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1896
등급: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SCP-1896의 밧줄 부분은 또아리 모양으로 정리해서 질긴 케이블타이로 노박한 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타이어 부분은 비닐 덮개 정도 봉인이면 충분하다. 이 물체는 현재 다른 보니페이가 물건들과 함께 제09연구동에 보관 중이다(부록 참조).
설명: SCP-1896은 조잡한 수제 그네다. 길이 약 3 미터의 삼끈 밧줄과 낡은 자동차 타이어로 만들어져 있다.
가만히 방치해 두면 SCP-1896은 보이지 않는 고정점에 저절로 고정된다. 그러면 타이어 부분이 지상으로부터 1 미터 떨어진 부분에 위치한 채로 매달리게 되며, 밧줄은 수평한 지지대를 둘러싸듯 고정되어 수직으로 팽팽히 늘어진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현상은 인간이 이 물체를 물리적으로 관찰하고 있는 동안에는 발생하지 않는다. 감시 카메라 촬영 결과 SCP-1896의 밧줄 부분이 두둥실 공중부양하는 것이 아니고, 마치 튕겨올라가듯 경련하듯이 움직인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튕김”은 실패할 때도 있으며, 밧줄이 보이지 않는 고정점을 여러 바퀴 돌아 성공적으로 "안착"할 때까지 반복된다.
이 변칙물체는 일단 공중에 매달리면 무한히 매달린 상태를 유지한다. 공중에 매달려 있는 동안 밧줄을 잘라내 보려는 시도는 모두 실패했다. 다만 고정점의 매듭은 다소의 어려움이 있지만 손으로 풀어낼 수 있으며, 매듭을 풀면 SCP-1896은 땅바닥에 떨어진다. 이는 본 물체의 "고정점"이 단순히 보이지 않기만 할 뿐 아니라 애초에 실체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피험자들은 팽팽하게 묶인 매듭 고리 속으로 팔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집어넣을 수 있었고 그 행동으로 인한 부작용도 없었다.
공중에 매달려 있는 동안 물체는 마치 미풍에 흔들리는 것처럼 앞뒤 좌우로 움직인다. 이 현상은 기밀실 안에 넣어 보관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그보다는 드물게 일어나는 현상으로, 그네에 무게가 앉혀 있는 것처럼 타이어 부분이 늘어지고 누가 그네를 타는 것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진동한다. 이 현상이 일어나는 동안 SCP-1896을 건드리면 움직임은 멎고 "무게"는 사라진다.
인간 피험체를 사용한 실험 결과는 SCP-1896이 매달린 자신 표면에 앉거나 선 사람의 감각 지각능력을 일시적으로 왜곡시키는 능력이 있음을 시사한다. 그 왜곡의 정도는 피험자가 물체와 접촉을 유지한 시간이 길어짐에 비례하여 커진다.
실험 1 (5-15 분)
내용: SCP-1896이 공중에 매달려 있을 때 피험자들을 앉히거나 밧줄을 잡고 타이어 위에 서 있도록 했다. 피험자들에게는 주어진 시간이 지날 때까지 움직이지 말고 같은 자세를 유지할 것이 지시되었다.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무엇이든 이상한 감각을 느꼈다면 보고할 것이 피험자들에게 권고되었다.
- 20-40 초가 지나자 피험자 대다수는 모든 실험이 기밀실에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미풍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피험자 세 명은 햇볕을 받는 따뜻함 같은 감각을 느꼈지만 빛은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4 분이 지나자 피험자는 물체와 함께 조용히 그네를 타기 시작했다. 이 움직임이 피험자의 무의식 중에 일어난 것인지 변칙적 미풍에 의한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 거의 정확하게 5 분이 지나자 피험자 열 명 중 아홉 명은 연구원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어떤 자극에 눈에 띄게 반응했다. 반응하지 않은 유일한 피험자는 35세의 남성 D-4399로, 태어날 때부터 청각 장애인이었다. 이 자극에 대한 반응은 눈에 띄게 긍정적으로, 피험자들은 실험실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미소를 짓거나 소리내어 웃었다.
결과: 실험 완료 시점에서 D-4399(혼자 촉각적 왜곡을 경험함)를 제외한 피험자 9명은 모두 유사한 내용을 보고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각 피험자는 실험실에 대한 자각이 떨어져 갔다. 대다수 피험자는 태양과 바람의 느낌을 경험했고, 또 여러 피험자는 나뭇잎이나 풀잎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5 분 지점에서의 시각적 반응에 대해 질문하자 피험자들은 동일한 분위기를 공유하는 서로 다른 감각들을 보고했다. 일부는 멀리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들었다고 했고, 두 명은 여자의 노랫소리가 들렸다고 했으며, 어린아이들이 마치 놀이를 하듯 구호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는 피험자가 소수 있었다.
특기할 만한 점은, 실험 도중의 느낌을 복기할 때 무언가 고통스럽거나 이상한 것을 경험했다고 보고한 피험자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피험자들은 정도는 다르지만 실험 동안 자신들의 정신 상태가 평화로웠다고 말했다.
실험 2 (20-35 분)
내용: (실험 1과 상동)
- 처음 20 분간은 실험 1에서와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30분이 지나면서 연구원들의 시청각 자극에 대한 피험자들의 반응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 SCP-1896과의 물리적 접촉이 사라지면, 피험자들은 이전의 반응성과 의사소통성 수준을 회복했다.
결과: 피험자들은 보다 강렬하고 다양한 감각을 보고했다. 대개 촉각을 느꼈지만, 후각과 청각을 느꼈다는 피험자도 있었다. 일부는 마른 풀밭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또는 곤충들이 우는 소리가 들렸다고 기억했고, 또 다른 일부는 연기 냄새 또는 젖은 흙 냄새를 맡았다고 했다.
피험자들의 특정 감각의 상세 내용은 이전의 기억 또는 경험과 모순되는 점들이 존재했다. 예컨대 한 피험자는 SCP-1896과 접촉해 있는 동안 여치 우는 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는데, 실험이 끝난 뒤에는 여치 소리를 다시 떠올릴 수 없었다. 심지어 여치과(Tettigoniid) 곤충의 통상명인 여치(katydid)라는 단어조차 알지 못했다.
실험 3 (45 분-1 시간)
내용: (실험 1과 상동)
- 처음 35 분간은 앞서 이루어진 실험들과 같았다. 그러나 40 분 지점을 지나면서 피험자들은 긴장증에 빠진 것처럼 아무 반응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SCP-1896의 그네 흔들림 각도는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그네의 속도와 각도가 증가했음에도 피험자들은 중 낙상할 위험은 없는 것처럼 보였다.
- 50-55 분 뒤, 그네의 앞뒤 왕복 운동이 불규칙한 와선을 그리면서 느려졌다. 움직임은 계속 느려지다가 예정된 시간이 지나면서 멈추었고, 때로는 모든 움직임이 일시에 멈추었다.
- 이 운동의 증감에도 불구하고 피험자들은 다른 사람이 SCP-1896과 접촉하기 전까지 움직이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상태를 유지했다. 이 시점에서 일부 피험자들은 앞으로 굴러떨어졌고 다른 피험자들은 마치 자다가 깬 것처럼 화들짝 놀랐다.
결과: 실험 2의 결과에서 시사되었다시피, SCP-1896과의 접촉이 길어질 수록 피험자의 감각 경험은 더욱 생생해진다. 모든 사례에서 수집된 청각 및 후각 경험담은 넓은 들판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에 매달린 그네를 타는 자각몽과 같은 형태로 전개되었다. 피험자들의 보고담의 얼개는 거의 비슷하지만 세부사항은 달랐다. 열 명 중 여섯 명은 풀밭이 불에 타는 것을 보고 냄새를 맡았다고 했고, 다섯 명은 밝은 햇빛을 보고 느꼈다고 했으며, 두 명은 눅눅한 더위와 다가오는 천둥구름을 보았다고 기억했다.
열 번의 실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세부사항이 하나 있었는데, 40분이 지난 뒤 어느 불특정한 지점에서 피험자는 누군가를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일부는 어린이의 목소리라고 했고 다른 이들은 성인 여성, 또 다른 이들은 성인 남성 목소리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열 명의 피험자 모두 유사한 반응을 보고했다. 이하 발췌문은 D-8526의 실험후 면담 내용으로, 문제의 세부사항과 조우했을 때 피험자들의 반응은 이것과 거의 대동소이했다.
D-8526: 네. 바로 거기서 여자 목소리를 들었어요. 확실히 여자 목소리인데, 제 목소리보다는 굵은 목소리. 어쩌면 저보다 나이가 많은 여자일지도 모르고. 그보다 전에 들렸던 웃음소리도 같은 여자의 목소리였는데, 이번에는 그 여자가 누구를 부르고 있었어요. [연구원이 질문을 하자, 피험자는 당혹스러워 보인다] 아뇨, 그 여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정말 기억이 안 나는데요. 그냥 그 여자가 누굴 부르고 있다는 것만 알았어요. 그 느낌이 마치, 아 잘 모르겠네. 이상한 소리지만, 아무튼 전 제가 바깥 길가에서 놀고 있는 아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녁 시간이 되어서 다들 집 안에 들어오라고 부르는 상황이면, 몇 번 쯤 못 들은 척 무시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누가 성과 이름을 모두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건 무언가 일이 생겼다는 뜻이라고 생각하고 벌떡 일어나 뛰어가겠죠. 안 그래요? [피험자가 고개를 흔든다] 아무튼 간에. 꼭 그런 느낌이 들었다구요.
[연구원의 질문] 아뇨. 그 여자가 부르는 건 제 이름이 아니었어요. 그건 확실해요. 하지만 제가 대답을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잠시 멈추고 피험자가 눈을 비빈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데 그 여자 목소리만 점점 가까워졌어요. 처음에는 꼭 화난 것 같이, “썩 이리로 오지 못해, 당장!” 그런 느낌이었다면, 계속 부르고 부르는데도 아무도 대답을 안 하면서 여자 목소리는 점점 겁을 먹은 것처럼 들렸어요. “제발, 제발…” 그러는 것 처럼… // [피험자는 매우 고통스러워 보이지만 스스로를 추스른다] //…그러니까, 정말 무력한 상황인 것처럼요. 사람이라곤 아무도 보지 못했지만, 그 여자가 날 스쳐 지나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나는 움직이거나 소리치거나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구요. 그 순간 여자가 부르는 소리가 멎었어요.
부록 1:
SCP-1890에 철해져 있던 사진 26장 중 10장에서 유사한 타이어 그네가 확인되었다. 사진들을 면밀하게 검사한 결과 1920년대 모델과 일치하는 특징적인 고무 트레드를 발견했으며, 이를 실험 3의 결과와 결부지어 보면 현재 격리 중인 본 물체와 사진 속의 물체가 동일한 물체임이 강하게 시사된다.
부록 2:
SCP-1928 참조.
페이지 내역: 5, 마지막 수정: 17 Sep 2020 1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