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002-KO


나는 파도가 치는 백사장에서
한 자루 검과 함께 눈을 떴다

내가 그토록 미워한 검이건만, 내가 그토록 무서워한 검이건만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기에 내가 그 검을 들었다

검을 든 내 손은 희고, 내 발걸음은 가벼웠다
검으로 다른 검을 치고, 방패를 깨뜨릴 차례였다
그런데 또 우스운 것은, 검은 사람을 베기 위해 있는 것인데
나는 왜 사람을 베지 않고 나무나 쇠를 치러 가는가

알 게 무어냐
어차피 이건 내 검도 아닌 것을

아니 애초에 이건 검도 아닌 것을


일련번호: SCP-1002-KO

등급: 히에말(Hiemal)

특수 격리 절차: 최초의 SCP-1002-KO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원전 27세기 이후로 총 몇 자루의 SCP-1002-KO 개체가 제작되었는지, 또 2023/5/1 현재 기준 총 몇 자루가 현존한 상태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전무하다. 따라서 현행 SCP-1002-KO 격리 절차는 현존하는 SCP-1002-KO 개체들을 전부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O5 평의회 결의 제23-1011호에 의거, SCP-1002-KO의 소유자들 중 재단에 우호적인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SCP-1002-KO가 관여된 2종 고위협 사태의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이미 발생한 2종 고위협 사태를 조기 진압하는 데에 중점이 맞춰져 있다.

SCP 재단 한국사령부에는 2종 고위협 사태의 발생이 임박했거나, 또는 이미 발생한 것이 분명해질 경우 제01K기지의 주관 하에 검선劍仙 규약을 발동, SCP 재단 한국사령부 예하 주요 보안시설의 가용 자원을 임의로 징발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현재 기준 한국사령부 내에서 검선 규약의 발동 및 실행 권한을 가진 인원은 한국사령부 최선임 인원인 노래마인 관리이사관, 또는 노래마인 관리이사관 부재시 이강수 제21K기지 이사관이다. 현행 격리 절차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5등급 보안 인가, 또는 1002-KO 보안 인가 소지자에게만 공개되어 있다.

설명: SCP-1002-KO는 주로 철이나 청동 등의 금속 물질로 만들어졌으며 길고 날카로운 형상을 한, 일반적으로 '검'이라 불리는 무기들 중 일부 개체를 지칭한다. SCP-1002-KO의 형태는 그것이 제작된 시대와 문화적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비변칙적 검과 SCP-1002-KO를 구분할 수 있는 외적인 특징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재단이 수집한 고대 사료에 따르면 SCP-1002-KO는 대략 기원전 27세기 경 현재의 중국 황허강 유역에서 순전히 인간의 사념, 그 중에서도 안타까움이나 절망감, 분노 등 특정한 부정적 감정들의 혼합체를 봉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처음 제작되었다.

SCP-1002-KO의 제작법은 긴 시간을 거치면서 사실상 실전되었으며, 아직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장인들이 존재는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재단에 의해 그러한 기술을 가진 개인 혹은 집단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 마찬가지로 어떤 절차나 의식을 거쳐 SCP-1002-KO 개체가 한 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인지, 어떻게 SCP-1002-KO 개체가 그 소유자의 사념을 추출하여 그 안에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바가 없다.

SCP-1002-KO 및 그 소유자에 대하여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은 다음과 같다.

  • 일단 한 인간이 SCP-1002-KO 개체를 정식으로 소유하게 되면, SCP-1002-KO의 소유자는 더 이상 나이를 먹지 않는다. 청소년의 경우 성장이 멈추고, 성인의 경우 늙지 않는다. 따라서 SCP-1002-KO를 계속 보유하고 있는 한, 해당 소유자는 노화로 자연사하지 않는다.1
  • SCP-1002-KO 개체에는 자의식이 없으나 소유자의 감정, 의지, 사고와 공명하는 성질이 있다. 이러한 공명은 주로 SCP-1002-KO 개체의 변성으로 이어지며, 때문에 민간에서 제작한 검과는 달리 SCP-1002-KO는 때와 상황에 따라 그 강도와 내구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SCP-1002-KO는 파괴될 수 있으며, 주된 원인은 여러 차례의 충격으로 인한 금속 부분의 피로도 누적이다. SCP-1002-KO 개체가 파괴되었을 경우 해당 개체의 소유자는 다시 나이를 먹기 시작한다.
  • SCP-1002-KO는 부정적인 사념 그 자체를 추출해 저장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이 매우 특정하고 극단적인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순간적으로 분출하는 감정을 포집해 그 안에 저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SCP-1002-KO 개체가 자신의 사념을 흡수한 이후에도 해당 개체의 소유자는 계속해서 SCP-1002-KO가 추출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다.

SCP-1002-KO의 존재를 언급한 고대 사료들에 따르면, SCP-1002-KO 소유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SCP-1002-KO를 파괴하는 것을 삶의 목표로 여겼으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검을 이용한 결투나 전쟁에 능숙해지고 어떤 경우에는 검을 이용한 초상적 무술을 익히기도 하였다.

SCP-1002-KO와 일반적인 비변칙 검을 서로 구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SCP-1002-KO의 소유자들 중 대부분이 눈에 띄지 않는 삶을 선호하였기 때문에 재단을 비롯한 현대의 주요 초상기관들은 2022년 SCP-1002-KO가 연관된 2종 고위협 사태 발생 이전까지 SCP-1002-KO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2023년 사태가 종료되고 난 이후에야 SCP-1002-KO 관련 정보 다수가 재단의 손에 들어왔고, 이를 바탕으로 O5 평의회가 결의한 내용에 따라 SCP-1002-KO의 현행 격리절차가 수립되었다.

주의: O5 평의회 결의 제23-1011호에 의거 아래 기록물은 2023/2/11부로 5등급 기밀보안자료로 지정되었습니다. 5등급 보안 인가 또는 1002-KO 보안 인가를 소지하고 있는 인원만이 해당 기록물을 열람할 수 있습니다.










열람 시도 감지, 보안 인가 확인 중……











1002-KO 보안 인가 확인 완료, 2022~2023 재단 한국사령부 2종 고위협 사태 보고서를 불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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