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381-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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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1381-KO 보안 인가 적용됨
격리 등급: 케테르 (Keter) 담당 부서: 심령학부, 외무부

특수 격리 절차

SCP-1381-KO의 유동성으로 인하여, 대상의 완벽한 격리는 불가능에 가깝다. 현재 재단은 SCP-1381-KO가 민간 시선에 노출되지 않는 것을 필두로, 다양한 변칙개체 접근을 차단, 또는 위장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격리 절차의 주요한 전적을 열람하려면, 제145K기지 데이터베이스를 참조하라.

현재로서 제145K기지는 SCP-1381-KO-1에 대한 외교적 접근을 진행 중이다. SCP-1381-KO-1이 다양한 요주의 인물들과 접점이 있는 점, 재단에 그리 적대적이지 않은 점을 보아 양질의 휴민트 정보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설명

SCP-1381-KO는 대략 201m2 넓이의 변칙적 건축물로, 하얀색과 파란색 벽으로 단장된 빨래방의 모습을 띈다. 시설 내부로 이어지는 문은 불투명 유리로 구성되어 있고, 대부분의 건축자재는 변칙적으로 강한 내구성을 보인다. SCP-1381-KO의 모든 문은 어떠한 잠금장치도 존재하지 않지만, 특정한 여부에 따라 잠기거나 열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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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P-1381-KO 내부로 이어지는 외부차원 통로 중 하나. 객체는 4일 후 외부차원 통로로서의 변칙성을 잃고 정상적인 벽으로 돌아갔다.

SCP-1381-KO는 세 가지의 주요한 변칙성을 지니고 있다. 첫 번째 변칙성은 대상의 위상 불안정성으로, SCP-1381-KO의 3차원적 좌표는 불규칙적으로 변경된다. 그 즉슨 대상은 어떤 상황에서 어느 장소에나 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의 자세한 범위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재로서 대한민국 이외의 장소로 이동하는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특이하게도, 상술한 변칙성은 대다수의 경우와 다르게 주위 물체에 공간변칙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 예시로, SCP-1381-KO가 이동한 장소는 공간 왜곡, 물체 좌표의 증가나 하락, 주변 위상의 붕괴 등의 변칙적 부작용이 관찰되지 않는다. 그로 인하여 SCP-1381-KO의 변칙적 이동으로 인한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두 번째 변칙성은 SCP-1381-KO 내부에 만연한 W급 차원관문1이다. SCP-1381-KO는 그 위상학적 불안정성을 이용, 다양한 장소에 물리적 실체를 드러낼 수 있다. 이 그 범위는 대한민국 전역에 육박한다.

세 번째 변칙성은 SCP-1381-KO의 소유자2에게서 관찰된다. SCP-1381-KO-1은 유사인간의 형태를 띈 종속성 신격독립체3로, 외견상 30-40대의 남성으로 보인다. 대상이 착용하는 복장은 다양한데, 주로 다양한 옷 위쪽에 검은 두루마기를 걸치는 것을 선호한다. 현재로서 SCP-1381-KO-1의 정확한 소속, 목표, 그리고 변칙적 능력의 범위는 불명확하다. 진입 시도 참고.

발견 기록

SCP-1381-KO는 제2차 대한민국 변칙 대규모 발생 사건 이후로 실행된 전국적 변칙 조사에서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에는 세탁소 자체는 확인되지 않은 관계로 단순한 공간변칙적 현상으로 인지되었고, 그에 따라 저우선도 개체로 분류되었었다. 그러나 SCP-1381-KO의 존재는 초상사업체들의 전국적 유입, 그리고 초상세탁paralaundry 업체 블루오션이었던 한국 환경에 따라 시행되던 조사를 통해 인지되었는데, 이는 대다수의 인물들이 "광명빨래방" 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국의 외부차원 관문에 대한 조사가 실시되었고, 곧바로 SCP-1381-KO를 확보할 수 있었다.

최초로 발견된 차원관문은 섬진강 부근에서 발견되었다. 이는 해원읍4과 유사한 기작으로 인한 것이었는데, 강의 빠른 흄 준위 흐름에 따라 차원관문이 쉽게 형성되는 원리이다.

발견 직후, 제145K기지는 기적사 인력을 통하여 해당 관문을 고정, 이동에 용이하게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2일간의 준비 후 4급 미확인차원 탐험장비를 동반한 개인 탐사가 결정되었다. 기지 행정부는 몇 차례의 심의를 통해 긴급대응반 소속 이서준 부대원5이 가장 이상적인 요원임을 판단했고, 즉시 탐사를 실시했다. 이하는 탐사 기록이다.

SCP-1381-KO 침투 및 탐사 기록

서론: .

침투 인원: 이서준 부대원 - 신상정보는 상동. 4급 미확인차원 탐험장비 외에도 추가적인 탈출 장비가 지급되었다.

지휘 인원: 하은호 분석관 - 긴급대응반 지휘과 상황분석관. 타입-블루는 아니나 심화적 차원기적술에 능통하기에, 적합 인원으로 판단되었다.

[기록 시작]

이서준 부대원: 아아, 마이크 테스트. 잘 들립니까?

하은호 분석관: 넵, 들립니다. 관문은 잘 고정되고 있습니까?

이서준 부대원: 어- (잡음)

외부차원관문이 일정한 요동을 보이며, 나선형으로 잠시 뒤틀린다. 그 직후 조정된 링고 현실 양묘기6가 기동되고, 다시 원래 크기로 복구된다.

이서준 부대원: 어차피 듣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까 뭐 하나만 말해도 됩니까?

하은호 분석관: 뭡니까?

이서준 부대원: 제가 아무리 신격독립체 거주지에 침입하고 그랬다지만… 너무 믿으시는 것 아닐까- 가끔 걱정되곤 합니다.

하은호 분석관: 괜찮습니다. 양묘기가 잡고 있는 한 요원님은 안전합니다.

이서준 부대원: 안전… 그래요. 안전하겠죠.

이서준 부대원: (한숨) 진입하겠습니다.

이서준 부대원이 발판을 딛고 차원관문에 진입한다. 기준현실에서 부대원의 위상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신체의 절반이 들어가자, 잠시 강한 반발이 일어난다.

반발이 잦아들자 송출기에 차원관문 너머의 형상이 뚜렷하게 보인다. 너머는 깔끔한 세탁소와 유사한 형상으로, 여러 세탁물들이 이동식 탁상에 놓여져 있다. 천장은 여러 건물의 그것과 유사한 아미텍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파도 무늬가 새겨져있다. 입력장치가 주변으로 돌려지자 3개 정도의 창문이 보이며, 기준차원과 동일한 바깥 풍경을 투사하고 있다. 이서준 부대원이 중심을 잡고 정중앙을 바라보자, SCP-1381-KO-1 이 보인다.

SCP-1381-KO-1: 흐음?

이서준 부대원이 장착한 카메라에 SCP-1381-KO-1이 완전히 포착된다. 대상은 검은 두루마기를 와이셔츠 위에 두르고 있으며, 30대 남성의 외형을 띄고 있다. 체형은 이서준 부대원과 비슷하나, 훨씬 늘씬하다.

이서준 부대원: 어,

SCP-1381-KO-1이 부대원을 간략하게 훑어본다. 대상은 이서준 부대원의 잠입형 촬영 / 수신 장비를 인지하지 못 한 듯 보인다.

SCP-1381-KO-1: 처음 오신 분이시면 저어기, 연락처만 작성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은호 분석관: 이런 상황은 고려 못 했는데. 차원이 세탁소로 이어져있을 줄은 몰랐군요. 위장용 연락처 기억하시죠?

이서준 부대원이 카메라 주변을 세 번 두드려 OK 신호를 표시한다.

하은호 분석관: 연락처 대응 담당은 따로 잡아놓겠습니다. 우선은 자연스럽게 뭐라도 세탁하러 온 것 처럼 행동하다, 적당한 때에 차원을 이탈합시다.

이서준 부대원: (웃음) 몰랐네요 이거. 빨리 적어서 드리겠습니다.

[몇 가지 작성 절차 생략됨]

이서준 부대원이 연락처 서류를 SCP-1381-KO-1에게 건내준다. 적힌 모든 정보는 위장용 정보이며, 연락망은 재단 정보국에 의해 감청이 진행 중이다. SCP-1381-KO-1은 서류를 받은 후, 몇 가지 인(印)을 적어, 영체를 통해 분류함에 넣는다.

SCP-1381-KO-1: 그러면… 여기에 그냥 옷 빨러 온 것은 아닐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맞나요?

하은호 분석관: 대충 꾸며냅시다. 외부차원 세탁업체라는게 그리 흔한 건물은 아니니까, 아마 초상세탁paralaundry 업체인게 분명해요. 우선 피 관련으로 몇 가지 말한다면, 저쪽도 의심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서준 부대원: 그렇죠. 그렇죠. 그게 아니고, 아끼던 옷에 피가 묻어서요. 가까운 날에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말입니다. 그거 세탁하러 왔습니다.

SCP-1381-KO-1: 피요? 혹시 어떤 종류인지….?

이서준 부대원이 미세하지만 확실하게 카메라를 두 번 두드린다. 지속적인 도움 요청 신호이다.

하은호 분석관: (한숨) 애매한데. 음, 오점이 묻은 옷이라면 법의학과가 몇 벌 있을 겁니다. 흔한 옷 종류를 대시면 될 겁니다.

이서준 부대원: 으, 으음. 기적학적 절차가 되어있어서 말입니다. 혼자서 지우기에는 꽤나 어려운 피라서 말이죠.

SCP-1381-KO-1: 아, 그러신가요? 그런데 옷이 보이질 않네요?

이서준 부대원: 아, 그건 말입니다. 여기서 빨 수 있을지를 몰랐죠, (웃음)

SCP-1381-KO-1가 잠시 찡그리다, 이내 무표정으로 돌아온다.

SCP-1381-KO-1: 네?

하은호 분석관: 어차피 나중에 와도 될 것 아닙니까. 차분하게, 어차피 세탁소 주인이다 하고 생각해보세요. 근시일 내로 온다고 하고 날짜를 잡아놓읍시다.

이서준 부대원: 제 실수입니다. 어차피 그리 급한 사안도 아니니… 여기 영업 시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죠?

SCP-1381-KO-1: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합니다. 저기 시간표 보시면 정확하게 나와요.

이서준 부대원: 앗,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다음주 내에는 꼭 다시 오겠습니다.

SCP-1381-KO-1: 천천히 오세요, 천천히.

이서준 부대원: 넵!

이서준 부대원이 신속히 뒤로 돌아, 소형 탈출 장비를 사용한다. 돌아서던 도중 창문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간판이 보인다. 뚜렷한 코팅으로 특정한 문구가 쓰여있다. 식별 가능한 단어들은 "광명빨래방 : 모든 빨래 및 이상세탁 전문" 뿐이다. 행정부는 지정된 회수 좌표에 부대원이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 즉시 확보한다.

[기록 종료]

결론: 제145K기지 긴급대응반 및 차원변칙 관련 인력들의 분석 결과, SCP-1381-KO로 통하는 차원관문은 초기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장소에 위치하였다. 이서준 부대원이 회수한 데이터를 종합해 분석했을 때, 구성적 유사성을 보이는 차원 관문은 전국 강에 대략 52개, 50% 이하의 불확실한 유사성을 보이는 차원관문은 대략 400개 이상 위치하였다. 개중 대다수가 탄천을 따라 흐르는 수맥에 집중되었는데, 무속학부와 역사학부 동아시아분과가 해당 요소를 해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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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 기록

며칠간의 문헌조사 이후, 무속학부는 SCP-1381-KO-1은 종속성 신격독립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사료적, 사상적 연결고리의 부재로 정확한 종류와 상징적인 신화는 밝혀낼 수 없었다. 그리하여, 무속학부는 추가적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이서준 부대원이 SCP-1381-KO-1에게 재방문을 약속했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서준 부대원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친밀감 형성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SCP-1381-KO 침투 및 탐사 기록

서론: 상기한 사유로, 한 주가 지나기 전에 SCP-1381-KO 침투가 재개되었다. 이서준 부대원은 이전과 동일한 장비를 착용하고, 변칙적 혈흔이 뭍은 양복7을 지닌 채로 SCP-1381-KO에 진입했다. 참여 인원은 이전과 같다.

[기록 시작]

이서준 부대원이 외부차원관문을 고정한 장소에 다시 올라간다. 이전에 제145K기지가 고정한 외부차원관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이서준 부대원이 자신 허리에 달린 디스크 형태의 스크랜턴 현실 부표를 확인한다.

이서준 부대원: 여전히 똑같군요. 고정은 잘 되있나봅니다.

하은호 분석관: 당연하죠. 저희 못 믿습니까?

이서준 부대원: 으음. 그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신적 존재가 있는 외부차원에 들어가는건 어렵군요.

하은호 분석관: 진입로 열겠습니다.

이서준 부대원: 한숨

현실성 균열이 대각선으로 뒤틀리며, 이전과 유사한 차원관문을 만들어낸다. 이서준 부대원이 안으로 진입한다. 살짝 넓게 펼쳐진 현대식 코인빨래방이 보인다. 이서준 요원의 좌측에 몇 명의 비인간존재자가 빨래를 돌리고 있다.

SCP-1381-KO-1: 오셨군요.

이서준 부대원: 아, 절 기억하고 계셨나요?

SCP-1381-KO-1: 그럼요. 저희 가게가 이전한 뒤 거의 처음으로 초상세탁을 맡긴 사람인걸요?

이서준 부대원: 그럼 제 이전 사람들은 전부 일반 세탁물만 맡겼다는 얘기인가요?

SCP-1381-KO-1: 그렇죠.

SCP-1381-KO-1: 그건 그거고. 우선 그 때 언급하신 세탁물 먼저 주시겠습니까? 먼저 눈으로 보는게 좋으니까요.

이서준 부대원: 그쵸. 여기 있습니다.

이서준 부대원이 피 묻은 양복 한 벌을 건넨다. SCP-1381-KO-1은 양복을 모종의 물리력으로 띄우고, 오점이 묻은 부분을 응시하기 시작한다.

SCP-1381-KO-1: 으음. 이건… 사라지길 거부하는 피군요. 강한 원념이 붙어있는겁니다. 지우려고 할 수록 더더욱 들러붙죠.

이서준 부대원: 그게 무슨 얘기죠?

SCP-1381-KO-1: 마법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얘기지요. 이런 경우는 의외로 빠른데, 혹시 편하시다면 잠시 앉아계시다 가져가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이서준 부대원: 으음, 그러죠 뭐.

하은호 분석관: 정보를 입수하기 아주 좋은 때입니다. 일상적 대화를 시도해보시는건 어떤가요?

이서준 부대원이 카메라를 두 번 쳐서 수락 신호를 보낸다. SCP-1381-KO-1은 의자에서 일어나 빨래방 외부 창고로 들어간다. 몇 분 후, 대상은 혈술로 제작된 생물체 한 마리를 들고 나온다. 이는 동그란 수세미처럼 생겼으며, 손에 잡힐 정도로 작다. 생물 내부에 달린 촉수 부속지가 꿈틀거린다.

이서준 부대원: 실례합니다만.

SCP-1381-KO-1: 네?

이서준 부대원: 이건… 생물 아닙니까?

SCP-1381-KO-1이 양복을 잡아 스탠드 다리미판에 올려놓는다. 고르게 편 뒤, 혈액이 묻은 장소에 생물체를 올려놓는다. 그러자, 생물체는 부속지를 뻗어 점액을 분비함과 동시에 혈액 자국을 융해시킨다.

SCP-1381-KO-1: 그렇죠. 하지만 지금 보셨듯이, 혈액 제거에는 아주 탁월합니다.

이서준 부대원: 빨아먹고 있는겁니까?

SCP-1381-KO-1: 웃음 아주 효자죠.

20초간 침묵. 이서준 부대원은 생물체를 주시하고 있다. SCP-1381-KO-1은 뒤돌아서 대야를 준비하고, 드라이 클리닝용 세제를 팥 조금과 함께 찬물에 섞는다.

이서준 부대원: 보통 기계에 들어가지 않나요?

SCP-1381-KO-1: 아까 말했죠? 원념이 들러붙었다고. 손님 제사 지내는데 누가 로봇으로 밥 차려주면 어떱니까, 싫죠?

이서준 부대원: 그…렇죠?

SCP-1381-KO-1: 거 봐요. 이것도 똑같습니다. 손으로 빨아야지 사라져요.

SCP-1381-KO-1: 이상하죠?

이서준 부대원: 네?

SCP-1381-KO-1: 초상빨래라는거. 참 복잡하지 않나요?

이서준 부대원: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네요. 뭐가 많고.

SCP-1381-KO-1: 처음에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게 초상빨래라는 것이, 참 재밌습니다. 평범하게는 절대 못 제거할 오점을 제거하는 것도 그렇고, 그 점 때문에 거의 모든 과정이 수동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그렇고요.

SCP-1381-KO-1이 생물체를 제거한 뒤, 불명의 물리력으로 창고 내부로 이동시킨다. 그 후, 남은 옷을 이전에 채운 대야에 집어넣는다. 비변칙적인 드라이클리닝 절차가 반복되나, 중간중간 팥이 쓸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서준 부대원: 팥은 원념을 제거하려고 넣은건가요?

SCP-1381-KO-1: 그렇죠. 이 피는 이런 식으로 지우지 않으면 다시 나타날겁니다. 완벽하게 제령을 해야죠.

이서준 부대원: 신기하네요. 이런 초상세탁, 이런거 한국에 많지 않은데 말이죠.

SCP-1381-KO-1: 당연하죠! 아마 한국에 초상세탁 전문가는 저 빼고 몇 명 없을걸요?

이서준 부대원: 그럼 이런 기술은 왜 배워서 오신겁니까?

SCP-1381-KO-1: 네?

빨래 치대는 소리.

이서준 부대원: 이런— 선두주자가 되려면 용기가 있어야죠. 안 그래요? 혹시 모르잖아요, 초상세탁방이 망할지도. 그런데 이걸 배운건 다 뜻이 있지 않겠나요?

SCP-1381-KO-1: 흠. 그렇죠.

SCP-1381-KO-1가 뒤를 돌아본다. 세탁방 내부에는 이서준 부대원과 대상을 제외한 그 누구도 없다. 전방의 네온사인이 살짝 반짝인다.

SCP-1381-KO-1: 마침 사람도 없으니, 이야기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이서준 부대원: 이야기요?

SCP-1381-KO-1: 금방 끝납니다. 걱정 마세요.

SCP-1381-KO-1: 서천 컨트리클럽이라고 하면 아실 터인데, 뭐 고급 휴양지 같은 곳이 있습니다. 오래 전에, 저는 그곳이 세워지기 전부터 근무했습니다. 신화에 나오곤 하는 저승사자 이런것들이 있잖아요, 그 중 한 명이 저였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였죠. 솔직히, 못 믿겠다 하셔도 됩니다. 말이 안되니깐.

이서준 부대원: 믿고 안 믿고는 상관없죠.

SCP-1381-KO-1: 그런가요?

SCP-1381-KO-1: 그렇군요. 그렇다면야.

빨래 철썩이는 소리.

SCP-1381-KO-1: 아무튼 정말 말하기 오래 전부터 저는 거기서 근무했습니다. 리조트… 건물이 지어지기도 전에 말입니다. 꽃밭을 떼어내서 서천 클럽 리조트로 만들었거든요. 그게 떼어지기 전부터 쭈욱 근무했습니다.

이서준 부대원: 그러면 어떤 일을 했나요?

SCP-1381-KO-1: 저는 객사차사였습니다. 사고로 오지에서 죽은 사람들의 목숨을 거뒀죠. 사람 죽으면 달려가고, 제대로 다 못 다하고 죽어서 원통하면 다시 올려보내고, 죽은 지역 확인하고, 그 똑같은 일을 수천번도 더 한 것 같습니다. 정말 질리도록 사람 잡고, 설명하고, 안내하고. 반복작업이죠.

SCP-1381-KO-1: 저는 정말 사명감에 가득 차서 살았습니다. 참 보람있는 일이었거든요. 자기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안내해서 딱, 데려오는 일 아니겠습니까. 참 멋지죠, 정의롭고, 공정하고, 이타적이고.

SCP-1381-KO-1: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현장으로 나가라는 명령이 들어왔습니다. 동방삭이라는 자를 잡아오라더군요. 마침 그 때 쯔음 까마귀 한 마리가 적패지를 물고 날아가서 아주 개판이 났었는데, 또 지상에서 개판이 난거죠. 동박삭이라는 자가 술을 처먹고 수명을 조작한겁니다. 양생술을 이용해 무언가 했다고는 하는데, 저도 잘 알지는 못 했습니다.

SCP-1381-KO-1: 원래는 강림이 해야 하는 일이었는데 말이죠… 그 사람이 워낙 고참이라 뭐가 많더랍니다. 그런데 동방삭 이놈이 오지로 돌아다니고 있다보니, 상부가 저를 보내더라고요.

이서준 부대원: 고생이군요. 동박삭은 많이 들어봤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야기가 돌더라구요.

SCP-1381-KO-1: 거기선 뭐라고들 합니까? 다들 강림차사가 가서 잡았다고 하지 않나요?

이서준 부대원: 그렇죠.

SCP-1381-KO-1: 하, 구전이란. 항상 얼굴마담이 자리를 차지하네요.

이서준 부대원: 그러고 보니, 아까 전에 주인 분은 객사차사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SCP-1381-KO-1: 그렇죠. 동방삭을 잡은 것은 강림이고 뭐고 저였습니다. 억울해 죽겠네 아주. 그런데 다들 강림이만 보니까, 얼마나 섭섭해요?

SCP-1381-KO-1: 말이 샜군요. 설화대로, 저는 강으로 가서 숯을 하나 잡고 씻었습니다. 동방삭이 자주 산책나온다던 강이었죠. 죽도록 씻었습니다. 그 놈을 잡아야겠다는 사명감이 있었거든요. 제 명을 어기고 섭리를 개똥보듯 한 사람 아닙니까?

이서준 부대원: 그쵸. 잡아야죠.

SCP-1381-KO-1: 결국 저는 동방삭을 만났습니다. 그놈이 절 보고 박장대소를 했죠. 삼천갑자를 살아도 이런 놈은 못 보겠네? 하고. 그래서 잡았습니다. 설명하기 귀찮은 절차 밟고, 서류 쓰고, 투옥하고. 그런데 그러더니-

이서준 부대원: 그러더니요?

SCP-1381-KO-1: 풀려난겁니다. 들은 말로는 제주도 관련해서 강림사자 측과 사법거래를 했다더군요. 살던 중 처음으로 저승에서 사법거래를 통해 감형된 놈을 봤습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미더군요, 공정을 어겼는데 오히려 그걸로 살아남을 꼴 아닙니까?

SCP-1381-KO-1이 세탁이 완료된 양복을 옷걸이에 걸어 네모난 기기에 넣는다. 기기는 일종의 시간변칙적 도구로 보이며, 빠른 속도로 옷을 자연건조시킨다.

SCP-1381-KO-1: 그렇게 몇 백 년동안 질리지도 않고 항소를 해오더군요. 동방삭 잡은 지 수백년이 지났고, 그놈이 항소하고 법정싸움을 시작한지 300여년이 지났고, 모든 이야기를 듣다 보니 슬슬 정신이 나갈 것 같았습니다. 그 때 갑자기 동방삭을 잡으려고 숯을 씻던 시절이 기억나더라고요. 그러다가 어느 날, 동방삭이 저에게 찾아왔습니다.

이서준 부대원: 탈옥이군요!

SCP-1381-KO-1: 아뇨. 재판받는 중이라 재심에서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자유였습니다.

이서준 부대원: 네?!

SCP-1381-KO-1: 법이란 것이 참 이상하더군요. 저같은 현장직은 모를 정도로요.

SCP-1381-KO-1: 정말 이상하게도, 그 날 만큼은 힘이 빠지더군요. 동방삭 그 놈은 또 그걸 알아채고 저에게 한 잔 대접하겠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개수작같았지만 솔직히 제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그냥 받아먹는 샘 치고 주막에 들어가서 한 잔 걸쳤죠.

SCP-1381-KO-1: 그 놈 하는 말이 아주 가관입니다. 너는 영원불멸의 존재면서 힘들어 죽고 허리가 굽어가는데, 어째서 나같은 필멸의 존재는 이렇게나 쌩쌩하냐. 이러는겁니다. 화가 너무나도 났지만 딱히 반박할 말이 없었습니다. 객사자들을 인도하는 일들도 슬슬 지쳐가던 참이었거든요. 말했잖습니까, 슬슬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고. 그래서 저도 물었습니다. 그러면 너는 어찌 그렇게 열정적으로 항소하고, 도망다니고, 구구절절 빌고 다니냐고.

SCP-1381-KO-1: 그놈 말이 가관이더군요. 열정이 생겼다고 합니다. 하도 도망다니고 잡히고 맞고 다니다 보니, 도망가는 것 자체에 열의가 생겨서 즐겁다고 하더군요.

이서준 부대원: 미쳤군요.

SCP-1381-KO-1: 그래서 저도 물었습니다. 뭘 하니까 열정있는 것을 찾게 되었냐고. 그냥 살았답니다. 그냥 오래 사니까 나온답니다. 그냥 자기 하고싶은데로 가니까 찾을 수 있다더군요. 하, 그게 무슨 소리인지… 그리고 뭐라던지 아십니까?

이서준 부대원: 뭐라고 했는데요?

SCP-1381-KO-1: 나 잡는거 보니까 빨래 하나는 아주 갸륵하게 하더만, 그거나 하는건 어떻던가?

이서준 부대원: 뭔…

SCP-1381-KO-1: 솔직히 말하자면, 정말 쓸데없고 의미없는 일인건 알지마는… 그걸 할 때만큼 정신놓고 집중했던 때가 없던 것은 사실입니다. 머리를 비우고 숯이나 벅벅 긁던게 그렇게 집중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서준 부대원: 그러면 결국 빨래가 하고싶으셨던거 아닌가요?

SCP-1381-KO-1: 그 때는 몰랐죠. 그런데 점점 어디 빨래방 가서 옷을 돌리면 그걸 멍하니 바라보고 있고, 오래된 현장복이랑 구두에 묻은 얼룩들을 생각없이 벅벅 닦고 있고, 더 이상 부정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런 제가 싫었습니다. 동박삭이라는 내가 잡은 놈의 조언을 진심으로 받고 있는게 아주 싫었어요. 그래서 옷 대신 숯을 빨기 시작했습니다. 의미없는 뭔갈 닦다 보면 질리겠지, 하고는. 객사자 잡고, 탄천 가서 숯 닦고. 객사자 더 잡고, 숯 더 닦고. 객사자, 숯, 객사자, 숯.

SCP-1381-KO-1: 탄천에서 머리 비우고 그걸 하다보니 어느새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고, 닦다가 조각나서 사라진 숯만 해도 한 가마니. 어후. 어느새 탄천 주변에는 자전거도로가 생기고, 다리가 깔리고, 동물이 죽고, 사람이 다니고, 아파트가 생기고, 별 일이 다 일어나더군요. 그렇게 제 할 일을 하면서도 짬짬히 닦다 보니깐-

SCP-1381-KO-1: 어느 날 갑자기 숯이 하얀색이 되더군요. 농담이 아닙니다. 진짜로 숯이 하얀색으로 변했었습니다. 자전거도로 옆 볼미러에 비춰봤습니다. 하얀색이더군요. 분명한 순백색이었습니다. 다시 물에 담궈봐도 하얀색은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이서준 부대원: 숯을… 정말 씻어내신 건가요?

SCP-1381-KO-1: 그건 모르죠.

SCP-1381-KO-1: 그 뒤로 공직에서 뛰쳐나갔습니다. 그리고 빨래방을 차린겁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이걸 잡은게 맞는걸지, 뭘 하고 어디서 사명을 둬야 할지 말입니다. 속에 있는 뭐가 다 타버린 기분입니다, 아주.

잠시 침묵.

이서준 부대원: 흠, 정착지를 둬보는건 어때요?

SCP-1381-KO-1: 네?

이서준 부대원: 어디 뉘일 곳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책임감도 거기 생기잖아요. 그럼 조금이라도…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직업도 바꿨잖아요. 다른 것도 바꾸면 더 좋아질지도 모르죠.

SCP-1381-KO-1: 흐음.

이서준 부대원: 서천 어디서 근무하시던 시절에도 거기서 일하는 것에 사명감을 가지셨다면서요. 소속감이죠, 그런건.

SCP-1381-KO-1:

SCP-1381-KO-1: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가셔야 하지 않나요? 중요한 미팅이 있으시다면서요?

이서준 부대원: 아! 그- 그렇네요.

SCP-1381-KO-1이 오점이 사라진 양복을 이서준 부대원의 손에 들려준다. 양복은 비닐에 싸여있다.

SCP-1381-KO-1: 안녕히 가세요.

이서준 부대원이 탈출 장치를 사용하여 외부차원에서 나온다. 몇 초 후, 거대한 흄 준위 변동이 감지된다.

[기록 종료]

결론: 이서준 대원이 확보된 이후, 유지되던 차원관문은 불명의 이유로 사라졌다. SCP-1381-KO가 재단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으로 보아, 대상은 이전부터 재단의 감찰 시도를 인지했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해당 사건 이후, SCP-1381-KO는 일종의 "정착지" 를 찾으려는 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현재 대상이 가장 자주 목격되는 장소는 Nx-146 ("해원읍") 으로, 추가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다.


SCP-Logo-small-thick.png 1381k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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