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2040-JP

일련번호: SCP-2040-JP

등급: 안전(Safe)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SCP-2040-JP 주위 1km를 봉쇄하고 일반인의 침입을 금지한다. 연구원은 SCP-2040-JP 옆에 세워진 제████기지에 상주하며 SCP-2040-JP-A 집단을 기록장치를 통해 감시한다. E계급 요원이 감시를 실시할 경우 사전에 배포된 IC 카드를 사용하여 기지 내 감시실에 입실하도록 한다. 외부에서 맨눈으로 바라볼 경우엔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는다.

현재 격리 절차의 개정을 위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기에 사건A 발생 전 격리 절차를 기재하고 있으나 불확실한 점이 있는 경우 실행하기 전 토다(戸田) 관리관에게 연락하도록 한다.

향후 동일한 변칙 현상이 일어났을 때 대응하기 위해서나, 연구에 따라서는 다른 개체 격리에 이용할 수 있는 변칙성임을 고려하여 보안 인증을 할 필요 없이 보고서의 열람이 가능하다.

설명: SCP-2040-JP는 ███현립 ███중학교를 중심으로 발생한 시공간 변칙이다. SCP-2040-JP는 반지름 500m의 구형을 이루고 있는 발생 원인을 알 수 없는 역장으로 덮여 있어 SCP-2040-JP 내부로의 침입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불가능하다. SCP-2040-JP 내부에는 18명의 교직원, 75명의 학생, 1명의 위탁업체 직원으로 구성된 총 94명의 인원이 남아있지만, 현재까지는 구출이 불가능하다. (이하 SCP-2040-JP-A 집단으로 표기한다. SCP-2040-JP-A 집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별도 자료를 참조할 것.) SCP-2040-JP 내부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있으며 SCP-2040-JP-A 집단은 각자의 변칙성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짐작된다. SCP-2040-JP 내부와 외부 간 시간의 흐름에는 큰 차이가 있으며 SCP-2040-JP 경계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SCP-2040-JP-A-26가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경계에 접촉할 때까지는 20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SCP-2040-JP는 1987/03/17에 발생했다. 졸업식 후 하교 시간에 발생하여 목격자가 다수라는 점과 변칙성이 광범위하게 발생한 점 때문에 전원의 기억소거가 어려워 SCP-2040-JP-A 집단의 가족이나 관계자를 E계급 요원으로 고용하여 SCP-2040-JP를 감시하도록 했다. E계급 이외의 시민에게는 "지반 침하로 발생한 붕괴"라는 커버 스토리를 퍼트렸다. 고용된 E계급 요원은 모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격리 당시에는 시간의 정지라고 추정되었던 변칙성이 시간의 지연임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도 E계급 요원이다.

사건A: 2018/03/14 일반인이 SCP-2040-JP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올린 사건이 발생했다. 침입한 일반인은 평소 폐허나 출입 금지 구역을 무단으로 침입하는 내용의 동영상들을 올리고 있었다. 해당 동영상은 퍼져나가기 직전에 동영상 공유 사이트 직원으로 잠입한 재단 요원에 의해 발견되어 침입자의 기억 소거 조치를 제외하고는 큰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제████기지에 출입 기록 조사가 이루어졌고 SCP-2040-JP 격리의 허점을 발견해 기지 관리자와 담당 박사가 강등되었다.

사건B: 토다 박사가 후임 관리자로 결정되어 제████기지로 부임하면서 인사를 나누러 가던 중 사건B가 발견되었다. 이 아래부터는 토다 박사가 작동시킨 영상 기록 장치에 의한 기록이다.

SCP-2040-JP까지 가는 길의 안내를 위해 E계급 요원(다른 E계급 요원과 구별하기 위해 이후 기록엔 사사키(佐々木) 씨로 표기한다)이 동행했다.

일자: 2018/03/15

토다 박사: 사사키 씨는 매일 같이 이 언덕길을 오르시는 건가요?

사사키 씨: 매일 같이는 아닙니다. 저도 학교를 찾아오는 건 5년만이네요.

토다 박사: 그러세요?

사사키 씨: 일이 바빠졌거든요. 게다가 보고를 위한 확인은 요시다(吉田)네 할머니께서 일과로서 하고 계셨지만, 작년 봄에 허리를 다치셔서 그대로 침대 신세를 지게 되었어요. 고정 카메라로 하는 기록은 지금도 계속하고 있어서 전에 담당하셨던 박사님은 그걸로 충분하다고 하셨지만… 정기 보고의 빈도를 늘릴까요?

토다 박사: 아, 어쩔까요? 우선 제가 직접 상황을 확인하고 나서 판단해볼까 합니다.

사사키 씨: …그렇군요.

토다 박사: …어디 맘에 안 드시는 부분이라도 있나요?

사사키 씨: 아, 아니요, 그런 건 아니구요. 그냥, 지금까지 담당하셨던 분들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거든요. 그렇게 보고 빈도를 늘려도 금방 줄이라는 지시가 내려오기도 하고, 담당자는 길어봤자 3년 있다가 다른 연구소로 이동하시고 그랬거든요.

토다 박사: 왜 그럴까요?

사사키 씨: 그래봤자거든요.

토다 박사: '그래봤자' 라뇨?

사사키 씨: 저 공간은 변하질 않아요.

토다 박사: 아니죠, 전임 박사가 남긴 자료에선 시간이 느려진다고 적혀 있었는데요. 대상들은 움직이는 거 아닌가요?

사사키 씨: 1년에 몇 센티미터 움직이는 게 변화라고요?

토다 박사: 그건… 변화죠.

사사키 씨: 전에 있던 박사님이 말했어요. 당신들 조직에선 훨씬 위험하고 자극적인 것들을 실컷 관리하고 있죠?

토다 박사: …그 질문엔 대답해드리기 어렵네요。

사사키 씨: 자세한 걸 알고 싶어서 물어본 건 아닙니다. 그저 그런 것들에 비하면 시간이 천천히 움직이게 되어버린 학교 같은 건 하잘것없이 느껴지겠죠. 그만큼이나 이상한 일에 관여할 짬이 있다면 좀 더 위험한 것들에 대처하기 위해 연구하고 싶을 거예요. 저라면 그럴 겁니다.

토다 박사: …저희가 다른 개체들의 연구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침입하게 되었다는 겁니까?

사사키 씨: 딱히 그렇게까진 말 안 했던 데다 책망할 마음도 없습니다. 그저 전 꿈을 꾸고 있던 겁니다. 과학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거라고요. 그렇만 실제로 세상은 언제나 위험에 노출되어서 언제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라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미래를 꿈꾸도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토다 박사: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저희가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오히려 시간의 지연을 연구하다 보면 위험한 것들의 진행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사사키 씨: 그 연구가 불가능하단 거잖아요. 경계 안으로는 들어갈 수도 없고. 변하는 게 없으니 관찰 하나 마나. 설령 변화하고 있다 해도 경계와 안에 있는 학생의 접촉도 200년 뒤의 일이잖아요. 애당초 변화가 있다는 것도 예상에 지나지 않죠. 경계와 접촉하면 경계가 사라지는 건지도 경계의 범위가 늘어날지도 모르고. 어쩌면 세계가 멸망하고 경계는 타임캡슐이 될지도 모르죠.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 가능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토다 박사: <침묵>

사사키 씨: 내년이면 연호도 바뀌잖아요. 시간이 멈춘 게 1987년이니까 아슬아슬하게 쇼와네요. 안에 있는 사람들은 헤이세이를 몰라요. 모두가 그 시간에 남겨진 30년 동안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모른다고요. 학생회장네 여동생은 이번에 손주를 본대요.

토다 박사: 네?

사사키 씨: 3반 후지타(藤田)네 조카는 해외에서 개인전을 열 정도로 유명한 사진작가가 되었고, 신혼부부였던 미즈시마(水嶋) 고전 문학 선생님의 남편분은 재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어요.

토다 박사: <침묵>

사사키 씨: 위탁업체 직원인 미야나가(宮永) 씨는 쓰나미로 본가를 잃으셨어요. 교장 선생님의 부인분께서는 마지막까지 교장 선생님이 나오시길 바라셨고요.

토다 박사: <침묵>

사사키 씨: 그 사실을 모두 모르고 있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로 쇼와의 그날 한 가운데에 있어요. 그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되는 건 몇백 년이 지나 연호가 몇 번이고 바뀌고 난 후의 이야기예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즐겁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을 밖에서 보는 것 말고는 없어요. 모두 그 사실이 힘들어서 이 동네를 떠나고 있어요. 요시다 할머니는 침대 신세인 데다 지금까지도 활동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토다 박사: … 그렇다면 어째서 사사키 씨는 이 동네에 남아계신 거죠?

사사키 씨: 뭐라 하셨죠?

토다 박사: 자료에 기록되어 있더군요. 사사키 씨는 다른 현지 협력자분들과는 달리 가족이 여기에 휘말린 것도 아니고 반 친구가 휘말렸을 뿐이죠. 그렇다면 어째서 당신은 이 동네에 머물러 계신 겁니까?

사사키 씨: … 대단하시군요. 얼마나 오래 된 자료까지 읽고 오신 건가요?

토다 박사: 저는 필요하다 생각해서 그렇게 했을 뿐입니다. 이번 사건은 저희와 현지 협력자이신 여러분들 간의 정보 공유가 긴밀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생긴 문제라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격리 절차… 아니지,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여러분들의 말을 듣고 싶습니다.

사사키 씨: 아마 웃으실 걸요.

토다 박사: 안 웃을 겁니다.

사사키 씨: … 러브레터를….

토다 박사: 뭐를요?

사사키 씨: 같은 반 반장한테 러브레터를 보냈거든요.

토다 박사: 러브레터라고요…?

사사키 씨: 요즘 같은 핸드폰도 당시엔 없었으니까, 문구점에서 산 편지지 세트에다가 중학생이 떠올릴 만한 유치한 문장으로 열심히 써 내렸습니다. 봄부터는 다른 고등학교에 다닐 예정이라서 마음만이라도 전하려고 했거든요. 그걸 읽은 반장이 나오는 걸 교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경계가 나타난 거예요. 반장은 지금도 신발장에서 제가 쓴 러브레터를 읽고 있겠죠. 30년이나 걸려서요.

토다 박사: <침묵>

사사키 씨: 딱히 반장의 대답을 듣고 싶은 건 아닙니다. 그저 한 번이라도 보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밖으로 나온 반장을 도와주고 싶어요. 40살 넘긴 아저씨가 중학생 여자애를 생각해서 과학자가 될 거란 꿈을 포기하고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이 쓸쓸한 동네에서 늙어 죽는다. …기분 나쁜 이야기죠?

토다 박사: 그럴리가요. 소중한 의견이죠.

사사키 씨: …슬슬 보일 겁니다. 밖에 나와있는 두 사람이 하시모토(橋本)랑 히라테(平手)고, 나머지는 학교 건물 안에….

토다 박사: … 3명 아니예요?

사사키 씨: 말도 안돼, 어째서….

토다 박사: 보고서엔 학교 건물 밖에 있는 건 두 사람 밖에 없다고 나와 있어요. 뒤에 있는 또 한 명은 누구입니까!

사사키 씨: …아까 말씀 드린 반장이에요. 아직 신발장에 있을 텐데….

토다 박사: 저기 손에 뭘 들고 있는데… 편지?

사사키 씨: …다 읽은 건가? 아니, 그렇다 해도 왜 밖에 나와있는 거야….

토다 박사: …달리고 있는데요.

사사키 씨: 뭐라구요?

토다 박사: 몸이 기울어진 방향이라던가 손의 각도, 틀림없어요. 경계 안의 시간은 일정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누구보다도 빠르게 움직이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사사키 씨: 그만 두 사람을 뛰어넘는 데도 시간이 걸릴 텐데… 고작 5년 만에? 요시다 할머니는 아무것도 못 보셨다는 데….

토다 박사: 5년이나 걸린겁니다. 매일 보고 계셨기에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거 아닐까요?

사사키 씨: 그래도 갑자기 달려나올 이유가 없지 않나….

토다 박사: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사사키 씨: 얼굴이요…?

토다 박사: 사사키 씨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 같아요. 편지에 대한 대답을 전하고 싶어서 자신도 모르게 달리고 만 거죠. 30년 전 당신이 보낸 편지가 반장을 달리게 만들어서 경계에 접촉하게 될 시간을 앞당겼어요. 사사키 씨는 결과적으로 경계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간이 흐르도록 한 겁니다.

사사키 씨: … 말도 안 돼… 인제 와서… 30년이나 지났다고!! 난 지금까지 뭘 한 거야… 저 웃음에 대답할 수 있을 거 같냐고!! 반장은 살아 있는데, 그런데도!! 시간을 멈춰버린 건… 나였잖아…!!

이 위의 내용을 통해 SCP-2040-JP-A 집단이 경계에 접촉하는 데 걸릴 시간이 대폭으로 단축되었음이 밝혀졌다. 접촉으로 인해 SCP-2040-JP의 변칙성이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등급을 안전(Safe)에서 케테르(Keter)로 변경함과 함께 격리 절차 또한 개정하게 되었다.

격리 절차의 개정과 함께 인원 부족이 우려되었으나 사사키 씨가 제안한 전 E계급 요원의 재고용을 실시했다. 그 결과 대략 80%의 인원이 재고용되어 인원 부족에 대한 우려는 해결되었다.

SCP-2040-JP의 경계를 향해 달리고 있는 SCP-2040-JP-A-14가 이 속도를 유지한다면 20년 이내로 경계에 접촉할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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