적으로 늘어나고 뒤틀리더니 이내 하수구 철망 사이로 사라진다. 기동특무부대가 이후 하수도를 살피지만 어떠한 독립체의 흔적도 찾아내지 못했다.

이 조우 이후 이효인 요원은 제145K기지로 옮겨졌으며 신체 및 정신상의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SCP-254-KO 무리 중 수십 마리의 개체가 PoI-4543을 쫓아서 시가지 내로 진입하면서 일부 민간인들이 해당 곤충들의 이상행동을 목격하였다. 기동특무부대 을호-2는 역정보를 퍼뜨려 사고를 수습하고 SCP-254-KO 개체 및 그 시체를 확보해 기지로 복귀했다.

심야클럽의 협조 요청은 SCP-254-KO가 지닌 장막 정책 파괴 위험성 및 초상사회에 끼치는 영향과, 해당 조직이 재단과 협력한 바가 일부 있다는 점에서 기지 이사관에 의해 승인되었다.6그러나 SCP-254-KO 군집을 일시에 성공적으로 격리할 방법에 대해서는 고안된 바가 없었다.




기록 254KO-3


SCP-254-KO는 대략 2일간 다양한 변칙적 독립체 내지 단체와 상호작용했다. 이하는 그 예시를 기록한 것이다.

상호작용 주체 결과
심야클럽 심야클럽 소수 구성원이 고의적으로 SCP-254-KO에 접근하고 도주하기를 반복하며, 개체들을 군집에서 이탈하도록 유인하고 죽인다. 유의미한 개체수의 변화가 없었고, 심야클럽 또한 두어 번의 시도 이후로는 SCP-254-KO에 접근하지 않는다.
민간 SCP-254-KO 군집 인근 거주자들 중 5가구의 구성원이 갑작스럽게 사망한 가족 구성원에 대한 기억과 추모의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이들은 제145K기지 현장 요원들의 감시를 받는 중이다.
세계 오컬트 연합 세계 오컬트 연합이 심령 독립체와 교전하던 도중 SCP-254-KO 개체들의 공격을 감지하면서, 그 존재를 처음 인식하게 된다.
재단 격리하의 개체 SCP-248-KO, 다른 영적 독립체에게 지극히 적대적인 심령 독립체가 전에 없던 강한 희열을 보인다. 이후 면담에서 SCP-248-KO가 분명히 SCP-254-KO에 대한 사태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즐기고 있음이 확실시되었다. 당시 미합중국 기지에 격리되었던 해당 독립체가 어떻게 전라북도 서부의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지는 불명이다.
세계 오컬트 연합 GOC 측이 SCP-254-KO 현 서식 위치에 메뚜기목에 대한 살충제 및 생물방제 살포를 이행하려다 제145K기지에 의해 제지된다. 협상 결과 재단-GOC는 생화학적 격리 시도는 SCP-254-KO 이외의 비변칙적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음을 동의하였다.
세을가7 세을가교도로 추정되어 왔던 외부 요주의 인물이 SCP-254-KO 무리를 관찰하거나 채집해가는 행동을 자주 보였다. 이 인물의 변칙적 도주 경로 때문에 기동특무부대 람다-7은 그를 확보할 수 없었다. 왜 세을가가 SCP-254-KO에게 관심을 보였는지는 당시 불명이었다.




면담 기록 254KO-3


2018년 8월 4일, 무진시에 파견되어 요주의 인물의 추적을 맡고 있던, 재단 위장회사 관리자 윤호석이 세을가교도와의 접촉을 보고했다. 윤호석의 표현에 따르면 해당 세을가교도는 어떠한 전조 없이 갑자기 위장회사 사무실에 나타났다. 이 세을가교도는 명백하게 SCP-254-KO 위협에 대한 경고와 그 기원을 알려주고는 사라져 버렸으며, 개량한복과 챙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있었다. CCTV 분석 결과, 해당 인물은 이전 재단이 조우했던 세을가 내 고위 계급 진인 지천으로 확인되었다.

이 인물이 다녀간 직후 CCTV들은 모두 고장났으며, 녹음기는 부식으로 인해 작동하지 아니하였다. 윤호석은 해당 인물과 조우한 기록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그 남자는 마치 사극 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한복을 입고 있었다. 마치 갓이나, 그런 류의 모자를 쓰고 있던 남자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나타나 당당하게 내 앞에 섰다. 기특대를 호출하기는 했지만, 이상하게도 시민들이나 다른 요원들조차도 이를 눈치챌 수 없는 듯 보였다.

남자는 나를 보며 자신을 진인, 지천으로 소개했다. 그 목소리는 굵으면서도 어떤 힘이 있는 듯 보였다. 마치 교회 목사마냥. 그는 천천히 모자를 벗으면서 '메뚜기'를 아느냐 물었다. 메뚜기 떼를. 물론 순간적으로는 놀랐지만, 예전에 제145K기지 통신에서 들은 그 파일이 생각났다.

나는 대강 고개를 끄떡였고 남자는 웃으면서, 그 메뚜기 떼는 자신들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뒤이어 자신들과 관련되지 않았다며 궤변을 늘어놓았다. 무슨 말인지 묻자, 남자는 그 메뚜기는 본래 세을가에서 악귀를 죽이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8

그 남자는 벌레들의 뿌리는 세을가에 있지만 이것이 더는 쓰이지 않는다 했다. 이유를 묻기도 전에 그는 그 벌레들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모종의 '배반자'에 의해 도둑맞았다고 했는데, 아마 그 방법을 훔쳐간 자가 현대에 다시 이 벌레들을 대량 생산했다는 언급을 덧붙였다.

그리고는 그 벌레들이 본래 세을가의 것이고 세을가의 기술로 만들어졌으니, 재단이 벌레들을 격리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그 실패작들이 끼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라는 점과 이미 벌레들이 세을가에서는 쓸모가 전무하기 때문에, 더구나 세을가가 메뚜기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이 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더 낫다는 것이었다.

나는 애초에 GoI와의 동맹 및 교섭에 그 어떠한 권한도 지니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나중에 상부에게 보고한 후 말해주겠다고 대답하였다. 남자는 웃으면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고 한 후 문을 나섰다. 그 순간 갑자기 요원들이 남자에게 달려들었고 귀에서 종이나 목탁, 그런 것이 크게 울리는 소리가 났다.

그 순간 기억이 끊긴다. 깨어나 보니 제64K기지였고, 인근의 재단 인원들도 이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아마 밈이나 그러한 것에 당한 것 같았다. 내가 알기로는 그 남자를 다시 찾아내려는 모든 시도가 실패했다 들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다.

부록-1의 분석에서 SCP-254-KO의 생물학적 특성이 사르킥 숭배와 연관된 변칙적 독립체와 흡사한 점을 고려하여, 이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간주되었다. 이후, 이 진술을 인류학부 이묘영 박사가 재단 파일과 교차 검증하여 다음과 같은 기록과 SCP-254-KO의 공통점을 알아냈다. 이하 파일은 세을가의 거점 중 하나인 소을촌을 대일본제국 이상사례조사국이 침탈했던 때 아마도 일본 제국 소속의 알 수 없는 인물에 의해 쓰여진 기록이다.

본디 소을촌은 역귀와 싸우던 곳이라 [……] 귀(鬼)를 소멸시키는 방법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그 중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길짐승과 버러지를 조작하여 특이한 생태를 가진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세을가의 백성들은 얼마 전까지도 뱀이나 큰 닭, 각종 버러지를 길러내서 붙들어 온 귀신을 잡아먹도록 했다. [……] 황국군으로 전향한 전 세을가교도 가네가와(金川)가 이 비책을 숨겨두고 있다가 조사국에 넘겼는데, 그 이후로 세을가 백성들은 이런 방법은 쓰지 않았다. 이러한 기술이 귀축영미와의 전쟁에서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이미 알고 있는 방책에 비해 효율이 좋지 않다.




외부 기록 254KO-4


상기한 바와 같은 요주의 단체와의 협력에도 불구하고, 세을가와의 대대적 접촉 사례가 없고 흩어져 살아가는 세을가교도의 특성상 접촉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협력 계획은 당시까지는 없었다. 그러던 중 심야클럽과의 통신이 재개되었는데 요약하자면 이미 심야클럽은 세을가와의 교신을 어느 정도 이행한 상태라는 것이었다. 이 메세지를 받은 제145K기지 측은 즉각 회담에 돌입하였다.

일시: 2018/08/05
참여자:

  • 제145K기지 특무이사관보 마츠무라 스바루 선임요원
  • 심령행동학과 민수민 박사
  • 기동특무부대 을호-2 팀장 이세율

<중략>

마츠무라 이사관보: 일이 복잡해지는군.

민 박사: 솔직히 말하자면 예상할 수는 있었던 일입니다. 재단은 행위자입니다.

마츠무라 이사관보: 또 어려운 말이군.

민 박사: SCP-254-KO에 대한 갈등은 이미 재단이 이를 파악하기 직전부터 있었다는 말입니다. 이 독립체들은 사실상 세을가인들이 만든 것이고, 그 중의 배반자라 할 만한 인물, 그러니까 어떤 인물이 SCP-254-KO에 대한 도안을 훔쳤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아마 이 곤충들을 디자인하는 도안이 세을가교도 밖으로 나가면서 누군가 이를 대량복제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게 누군지는 모르죠.

마츠무라 이사관보: 그건 알고 있네. 아마 세을가 딴엔 아주 오래된 갈등이겠지. 내부 갈등. 허면, 재단이 행위자다…… 하는 게 무슨 소리인가?

민 박사: 재단은 SCP-254-KO에 대한 대응을 홀로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제가 윤리적으로, 뭐 감수성이 뛰어나서 그런 게 아닙니다. 결국 SCP-254-KO에 대한 대응을 그 조직들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거죠. 행위자이지, 결정권자가 아닌 셈입니다.

마츠무라 이사관보: 별로군. 굉장히 별로야. 변칙 개체를 요주의 단체 손에 넘겨주지 마라. 1등급 인원들도 뻔히 알 걸. 하지만…

이 대원: 그렇습니다. 아마 제145K기지는 면적 대비 심령독립체가 가장 많은 대한민국 내 위치겠죠. 그리고, SCP-254-KO는 지금 이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가장 먹잇감이 많은 이 기지로요.

마츠무라 이사관보: 심야클럽은 우릴 돕는다고 했지, 세을가도 마찬가지야. 허면 언제부터 재단이 고작 요주의 단체에게 의존해야 하는 시대가 왔는지 잘 모르겠어. 개인적으로 말이지. 산지를 모두 격리하고, 전국에 메뚜기를 죽이는 살충제를 뿌리고. 그런 시대는 지났다는 건가?

잠시 침묵.

마츠무라 이사관보: 개인적인 감상은 이쯤 하겠네. 그럼 심야클럽의 요구조건은?

민 박사: 예, 우선 심야클럽의 조건은…… 허.

이 대원: 뭔데 그래요?

민 박사: SCP-254-KO를 유인할 인원을 제공한답니다.

이 대원:내가 잘못 들었나.

민 박사: 아뇨. 그대롭니다. SCP-254-KO가 심령에 끌리니 자기네들 인원이 그 미끼 역할을 하겠다는 것 같습니다.

마츠무라 이사관보: 그래서 요구는?

민 박사: 자기네 인원이 메뚜기에게 당하지 않을 만큼 튼튼한 외피를 제공할 것.

마츠무라 이사관보: 어차피 세을가 교도들은 자기네들이 만든 살덩이들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였나?

민 박사: 이미 너무 원판의 기술… 사르킥 교도들은 혈술haemomancy라 하는 그것과는 달라져서 세을가교도의 힘으로는 개체 정신을 조작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이 대원: 재단 측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죠?

마츠무라 이사관보: 솔직히 선택지가 없다네. 기다리고 있다가 두 집단 모두를 구금하면? 아마 공격이 사 년간은 이어지겠지. 난 아직도 GoI 하나를 해체했을 때 그 잔당들이 수 년간 보복한 일이 잊혀지지가 않아.

잠시 침묵

마츠무라 이사관보: 이 대원. 을호-2가 작전을 좀 맡아주게. 혹시라도 심야 쪽이 이상행동을 하는지 감시 겸 대응으로.

이 대원: 예.

마츠무라 이사관보: 장비야 만들면 되고… 중요한 것은 요주의 단체에게 의존한다는 것의 위험인데, 꼼짝없이 다른 선택지가 없군. 부서진 신의 교단, 뱀의 손, 사르킥까지.

민 박사: 확실히 한반도의 요주의 단체는—

마츠무라 이사관보: 그런 문제가 아닐세.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 기지 인원들이 어떻게 재단을 생각할지, 난 그냥 겁이 나.

<후략>





사건 기록 000KO-6


2018년 8월 6일을 기하여, 재단-세을가-심야클럽이 SCP-254-KO 군집의 이동 방향 인근에 모였다. 이때 먼저 준비를 위해 심야클럽 측 인원 한 명이 선제적으로 기동특무부대 을호-2를 방문했다. 재단-심야클럽 사이의 협정에 따라 해당 인물을 격리하려는 시도는 불가능했다. 이하는 그 기록이다.

일시: 2018/08/06
출처: 기동특무부대 을호-2 바디캠


기동특무부대 대원 및 요원들이 재단 차량을 타고 야산에 도착한다. 이들은 곧 길이 끊기는 산 중턱에서 내린다. 총 5인조로 이는 교전을 상정하지 않은 수이다.

오한나 요원: 여기죠? 그 PoI랑 만나기로 한 곳이.

윤설아 요원: 그렇습니다만, 아마 SCP-254-KO를 피하기 위해 숨어있지 않을지.

이때, 나뭇잎 몇 장이 날아와 인원들의 얼굴을 스친다. 최신해 요원이 경계하며 해당 방향을 주시한다. 반투명한 인간형 개체가 나타나나, 이 개체는 카메라에 포착되지는 않는다. 이 개체는 지속적으로 주위를 살핀다.

PoI-8521: 당신들이 재단이죠?

윤설아 요원: 그럼 당신이—

PoI-8521: 난 서라원입니다. 심야클럽의 서라원. 그 벌레들을 유인하러 왔고요.

오한나 요원: 잘 됐네요.

PoI-8521: 그래서 덫은 어디 있습니까?

윤설아 요원: 저기를 보시죠.

기동특무부대 대원들이 방충망과 철망으로 설치된 중대형 울타리를 가리킨다. 내부에는 여러 겹의 철망으로 만든 상자가 뚜렷하게 보인다.

PoI-8521: 이거야 원.

오한나 요원: 왜 그러십니까? 심야클럽 측의 모든 요구 조건을 갖췄는데.

PoI-8521: 그… 말로는 들었는데 쉽지가 않네요. 이게 말로 듣는 거랑 실제로 보는 건 다르잖아요. 그쵸?

윤설아 요원이 고개를 끄떡인다.

PoI-8521: 에이 씨. 다 두고 보자.

심령 독립체가 울타리 내부로 진입하며, 상자 속으로 들어간다. 이 상자는 인간 성인 남성이 들어가기는 좁으나, 해당 인물은 무리없이 진입한다. 동시에 상자에 설치된 전구가 켜지며 빛에 끌리는 습성이 있는 메뚜기를 유인하기 최적의 상태가 된다.

PoI-8521: 비명

오한나 요원: 거, 괜찮으신 거 맞죠?

PoI-8521: 예, 예. 빛 때문에.

윤설아 요원: 어, 저기.

SCP-254-KO 개체들이 일제히 날아오기 시작한다. 이 개체들은 열려 있는 울타리 문을 통해 내부로 진입하여 심령독립체가 존재하는 공간을 빠르게 덮으며 독립체를 포식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상자는 5중 철망이므로 움직이지 않으며, SCP-254-KO 개체들이 뚫지 못한다.

윤설아 요원: 대략 수십 마리.

오한나 요원: 원래 수백 마리가 넘을 텐데…

그때 어떠한 인물이 걸어와 옆에 선다. 이 인물은 짙은 코트와 챙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있으며, 지팡이를 짚었다. 기동특무부대 대원들이 소스라치게 놀란다.

PoI-1020: 뭘 그렇게 보시오?

윤설아 요원: 세을가인… 이십니까?

PoI-1020: 그런데만.

PoI-1020이 모자를 벗어던진다. 눈에 띄게 젊은 남성으로, 이전 재단과 조우했던 인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PoI-1020: 진인님의 말씀을 받고 왔지. 자기소개라도 해 볼까요?

윤설아 요원: 지금은 급한 상황이니 신속히 처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oI-1020: 성급하기는.

PoI-1020이 합장하고는 불교 경전과 흡사한 한문으로 이루어진 문장을 읊기 시작한다. 이를 몇 번 반복하자 주변에서 윙윙대는 소리가 들리더니, SCP-254-KO 개체 다수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 중 일부만이 울타리 내부로 들어갈 뿐 나머지는 인근을 맴돈다.

PoI-1020: 확실히 내 들은 바, 우리 세을가의 것과 크게 변이했습니다. 아마도 다른 자들이 이를 개조해낸 것이겠지요. 나로서도 이것들의 굶주림을 더하는 것이 고작—

PoI-8521: 야, 이 씨. 빨리빨리 좀 해!

PoI-1020: 저러다 잡귀 두 번 죽겠군.

PoI-8521이 길게 휘파람을 불자 풀숲 이곳저곳에서 다른 인간형 개체들이 나타난다. 이들 또한 세을가교도로 보이며, 이들이 모두 문장을 읊기 시작한다. PoI-1020의 드러난 팔에서 불거진 핏줄과 문신과 흡사한 문양이 뚜렷하다.

SCP-254-KO 개체 대다수가 울타리 내부로 들어간다. 최신해 요원이 일어나, 몇몇 울타리에서 밀려난 개체들을 회수한다. 심령 독립체가 비명을 지른다.

오한나 요원: 미친.

대다수의 개체가 상자 내부로 진입하자, 문이 원격으로 닫히면서 이 개체들을 포획한다. 남은 개체들은 세을가교도에 의해 유인되어 즉시 무효화된다.

윤설아 요원: 끝났습니까?

PoI-1020: 끝.

오한나 요원: 허무하네요.

PoI-1020: 허무한가? 그대들이야 그렇겠으나 우리는 수십 년 된 과오를 다시금 마주해야 하는 일이었지.

PoI-1020이 울타리를 향해 돌아선다. SCP-254-KO 개체들이 요란하게 날갯짓을 하며, PoI-1020의 시선이 닿자 더욱 거칠게 반응한다.

PoI-1020: 이 축생들은 기지로 데려가시소. 안타까운 일이지만 더는 자연적 존재의 모습을 벗어났으니 우리 것도 아니지.

PoI-8521: 야! 야! 너희, 나 좀 꺼내다 줘, 야!

PoI-1020: 그리고 저 친구도 어서 꺼내 주고.

<후략>

SCP-254-KO 개체들은 격리되었으며, 상자 내부의 PoI-8521은 규약대로 돌려보내졌다. SCP-254-KO 사건은 이전부터 지속되어 왔던 제145K기지의 다수 요주의 단체와의 관련에서 몇 안 되는 동맹 사건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는 있으나 마츠무라 이사관보를 비롯한 인원들은 이에 지속적으로 반발하는 실정이다.

심야클럽과의 관계는 양방향 적대적이었던 2000년대 초반을 지나 해당 사건을 계기로 어느 정도 중립적인 상태가 되었다. 그럼에도 심야클럽이 재단 활동을 현재까지도 방해하고 있기에 현재 이 작전의 유용성을 속단하기는 어렵다.

세을가의 근현대사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연관 인물에 대한 추적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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