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가

노랫소리가 들린 것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사람들은 기이한 목소리에 빠져들어 곧 찾아올 어둠을 두려워했다. 일부는 울부짖었으며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땅 위에 서 있는 자들은 고집스럽게 고개를 저었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들려달라며 애태웠고, 결코 불을 끄지 않았다. 그러나 끝내는 모두 잠이 들었다.

깨어난 이들은 모두 노랫소리가 바다에서 들려왔다고 기억한다.


O5 평의회 안건 1호 제출안 中; <조사 보고: '세이렌의 노래'에 관하여>에서 인용

아무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세이렌의 노래'는 첫 출현에 전 세계에서 발생했고, 이제는 서부 해안에서만 간헐적으로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랫소리를 듣게 된 사람은 최면 효과에 빠져 바다를 향해 걸어갑니다. 대부분은 그전에 잠들지만, 일부는 정말로 깊은 곳까지 걸어가버립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27구의 시신을 인양했고, 실제로는 5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두 번째 징조입니다.

회의록

S 어떻게 보십니까? 모두 동의하시지요?

G 그렇습니다. 많은 부분이 공통되는군요. 규칙을 발견했다고 생각해도 되겠지요?

U 너무 성급하게 단정짓지 맙시다.

G 뭐가 성급하단 말입니까? 양식에서 많은 부분이 일치합니다.

S 아니요, 그 말이 옳습니다. 성급할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사건이 또 발생하면 그때는 그렇게 생각해도 좋을 겁니다. 이제 대응에 대해 결정하죠.

U 의인을 찾아야겠죠. 서부 해안에서만 들려오고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S 그렇습니다. 합동 작전으로 갈까요?

G 아직 합동 작전은 이를 거라고 보는데요. 각자의 휘하 인원들 간의 융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S 이번 작전이 그를 위해 활용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으십니까?

U 연합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성급할 필요는 없지요.

S 그렇다면 역시 지역을 분담하는 거로군요?

U 그렇게 되겠지요. 의인의 보호 조치는 어떻게 할 겁니까? 이것도 공동 분담?

G 그거야 공동 분담을 해야죠. 우리 모두 합동 관리를 해야 합니다.

S 글쎄요, 우선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텐데, 그러면 시간이 많이 듭니다. 그때마다 우리가 매번 이런 식으로 모여야 할까요?

U 상황을 보고 결정하다뇨?

S 어디에 머무르게 할지, 가족을 함께 데려올지 따위와 같은 세부적인 사항들 말입니다. 섣불리 이동시키다가 오히려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니, 그걸 결정하기 전까지는 주변에서 보호 구금을 해두는 것이 낫다고 생각됩니다. 글쎄요, 이런 말하기 좀 그렇습니다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직설적으로 말하겠습니다. 의인의 구원 문제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정신적인 안정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가장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 단체는 오랜 역사 동안 많은 데이터를 쌓아놓은 바로 우리 재단이라고 생각합니다.

G 뭡니까? 그쪽이 데리고 있겠다는 건가요?

S 그렇습니다. 우리는 발견된 의인의 관리를 우리가 자체적으로 담당하기를 바랍니다.

G 무슨 말씀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요. 우리가 모여서 처우를 결정하고 요원들을 삼등분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된다는 말입니까?

S 의인 한 명마다 구원의 핵심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하고, 효과적인 안정법을 찾고, 외부의 위험에서 보호해야 합니다. 공동 관리는 형식적인 면에서 낭비가 심하고 혼란만 가중할 거라고 봅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들 사이의 교류가 아직 원할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G 말도 안됩니다. 이건 보통 사안이 아니잖습니까. 한 단체에게 몽땅 맡겨둘 수는 없습니다. 발견하는 즉시 모든 소속의 인원들이 합동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S 우리 조직을 불신한다는 뜻입니까?

G 저는 이미 그쪽이 우리들을 불신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요.

U 이런 건 어떻습니까. 의인을 발견하는 즉시 우리에게 알리고, 그러면 보호 조치를 결정할 때까지 우리가 보호 감찰관 두셋을 우선적으로 파견하는 겁니다.

S 그 정도는 물론 염두에 두고 발언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걸 공개할 겁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은 물론 일부 인원을 파견할 수도 있고 회의를 거쳐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신속한 초동 대처를 위해 일선적으로는 우리가 관리를 맡겠다는 뜻입니다.

G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쉽게 넘길 사안이 아닙니다.

S 제가 내세운 근거가 그렇게 설득력이 없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요.

G 지금 장난합니까? 세계 멸망이에요. 우린 지금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모여있는 거라고요.

S 방금 발언은 주객전도입니다. 목적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이건 효율성의 문제입니다.

G 이봐요, 당신들이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분명한 근거가 어디 있단 말입니까? 이건 구실만 그럴듯한 궤변입니다.

U 그래요, 맞습니다. 그리고 삼자 회담에는 사회자가 따로 없습니다. 상대를 자극할 만한 발언은 스스로 자제하세요.

S 이 점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논해야 할 것 같군요.

SCP-169 주변 관측 기록 K2███10a

████████ 07:19, 2.1
████████ 07:33, 2.2
████████ 12:40, 2.7
████████ 10:11, 3.0
████████ 21:25, 3.8
████████ 01:47, 3.3
████████ 11:58, 3.5
████████ 03:18, 4.0
████████ 05:24, 3.8
████████ 13:02, 4.1

SCP 종합대응사령부 공식 기록 ███번 17호

이것 좀 보세요. 군도의 위치는 각각 적어도 4km는 움직였습니다. 지진 기록과 일치합니다. 좌표를 보세요. 29일, 30일, 1일, 너무 빨라요. 그리고 이틀 전, 여기, 여기 말입니다. 반대로 움직였어요. 맞아요, 동쪽, 이쪽은 그대로. 실제로는 이렇겠죠. 이 아래에서, 이 섬을 지나, 이렇게. 이런 형태로요. 보세요. 여기서, 이렇게. 상상이 되십니까? 맞아요, 맞아, 꿈틀거리고 있죠. 레비아탄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잠꼬대 하는 겁니다. 놈이 뒤척이고 있어요.

SCP 종합대응사령부 공식 기록 ███번 18호

세이렌의 노래. 그것밖에 없습니다. 레비아탄의 봉인이 깨지려 하고 있다는 징조에요. 바다의 종말입니다.

SCPS 위그드라실 교신 내역(██:██, ██.██)

A-2035 Maintain Connection… code-A5v7than
[Radio Communication] Channel9 Colorado

관제 센터: 위그드라실, 여기는 A-로드. 해안에서 이상 현상이 목격되었다. 귀선의 위치에서 확인할 수 있는가?

SCPS 위그드라실: A-로드, 여기는 위그드라실. 사방이 고요하다.

관제 센터: '세이렌의 노래'가 들리지 않는가?

SCPS 위그드라실: 아니다, A-로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파도 소리마저 들리지 않는다.

관제 센터: 파도가 멈추었다는 뜻인가?

SCPS 위그드라실: A-로드, 잘 들리지 않는다. 반복해달라.

관제 센터: 파도가 멈추었느냐고 물었다, 위그드라실.

SCPS 위그드라실: A-로드, 뭔가 잘못된 것 같다.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다. (고함소리) 귀가 먹먹하다. 기기 문제가 아니다. 청각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소란) 반복한다! 전 승무원이 현재 청각에 이상을 겪고 있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모두 같은 증세인 것 같다. 지시를─(알 수 없는 소음)(알 수 없는 소음)(메아리)[편집됨: 세이렌의 노래]

관제 센터: 위그드라실, 응답하라! 위그드라실!

SCPS 위그드라실: (소란) (멀리서)안 돼! 잡아!

관제 센터: 응답하라, 위그드라실!

SCPS 위그드라실: (울부짖는 소리)

관제 센터: 응답하라, 위그드라실. 응답하라.

SCPS 위그드라실: (메아리) A-로드, 승무원들 대다수가 정신을 잃었다! (고함소리) 통제불능이다! 저 노랫소리가 우리를 미치게 만든다!

관제 센터: 구조반을 보내겠다.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 위그드라실.

SCPS 위그드라실: (비명) 제1수석사격장교가 방금 물에 뛰어들었다! 승무원들이 울고 있고, 모두 겁에 질린 상태다! (알 수 없는 소음) 배를 돌리겠다!

관제 센터: 안된다, 위그드라실! SCP-169의 격리 지대에서 벗어나지 마라!

SCPS 위그드라실: 위치를 지킬 수 없다! (아우성) 배를 돌리겠다! 이대로 있다간 모두 미칠 것이다! SCPS 위그드라실은 현시점부로 SCP-169에서 퇴각한다! (알 수 없는 소음)

관제 센터: 위그드라실, 제자리를 지켜!

SCPS 위그드라실: (알 수 없는 소음)

제3차 간부 회의 여섯째

XXX A. XX: 뭐라고 하셨습니까?

O5-██: 전원 사살하라고 했네.

XXX A. XX: 제정신입니까?

O5-██: 박사!

O5-██: SCPS 위그드라실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도주 행위로 재단의 신뢰도를 실추시켰네. 두 번의 실수는 없을 거라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야 해.

XXX A. XX: 재단의 재산인 SCPS를 연방수사국과 공동 관리하기로 합의했다는 사실로는 충분하지 않으십니까? 회수 작전마저 생면부지의 단체와 함께 해야 할 판이란 말입니다.

O5-██: 불가피한 조치야.

XXX A. XX: 이봐요, 지금 자존심 때문에 이러는 것 같은데─

O5-██: 신중히 발언하게, 박사.

XXX A. XX: 아뇨, 이 말은 해야겠습니다. 당신들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감이 안 잡히나 본데, SCPS 승무원이면 지금 재단 최고 엘리트 인력이에요.

O5-██: 전선에서 도망친 자들이야. 지금 상황에선 절대 옹호할 수 없네.

XXX A. XX: 빌어먹을, 그렇다고 치죠─

O5-██: 박사.

XXX A. XX: 지금 이게 무슨 결정인지 아십니까? 우리는 재앙으로 대부분의 엘리트 요원을 잃었습니다. 크로우, 클레프, 기어스, 심지어 그 망할 불멸의 브라이트까지 다 죽었어요. 싹 다 죽었다고요. 거기서 겨우 정착이 된 게 지금 상황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그 인원들을 다시 죽여버리면, 그 후속 부대, 아니 다른 모든 인원들에게 미칠 영향이 어떨지 생각이나 해보셨습니까?

O5-██: 결정된 사안이네. 윤리위원회도 동의했어. 이대로 시행하게. 회의는 이걸로 마친다.

XXX A. XX: 이 빌어먹을 새끼들아, 윤리위원회가 네놈들 면죄부라도 되는 줄─<기록 종료>

<신의 도끼 작전> 초두 회의 작성 내용, SCPS 디트로이트에서

신의 도끼 작전
03:00~07:00
Q스네이크 A헌터
지휘관:
공동 지휘 재단 지휘관이 지휘
대략 40인
헬기 진입
내부 인원 파악
거점 확보
전원사살 제압 및 생포 전원 사살 장성급 사살 전원
전원 사살 OK

UIU가 인원 사살에 이의 제기
사령부에 연락할 것

작전 성공 문서 폐기 예정


"……그래요, 맞습니다. 우리는 '연방수사국에 끌려다니는 병신들'이라고 불리고 있죠.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테이트 박사가 웃었다. 회의석에 냉랭한 분위기가 감돈다.

"박사, 자네의 태도는……"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전 이미 경고까지 한 바 있습니다. 이제 와서 제 책임을 묻겠다고요?"

"그 문서가……"

"문서가 유출됐다고요? 그렇죠. 사실이죠. 그게 제 잘못입니까? 당신들도 연방수사국과 연합에 스파이 열댓 명쯤은 보내고 있잖아요. 그걸 케어하지 못한 부서의 책임이죠. 그 다음은요? 뭡니까? 이번엔 보안 교육을 걸고 넘어지실 차례인가요?"

"말을 자르지 말게, 박사."

"아뇨, 자를 수 있습니다. 전 충분히 자를 자격이 있지요. 당신들이 위그드라실 승무원들을 전원 사살하라고 지시했을 때, 저는 반대했고, 이 상황을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UIU가 현장에서 인원 사살 문제를 걸고 역으로 '이건 좀 아니다'라고 말해준 것이 퍼진 바람에, 당신들 입장은 좀 더 병신 같아졌어요. 그거 압니까? 내가 보기에 그 발언은 고의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우리들이 얼마나 막장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됐네, 박사! 당장 여기서 나가!"

테이트 박사는 얼굴에 웃음기를 거두었다.

"한 마디만 더 하죠. 당신들은 직원들의 신뢰를 잃고 있습니다. 이걸 간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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