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련번호: SCP-1600-KO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SCP-1600-KO는 면밀하게 주의해야 한다. 이는 대상의 변칙성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SCP-1600-KO의 숙주의 증상을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또한 대상의 증상이 악화되었을 때 새로운 약을 처방하고 그 효과를 분석하여 기록한다.
설명: SCP-1600-KO는 기지 내 40대 민간 노동자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는 업무 중에 순간적으로 피로감과 열감을 느꼈다. 해당 노동자(이하 SCP-1600-KO-1)의 증상은 만성적으로 지속되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강도가 강해졌다고 진술된다. SCP-1600-KO-1은 주의 집중을 방해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아가 진술하기를 자기 자신이 분열되는 느낌을 겪었다고 말했다.
즉 SCP-1600-KO는 SCP-1600-KO-1가 겪는 총체적인 증상들의 원인이다. 대상은 특정한 병원균이거나, 인식재해일 수 있다. SCP-1600-KO-1에게 생화학적인 방식 혹은 밈적인 방식을 통해 대상의 신체나 정신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상이 가진 인과관계는 복합적으로 작용하거나 또는 상호적으로 관계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대상의 변칙성을 탐구하는 과정에서는 언제나 신중을 기해야 한다.
SCP-1600-KO-1의 진술대로, 대상의 능률이 특정한 시점 이후 급격히 하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표준적인 질병 검사에서 대상에게 기존의 어떤 질병도 검출되지 않았다. SCP-1600-KO-1은 대상의 치료를 위해 업무를 중단하고 주기적으로 면담에 참여했다.
면담-1:
면담 기록
면담 일자: 2023/7/7 (토)
면담자: 연구원 김██
피면담자: 박██
김 연구원: SCP-1600-KO-1? 자기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SCP-1600-KO-1: 저는 박██입니다. SCP 재단에서 건축, 토목을 맡고 있습니다. 지금껏 수많은 시설을 만들면서 20년의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김 연구원: 네, 박██씨. 지금껏 본인이 겪은 이상현상을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SCP-1600-KO-1: 그러니까 그건 일주일 전이었죠. 어느 날 정신이 어질하더니 갑자기 피로감이 생긴거에요. 그떄 왠지 열도 좀 나고, 처음에는 몸살감기인 줄 알았죠. 근데 감기와는 조금 달라요.
김 연구원: 뭐가 어떻게 다르죠?
SCP-1600-KO-1: 일단 감기약을 먹어도 전혀 낫지 않았어요. 그리고 이건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건데, 제 머릿속을 누군가가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저 자신이 흐물흐물해지면서 늘어나는 느낌? 말로 설명이 어렵네요. 아무튼 지금 제정신이 안 들어요. 몸을 움직이는 감각도 뭔가 어색해졌어요.
김 연구원: 무슨 뜻인지 잘 알겠습니다. 일단 새로운 약을 처방하는 게 좋겠습니다.
[기록 종료]
비고: SCP-1600-KO-1에게 신경안정제와 해열제가 처방되었다.
면담-2:
면담 기록
면담 일자: 2023/7/14 (토)
면담자: 연구원 김██
피면담자: 박██
김 연구원: 박██ 씨, 차도가 좀 어떻습니까?
SCP-1600-KO-1: 그 약을 먹은 뒤 잠깐은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제, 전부 망가져 버렸어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몸이 엄청나게 무거워진 것을 느꼈죠… 젠장. 머리가 너무 어질어질하고, 거리감이 헷갈리는 것 같습니다. 일상생활이 너무 힘들어요.
김 연구원: 그렇군요. 아무래도 약이 덜 받았나 봅니다. 새로운 약을 처방해 드리죠.
SCP-1600-KO-1: 하지만 분명 처음에는 효과가 있었다고요! 왜 효과가 갑자기 없어진 거죠?
김 연구원: 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
SCP-1600-KO-1: 모르신다고요?
김 연구원: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았을 뿐이지요. 계속해서 이런 치료를 받는다면 박██씨는 결국 원래 몸 상태를 회복하게 될 거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SCP-1600-KO-1: 알겠어요.
[기록 종료]
비고: SCP-1600-KO-1에게 항바이러스제가 처방되었다.
면담-3:
면담 기록
면담 일자: 2023/7/21 (토)
면담자: 연구원 김██
피면담자: 박██
김 연구원: 상태가 또 악화되었다고요?
SCP-1600-KO-1: 네. 물론 처음에는 좋았지만… 이 지긋지긋한 수요일만 되니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졌어요. 어째 점점 더 나빠지는 것만 같네요.
김 연구원: 뭐가 어떻게 나빠졌나요?
SCP-1600-KO-1: 그러니까, 뒤지게 피곤하고 힘든 건 그대로인데 어느 순간부터 삐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김 연구원: 환청이 들리신다는 건가요?
SCP-1600-KO-1: 말하자면 그런 거죠.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시죠?
김 연구원: 이것만으로는 알기 어렵군요. 다만 제가 보기에는 6일이라는 주기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변칙적인 요인이 정신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네요.
SCP-1600-KO-1: 그럼 치료가 안되는 건가요?
김 연구원: 글쎄요. 일단 변칙성이 개입한 이상 확답하긴 어렵습니다. 이 기회에 하시던 일을 좀 쉬시는 건 어떻습니까? 제 생각에는 조금 여유를 가지며 치료를 받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SCP-1600-KO-1: 좋은 생각이네요.
김 연구원: 그럼 약을 처방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면담을 요청할 것을 부탁드립니다.
[기록 종료]
비고: SCP-1600-KO-1에게 항우울제가 처방되었다.
면담-4:
면담 기록
면담 일자: 2023/8/2 (수)
면담자: 연구원 김██
피면담자: 박██
김 연구원: 어째서 이렇게 늦게 오신거죠? 안색이 많이 초췌해졌군요.
SCP-1600-KO-1: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지요. 저는 일을 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들도 하고 먹고 싶었던 음식들도 먹었지요. 먹던 약이 다 떨어졌지만 더 이상 아프지 않았습니다.
SCP-1600-KO-1이 숨을 깊게 들이쉬더니 한숨을 쉰다.
SCP-1600-KO-1: 그러던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머릿속으로 한 목소리가 속삭였습니다. 저는 잠에서 깨서 그 목소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았지요. 그랬더니 제가 들은 것은 '안녕하세요….'라는 말이었어요!
김 연구원: 그래서 결국 무언가가 당신에게 말을 걸었다고요?
SCP-1600-KO-1: 누군가가 말을 건 게 아니라 제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울렸다고요! 중저음 목소리를 듣자 소름이 돋아서 저는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젠장, 저는 욕지거리를 하며 거리를 걷고 있었어요. 목소리는 저와 계속해서 대화를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왜인지 대답을 하면 안될 것 같았습죠. 저는 편의점에 들어갔어요. 너무나 무섭고 불안해서 처음으로 담배 한 갑과 라이터를 샀죠. 그리고 길에 나와 불을 붙였습니다. 그래서 숨을 들이마시자 갑자기…
김 연구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SCP-1600-KO-1: 목소리가 갑자기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리고 정적만이 남았죠. 결국 몸은 지금껏 그랬듯 멀쩡해졌습니다. 담배를 피는 동안은 그 목소리가 제게 말을 못 거는 것 같아요.
김 연구원: (한숨을 쉬며) 담배는 이제 그만 피셔도 됩니다. 제가 약을 처방해드리죠. 그리고 앞으로는 적어도 6일마다는 면담을 신청하세요.
SCP-1600-KO-1: 그래요. 하지만 담배를 끊기에는 어려울 것 같군요.
비고: SCP-1600-KO-1에게 개발 중인 열대과일 음료수가 처방되었다. 해당 처방에 대해 SCP-1600-KO-1은 이전과 동일하게 6일간 효과를 보았다.
면담-5:
면담 기록
면담 일자: 2023/8/9 (수)
면담자: 연구원 김██
피면담자: 박██
김 연구원: 오늘로 6일째로군요. 경과는 좀 괜찮으신가요?
SCP-1600-KO-1: 물론이죠. 그… 맛이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요.
김 연구원: 그래요. 새로운 약을 처방해 드릴테니 점심부터는 새로운 약을 복용하시면 되겠습니다.
SCP-1600-KO-1: 저는 그럼 앞으로도 평생 약을 먹으면서 살아야 하는 건가요?
김 연구원: 당연하겠지만 완치가 되면 약을 그만 드셔도 됩니다.
SCP-1600-KO-1: 도대체 언제 치료가 되길래 약을 계속 먹으라는 건가요? 어두운 밤에 혼자 누워 있을때면 저는 그 목소리가 저에게 말을 걸어올까봐 무서워진다고요.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어요. 다시는 그 목소리를 듣고싶지 않아요.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전전긍긍해야 하는 거죠?
김 연구원: 박██씨, 치료 날짜는 환자분의 상태에 따라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 6일 뒤에 봅시다.
SCP-1600-KO-1: 네…
비고: SCP-1600-KO-1에게 설탕물이 처방되었다.
2023/8/11 녹화 기록:
SCP-1600-KO-1이 거리를 걷고 있다.
SCP-1600-KO-1: (중얼거림) 안녕, 안녕, 즐거웠어, 안녕…
SCP-1600-KO-1이 휘청거리더니 쓰러진다.
SCP-1600-KO-1: 우우우웨에엑
[기록 종료]
비고: 이때 SCP-1600-KO의 격리 파기가 발생하여 기억 소거 및 격리 절차가 이루어졌다. 또한 SCP-1600-KO-1을 담당했던 김 연구원에게 적절한 징계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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