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자: 한윤서 박사, 이주현 박사
목적: 가짜 문서 SCP-1551-KO의 고의적인 유포의 시행 여부에 대한 결정
<기록 시작>
두 버튼이 놓인 탁자가 찍히고 있음
한윤서 박사와 이주현 박사가 들어옴
한윤서 박사가 자리에 앉음
이주현 박사가 한윤서 박사의 맞은편에 앉음
한윤서 박사: 그럼, 이제 말 좀 해볼까요?
한윤서 박사가 버튼을 누름
이주현 박사: 그래요, 그럼 이제 저 좀 설득해보시죠. 어째서 이런 결정을 하려는 겁니까?
한윤서 박사: 결정이요? 무슨 결정 말이죠?
이주현 박사: 지금 말장난하자는 겁니까? 그냥 물어보죠, 도대체 왜 허구의 현상을 보고서로 쓰고, 그걸 또 왜 기밀 유출이 된 것처럼 연출하려는 겁니까? 저는 이해가 안 됩니다만.
한윤서 박사: 재단은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죠.
이주현 박사: 비극적인 거짓을 퍼뜨리는 것과 재단이 성장하는 게 뭔 상관입니까?
한윤서 박사: 이주헌 박사님, 어릴 적에 초능력자가 되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을 품은 적이 있습니까?
이주현 박사: 왜 갑자기 논제를 벗-
한윤서 박사: 대답 좀 해주십시오.
이주현 박사: …했죠.
한윤서 박사: 그럼, 그걸 이 재단에 오기 전에 이뤘습니까?
이주현 박사: 당연히 못 했죠. 근데 그게 이 논의랑 무슨 상관이-
한윤서 박사: 그럼, 지금은 할 수 있습니까?
이주현 박사: 못하죠.
한윤서 박사: 정말 못할 것같나요?
이주현 박사: …못하겠죠.
한윤서 박사: 확신하지 못하시겠죠? 그게 제가 이런 결정을 하려는 이유입니다.
이주현 박사: …그게 무슨 소립니까?
한윤서 박사: 간단히 말해드리죠. 우리는 이 변칙적인 초상세계에 있죠. 그리고, 그런 세계에서는 뭐가 어떻게 될지를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아무나 특별해질 수 있다는 것이죠. 반대로, 예측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당장 출근하면서 밟은 길이 지구 멸망 스위치일 수도, 방금 마신 공기가 방사성 물질로 변환된 것일 수도, 제 몸이 갑자기 1초 만에 붕괴될 수도 있단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걸 고려하지 않죠. 자신이 특별하기에 그런 게 일어나지 않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주현 박사: 그런 걸 일일이 고려하면 재단의 자원만 쓸데없이 쓰이니 고려하지 않는 것이겠죠. 그리고, 설령 그리 생각해서 대처하지 않는다 칩시다. 그럼 뭐 어쩌라는 거죠? 그리 특별함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면 종교라도 만들 겁니까?
한윤서 박사: 종교는 안되죠. 하지만,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한 믿음은 심을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재단이 인정한 비극적인 미래를 퍼뜨리는 겁니다.
이주현 박사: 발전이 안 끝나게 신한테 빌빌대게라도 만들려는 겁니까?
한윤서 박사: 아니요, 사람들에게 자신이 특별하다 여길 기회를 주는 겁니다. 재단 인원들은 자신은 특별하다고 여기며, 재단이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을 깨부수려 노력하겠죠. 더군다나 이건 발전이 당장 끊기는 게 아니기에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을 겁니다.
이주현 박사: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발전해야 하나요? 제정신인 거 맞습니까?
한윤서 박사: 전 진심입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발전해야 하는 이유는 저희가 살아갈 수 있는 확률을 늘리기 위해서죠. 이쯤이면 당신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부디 좋은 선택을 하길 바라죠.
한윤서 박사가 자리에서 일어남
이주현 박사: 재단 인원들이 그 문서에서 이상한 점을 찾을 수도 있다는 것은 예상 못 하셨습니까?
한윤서 박사: 그건 문제없습니다. 재단 인원들은 유출된 가짜 정보를 그대로 믿을 테니까요. 재단에서 공개한 것도 아니고, 유출된 거니 말이죠. 우리가 변칙을 믿듯, 그들은 재단의 유출된 정보를 믿겠죠.
한윤서 박사가 방을 나감
이주현 박사: 이런… 이게 뭔…
정적이 지속됨
이주현 박사: 특별하게 느낀다..
정적 이어짐
이주현 박사가 일어남
이주현 박사: 후..
이주현 박사가 버튼을 누름
이주현 박사: 이것도 특별하게 느낀다에 포함되는 건가?
이주현 박사가 방을 나감
<기록 종료>
결과: 가짜 문서 SCP-1551-KO를 재단의 모든 인원에게 공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