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604-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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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1604-KO
Level4
격리 등급:
케테르
2차 등급:
none
혼란 등급:
커너크
위험 등급:
위해

특수 격리 절차:

SCP-1604-KO 의식은 민간에서 기록 및 관련자 기억을 말소시켜야 한다. 그러나 요주의 교육단체 셀레스트 (GoI-1000)이 현재까지도 SCP-1604-KO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탓에 재단은 SCP-1604-KO가 얼마나 민간에서 이용되었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SCP-1604-KO를 배급한 인물, 사용한 인물, 목격한 인물은 모두 면담 후 기억소거하며 셀레스트와 연관된 배급자의 경우는 구금 및 심문을 통해 추가적 정보를 얻어낼 수 있도록 한다.

SCP-1604-KO 의식이 진행된 장소는 3등급 변칙오염 위치로 판단한다. 이 장소는 즉각 재단에 의해 매입 내지 회수되어 기동특무부대 프시-35 ("하트 스킵 더 비트")에 의한 정화 작업이 실시되어야 한다. 만일 해당 위치 내에서 변칙적 독립체가 발견될 경우 2등급 변칙오염 위치로 상정, 즉각적인 독립체 무효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SCP-1604-KO의 의식 재구성 및 역설계 실험은 제68K기지에서, 관련 문서 및 변칙적 혹은 비변칙적 부산물의 수용은 제19K구역에서 담당한다. 현 연구 담당팀은 민간 상업적 주술은비 연구팀이다.




설명:

SCP-1604-KO는 다수의 혈액을 통해 결과적으로는 특정 인원에게 타인의 기억 및 지식을 이식하는 은비학 주술 의식의 일각이다. SCP-1604-KO의 원형은 불분명하나 20세기부터 21세기까지 오컬트 점조직에 의해 개량되어 왔다가, 현재에는 셀레스트 (GoI-1000)에 의해 완전히 정립 및 응용되었다. 셀레스트 측이 이러한 다분히 변칙적이고 위험한 주술을 개량할 만큼의 오컬트 지식이 있는지 아니면 오컬트학자나 기적술사를 고용하였는지는 현재까지도 추측의 영역이다.

Hotredoccurt

SCP-1604-KO 부산물.

SCP-1604-KO 의식의 시전에는 다음과 같은 재료가 필수적이나 하술할 요소가 모든 필요조건은 아니다. 이는 재단이 아래와 같은 요소만을 통해 SCP-1604-KO 주술을 재현함에 실패한 것에서 뒷받침된다. SCP-1604-KO의 확실한 요소는 다음과 같다.

  • 숙련된 집행 인원 1인 이상.
  • 지식이나 기억의 원래 주인, 혹은 그 사람이 쓰던 물품.
  • 지식이나 기억을 옮기고자 하는 사람.
  • 포유강 동물의 피 최소 10mL.1
  • 불을 피우기 위한 재료. 특정한 재료가 필요한지는 불명.

SCP-1604-KO의 의식은 특정 지식이나 기억의 원래 주인, 혹은 그 사람이 쓰던 정보적인 물품을 불태우는 것으로 대표된다. 다만 재단이 파악한 바 원래 주인을 불태운 사건은 극히 일부였으며 해당 인원이 사용하던 물건을 통한 대체도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체 가능성은 시전자나 의뢰자의 윤리적 고민 없이 지속 가능한 SCP-1604-KO 사용 및 발전을 가능케 할 것이므로 지속적인 전파와 사용이 우려된다. 다만 여타 인신공양이나 희생제적 주술들으로 미루어보아 SCP-1604-KO에서 인간을 사용했을 때 더욱 효과적인 변칙적 결과를 얻어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SCP-1604-KO 의식은 상기한 사람 혹은 그 물건을 완전히 불태운 잿더미에서 나오는 변칙적 독립체를 섭취 혹은 체내에 이식하는 것으로 종료된다. 이 의식을 마치면 SCP-1604-KO 결과가 성취되어 특정 인원의 인식에 다른 인원의 기억과 지식이 이식되며, 이식받은 인원은 추가적으로 전에 없던 정신 이상, 계산적 능력, 신체능력, 경쟁심, 아드레날린의 다량 발생 따위의 징후를 보인다. SCP-1604-KO 의식을 제19K기지 및 제145K기지 은비격리팀이 복원 및 도식화한 것에 대해서는 문서 1604ko00012.doc를 참조할 수 있으나 이 문서 또한 완전히 의식을 실행하기에는 부족한 단서로 미루어 복원한 것에 지나지 않음을 명심하라.

SCP-1604-KO 의식의 명확한 특징이나 한계성은 아직 불명이다. 다만 SCP-1604-KO가 표준적 통일기적학이나 재단 연금술 따위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님은 확실하다.




내역:

SCP-1604-KO는 우연히 재단이 대한민국 서울시 ███ ███ 건물에서 유례없이 변칙적인 스펙트럼 반응을 보이는 소규모 화재를 발견한 후 재단에게 처음 관찰되었다. 현장 요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건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모든 의식 관련자들이 도주한 상태였는데 이로 미루어 보면 이미 의식이 끝나고 그 부산물이 화재를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요원들은 현장에서 다수의 불탄 종이책들과 가방을 비롯한 파손된 물건들, 변질된 혈액, 상당한 기적학적 활동의 근거 등을 발견해냈다. 가장 특이한 것은 반쯤 불타 녹아내린 주사기인데, 이 주사기를 면밀히 감식한 결과 내부에서 변칙적 액체를 추출해낼 수 있었다. 이 액체는 외관 그리고 냄새가 피와 흡사한데 동물 실험 결과 쥐의 지적 능력을 미숙하게나마 인간에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렸기에, 별도의 변칙 개체로 지정되었다.

이 액체가 들었던 주사기는 최소 1번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 이 액체의 기원은 불분명했지만 하술할 발견 및 추정을 통하여 SCP-1604-KO로 인해 변칙적 약품이 소환되었음이 확실시된다.



부록 1:

2023년 3월 1일, 재단 위장 요원들이 요주의 인물 추적을 위해 민간 건물을 수색하던 도중 관리실 서버에서 알 수 없는 변칙적 사태의 녹화본을 발견했다. 이는 셀레스트 측이 자행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이전에 발견되었던 변칙적 의식 잔해와 그 원형이 흡사하였다. 건물 관리인은 SCP-1604-KO에 대해 어떠한 기억도 하지 못했다.

SCP-1604-KO 시전자, 즉 셀레스트 인원을 추적하려는 시도는 화질 불안정 등의 문제로 실패했다. 이하는 녹화 기록이다.

<기록 시작>

건물 공간 중심에서 불이 타오르고 있다. 분명히 건물이 밀폐되어 있음에도 연기가 위쪽 천장부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가라앉지 않는다. 이윽고 왼쪽에서 남청색 비옷을 입은 인물이 나타난다. 이 인물은 키와 걸음걸이로 미루어 보아 남성으로 보이는데, 왼손에는 단검을 쥐고 있다. 또한 오른손에는 죽은 쥐로 보이는 물체 또한 쥐고 있다.

이 인물은 쥐 시체로 추정되는 것을 바닥에 내려놓곤, 다시 사라졌다가 돌아온다. 오른손에는 노스페이스 브랜드 패딩과 책가방이 들려 있다. 양측 모두 오래 사용한 물품으로 추측된다. 남성은 이 물건들을 끌어다 불꽃에 던져넣는다. 이 물건들은 순식간에 타서 잿더미가 되며 연기가 급격히 생겨난다. 이후 남자가 음성으로 신호하는 듯 하다.

오른쪽에서는 두 인물이 나타난다. 키와 걸음걸이, 두 인물 간의 상호작용에서 미루어 보아 모자지간이거나 적어도 사촌지간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때 여성 쪽이 비옷을 입은 남성에게 모종의 지령을 받으며, 곧 아들로 보이는 남성이 타오르는 불 앞에 무릎을 꿇는다. 불이 갑자기 거세지자, 비옷을 입은 남성이 이윽고 쥐의 시체로 보이는 것을 단검으로 찌른다. 곧 피로 보이는 액체가 바닥에 떨어지며 불이 더욱 거세진다. 연기가 치솟으며 천장 너머로 사라진다.

이 시점에서, 천장으로부터 불명의 적색광이 발산하는 것이 확인된다. 아마도 이 적색광의 확산은 연기가 천장의 어딘가로 발산되는 것과 유의미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옷을 입은 인물이 이를 올려다보며 팔을 벌리나, 다른 두 인물은 이를 감히 올려다보지 못한다. 대강 2분 후 천장으로부터 더 강한 적색광이 발산하더니, 무언가가 추락한다. 이 독립체는 붉은빛의 패딩과 흡사한데, 팔 부분을 마구잡이로 움직이며 문어와 같은 행동을 취한다.

남성이 무어라 지시하자, 여성이 아들로 보이는 인물의 등을 몇 차례 때린다. 아들은 무릎을 꿇고 일어나 독립체를 덮쳐 체중으로 누르고, 손으로 독립체의 팔 부분을 붙잡고 물어뜯어 조직을 뜯어낸 후 씹는다. 이 과정에서 몇 차례 구역질을 하나 다른 두 인원은 방관하며 다른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는다. 독립체가 심하게 발버둥친다. 이 인물이 이후 지속적으로 이빨과 양손을 사용해 독립체를 찢어내고, 먹어치우는 것을 반복한다.

독립체의 거의 질량 35%가 소실된 시점에서, 비옷을 입은 남성이 CCTV의 존재를 자각하고는 단숨에 무언가를 던져내 파괴한다. 기록이 종료된다.

당시 이 파일이 시사하는 바는 불명확했다. 재단 요원의 집중 조사 결과 이 의식에 등장한 가방 및 옷의 주인은 서울시 ███ ██의 우등생 이해윤(만 18)임을 확인했다. 이해윤 군은 불분명한 인물에 의해 이러한 소지품이 도난당했다고 진술했다. 한 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의식을 전후해서 이해윤 군의 모의고사 성적이 급격한 하향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적의 급격한 상향을 보인 학생은 교내에서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해윤 군의 소지품이 외래로 반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었다.

재단 인원들이 각지 학원가에 파견되어 미세 카메라 설치와 현지 직원 매수 작업을 진행함으로서, SCP-1604-KO 감시 작전을 진행되었다. 담당팀은 제19K구역 민간상업 은비학 연구팀인 리코리스 구상으로 지정되었다.




부록 2:

2023년 4월 12일, 인천광역시 █████ 상가에서 SCP-1604-KO 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 공간에서는 다량의 화재 흔적, 불명의 독립체로부터 발생한 조직들, 다수 시중 문제집 조각들이 발견되었다. 이 위치는 재단에 의한 미세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즉각 올림푸스 작전 팀이 카메라 및 부산물들을 회수했다. 카메라에는 당시 상황이 상세하게 담겨 있었으나 불명의 개입 탓에 정확한 의식 내 사건을 파악할 수는 없었다. 내용은 이와 같다.

<기록 시작>

자정 경, 남색 우비를 입은 인물이 건물 내로 진입했다. 이 인물의 신장과 걸음걸이는 이전 발견된 그 인물과 상이하며, 여성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은 즉각 라이터를 점화하여 바닥에 내던지며 이전에 바닥에 특정한 휘발 물질이 있지 않음에도 불이 원형을 그리며 타오른다. 이 인원이 우비 주머니에서 1.5 L 정도의 병을 집어든다. 병에는 불분명한 기원의 혈액이 들었다. 해당 우비를 입은 인원을 PoI-1005로 지정한다.

PoI-1005가 불길을 지켜보더니, 곧 스마트폰을 꺼내 어디론가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몇십 초 후, 청소년 여성 한 명이 조심스럽게 방으로 입장한다. 이 여성은 인근 ██고등학교 학생 김세림(만 16) 양으로 신원 확인된다. 김세림이 진입하자 불에서 연기가 갑작스럽게 피어올라 위로 향한다. 이후 연기는 가라앉지 않고 계속해서 위로 향한다. 김세림이 천장 위를 힐끔힐끔 바라보다가, PoI-1005에 의해 멈춘다.

PoI-1005:그거 계속 보면, 머리 나빠진다.

김세림이 고개를 힘없이 끄떡이고 바닥에 앉는다. PoI-1005가 병 뚜껑을 열고 혈액을 불길 중심에 붓는다. 혈액이 기하학적 형태를 그리며 총 열두 갈래로 흘러가 불길에 닿지만 증발은 관찰되지 않는다. PoI-1005가 병을 벽에 집어던져 깨어 버린다.

PoI-1005: 가지고 왔지?

김세림: 네…..

김세림이 자신의 가방 속에서 몇 가지 물건을 끄집어낸다. 각각 시중에서 파는 문제집 (주로 수학 서적) 다섯 권과 노트 두 권, 검은 비닐봉투에 담긴 불명의 물체이다. PoI-1005가 이것들을 받아들고는 차례차례 불에 던진다. 먼저 던저진 책들이 즉시 불타 잿더미가 되어 침전한다. PoI-1005가 비닐 속의 물건을 불에 털어낸다. 이 시점에서 그 물건이 불에 떨어지며 정체가 확인되는데, 사용한 후 버린 일회용 마스크 여러 장으로 확인되었다.

마스크는 떨어지자마자 연기로 변하여 위쪽으로 향한다. 천장으로부터 불명의 적색광이 발산하는 것이 확인된다. 이 시점에서 카메라 화질이 서서히 악화된다. PoI-1005가 천천히 김세림 쪽으로 향해 그의 어깨를 누르며, 김세림이 무릎을 꿇고 앉는다. 웅웅거리는 소리가 나타나며 화면의 노이즈가 심해진다.

PoI-1005: 손 모아. 받듯이.

김세림이 고개를 끄덕인 후 손을 모으자 희미한 기적학적 반응이 손으로부터 도출된다. 희미한 적색광이 내부로부터 발산하며, 아마도 이 과정에서 열이 발생했는지 김세림이 몇 차례 의식적으로 고통스러워하며 손을 떼어내려 하나 PoI-1005에 의해 제지당한다. 대강 2분 후 천장으로부터 더 강한 적색광이 발산하더니, 무언가가 천장 쪽에서 나타난다. 이것은 식물의 덩굴손처럼 보이나 동물 살점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몇 차례 천장에 매달린 듯한 상태로 움직이다 추락한다.

PoI-1005: 왔다! 준비해. 어서……

독립체는 땅바닥에 떨어지며, 카메라에 그 모습이 완전히 포착된다. 대략 길이 4m 정도의 독립체로 살덩어리와 흡사한데, 도롱뇽과 흡사한 형태를 보인다. 머리가 있을 자리에는 유명 수학 강사 ███와 ██의 머리 각각 한 개 씩 붙어 있으며 모두 입을 벌리고 있다. 불에 접촉한 독립체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튼다. 김세림이 일어서 뒷걸음치려다가 PoI-1005에게 제압당한다.

PoI-1005: 먹어.

김세림: 그게, 그, 잠시만—

PoI-1005:[알아들을 수 없음] 설명회 안 들었어? 부모님이 뼈빠지게 벌어서 주신 돈 버릴거야?

독립체가 불에 몇 차례 접촉하며 피부에 화상을 여럿 입는 것이 보인다. 이 개체가 마구 뒹굴며 꼬리를 내려치자 불이 꺼지기 시작한다. PoI-1005가 김세림의 등을 떠민다. 김세림이 다급하게 달려가며 빠르게 독립체 근처로 진입한다. PoI-1005가 포크와 젓가락을 던진다. 김세림이 식기를 받아들자마자 독립체는 움직임을 멈추고 몸을 웅크리나 머리 두 개는 고함과 비명, 횡설수설하는 혼잣말을 더욱 크고 빈번하게 한다.

독립체: 미적, 기하, 혹은 확통. 미적, 기하, 혹은 확통.

김세림: 으—

PoI-1005: 어서. [알아들을 수 없음] 꺼진다.

김세림이 눈을 감고서, 포크를 사용해 독립체를 찌른다. 손상된 피부로부터 검은 점액과 붉은 가루가 쏟아진다. 김세림이 이 액체가 묻게 된 포크를 입에 넣는다. 그는 몇 차례 헛구역질을 하지만 이내 다시 포크로 독립체를 여러 차례 가격한다. 이내 점액이 상당량 쏟아지며 김세림은 포크로 조직을 떠내 입에 넣고 씹는다. 입에서 붉은 가루가 흐른다. 이 과정이 반복되는 동안 PoI-1005는 김세림의 식사 행위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다. 독립체는 대개 조금씩 꿈틀대거나 숨을 쉬는 듯한 움직임만을 반복하나 지속적으로 소리친다.

독립체: 우, 개념에 대한 정의가 온다. 온다. 수능이 온다.

김세림이 이내 독립체의 목 혹은 성대 부분을 포크로 찔러내 파괴한 후 젓가락으로 살점을 집어 섭취한다. 독립체는 천천히 점액을 분비하며 완전히 기능을 정지하는 듯 보이지만, 목이 파괴되며 외부로 분리된 ██의 머리가 지속적으로 "미적분"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발화한다. 김세림의 비교적 마른 체구와 분석된 독립체의 상당한 질량에도 불구하고 대략 12분 내에 김세림은 이 독립체의 조직을 모두 먹어치우는 데 성공한다. 비록 ██의 머리가 지속해서 움직이기는 하나 김세림은 이에 개의치 않고 일어선다. 독립체의 남은 유해는 그 즉시 불타 사라진다.

독립체: 미적분.

김세림이 소매로 입을 닦은 후, 몇 차례 헛구역질을 하고는 PoI-1005의 옆에 선다. 걷는 자세가 이전보다 훨씬 자신감에 차 있다. 불길이 잠시 매우 거세지다가 이내 꺼져버리고 연기도 소멸한다. PoI-1005가 웃고는 김세림의 머리카락을 뽑아 잿더미에 던진다. 이 시점에서 웅웅거리는 소음과 적색광이 사라지고 화질도 또렷해진다. PoI-1005가 아직 입을 움직이는 독립체의 머리를 밟아 으스러뜨린다.

PoI-1005: 내일 학원 오고, 부모님한테는 잘 끝났다고 말씀 드려.

김세림: 네, 쌤.

<후략>

이 녹음본만으로 의식을 완전 분석하려는 시도는 실패했다. 재단 현장 요원이 김세림 양을 추적 및 구금하는 데 성공했으나, PoI-1005 및 셀레스트에 대한 정보를 대상이 기억하지 못했기 때문에 추적 시도 또한 실패했다. 그러나 면담 도중 김세림 양의 심리 상태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아래 부록을 참조하라.




부록 3:

김세림 양이 자택에서 즉시 검거된 이후 본래는 셀레스트에 대한 정보만 알아낸 후 기억소거 조치할 예정이였으나, 대상이 정보는 기억하지 못하나 불가해한 심리적 반응과 일부 변칙적 징후를 보이면서 즉각 제19K구역으로 이송되었다. 김세림의 주변인들에게는 대상이 교통사고로 인해 즉사했다는 역정보가 배포되었으며 면담 및 관리는 담당 연구팀인 리코리스 구상에 인계되었다. 이하는 면담 기록이다.

<중략>

이다미 요원: 그래서, 그 학원에 대한 정보는 하나도 기억이 안 나신다는 겁니까?

김세림: 네. 하나도.

이다미 요원: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 의식에 대해서는요? 같이 의식을 진행하셨던 사람에 대해 기억하시는 것 있으십니까?

김세림: 의식? 아, 그거 말하는 거죠? 음, 그건 저 혼자 한 일이라고요. 다른 거 없이.

이다미 요원: 예?

김세림: 물론이죠. 중요한 일이잖아요? 지식을 먹는다. 마음의 양식. 결국 제가 해야 제 것이 되는 일 아니겠어요? 남이 깨면 프라이, 자기가 깨면 병아리.

이다미 요원: 남색 비옷을 입은 사람 모르십니까?

김세림: 누군데요?

이다미 요원: ……알겠습니다. 그럼, 그 의식에 썼던 교과서나 공책은 누구 것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김세림: 아. 주혜원? 주혜원 거죠. 책이랑 마스크 다 걔 거에요. 우리 학교 내신 1등인데…… 걔 걸 저에게 옮기려면 그게 필요하단 말이에요.

이다미 요원: 무엇을 옮긴다는 말씀이십니까?

김세림: 머리죠. 계산 능력. 세상에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는데 안 되면 되게 하는 게 청춘이죠.

김세림이 몸을 숙인 채 건조하게 웃는다. 이 시점에서 이다미 요원은 기록된 김세림의 성격과 면담 상의 언행에서 강한 위화감을 느끼고 이를 기록 및 보고한다. 김세림은 탁자에 손가락으로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그리는데 사후 분석 결과 시그마(∑) 기호와 상수 기호 a,b,c 그리고 불명의 문양을 여럿 그린 것으로 밝혀진다. 이 문양은 곱셈 기호에다가 정체불명의 나선을 휘감은 것과 흡사하다.

김세림: 살아 있는 걸 먹는 건 개 같지만— 사실 그게 자연 방식이죠. 먹고 나면 끝이예요.

이다미 요원: 예?

김세림: 공부는 즐겁습니다. 계산도 그래요. 계산할 때 마다 위장과 혈관에서 난 [알아들을 수 없음]을 본다고요. 그걸 통해서 주혜원 그 싸가지 없는 애, 그 머리를 이해할 수 있거든요.

김세림이 기침을 한다. 붉은 잿더미를 토한다.

김세림: 문제를 풀 때나 빨간 볼펜을 두드릴 때, 거기서 심장 박동 소리가 들려요. 붉은 색이고 태양처럼 밝죠. 주홍색의 살점과 고기가 그만큼 밝은 거예요. 이상하죠? 세포는 핵융합을 하지 않는데. 언니는 지구과학 배웠어요? 태양 단면도를 봐요. 거기서도 미적분의 기초적인 기틀이 보이니까.

김세림이 몸을 더 웅크린 후, 입을 가리고 웃는다. 이 시점에서 더 많은 적색 가루가 입가로부터 흐른다. 이다미 요원이 면담 종료를 선언한다.

김세림: 경쟁이 몇 년도 안 남았어요. 그리고 난 태양의 살을 본다고요. 아니 애초에 내신이든 뭐든 간에 생각해봐요. 한낯 사라질 별 따위가 떠오르는 태양의 빛을 이길 수 있을까.

잠시 침묵.

김세림: 배고파요.




부록 4:

이후 도청 및 비밀리의 수색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었으나, 의식이 촬영되거나 녹음된 기록은 얻어낼 수 없었다. 그러나 재단 인원들은 지속적으로 SCP-1604-KO가 발생한 위치에서 그 부산물 및 잔해를 발견함으로서 의식의 발생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김세림의 구금 이후로 이 의식은 대부분 수도권이나 여타 도시에서 멀리 있는 위치에서 발생했다.

SCP-1604-KO가 이행되었던 위치에서 변칙 개체 시체 또는 잔해의 존재는 더욱 빈번해졌고 몇몇 경우에서는 이 독립체가 생존한 것도 발견되었다. 이 개체들은 발견되는 대로 제19K구역이나 다른 격리기지로 이송되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인간의 치아에 의해 뜯어먹힌 흔적이 발견된다. 이하는 발견된 잔해 및 변칙 개체의 기록이다.

발견된 잔해 변칙 개체
타다 남은 시중 문제집, 개인 노트, ████고등학교 체육복 반바지. 해당 학교 학생 김██의 것으로 확인. 인간 안구와 흡사한 조직 구성을 갖춘 지름 1m의 적색 구체. 좌측 면이 모두 뜯어먹혔다. 지속적으로 뜯어먹힌 환부에서 붉은 잿가루가 흐른다. 생명 징후 없다.
타다 남은 개인 노트, 컴퓨터 사인펜, 플라스틱 병. 수백 개의 손톱. 희미한 적색을 띄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저작 운동2에 의해 손상되었다. 손상되지 않은 것들은 희미한 열을 낸다.
타다 남은 손톱. 분석 결과 ██중학교 안소영 학생의 것으로 확인. 눈과 코가 염소(Capra Hircus)로 대체된 인간 남성의 머리. 턱과 볼의 조직이 뜯어먹혔음에도 지속적으로 2022년도의 고등학교 1학년 모의고사 영어 과목 듣기 지문을 중얼거리고 있다.
타다 남은 머리카락 여럿과 사용한 마스크 몇 장. 분석 결과 ██중학교 안소영 학생의 것으로 확인. 몸길이 3m의 파리매의 일종 (Microstylum oberthueri). 질량 일부가 파괴되어 있으나 지속적으로 서북부 방향으로 움직이려 한다. 제19K구역에 격리되었다.
[데이터 말소] ████고등학교 당시 기준 고등학교 2학년 학생 한예찬과 유전적, 외관상으로 동일한 인간 남성. 성장 및 노화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SCP-1604-KO 의식 당시 좌측 어깨 및 다리에 부상을 입었으며 제145K기지로 이송되어 치료 중이다. 한예찬 본인은 성적 저하 이외에는 이러한 독립체와 어떠한 연관성도 없다.




부록 5:

이하는 담당 연구팀인 리코리스 구상 책임자 석유현 박사의 분석 회의 중 그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요약하자면 석유현 박사는 SCP-1604-KO의 전파 및 발견되는 잔해 양상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표했으며, 여타 연구팀의 분석 또한 비슷한 잠재적 위험성을 도출했다.

Wowowowlwl

제19K구역 리코리스 구상

민간 상업 은비학 연구분석




<중략>

석유현 박사가 보고서를 탁자 위에 둔다. 이윽고 스크린에 발표 자료가 표시된다. 박사가 일어나 자료를 확인한 후 한숨을 쉰다. 반대편에 앉아 있던 프로젝트 인원들이 그를 올려다본다.

석유현 박사: 좋아요. 잘 들리나요?

고은비 연구원: 예, 교수님.

석유현 박사: 그래요. 확인한 바로는 SCP-1604-KO의 잔해물이 갈수록… 활성 상태로 발견되는 것 같네요. 그렇죠?

이다미 요원: 네. 마지막으로 발견된 독립체는 지금 제145K기지에 있는데, 대화도 가능하다고 해요.

석유현 박사: 그렇군요.

석유현 박사가 앞에 놓인 생수를 집어들고 마시느라 잠시 말을 멈춘다.

석유현 박사: 좋은 일은 아니군요. 일단 애당초 SCP-1604-KO가… 기적술 의식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죠. 기적술은 인간 생명 에너지를, 말하자면 쓰는 거니까. 기껏해야 화재 정도의 우발적인 사고를 발생시키죠.

석유현 박사: 하지만 SCP-1604-KO는 그게 아닙니다. 말하자면 주술인데, 소환술에 가깝죠. 악마나 신을 소환하는 그런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것에 기반하고 있거든요.

고은비 연구원: 문제가 심각하군요?

석유현 박사: 물론이죠. 기준차원에서, 어디 어느 곳에 있을지 모를 변칙성을 소환해서 이용하는 시도잖아요. 일단 소환까지의 과정이야 실행자가 통제가능하다고 쳐도 독립체를 제어할 수 없으면 더 이상 가능성의 영역이 아니거든요. SCP-1604-KO는 그나마 어떤 주술적인 힘으로 소환된 독립체가 먹히도록 강요해두고 있지만요.

이다미 요원: 그, 어떤 방법을 쓰는지 역설계가 가능할까요?

석유현 박사: 아니요. 아직은 말이죠. 영상 하나만으로 재단 기적사나 심령술사들더러 따라해보라고 할 수 없잖아요? 하지만 확실한 건 셀레스트…… 그 변칙 학원 기업이 어떤 강력한 주술으로 억누르고 있는 건 확실해요. 심지어 마귀 독립체라 해도 생존 본능은 있기 마련인데 말이죠.

고은비 연구원이 자료를 들여다보다가, 석유현 박사의 설명이 끝나자 말을 이어간다.

고은비 연구원: 그럼 정말 위험한 건요?

석유현 박사: 발견된 독립체들에게서 공통점이 있던가요? 아마 섭취하면 도움이 되는 전혀 별개의 독립체를, 무작위로 현현시키고 있을 거예요. 아키바 방사선3 측정 결과가—

이다미 요원이 서류를 넘긴다. 석유현 박사가 받아들고서, 가볍게 목례한다.

석유현 박사: 고마워요. 보면 아시겠듯 제각기네요. 하나에서 갈라져 나온 개체들이라면 유사성이 있어야 할 텐데 말이죠. 아직까지는 제어 가능한 독립체들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점점 활성 상태의 개체들이 다수 발견되는 것 같으니 최악의 경우를 예상할 수 없을 것 같군요.

석유현 박사가 마른세수를 한다.

석유현 박사: 게다가 학생들의 신원 파악은 물론이고 구금된 인물도 셀레스트 측을 증언하지 못하고 있단 말이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부록 6:

2023년 5월 12일, 재단 요원이 서울시 ██구 오피스텔에서 SCP-1604-KO 조짐을 발견했다. 즉시 기동특무부대 프시-35 ("하트 스킵 더 비트")가 파견되었으나, 의식이 도중에 중단되었으며 의식 진행자 혹은 학원 교사로 보이는 인물과 학생 정수아 양 (만 17세)은 기동특무두대 프시-35의 급습 직전 길Way을 열고 도주했다. 인근 구역을 수색한 결과 현지 쓰레기통에서 타다 남은 서류 더미를 발견했는데 일부를 복원해둔 결과 다음과 같은 글이 드러났다.

정수아 (고2반) 스케줄 — 5.12 오후 6시

준비물 (학생이 챙겨와야 함)

  • 모의고사 성적 높은 학생이 쓰던
    • 문제집
    • 노트
    • 학생의 머리카락
    • 쓰던 마스크나 종이컵
    • 불가능. 적절히 대체해야 함.
    • 손톱 - 가능하다고 하기는 했으나 불분명함

준비물 (교사가 챙겨와야 함)

  • 주사기

당일에 비가 올 가능성이 있던가?

비가 와서 혹여나 불이 제때 붙지 않으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이거 검증받은 것 맞아?

에 대한 주술을 더 이상 써도 될지 알 수가 없다. 그 여자가 사라져 버려서 더는 에 딸린 고기를 소환해두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수천 마리의 고기를 소환해두었다가 냉동 보관하면 안 되나? 대체 이 노한다는 게 무슨 헛소리인지?

이제 두 건 남았다. 한 학생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뭐, 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해 뒸더니 그쪽 부모가 믿어서 겨우 주술 계약이 성립된 거고.

한쪽은 음, 그냥 답이 없는 것 같은데. 까놓고.

시발. 개새끼들.

재단인가? 연합인가? 방해했다. 이걸 어떻게 변명해야 해? 이제 다시는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나마 남은 한 건도 [이하 훼손됨]

셀레스트의 본 자회사가 재단 개입으로 주술 이행을 실패한 것은 확실하나 실제로 셀레스트가 다음 고객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지 아닐지는 불명확하다. 이 메모의 작성자와 학생을 추적 중이다.




부록 7:

2023년 5월 16일, 행정 CCTV에 실종되었던 정수아가 포착되었다. 재단 요원들과 기동특무부대 프시-35가 잠재적인 은비학적 위협에 대비해 그를 추적하기 시작했으나 그 이동 기록이 ██에서 끊겨 추적이 중단되었다.

그날 오후 21시 35분, 서울시 ██████에서 대규모 아키바 파동과 국소적 중력 역전이 감지되었다. 중력 역전의 경우 해당 건물에 집중되었기에 민간인들이 이를 감지하지는 못했지만 아키바 파동을 감지한 인근 토착 독립체들이 다량 나타나면서 재단 및 세계 오컬트 연합 병력이 투입되었다.

작전을 수행하던 기동특무부대 프시-35 인원들이 오후 21시 43분 해당 위치에서 SCP-1604-KO의 존재를 감지했다. 이들은 의식 도중 난입하는 데 성공하여 정수아 양을 확보하였으나, 그 이전 사태로 인해 민간인 1인과 요주의 인물 3인이 사망하였다. 이하는 건물 CCTV와 기동특무부대 바디캠을 조합한 기록이다.

<기록 시작>

유의미한 영상은 CCTV로부터 시작한다. 두 명의 남색 우비를 입은 인물이 정수아를 데리고 공간 내로 진입한다. 정수아는 기절했거나, 이와 유사한 무의식 상태로 보인다. 다른 인원이 따라 들어온다. 이 인원은 부록 2에서 발견된 PoI-1005와 동일인으로 추정된다.

따라 들어온 인물이 라이터를 점화한 후 바닥에 내려쳐 깨부수자 이내 불꽃이 난해한 형상을 그리며 바닥에 퍼져 최종적으로는 반지름 1.5m 가량의 원을 형성한다. 인물 하나가 정수아를 원 가운데에 눕힌다. 이때까지도 정수아는 의식이 없다.

PoI-1005가 문 쪽을 향해 손짓하자 교복을 입은 학생 한 명이 머뭇거리며 진입한다. 이 학생은 정수아와 동일한 학교의 동급생4으로 식별된다. PoI-1005는 그의 손을 잡아 당겨 빠르게 불로 이끈다. 다른 모든 기록에서와 달리 이 학생이 어떠한 준비물도 들고 있지 않은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우비를 입은 인물 중 하나가 가방에서 죽은 돼지를 꺼내들어, 식칼로 찌르고 그 피를 불으로 흘려보낸다. 불이 선홍색으로 변화하면서 더 강하게 타오르며 정수아의 옷이 일부 그을리기 시작한다.

다른 기록에서와 달리 정수아는 즉각 불타지 않는다. 그럼에도 연기가 생기며 천장으로부터 적색광이 확인된다. 이 적색광은 지속적으로 빛이 세지며 몇 초 후에는 유례없이 공간 전체를 뒤덮을 정도가 된다. 학생이 천장 쪽을 올려다보려다 저지당한 후 시선을 불 쪽으로 고정된다.

웅웅거리는 소리가 발생하다 점차적으로 커진다. 카메라 화질이 악화되기 시작한다. 그때, 천장의 공간이 비현실적으로 늘어나더니 거대하고 흐릿한 독립체가 천장으로부터 천천히 하강한다. 학생이 놀라 일어나려 하나 다른 인물들에 의해 제압당하고 무릎을 꿇린다.

이 시점에서 정수아가 일어나 몸을 뒤척이나 일어서지는 않는다.

독립체가 한 차례 움직이자, 중력 역전이 발생한다. 방 안의 사물이 공중으로 부양하며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나 정수아는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는다. 북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 소리가 웅웅거림과 함께 점차적으로 커짐과 동시에 학생이 가장 위로 떠올라 천장과 충돌한다. 이 시점에서 CCTV까지 역전의 영향을 받아 천장의 모습이 확인된다.

The%20hand%20the%20world

EE-66778

천장이 있어야 할 곳에는 어두운 공간만이 보이며 드문드문 위쪽으로부터 별과 같은 형태의 발광체가 보인다. 독립체의 형태가 뚜렷이 보인다. [인식재해 편집됨]이 쓰인 거대한 인간의 팔과 흡사하며, 손바닥 크기가 대략 2m에 육박한다. 이 독립체는 변형된 공간으로부터 마치 휘어 나오듯 나타난 것으로 확인된다.

독립체가 셀레스트 인원들을 손바닥으로 쳐내 떨어뜨리며, 학생을 붙잡아 올린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해당 인원의 입을 벌리고 엄지손가락을 넣는다. 이 행동이 아마도 섭취를 유도하는 것 같지만 학생은 공포로 인해 씹거나 삼키지 않는다. 이 교착 상태가 대강 15초간 반복된다. 북 소리가 점차적으로 커지며, 무작위적 리듬을 형성한다.

계속해서 학생이 손 독립체를 섭취하지 않자, 독립체의 손등으로부터 뱀목 생물의 그것과 흡사한 붉은색 안구 하나가 나타난다. 이후 독립체는 손가락을 사용해 붙잡힌 인원의 목을 붙잡고 [편집됨] 분리해 내던진다. 유해는 정수아가 위치한 불꽃에 추락하며, 불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때 기동특무부대 프시 -35 요원들이 현장에 도착한다. 인원들은 문을 부수고 진입하여 총기로 독립체를 공격하지만 불명의 기적학적 방어막 때문에 그 어떠한 영향도 입지 않는다. 독립체는 지속적으로 하강하여 정수아 방향으로 움직이며 이에 따라 공간 변형이 심각해진다. 요원 하나가 SCP-1604-KO 의식 자체를 중단할 목적으로 스크랜턴 현실성 닻 (SRA)를 꺼내 내던진다.

급격히 현실성이 정상화되며 공간 왜곡이 제어되기 시작한다. 적색광이 점멸하고 북소리와 소음이 줄어든다. 손 독립체가 위로 상승하며 정수아와 멀어지고, 다른 요원들은 사격과 변칙무기 공격을 지속한다. 천장에 발생한 시공간 왜곡이 줄어듬에 따라 독립체는 거의 기준차원에서 소멸하기 시작한다. 이때, 개체가 엄지손가락의 손톱으로 검지손가락을 벤다. 벤 자리에서 검은 점액이 소량 떨어져 정수아를 덮는다.

다시 스크랜턴 닻이 가동하자, 일대 소음이 왜곡되게 들리면서 빠르게 공간이 수복된다. 적색광이 폭발하듯 발산하고, 독립체가 손목 부위를 휘두르다가 공간 수복으로 인해 기준차원에서 사라진다. 현장의 변칙적 징후는 소멸한다.

<기록 종료>




부록 8:

이후 셀레스트 측에서는 현재 기준 3년간 SCP-1604-KO를 이행하지 않았다. 재단은 무효화된 요주의 인물을 통해 셀레스트에 대한 추적을 이행했으나 유의미한 결과를 낳지 못했다. 사망한 민간인의 부모에게는 교통 사고라는 역정보가 전달되었다. 정수아는 인간형 격리기지인 제145K기지에서 격리되다가 연구를 위해 제19K구역으로 재이송되었다. 당시는 변칙적 성질이나 심리적 이상성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당시 유일하게 남은 SCP-1604-KO 관련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정수아가 제19K구역에서 격리되던 중, 갑자기 대상이 섬망과 불안 증세를 일으켰다. 긴급 면담이 시행되었다.

<중략>

이다미 요원: 그래서— 괜찮으십니까?

정수아: 머리가 아파요. 울리는…… 울리는 느낌이거든요. 칠판 두드리는 소리 알아요? 그런 소리가…

정수아가 머리를 감싸고 몸을 웅크린다. 난데없이 천장으로부터 붉은 잿가루가 추락해 그의 머리를 덮는다.

정수아: 생각으로 따라가려고 하면 두 배는 더 아프다고요.

이다미 요원: 무슨 생각 말씀이십니까?

정수아: 있잖아요. 학교 생각, 아는 애들이나 친구들 생각. 특히 공부나 수능 생각. 여기 갇힌 지 얼마나… 됐죠?

정수아가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정수아: 이상하죠? 내가 학교를 다녔음 지금쯤 대학생이잖아요? 수능 이야기는 필요도 없는데도 그런 생각만 든다고요. 그래서— 그래서 머리는 더 아파지고요.

이다미 요원: 의무반을 부르겠습니다.

정수아: 필요 없어요. 누가 학원 끊고 보건실에서 공부하는 사람 봤어요?

잠시 정적.

정수아: 그때— 그때는 물론 기절해 있었으니까 모든 걸 보지는 못했거든요. 하지만 내가… 피를 마신 건 맞잖아요. 대강은 알아요. 똑똑한 애들 물건을 가져다가 불태우고, 추락한 것을 먹고, 그런 식의 과정.

이다미 요원: 그랬죠. 그게 문제가 된 건가요?

정수아: 물어볼 게 하나 있어요. 거기서 불타야 했던 건…… 제물은 나였어요. 하지만 피는 내가 마셨는데, 그럼 난 누구의 제물을 받은 건가요? 더 얻은 지식이라고는 없어야 할 텐데 왜 머리가 아픈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불탄 물건 주인의 머리를 그 학원 고객이 받는데. 그럼 나는 뭘 받았느냐는 말이예요.

적색 재가 갑작스럽게 격리실 내부로 떨어져 내린다. 면담자가 면담 종료를 선포하고 비상 상황임을 공지한다. 재가 즉각 정수아를 덮으며 지속해서 축적되는 무게로 인해 정수아는 휘청인다.

정수아: 어쨌든 상관없어요. 그동안 우리 국어나 영어 같은 주제는 꺼내지 않아서 좋았어요. 그런 주제를 따라가지 마요, 저 천장 위에 있는…… 손목의 동맥에 닿을 거예요.

정수아가 조용히 웃는다.

정수아: 나는 나야.

정수아는 면담 이후 의식을 잃었으며 전신에서 아키바 방사선이 감지되었다. 면담에서 확인한 바, 왜 정수아가 의식 도중 불타지 않았는지나 정수아가 명목상 어떠한 의식 시행에도 가담하지 않았음에도 독립체 일부를 섭취할 수 있었는지도 불명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SCP-1604-KO 의식 도중 정수아는 그 어떠한 제3자의 물건을 스스로 불태운 적이 없지만 왜 정신 착란과 지능 강화와 현상이 일어났는지, 정수아가 추가적으로 보이는 지적 능력은 어떤 대상에게서 전해진 것인지 여전히 밝혀진 바 없다는 것이다.

2026년 9월 현재 기준 SCP-1604-KO는 상술했듯 3년간 발생한 바 없지만, 그 의식 시행에 대한 지식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은 잠재적인 거대 위협의 존재를 시사한다. 사르킥 숭배나 적백합교회와 같이, 개입했을 공산이 있는 다른 요주의 단체와 다른 상업적 목적의 심각한 변칙 사용 감시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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