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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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포 사건 중의 SCP-1638-1

일련번호: SCP-1638

등급: 유클리드(Euclid)

특수 격리 절차: SCP-1638은 캘리포니아 █████의 현장에 구축된 제107가설기지에서 격리한다. 해당 기지는 야생동물 보호 제한구역으로 지정되었다. 기지 주위로는 높이 4미터의 철조망을 설치하며, 보안 인원이 삼림 경비원으로 가장한 채로 해당 지역으로 접근하는 민간인을 돌려보내도록 한다. 기지에 배치된 인원은 항상 개인용 음성 재생 장치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 등)를 휴대해야 한다. 85dB를 넘는 소리를 낼 만한 기구 및 기기는 고의가 아닐지언정 하포 사건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실험 이외에는 작동시키지 못한다.

설명: SCP-1638은 캘리포니아 [편집됨] 군의 직경 약 5km에 이르는 얼추 원형의 삼림 지대로, 중앙에는 20██/██/██에 간암으로 사망한 음향 SCP 개체 격리 전문가 Z████ 스미스Smith의 무덤이 있다. 묘지 자체 및 묘지에서 꺼낸 그녀의 유해에는 실험 결과 변칙성이 전무했다. 해당 구역 내 식물은 주로 몬테레이소나무(Pinus radiate) 또는 블루검(Eucalyptus globulus)이다. 또한 해당 구역에는 황제나비(Danaus plexippus)들이 비슷한 환경에서보다 개체수가 ██% 더 많이 서식한다. 이하 이 나비들을 SCP-1638-1이라 한다. SCP-1638-1은 보통 황제나비처럼 이주해 다니지 않고 내내 항상 해당 구역에 머물러 있으나, 그 밖에는 하포 사건 때를 제외하면 각 개체가 변칙적 행동을 보이지는 않는다.

구역 내의 식물, 동물, 무기물 각각은 변칙적 행동이나 생태를 나타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들을 통틀어 볼 때, SCP-1638 내 각 요소들의 표면으로 이루어진 구조는 강력한 무반향성을 띤다. 즉, 구역 안에서 주변 음향이 대개 5dB를 넘지 못한다. 관찰 및 실험 결과 SCP-1638은 자연적 표면 구조 (이파리, 땅바닥의 퇴적물, 무척추동물 등) 를 역학적으로 조정하여 음향 에너지가 흡수되거나 다른 소리 또는 자신의 반향에 상쇄되어 버리도록 만들 수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상당수 경우 SCP-1638이 오로지 재단이 음향 SCP 개체를 격리할 때 사용하고자 개발했던 잡음 제거 기술을 이용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SCP-1638 안에서 어떤 음원에서 85dB 이상의 소리가 10초 이상 이어질 때, 하포Harpo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이 시작되면 음원에서 1km 이내의 SCP-1638-1들이 떼를 지으며 소리가 난 곳 주위로 몰려든다. SCP-1638-1들이 임계량 이상 (최소 50,000마리) 으로 모인다면 각 개체들은 모두 날개의 위치를 조정하여 SCP-1638의 평소 변칙효과를 더욱 증폭시키는 구조를 형성한다. 실험 결과 해당 사건 당시 소음 수준은, PA 스피커를 이용했는데도 -14dB까지 낮아졌다. 해당 사건에 노출된 D계급은, 당시 들리는 소리는 자기 자신의 소리뿐이었으며 청각 부분상실에 맞먹는 심리적 고통을 중하급 수준으로 느꼈다고 알렸다. 하포 사건은 대개 소음이 발생하고 대략 3시간 이어진다.

SCP-1638과 소통하거나 대상이 지각성 개체인지 확인하고자 하는 시도는 지금까지 모두 실패했다.

부록 SCP-1638-A: SCP-1638을 재단이 탐지한 것은 어떤 건설 인부들이 해당 구역을 개발 과정의 일환으로 청소하다가 하포 사건을 일으켰을 때이다. 재단은 표준 절차를 발동하고, 인부들을 면담한 다음 A급 기억 소거 처리했다. 해당 구역을 수색하던 중, 격리 전문가 스미스의 무덤과 몇 가지 다른 물체 (부록 SCP-1638-C 참조) 가 발견되었다.

부록 SCP-1638-B:
내부조사 보고서 20██/██/██:

재단 기록에 따르면 격리 전문가 스미스는 SCP-1638에서 10km 떨어진 캘리포니아 ████에서 자라났으며, 조사 결과 현재 SCP-1638이 위치한 지역의 개발을 저지하고자 여러 차례 진정서를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바 있었다. 스미스는 원래 생존 직계 가족이 없는 재단 인원 관련 포준 프로토콜을 따라 화장되어 █████의 ██████ 묘지에 안장되었다. 그러나 나중에 이 유해는 불명의 인원에게 허가 없이 꺼내어져 지금 위치에 다시 안장되었다. 원래 묘지가 보안 시설을 갖추고 있었는데도 이 사실은 재단이 SCP-1638을 탐지하고 나서야 밝혀졌다. 스미스의 원래 묘지에는 현재 아무 변칙효과가 없으나 불시를 대비하여 감시 중이다.

부록 SCP-1638-C:

스미스의 묘지 위에 놓여 있던 편지. 받는이는 SCP 재단, 쓰는이는 "C█████ M███"으로 되어 있다. 해당 인물은 여러 가지 음향 SCP 개체에 연관된 것으로 추측되는 요주의 인물로, 격리 전문가 스미스는 이 중 ██개 개체의 격리에 크고 작게 관여한 바 있었다.

처음에는 이 여자를 싫어했습니다. 제가 만든 예술품을 격리하고 씨를 말리고, 죽이기도 했겠죠. 그래서 저는 기교를 다시 갈고닦아서, 더 새로운 걸 만들어서 풀어놓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잡아서 스미스가 또 가두었죠. 씻어내기. 되풀이. 그리고 다시. 그러기를 몇 번째, 싫은 감정은 경쟁심이 되고… 순수한 경쟁이 되었습니다. 스미스가 저를 압박하고, 제가 스미스를 압박했죠. 얼마나 많은 괴물들이 풀려나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지, 이 여자가 저한테 배운 점이 없었다면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스미스 아니었으면 전 아직도 전선에 말총이나 문대고 있었겠죠.

한번은 저는 숨어서 스미스가 제 작품을 격리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때는 아직도 경쟁심 가득하던 시기여서, 그러면 저한테 유리한 점 하나 벌지 않을까 생각했죠. 바보같았습니다. 이 여자의 예술을 저는 털끝만큼이나 이해했을까 모릅니다. 대신 저는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만들었음을요. 저의 소리와 스미스의 침묵 가운데서 새로운 예술이 탄생한 것입니다. 청아한 프랙탈이 아름답게 생겨나게 된 거죠. 그때 저는 이 여자와 약간은 사랑에 빠졌나 봅니다.

함께 저희는 수많은 작품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스미스가 나랑 똑같이 생각하고 있다고 제가 확신한 적은 없었지만요. 그리고 스미스는 죽었습니다. 그런데 재단에서 몇 년을 열심히 봉사한 이 여자에게 준 거라곤 단조로워 빠진 무덤, 그리고 돌 위에 새겨놓은 이름뿐이더군요. 수많은 다른 이름들 속에 똑같이 놓여 있는.

스미스는 소중한 적수, 훌륭한 라이벌, 비길 사람 없는 파트너였습니다. 더 제대로 대접받아 마땅합니다. 스미스가 사랑했던 이곳을 격리, 아니 보존해 주세요. 여러분은 이 여자에게 그 정도 빚은 졌습니다. 저로 말하자면, 저는 적절한 기념비 하나 세워줄 여력은 없으니 스미스 스스로 기념비를 세울 자리를 만들어 주는 걸로 만족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C█████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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