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테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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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테상스 문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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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괴담의 무대, 또는 도입부로서 흔한 것이,
역시 「담력시험」 아닐까 싶은데요.
이유야 여러가지 있겠지만, 그것을 체험하는 사람이
괴이나 그 비슷한 것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이 아무래도 크겠지요.
꺼림칙한 사연이 있는 폐허에 무단으로 잠입한다.
친구와 함께 심야의 댐을 향해 차를 달린다.
저쪽에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이쪽에서 접촉을 시도한 결과로서 어떠한 무서운 현상을 당했다.
그런 경우라면, 소비자들은 안심하고 괴담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무런 쓸데없는 짓도 하지 않았는데 부조리한 체험을 당하게 된다면,
그것은 불합리하고 명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되어 버립니다.
그 점에서, 자기가 먼저 괴이를 찾아다니고, 대부분의 경우 어리석은 행위자로 묘사되는 「담력시험 하는 사람들」이 체험한 이야기라면,
별로 양심이 아플 일도 없고, 그들이 괴이에 시달려 오들오들 떠는 모습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히려 「면허를 갓 취득한 대학생이 심심풀이로 담력시험을 하러 갔다」는 도입부를 들으면 마음속 어디선가 「무슨 일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원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언뜻 보기엔 합리성과 동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유령 이야기조차도
불합리의 합리화와 명확한 문제해결의 구조가 선호되는 것입니다.
대체로 그 구조는, 이야기가 마무리될 무렵 제시되는 설명───
예컨대 「그 주변에는 과거의 사고로 희생된 지박령이 있었다」던가,
「전쟁 시절 상병자를 치료하던 시설이 근처에 있었다」던가,
그러한 「괴이 그 자체」의 출신성분에 대한 문맥의 제시를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독자는 때에 따라 그 뿐만 아니라 「괴이 체험자의 출신성분」에 대해서도
같은 문맥화를 이용해 설명과 합리화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원래부터 꺼려지는 고장에서, 또는 특수한 가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마을의 괴기한 인습에 휘말렸다」
이것이라면 광의의 유래담에 해당할 것이고,
「산신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은 결과, 가족이 미쳐 버리고 말았다」
이것이라면 고전적인 틀의 설화나 인과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담력시험을 하려 한 인물이라서 무서운 일을 당했다.
혹은, 괴이를 추구하는 행동을 했던 사람이라서 무서운 일을 당했다.
이런 구조라면, 원인과 결과가 간결하게 전달되기 때문에,
보다 널리 즐길 수 있고, 재미있게 받아들여지는 가 됩니다.

괴이와 괴이의 체험자, 그 쌍방에 존재하는 인과.
그것이 반드시 명시될 필요는 없지만,
그것을 적잖게 괴이담에 끼워넣는 것은,
어느 공동체 가운데서 괴이를 전승하는 이야기로서 널리 전해지게 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 됩니다.
그것을 명심하면서, 아래 이야기를 고찰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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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제가 대학에 진학하며 자취하게 된 동히로시마시 주변에서 체험한 이야기입니다.
동히로시마는 모 국립대학이 소재하는 입지 때문에 대학생들이 비교적 많은 장소입니다만,
제가 살던 곳은 소위 대학가스러운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곳이었냐 하면, 자연이 어중간하게 많다,
그렇다고 해서 관광자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시골」스러운 풍경도 아니고,
도시가 되고자 발돋움을 한 쇼와 말기부터 헤이세이 초기 사이의 상태로 굳어서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듯한, 그런 분위기의 장소였습니다.

여름이 되면, 가까운 야영장에 보이스카우트와 아이들이 모여들고,
그 밖의 여행객이라 하면, 아주 가끔 륙쌕을 짊어진 호사가들이,
거창한 카메라를 들고 단지나 길의 역들을 촬영하고 다니고.
최근 이 근처에 살기 시작했다고 오랜 친구에게 전했을 때도,
친구가 그 동네의 명물이나 관광명소는 뭐냐고 물어보면 대답이 궁해지는.
그런 동네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동네의 목조아파트에,
대학가에서 비싼 집세를 내고 싶지 않았던 저는, 촐업할 때까지 몇년을 살았습니다.

좋게 말하자면, 적당히 외지고 인적 없는 지역은
앞서 말한 것처럼 야영장 등 저렴한 단체생활을 하기에 오히려 적합한 곳이기도 합니다.
소학생 무렵, 마이크로버스를 타고 몇시간을 이동해서 「자연의 집」 같은 데서 단체생활을 경험해본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요, 요는 그런 활동을 하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소학생이라면 자연의 집, 고등학생이라면 수련원이나 염가의 합숙시설,
그리고 대학생이나 사회인이라면, 연수용 호텔이나 세미나하우스 등이겠지요.
이 이야기의 말하자면 무대가 될 장소는, 예전에 동히로시마 근교에 있었다는,
어떤 세미나하우스인지 별장인지 같은 그런 시설이었다고 합니다.

「같은」 이런 표현을 쓴 것은, 지금은 전해지는 정보밖에 남은 게 없고,
그 건물이 어디에 있었고 어떤 용도로 쓰였던 것인지,
원래부터 동히로시마 근교에 있었는지───달리 말하자면, 원래는 동히로시마 근교에 없었는지조차도,
아직 잘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의 발단은, 연호가 헤이세이로 바뀌고 몇 년이 흘렀을 무렵이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대학의 보안의식이 지금과는 딴판이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학생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일반인이 들어와서 대학 수업을 가장 앞줄에서 도강하고,
정체불명의 동아리가 사방에 찌라시를 뿌리고 하는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당연히 너무 눈에 띄는 인물이나 동아리는 당시에도 감시배제의 대상이었지만, 그래도 대놓고 단속당할 만한 사안은 (그런 수준으로 위험한 사람은 수효가 애초에 적기 때문에) 그다지 발생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요점은, 대학 입학식 전후로 찌라시를 돌린 기억은 있지만,
그 이후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는 잘 알 수가 없는, 그런 단체.
그런 단체들 중의 하나로, 어떤 동아리가 존재했었습니다.

단체명은 「  캥테상스カンテサンス」.
당시에 그런 것이 시쳇말로 어떻게 불렸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새 식으로 말하자면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하는 동아리였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의 찌라시를 보아도,
혹은 당시 그 구성원과 이야기를 해 보았다는 졸업생들에게 물어 보아도,
그 동아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도무지 확실한 것이 없는데,
그것은 외부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흔히 있는 류의」 동아리였다고 합니다.

「자기 안에 잠든 힘을 일깨워서 우주적 힘캥테상스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들과 대화해서 새로운 자신을 함께 탐구하지 않겠습니까」

당시의 찌라시에도 그런 뜬구름 잡는 듯한 문구들이 나란히 쓰여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그 추상적인 표현 그 자체가,
외부인들에게 역설적으로 그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사전에 강조해 두어야 할 점이 있는데,
그들은 아마도, 정말로 「흔히 있을」 단체였다는 것입니다.
컬트 스릴러물 호러영화에 나올 듯한,
품과 시간을 들여 고증한 종교적 의식체계도,
카리스마적 지배에 의한 탁월한 인심장악론도,
무서우리만치 고도로 조직화된 집단적 통제도, 무엇 하나 전혀 없는,
동호회 수준의 자기계발 동아리였습니다.

저녁을 얻어먹으려고 캥테상스의 신입생 환영회에 다녀온 당시 신입생은,
그들이 팔랑팔랑 타로카드를 휘날리며 점복을 즐기거나,
술집으로 2차를 가서 서너명의 상급생들이 내리 40분간 토론을 벌인 끝에 「꿈은 이루어진다. 자신답게 살아가자」 따위의 결론에 도달하는 모습을 보고 왔다고 하던데,
즉슨 좋든싫든 인축무해한 단체, 그런 인상을 받았다는 것 같습니다.

그런 그들이, 신입생 모집도 다 지나간 장마철에,
동아리 첫 여름합숙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그들과 잡담 정도나 했을 뿐인 동아리 외부의 친구들의 정보나 단순한 소문 정도만 주워모았기 때문에,
이 이후는 별로 신빙성이 희박합니다만.

평소에는 길어야 몇 시간 정도, 각자 일정을 맞춰서 모이는 게 다였는데,
여름방학 때 다함께 같은 장소에 숙박하며, 평소에는 못 할 이야기를 하면서, 단체생활을 통해 멤버들 간의 연대를 강화한다───그런 목적으로, 그들은 그야말로 일반적인 학생 동아리와 똑같은 합숙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고.
그래서 합숙 장소로 선택된 것이, 대학가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 있는, 대학생 또는 사회인용의 세미나하우스 같은 건물이었던 것입니다.

캥테상스만 그런 것이 아니고, 어느 단체든 유대를 강화하기 위한 합숙을 할 경우,
교외의 세미나하우스는 반드시라 말해도 좋을 만큼 후보로 꼽힙니다.
외부로부터 적당히 격리되어 있으면서, 내부에 있는 생활에 눈을 돌리게 하는 시설에서의 단체생활은 비일상적 체험에 위화감 없이 몰입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하물며 「우주적인 힘」을 얻기 위한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캥테상스라는 단체였으니, 그들에게 이러한 장소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그다지 없었겠죠.

앞서 말한 것처럼, 무해한 동아리 활동을 계속하던 것이 그들이었으니까,
어쩌면 여름방학이 끝날 무렵에는 합숙을 통해서 노력의 중요함을 새삼 다시 알게 되었다, 그런 이야기나 하겠지───요는 주변의 반응은 대체로 「아 그래 좋겠네, 즐기고 와라」 그런 식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그런 예상과 조금 달랐습니다.
여름방학을 계기로, 아마도 그들이 예정대로 실행했던 여름합숙을 계기로 「대화의 쉼터 캥테상스」 구성원들은 묘한 소리를 흘리고 다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말하기를, 「유령이 보이게 된 것 같다」고.

「우주적 힘」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장난삼아 타로나 점성을 하는 등, 그들은 이른바 스피리추얼한 요소를 동아리 활동에 취하고는 있었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시 말해 그들은 지금까지 사상이나 신조는 차치하고, 「유령」의 존재를 전제로 한 잡담을 동아리 밖의 사람에게 돌연히 꺼내는 일은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그들이 하던 것은 어디까지나 자기계발───노력의 중요함, 자신답게 사는 것의 의의, 그런 것의 「탐구」였지, 스피리리추얼 계열의 지식이나 용어는 어디까지나 도구로서 이용했던 것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여름방학이 끝나자 그들은 「간신히 유령을 만나게 되었다」 「거기는 내가 태어난 집처럼 편안하다」 「앞으로도 힘을 길러나가자」 등, 그야말로 그들 가운데 무언가가 변질된 것 같은 (당시의 동급생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괴이쩍은」 발언을 반복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마 그것과 때를 같이하여, 그들과 잡담 정도는 나누던 동아리 바깥 사람들도 조금씩 조금씩 그들과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샌가───늦어도 이듬해 신학기 개강 무렵에 이미
「캥테상스」 멤버들은 거의 대학에서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거의」라는 말을 보고 아셨겠지만, 그들 전원이 완전히 소식을 끊었던 것은 아니었고, 연락을 해 보면 받는 사람도 개중에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적어도 학생들 사이에선 일부러 연락을 취해 보려는 사람은 없었고, 그리고 만일 연락한다고 해도 유의미한 대화가 가능한 상태가 아니었던 듯 하니, 실질적으로 소식불통의 상태나 다름없었던 것이겠죠.

그래서, 동아리 외부인들이 그들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말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에 대한 인상 같은 것은, 그 이후 그들이 취한 행동에 의해서 강하게 각인되었다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학교에는 나오지 않았으나 동아리 활동은 계속한 것 같았고, 앞서 언급한 찌라시나 포스터 같은 것을 정기적으로 게시하고, 거기에 단체명과 연락처를 병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내 게시판을 사용할 수 없었는지, 자신들의 활동을 대외적으로 표출하는 장소를 학외로 옮겼고, 외출했을 때 그 동아리 이름을 오랜만에 목격했다는 학생들이 나름대로 많았던 것 같습니다.

대학에서 결성된 동아리면서 멤버 모집에 학외 게시판을 사용하냐, 그렇게 생각한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당시에는 전혀 있을 수 없는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지방의 아니메숍이나 클럽하우스 같은 가게들의 구석에 동아리나 밴드의 멤버를 모집한다는 벽보를 게시하는 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서신교환펜 팔 상대를 모집하기 위해 전국유통잡지에 자기 주소를 싣고 그랬던 시대에는 그런 풍조가 더욱 짙었고, 공통의 취미를 가진 사람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붙인 벽보가 온갖 가게에 나붙고 그랬습니다.

「쇼와정에서 다과회를 합니다 만화 좋아하는 사람 모여라」
「보컬 희망, 밴드 멤버 (프로 지향) 모집」

그런 손벽보 내지 간소한 워드프로세서 벽보들이 나란히 붙은 게시판 구석에,
어느 시기부터 캥테상스의 것으로 보이는 벽보가 게시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 당시로서도 이질적이었다 말하지 않을 수 없었고,
적어도 그것을 본 사람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받을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벽보에는 크게 두 문장,

Q 이것이 유령으로 보이나요
보이는 분은 연락주세요

그렇게 쓰여 있었다고 하고, 아마도 개인 번호로 생각되는 전화번호와,
「대화의 쉼터 캥테상스」라는 단체명이 병기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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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장소에 따라서는 점주나 창구의 허가가 필요한 게시판도 있었을 테지만, 구두허가제에 그치는 등 규제가 모호한 곳도 많은 덕분이었을지, 저 벽보가 장기간 게시되는 곳도 일정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역시 기분나쁘다며 금방 떼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Q 이것이 유령으로 보이나요」라는 문구는, 당연하게도 당시에 그것을 본 사람들 가운데 특히 강한 인상을 남겼던 것 같고, 캥테상스라는 동아리 이름이 거론되면 가장 먼저 이것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꽤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사람들에게 더욱 기분나쁘게 받아들여진 것은, 벽보가 계속 게시된 소수의 장소에서 자주 일어나는 벽보 내용의 변화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벽보가 보름에 한 번 꼴로 다시 붙었는데, 그렇게 교체할 때마다 내용이 미묘하게 변화했다고.

게다가 그것이, 문구의 변화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이 유령으로 보이나요」, 「보이는 분은 연락주세요」, 그리고 동아리 이름과 전화번호. 그것들은 언제나 변화가 없었다는 것 같습니다만.
가장 앞에 쓰여 있는 「Q」라는 문자가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다른 무언가로 바뀌어갔습니다.

처음에는 확실히 알파벳 Q였던 것, 그러니까 세로로 길쭉한 타원 하부에 오른쪽으로 곡선이 있는, 그런 도형이 인쇄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기보다도 「보이나요」라는 의문문 바로 옆에 그런 도형이 있으면, 누구나 그것을 Question의 약자로서의 Q라고 인식하겠죠.

우선은, Q의 타원이 조금 굵어졌습니다.
약간 굵은 선으로 그려진 타원과, 그 아래에 붙은 다소 가는 곡선. 획의 폭이 한결같이 굵어진 것이 아니고, 말하자면 인쇄할 때 잉크가 거기에만 배어서 불규칙한 폭이 되었다는 느낌. 그래서 처음에는 장비 노후화에 의한 열화로 생각되었던 것 같아요.

다음으로, Q라는 문자를 구성하는 모든 획이 일그러지고 부풀었습니다.
말하자면 먹물을 머금은 붓으로 뚝뚝 떨어져 있는 모양으로 글씨를 쓴 것같이, 사이즈가 작은 선화를 억지로 확대복사한 것 같이, 그 글자는 울퉁불퉁한 윤곽이 두드러졌습니다.

다음으로, 그나마 타원과 곡선을 유지하던 윤곽이 보다 복잡한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타원의 상부는 불룩불룩 확대되더니 머리털같이 보이게 되었고, 하반부는 뺨에서 턱까지 이어지는 윤곽선처럼 약간 가는 형태를 취해서,
그것은 분명히 사람의 얼굴 윤곽인 것 같은 변화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원래 그림이 「Q」라는 문자였다(이다)는 것을 간신히 판별할 수 있다, 그런 상태였던 것 같고, 이 시점에서 벽보를 멋대로 갈아붙이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게시판도 있었다고 하는데, 벽보 교체는 결국 최후까지 계속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이 최후에는 어떤 형태로 변화했는가, 그것은 솔직히 괴담적인 과장이 붙은 부분이 커서 확신은 할 수 없습니다만.
그것은 최종적으로 무언가의 얼굴 사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흑백인쇄인데, 회색조 계조를 넣지 않고 완전히 흑과 백으로만 나누어서, 그 소위 말하는 바이너리제이션 처리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진의 상세를 그렇게까지 알아보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그래서 인쇄 질이 조악했던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사진」이었다고 합니다.

우선, 거기에는 얼굴의 파츠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물론 색의 농담을 완전히 흑백 2색으로 변환시키는 바이너리제이션 가공의 특성상, 예컨대 하늘을 찍은 사진이 완전히 새하얀 정체모를 무언가같이 되는 것처럼, 파츠가 생략되었을 가능성도 있겠죠.
후쿠와라이福 笑 い를 하기 전의 얼굴 바탕지처럼, 윤곽 안이 완전히 비어 있다면 그 벽보도 그런 것이었다고 판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얼굴 속에는, 대저 사람이라면 있을 수 없는 위치에,
눈인지 입인지 아무튼 무언가가 듬성듬성 흩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앞머리 바로 밑에, 윤곽의 보조선처럼 쭉 삐친 눈.
턱 부근에 녹여넣은 듯한 입술.
어디에 있는 것인지 설명조차 할 수 없는 코.

마구 만든 후쿠와라이 또는 점토 세공처럼, 어슷비슷 찌부러진 얼굴이 거기에 있고,
그리고 얼굴이 거기에 있다면, Q의 타원을 이루던 것이 사람의 얼굴이라면, 그 아래에 붙은 곡선은, 그 얼굴과 몸통을 이어주는 목인가 뭔가라는 것인데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지요.
목이 그렇게 길게 뻗치고 흐물거린다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사진을 진짜 인간의 사진이라고 본다면 그렇게 되어 버립니다.
목의 윗부분이 일부 찍힌, 말하자면 몸통 없는 흉상 같은 그런 상태였기 때문에 몸통과 목의 윤곽선이 또렷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 사진에 찍힌 목은 사진 방향에서 오른쪽으로 활처럼 휘어 있었던 것입니다.

예컨대, 서 있는 사람의 전신을 촬영한 사진이라면, 그 사람의 목 위를 단단히 고정하고 그 상태에서 목 아래는 모두 오른쪽으로 90도 각도로 굽힌 L자 모양을 만들었다고 쳐 봅시다. 그 상태에서 얼굴만 줌하면 그런 식으로 목이 왜곡되어 찍히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런 상태의 인간이 세상에 있을 리가 없지요.
화상을 가공해서 만들었다손 쳐도, 그런 가공을 해서 포스터에 실은 의미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게시판을 본 사람들이 그것을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사진」이라고 형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도저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일들을 아무리 말로 설명하려 애를 써 봐도, 결국은 불가해하고 기분나쁜 정보밖에 떨어지는 것이 없습니다.

Q 이것이 유령으로 보이나요
보이는 분은 연락주세요

이런 문장에서 「Q」라는 글자만이 단계를 밟더니,
조금씩 조금씩 문드러지고 왜곡된 끝에 인간의 얼굴처럼 변화한다.
그런 벽보를 붙이고 다닌 것이, 과거 히로시마의 어딘가에 있었다는 자기계발 동아리 「대화의 쉼터 캥테상스」라는 단체였다.
그들은 특별히 영적인 무언가에 심혈을 기울이고 경도되는 것이 없었는데, 어느 여름 어딘가의 세미나하우스에서 합숙한 뒤로 「유령이 보이게 되었다」 따위의 말만 남기고, 동아리의 거의 전원이 실질적으로 실종되었다.

이러한 전말의 어디를 어떻게 잘라낸들 납득이 가는 부분은 하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진상을 조사해 보자는 생각이 들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캥테상스의 멤버나 벽보를 알고 있던 학생들, 혹은 그 학생을 경유해서 이야기를 전해들은 사람들 모두 도시전설 차원에서 이야깃거리로 삼았을 뿐, 그 이상의 액션을 취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그 동아리를 직접 알던 사람들은 다 졸업하고, 그에 따라 「예전에 존재했다는 동아리와, 실종된 그들이 남긴 기묘한 말」이라는 내용만 안줏거리로 정착했을 때.

「우와ー, 무서워」
「어디있나요 그 세미나하우스는. 이 근처 대학 얘기인가요?」
「어쩐지 친구의 오빠의 여친이 그 동아리 사람과 만난 적이 있는 듯」
「엑, 그럼 실화란 건가. 아니 아무리 그래도, 설마 그럴까」

친구들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점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어딘가에서 일어났다는 이야기라고 들었다」 수준의 소문의 출처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 동아리의 상세한 내력을 자세히 알 수 있다 한들, 기껏해야 나중에 그 이야기가 화제로 올랐을 때 「조금 알아 봤는데, 그거 진짜 실화였던 거 같음」 따위의 추임새를 넣을 수 있는 정도밖에 메리트가 없습니다.

여기저기 토지지가 하락의 영향으로 방치되는 단지나 민가가 늘어나던 시절의 이야기니까, 세미나하우스가 사용된 구체적 시기도 장소도, 무엇보다 지금도 있는지 여부도 알 수 없고, 특정하는 것은 더욱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로 담력시험을 가자는 계획을 세운 학생들이 나타난 것입니다.

동아리 사람들이 실종되었을 때 신입생이었던 사람이 회사에 들어가 후배를 받을 정도의 연령대가 되었을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어떻게인지 이미 사회인이 된 주변의 졸업생들과, 자기들이 소속된 동아리에서 화석처럼 활동하고 있는 대학원생들을 경유하여 이런저런 자체조사를 진행, 마침내 아마도 여기다 싶은 건물을 하나 알아냈다고 합니다.

그곳은 단층의 별장 같은 건물로, 녹음에 둘러싸인 곳에 위치한 값싼 셋집이었습니다. 합숙이나 야영이 이루어졌고, 상담을 받으면 일주일 단위 연박도 가능하다는 운영방침으로, 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업했던 간이 별장 같은 곳입니다.
접근성이 그다지 좋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투숙객이 그래도 간간히, 특히 여름에는 더 자주 있었던 모양인데, 마침 그 동아리 사람들이 실종된 전후로 소유주가 돌연히 숙박영업을 꺼리게 되었고, 지금은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이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거 여름의 무서운 추억으로 충분하겠지, 만약 아무 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방치된 교외의 별장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담력시험으로 유효할 것, 이야기가 그런 식으로 진행되었다던데.
무서워서 싫다거나, 불법침입죄에 걸릴 리스크를 신경쓰꺼나 해서 담력시험에 참여하지 않는 친구들도 여럿 생겼지만, 결국 남자 둘 여자 하나 총 세 명이서 그 건물을 향해 차를 달려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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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력시험의 제안자이자 그 날의 운전자가 된 A와 그녀의 여자친구 B. 선배들의 연줄을 통해 문제의 동아리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그 결과 흐름을 타서 끝까지 따라가게 된 C.
여기서부터는 편의상 담력시험 제안자였던 A씨를 주축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일 A씨가 차를 운전하게 되었지만, 그렇잖아도 대학가에서 떨어진 지역의 산기슭에 있는 건물을 찾아가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B씨는 운전을 할 줄 모르고, 참여 자체도 들러리로 참여한 의미가 강했기 때문에, 이야기나 건물에 대한 정보를 모은 C씨에게 안내를 부탁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C씨는 이번의 담력시험 뿐만이 아니고, 원래 학내 동아리나 대학간 연합동아리의 OBOG와의 관계를 통한 「정보통」으로서의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문제의 건물의 후보를 찾는 작업이나, 별장으로 향하는 길을 포함한 사전답사 등을 맡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별장이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정보 같은 것들은 그가 말하기로 연합동아리 고참의 연줄로 알아낸 것이라고 합니다.

차의 카세트데크에 테이프를 넣고 음악을 틀며, 헝겊 보냉백에는 츄하이 캔을 넣고, 그야말로 여름캠프나 해수욕 가는 길 같은 분위기로 차는 나아갔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차의 트러블이나 만일의 사태를 감안하여 아직 밝은 시간대에 도착하도록 시간을 선정했다고 하며, 그뿐 아니고 여름의 교외 산중을 주행하는 길이니 당일치기 여행을 간다는 기분으로 잔뜩 들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밝은 시간대에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간 상태로, 버려졌다고는 하지만 별장이 있는 데로 간다고 하니, 거의 당일치기 캠프와 다를 바가 없었죠. 갔다가 그 분위기를 더 맛보고 싶다면 근처에서 해가 떨어지기를 조금 기다리면 되고, 무언가 거기에 있다는 것에 기인한 꺼림칙함이 느껴진다면 냉큼 돌아오면 그만이니, 그 선택은 굳이 말한다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인적 없는 골목을 지나, 구불구불한 산길을 감속해서 빠져나가서, 그들은 겨우 그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풀들이 수북하게 자랐지만 차가 들어갈 수 있는 길은 어느 정도 남아 있었고, 주변도 원래 간소한 광장이었던 태가 나는 규모의 광장이 펼쳐져 있습니다.

「우와ー, 풀이 거의 정글이네」
「지금도 공놀이 정도는 할 수 있을지도」
「공 가지고 올 걸 그랬나ー, 막 그러고」
「아무리 그래도 이런 데서 셋이서 공놀이는 힘들겠지, 하하」

세 사람은 차에서 내려, 물먹은 잡초를 헤치고 별장에 다가갑니다.
다소 방치된 탓의 더러움이 눈에 띄지만, 너덜너덜한 폐허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다, 그런 건물이었습니다. 가까운 창문을 통해 회의실 같은 장소가 들여다보였는데, 그 창 너머의 내장재를 포함한 외관은 황폐한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예컨대 노후화로 유리가 깨져 있다거나, 바닥을 조심하지 않으면 밟고 꺼질 위험이 있다던가, 그런 콘텐츠가 대단한 사연 있는 민가들과 달리, 오히려 조금 예쁘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거기까지 단계에서는 아직 날이 밝았다는 요인도 있었겠지만.

「어떻게 들어가지, 현관은 아마 잠겨 있을 테고」
「뒷쪽에 창이 뭔가 잠겨는 있는데 빠가나 있어서 이렇게 억지로 덜컹덜컹 하면 열리는 느낌 같아. 1층이고, 높이도 낮으니까 그리로 들어갈 수 있을 듯」

그리고 건물 뒷켠을 돌아, 그들은 간이 부엌인지 탕비실인지 같은 곳으로 연결되는 약간 큰 창문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창문을 흔들어 열 때 깨달은 것 같지만, 창 너머로 보이는 방이나 복도는 예상외로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솜먼지나 곰팡이 등 오랫동안 방치된 집 특유의 더러움은 있었지만, 비품이나 가구들은 나름대로 정리되어 있는 인상이었다고 합니다.
C씨 말로는 「갑자기 별장을 빌려주기를 꺼려하기 시작하더니, 곧이어 방치되었다」고 했으므로, 분명 안이 어떠한 이유로든 황폐화되거나, 부자연스러운 오염이 청소되지 않아 점재하거나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없었고───그야말로 임대스페이스로 금방이라도 다시 사용할 수 있을 상태, 그대로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세 명은 안에 들어서서, 개수대와 식기 찬장이 있는 그 방을 둘러봅니다.
「예쁘네 의외로」
「그러게. 그냥 내버려만 두었다는 느낌. 뭔가 좀 심령한 느낌일 거라 생각했는데」
「심령스러운 게 뭐야───일단 복도부터 둘러볼까? 단층이니까 뭐, 그렇게 시간 많이 걸리지도 않을 거 같은데. 아니면 좀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릴까」
「아니, 괜찮지 않아? 화장실이라던가, 좀더 무서울 것 같은 데가 있겠지 아마」
「그런데 시체가 딱 있고 막」
「그치그치」

일단 그들은 부엌에서 복도로 나와, 별장의 탐색을 시작했습니다.
인적 없는 외딴 곳에 방치된 건물 안은 말할 필요도 없이 조용합니다. 창으로 햇살이 들이치는 빈 집은, 당초 예상했던 무시무시한 담력시험의 이미지와는 달랐지만, 그건 그 나름대로 분위기있는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햇볓에 그을려 변색된 화장지가 두세 개 쌓여 있는 화장실이나, 안쪽의 블라인드가 부러진 채 오르내리지 않는 공용침실을 보고는, 헤에, 흐으음, 같은 숨소리를 냈씁니다.
그들의 목적이 폐허 탐방이었다면, 거기 펼쳐진 들에 납득했을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그들의 목적은 담력시험입니다.

「……뭔가, 생각한 거하고 다르네. 담력시험인지 집구경인지……. 다음 이 문 열어 볼까, 창고 같은데」
「창고인가, 그럼 뭔가 있거나 하지는 않으려나. 이상한 두루마리 같은 거」
「두루마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뭐, 수상한 물건이라던지 발견될지도. 어때」
「아, 그냥 확 열어 문───아, 뭐. 청소도구함이구나. 싸리비 이런 거 안 쓰잖아 요즘」
「으왓, 잠깐만 갑자기 덜컹거리지 말아 봐, 먼지가───켈록」
「야, 창문 열어 창문」

속속 건물 안을 탐험하면서, 뭔가 무서운 것이 없을까 찾아다니지만, 좀처럼 그럴싸한 것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이 사전에 취득한 정보는 「여기는 실종된 동아리가 합숙했던 건물일지도 모른다」는 것, 거의 그거 하나뿐이라, 애초부터 주먹구구로 실행부터 한 측면이 다대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예컨대 터널 중간에서 차를 세우고 경적을 울리면 무슨 일이 일어난다든가, 짐승의 길을 따라갔더니 사당이 나온다던가, 그런 콘텐츠가 있으면 목적도 설정하기 용이했을 것인데, 이번에는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담력시험 하러 가 보자───그 정도의 목표설정으로 시작한 것이었기에, 그들은 정처없이 건물 안을 산책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겠지요.

오는 길의 차 안에서나, 건물에 침입하는 과정에서는 대단히 들떠 있던 그들의 기분도 서서히 가라앉아서, 흥이 깨진 것 같은 분위기가 되어갔습니다.

그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이래서야 결말이 나지 않잖아, 그런 이야기를 떠들며 복도를 걸었습니다.
아무튼 지금은 어느 정도 집 안 탐험을 끝냈으니 일단 차로 돌아가자. 그래서 내부는 이제 다 알고 있으니까, 주위가 어두워지면 한 명씩, 혹은 한 명과 두 명으로 나누어 안을 돌아보자. 그때까지 술판을 벌이며 괴담회라도 하면서 적당히 시간을 죽이면 되겠지.
말하자면 지금의 상태는 담력시험의 본편이 아니라 답사일 뿐이라고 치고, 어두워지면 한번 더 돌아보자는, 오는 길에 별로 무섭지 않을 경우 이렇게 하자고 생각했던 플랜 B를 여기서 채용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결정한 그들은 아까까지 둘러본 창고나 목욕탕 등을 지나치고, 나머지 방들을 돌았습니다.

「어디 보자, 다음은 여기인가. 꽤 넓을 거 같은데 여기. 거실 같은 위치겠지, 아마. 입지적으로」
「응. 뭔가 대회의실(大広間) 같다는 느낌. 아마 그런 거 아닐까」
「좋아, 그럼 열어본다ー」

문을 열자 나온 것은, 그저 커다랗기만 한 회의실 같은 장소였습니다.
예를 들자면 공민관이나 민속자료관 같은 데 가면, 다다미를 깐 화실(和室)과는 별도의 장소에 있는, 플로어링에 탁자들이 있고 파이프의자들이 나란히 늘어선 그런 커다란 방 있잖아요. 그런 방을 상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문을 열자 긴 탁자들이 직사각형을 그리듯 줄지어 있고, 각각의 탁자들마다 파이프의자가 두 개씩 넣어져 있었습니다.
방구석에는 자립식 화이트보드가 있고, 새 것처럼 하얀 면이 창에서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하고 있었습니다.

「…………응, 회의실, 회의실이네」
「아마 밥도 여기서 먹지 않았을까나」
「세미나하우스로 사용했다면, 여기에서 식사나 세미나를 하러 모였을 거라는 느낌이지 아마」
「에ー, 그런데 아무 것도 없네. 화이트보드에 뭐라도 안 쓰여 있나. 왜, 절대 용서 못 한다, 그런 거」
「무슨 영화야 그건───뒷면도 깔끔하네, 하기야 그런가」
「야, 눈부시니까 원래대로 뒤집어 화이트보드. 창으로 빛이 꽤 많이 들어오니까」

그렇게 불평하고 창문을 본 C씨인지 누군가인지가, 맨 처음 이 집의 외관을 보았을 때 창문으로 보였던 방이 이 회의실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 같았습니다.
차에서 내려서 조금 걸은 곳, 집의 정면에서 먼발치로 창문 너머를 바라보았을 때의 그 광경, 그 때 보였던 방에 자신들이 지금 있다고. 뒤켠으로 돌아들어와 탐색을 시작했으니, 이 방이 가장 마지막이 되었다는 거죠.

「아, 그러고 보니 여기가 정면에서 보이던 방인가. 저쪽에 타고 온 차가 보이니까───」

그렇게 말을 이어가던 C씨의 목소리가, 거기서 부자연스럽게 중단되고.

「어?」

창문을 바라보며, 그는 그저 그 외마디 소리만 흘렸습니다.
분명히 이상한 C씨의 거동을 다른 둘이 의아하게 보고, 자기들도 회의실에서 창밖을 바라보자.
터부룩히 자란 풀밭 너머로,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자기들의 차가 있고,
그 바로 옆에 커다란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햇빛이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왔기에, 자동차도 옆의 그것도 역광으로 실루엣밖에 판별할 수 없었지만, 어쩐지 그것은 남자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남자이고, 그리고 인간이 아닌 것이라고 직감적으로 깨달았습니다.

남자는 차를 마주보고 왼쪽, 운전석 쪽에 직립으로 서서, 아마도 정면을 이쪽을 향하고 섰는데, 그런것 치고는 키가 너무 크고, 목이 분명히 있을 수 없는 각도로 휘어 있었습니다. 목이 그렇게 직각 또는 그 이상으로 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인데, 머리 끝에서 오른쪽으로 구부러진 듯한 그 실루엣은, 인간이 무등을 타면 머리에 손을 닿을 정도의 크기의 남자 그림자는, 그들의 정차한 차 옆에 서서 이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저거 뭐야, 라고 말하려다가,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그걸 말할 수는 없어서, 그냥 그것을 보기만 할 수밖에 없는 침묵이 몇 초간 이어졌습니다.
그것이 밤에 일어난 일이었다면, 혹은 누구 한 사람만 체험한 것이었다면, 아직 이러저러한 이유를 갖다붙일 수 있었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아직 태양이 눈부신 저녁에 다함께 보아버리 무언가였습니다.

귀가 아플 정도의 침묵이 이어진다.
누구라도 좋으니까 아무나 무슨 말이라도 좀 해 봐라, 그렇게 생각하던 A씨가 마침내 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려 한 그 순간.

멀리서 절거덕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것은 아까 세 사람이 집을 둘러보기 시작할 때의,
부엌 근처 쪽에서 들려왔습니다.

거기에 맞추어, 아까 집을 돌아보면서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던 모든 장소에서 간헐적으로 문 열리는 소리가 나고.
즐겁게 잡담하는 목소리들과 함께, 자박자박 몇 명인가의 발소리가,
복도 너머로 들려오는데.

「자ー아, 오후 이야기 모임 시간이야ー. 다 모여ー」
「아 잠깐만 있어봐요 선배, 차는 얼마나 필요할까요」
「냉장고에 2리터짜리 있을 거야, 점심 때 썼던 그거, 소켄비차」
「아ー, 그것도 이제 두 잔 정도밖에 안 남은 거 같은데」
「그래? 그럼 미안, 두 병 더 가져와」
「알겠어요ー」

그것은 마치, 예전부터 그 장소를 사용해 온 것 같은, 아마도 그들 동년배의 학생들의 목소리였습니다.
목소리의 음질이나 대화 내용으로 미루어 보건대, 아마 몇 명인가 남녀로 구성된 그룹이 이 장소를 합숙인지 뭔지의 스페이스로 이용하고 있으리라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거기가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폐허나 다름없는 장소라는 점에만 눈을 감으면, 아무 것도 이상할 것 없는 대화라고 생각될 수 있을 정도로요.

「여기요, 밖에 비질 끝내고 들어왔어요ー」
「고생했어―. 손 씻고 와. 이야기 모임 끝나면 그대로 저녁식사니까」
「네에네에ー, 아아 선배 화장실 세면대 쓰고 있네요. 그럼 탈의실 수도 써야 하나」

왁자왁자한 말소리와 발소리는, 그대로 세 사람이 있는 큰방, 세미나나 식사 때 쓸 법한 그 회의실 같은 방까지 다가와서.
큰방에서 복도로 이어지는 문이 열렸습니다.
복도에서 실내복 같은 티셔츠나 져지 따위를 입은 남녀들이 우루루 들어와, 클리어파일이나 음료수, 플라스틱 컵 등을 가지고 각자 착석합니다.

그들은 방구석에 굳어 있는 세 사람을 눈치채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없는 셈 치고 있는 것인지, 세 사람에게 말도 건네지 않았는데, 하지만 세 사람은 도망은 커녕 움직일 수도 없었습니다.
사람 없는 빈 집에 그만한 수효의 사람들이 숨어 있었으리라고는 역시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애초에 담력시험을 위해 모든 방들을 돌아보았고 사람의 부재를 확인했으니까, 그런데도 홀연히 모습을 드러낸 그들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무언가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은 , 인간과 완전히 똑같은 모습으로, 그러니까 피를 흘리거나 다리가 없거나 그러지 않았고, 청결감 있는 의복을 입고 실내용 슬리퍼를 신고 있었습니다. 그게 또 그것대로 이상해서, 도저히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려웠다고 하는데요.

「그럼 시작해 볼까ー. 오후의 캥테상스 의제는」

「선배」라고 불린, 옅은 홍차색 카디건을 걸쳐입은 흑발 여성은, 다른 이들의 착석을 확인하듯이 주위를 둘러보며 그런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녀가 서서 이야기하면서 바라보는 화이트보드는, 아까는 분명히 새 것처럼 새하얗던 화이트보드는, 어느새 산더미 같은 글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그래, 오전에 하던 게 이 계속이었지. 그럼 그걸 계속한다는 점에서───」

어떻게 해야 유령이 보이게 될까.
그렇게 그녀가 말하자, 착석해 있던 이들은 으ー음 하는 소리를 냈습니다.

「역시, 영력이라고 하나 영감이라고 하나 그게 높아야 하지 않겠어요? 전에 하던 타로 그런 거 말고, 좀 본격적인 점복 기술을 연마해야」
「기술을 연마하기보다는, 좀더 뭐랄까, 소양감 같은 느낌의 이미지가 있잖아요, 영감이라는 게. 그런 용도의 심리테스트라던가, 그리고 영감 좋은 사람 특유의 손금이 있다는 얘기도 들어본 거 같고」
「그렇지, 그렇지, 손금에 점복인가. 그리고 심리테스트」

톡톡 펜촉으로 판자를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화이트보드에 항목의 리스트가 더해져 갔습니다.

「아니 뭐 물론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서도. 그동안 우리가 해 온 캥테상스를 얻기 위한 노력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토론이라던가, 힐링을 위한 테라피라던가, 그런 베이스적인 부분도 제대로 이어가야 하지 않은지」
「오오, 좋은 포인트 지적. 그 말씀대로, 지금까지의 활동도 분명 어디선가 꽃을 피울 테니까요」
「네. 모처럼 이렇게 태어난 집처럼 편안하게 안정되는 환경이 마련되었잖아요. 차분한 장소에서 늘 하던 것을 한다. 그것이 가장 마음에 스며들어서 캥테상스로 연결되지 않을까요」

남자의 이야기에 맞추어, 옆에 앉은 하급생 같은 인물이 메모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계속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재인식하자, 하고」
「맞아요 맞아요. 대화, 말이 가지는 중요성을, 더욱더 리띵크하는 게 중요할 거예요. 그것이 바로 대화의 쉼터로 연결되는 게 아닐까 저는 생각되는데요」

그의 말에 어디선가 짝짝 박수가 울리고, 「선배」도 웃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들, 그녀들의 화제는 역시 어디서 다 들어본 것 같은 이야기, 어떻게든 「영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떠오르는 말들을 아무렇게나 주워모은 조잡한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무특색, 살짝 스피리추얼 방향으로 기울어졌을 뿐인 자기계발 동아리의 회의 같다는 인상을 받을 것입니다.
그 회의의 의제가 「어떻게 해야 유령이 보이게 될까」이고, 이 세상 것이 아닐 사람들이 아무도 없을 빈 집에 돌연히 나타나 당연하다는 듯 대화를 하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죠.

「───어떻게」

그 목소리는 지금 착석해 있는 그들이 아니라,
방구석에서 그들을 지켜보며 떨고 있던 세 명 중 한 명, C씨의 목소리였습니다.
C씨는 연보랏빛으로 물든 입술을 파들파들 떨며, 곁에 있는 A씨와 B씨 두 사람이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는 레벨의 목소리를, 억지로 이어나갔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그것은,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부조리 그 자체에 대한 의문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없다고, 왜냐면」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진 C씨의 떨리는 목소리는。
그야말로 믿기 어렵다기보다, 믿고싶지 않은 내용이었습니다.

「쟤네들 합숙한 적 없어, 이 집에」
「───엥?」

그 말에 반응한 것은, 담력시험을 기획한 A씨였습니다.
그러나 A씨의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C씨는 그 자리에서 자기만 알고 있던 부조리를, 그 자리에서 자기만 알고 있다는 것을 더 견딜 수 없었는지, 구토하듯이 이야기를 계속했습니다.
평소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제일의 정보통을 자칭했고, 이번에도 무서운 동아리 이야기의 곡절이 얽혀 있는 건물을 발견하고, 당일 그 장소의 사전답사와 길안내를 담당한 C씨는.

「나───어느 세미나하우스인지 알아낼 수 없어서, 적당히 최근 폐허가 된 합숙용 장소를 찾아왔던 거야. 그러니까 사전답사 때도 이상한 일은 당연히 없었고. 여기는 애초에 그 문제의 합숙 장소가 아니었다고, 그런데 어떻게 쟤네들이」
「잠깐만───잠깐만 있어 봐, 뭐? 그럼 여기가, 저 동아리가 사용했던 장소가 아니라고?」
A씨는 겨우 거기서 그의 이야기를 가로막았습니다.
C씨가 찾아냈다는 이 건물은, 그 자리에 있는 세 명 중 C씨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한 곳이라서, 「간신히 찾아냈다」며 득의양양한 그의 이야기를 일부러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랬었는데.
「그냥, 그냥 채산성 없어서 망해버린 별장이야 여기는. 해체하는 데 들어가는 돈이 더 많이 든다고 몇 년째 그대로 방치되었을 뿐이라고」
그가 반광란 상태로 그렇게 지껄이자, A씨도 확실히 그것을 믿을 수밖에 없었고, 하지만 그것을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확실히, 이 장소가 무슨 곡절 같은 것 없이 그냥 방치된 별장이라면, 여러가지가 이치에 맞습니다.
어느 시기부터 손님들의 숙박예약을 꺼리고 방치된 곡절이 있는 건물의 내장이 언제라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정돈되어 있는 것은, 애초에 숙박예약을 꺼렸던 과거가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역에서 나름대로 유명한 괴담이 얽힌 숙박시설의 폐허인데, 딱히 황폐화된 흔적도 두드러진 더러움도 없는 것은, 애초에 그 괴담이 얽힌 곳이 아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집 안을 둘러보는 단계에서 아무런 색다를 것도 없는 빈 집이라는 느낌밖에 받지 못한 것은, 정말로 아무 색다를 것 없는 빈 집에 불과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할지라도, 그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것」은 뭐냐.

A씨는 애원하듯이 C씨를 향해 말했습니다. 적어도 C씨가 이 이상 무서운 이야기를 하지 않아 주었으면 했으니까. 이 이상 자신들에게 일어나는 부조리를 늘리지 말고, 「소문이 실화였구나」정도의 무난한 말과 함께 다같이 떨기나 했으면, 그렇게 원했으니까.

「아니, 야, 괜찮냐 너, 너 거짓말이지? 좀 정신이 이상해졌나보다 너, 하하. 여기가 그 동아리가 합숙한 집이잖아. 여기서 여름합숙 하다가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잖아, 그치?」
「아니라고. 시기도 아예 틀리다고. 쟤쟤네들이 미쳐 버린 여름합숙 전부터, 이 집은 주인이 잠시 쉽니다 걸어놓고 문 잠그고 자금 융통하고 다녔어. 그러면서 열다 쉬다 반복하다가 결국 망한 거라고. 쟤네들이 대학 다니던 시절에 이미 문 닫은 데라고」

「아니───아니지 아니야. 너도 그게 언제 일이었는지 정확히 모르잖아. 그러니까 연대라던가 이런 걸 잘못 전해들었고, 실제로는 여기서 있었던 일이 맞았던 거지. 그러니까 이제 더이상 그런 소리」
「너야말로 집 돌아다닐 때 그랬잖아 생각한 거하고 다르다고, 담력시험 같지 않다고. 그냥 빈 집을 돌아다니면서 무섭다 무섭다 떠든 거 뿐이잖아 우리는 처음부터. 그래서 좀 어두워져서 분위기 살면 다시 돌아보자 그랬던 거잖아. 나 사실 아무 것도 모른다는 거 알았잖아 너도」

「아니, 아마 그거는 그때부터 무서워서 그렇게 말했던 거지, 허세라고. 그거는 허세였고, 사실은 나 계속 무서웠거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태연한 척 말한 거일 뿐이거든. 미안미안. 그러니까 실은 유령이 있다고 옛날부터 여기 유령이라던가 무서운 이야기가 이 집에 있는 게」
「없다고. 유령도 무서운 이야기도, 있을 리가 없잖아 여기에」

거기서 A씨는 여러가지로 한계에 다다랐던 것일까요.
떼를 쓰는 아이같이, 소리지르듯이 말했습니다.
입 닥쳐 그럼 너,

「그럼 너, 지금 있는 건 뭐야. 뭐가 보이고 있는 거야 우리한테」

「유령입니다」

그 목소리는 A씨도 C씨도 아니고.
그들과 함께 방구석에서 떨고 있을 B씨의 목소리였습니다.
A씨의 들러리로 담력시험에 따라온 그녀는, 아까부터 계속 말이 없었습니다 그녀는.
두 사람 방향도, 갑자기 회의실을 채운 집단의 방향도 아니고,
회의실 창문 너머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돌연히, 그것도 끔찍하게 침착한 존댓말을 꺼낸 B씨에게 놀라서 그녀 쪽을 본 두 사람은, 그녀의 시선에 이끌려 천천히 창밖을 보았습니다.
창문 한 장을 사이에 둔 바로 너머에, 엄청나게 커다란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몇 분전까지 그들이 세워둔 차 바로 옆에 서 있던 그 남자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남자는 역시 너무 거대해서, 회의실 창문을 통해서는 어깨 아래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몹시도 크게 구부러진 목도, 거기에 붙어 있을 얼굴도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 남자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까는 역광 때문에 실루엣밖에 보이지 않은 남자의 어깨아래는, 그 지나치게 큰 키를 도외시하고 보면, 어디에나 있는 아저씨 옷차림이었습니다. 체크무늬 옷깃의 헝클어진 반소매 티셔츠와, 물이 빠진 회색 긴바지. 이럴 때는 상복이나 소복이 아니구나, 생각하기를 포기해 버린 뇌의 일부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약간 해가 지기 시작한 석양 노을에 비친 그 남자를 무표정하게 바라보며 B씨는,

「당신에게는 이것이 유령으로 보이지 않나요」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 순간, 회의실에 와 하고 웃음소리가 울리고,
방 안쪽을 향해 눈을 돌리자 회의실에 앉은 그들 그녀들이 전원 이쪽을 보고 소리내어 웃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예를 들자면 서프라이즈가 성공했을 때와 같은, 손뼉을 치며 눈물이 흐를 것 같은, 폭소라고 형용해도 좋을 웃음소리였습니다.

「그렇지, 저게 유령으로 안 보이면 오히려 좀 위험한 거지」
「믿고 싶지 않아도 일단 있는 건 있다고 말하는 수밖에」
「아니 그럼 유령 말고 뭘로 보이는 걸까, 아하하하」
「아ー웃긴다. 이렇게 웃은 거 진짜 오랜만───후후훗」

웃음소리. 손뼉소리. 숨 넘어가는 소리.
그 모든 것이, 방구석에 서 있는 세 명을 향하고 있고,
A씨와 B씨는 그 꼴을 둘러보며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B씨는 아직도 창 밖에 서 있는 무언가를 멍청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타박타박, 좀전에 복도에서 들려온 것과 같은 발소리가 방 안을 울리고,
그것은 옅은 홍차색 카디건을 걸쳐입은, 검은 머리가 어깨까지 내려오는 「선배」의 슬리퍼가 내는 발소리,
그녀가 이빨을 드러낸 웃음을 지으며 세 사람에게 다가오고,

「그럼 이제 바꾸자 질문. 어쩔 수 없지, 특별하니까」

소리 없는 웃음을 지으며,

「그럼 무슨 일이 더 일어나야 유령이라고 생각할 건데?」

그렇게 말하는 동시에 굉장한 기세로 창문을 쾅 쳤습니다.
더는 아무 것도 보고 싶지 않았는데, 큰 소리에 반사적으로 움직인 얼굴이 그것을 시야에 넣어 버렸습니다.

창 밖에 차렷자세로 서 있떤 남자의, 양 손바닥이,
착 달라붙듯이 창문을 누르고.
여전히 어깨 위는 가려서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었는데,
직립한 상태로 목만 상하가 역전되어 뒤틀려 회전하는 것처럼,
그 머리와 이마가 서서히 창문의 위쪽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헝클어진 티셔츠 앞가슴과 겹치는 정도의 위치에 내려온 얼굴의 위쪽 절반이,
이쪽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앞머리 밑으로, 아메바인지 뭔지처럼 부정형으로 잡아늘려진 새까만 눈이 노출되었을 때, 그때까지 무감정하게 창 밖을 쳐다보고 있던 B씨가 돌연 번쩍 눈을 크게 뜨더니,
기쁨으로 빛나는 눈으로 나머지 두 사람을 보고

「유령이 보이게 된 것 같아」

라고 말했고, 두 사람은 그 순간 튕기듯이 회의실에서 뛰쳐나왔습니다.
회의실 문을 열 때도, B씨의 팔을 잡아끌고 복도를 달릴 때도, 처음 열고 들어왔던 간이부엌 창문을 통해 별장을 탈출할 때도, 돌연 집안에 나타났던 몇 명의 남녀들은 계속 거기에 있으면서, 과호흡 상태로 달려나가는 그들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대요.
목욕탕에서 샤워기로 발을 씻고 있던 남자도, 복도 바로 옆을 지나가던 여자도, 부엌에서 식사 준비로 보이는 것을 하고 있던 한 쌍의 남녀도, 쫓아오는 일 없이 그저 싱글벙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고.

그들은 별장의 대회의실에서 자동차까지 오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를, 크게 숨을 몰아쉬며 달린 끝에, 차에 올라탔습니다.
방금 전까지 집 밖에 있던 남자 같은 무언가도, 집 정면의 창문으로 들여다보이는 대회의실 안에 있던 많은 사람들도, 차를 타고 맹렬한 스피드로 산길을 우회할 때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이 모두 공포심으로 인해 보인 환각이었다고 고쳐 생각하는 것은 아마 절대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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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여기까지가 전제가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이야기에 관련된 불가해한 점, 기분나쁜 점들은 이제부터 기술해 나갈 부분이 되겠는데요.

가장 처음에 이야기한 것과 같이, 담력시험을 주제로 한 괴담의 경우는, 거기서 괴이를 체험하는 인물이 기본적으로 능동적일수록 주변에 널리 전해지기 쉽습니다.
「무서운 일이 일어날 줄 알면서 그 장소를 방문했던 인물이 그 결과로서 무서운 꼴을 당한다」라는, 어떤 의미에서 설화적인 인과담의 범주에 떨어지는 편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로서 널리 수용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옛날에 어느 현에 있는 어느 지구에서 활동한, 어느샌가 이름을 바꾸고 사라져 버린 「대화의 쉼터 캥테상스」라는 단체는 아마도 거기에 딱 들어맞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앞서 말한 대학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어중간하게 자연이 풍부한 시골스러운 동네였습니다. 그곳은 번화가의 화려함이 부족하고, 대신 합숙용 세미나하우스나 소년용 자연의 집 같은, 인기척 없는 외딴 입지를 살려서 활용하는 타입의 건물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도, A씨, B씨, C씨 세 명도 그런 건물에서 앞서 이야기한 사건을 체험했다고 합니다.
예전에 사용되다가,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폐쇄된 산속의 별장. 원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여해 주던 그 건물 근처에 있는 광장을 목적지로, 그들은 당일치기 바비큐파티를 하러 갔습니다.

별장에 담력시험을 하러 간 게 아니라,
그 근처의 광장으로, 바비큐를 하러 갔습니다.

그 그룹은 남자가 둘, 여자가 하나. 운전면허를 취득한 것을 축하할 겸, 구입한 중고차를 타고 그들은 의기양양 차를 몰았습니다. 당일치기니까 당연히 오후 이른 시간대에, 마실 술과 음식, 바비큐 도구 등을 가지고.

원래 그 별장은 주차장 옆의 광장에서 외유나 야영을 할 수 있도록 정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건물이 폐쇄되어 있어도 광장은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은 그렇게 예상했던 것입니다.
저를 포함해 몇 명의 친구들은, 이미 폐쇄되어 관리되지 않은 장소에서 불을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에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복수 모이기만 한다면 몇 명이든 결행할 예정이었던 듯, 그들은 그대로 소수 인원으로 당일치기 여행 계획을 결행에 옮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며칠 동안, 그들과 소식불통이 되었습니다.

저희도 걱정은 했지만, 요즘처럼 휴대전화가 고성능도 아니었고, SNS 같은 건 보급은 커녕 존재도 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별달리 두드러진 액션을 취하지도 못한 채 애만 태우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돌아왔습니다. 딱히 다치거나 한 것도 없었기 때문에, 저희도 안심했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그들은, 저를 포함한 친구들에게,
앞서 이야기한 「담력시험 하러 갔다가 일어난 체험담」을, 희희낙락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물론 이 시점에서, 목적은 바비큐가 아니었나 조금 의문스러운 기분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비큐 장소가 문제의 별장 옆의 광장이었기에, 거기서 흥이 오른 그들의 이야기 흐름이 폐허로 변한 건물에 담력시험을 가자는 쪽으로 흘러갔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다지 거부감은 없습니다.

캥테상스인가 하는 괴이쩍은 단체가 이 부근에 있었다는 것 같다는 소문은 저희도 들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디테일의 신빙성도 더해져서, 저는 굳이 말하자면 호기심을 갖고 그들의 이야기를 무섭다 무섭다 하면서 들었던 쪽이었습니다.
사실 세 사람이 이야기한 체험담은 다소 기분나쁜 것이었으나, 그 입담과 사건 자체의 임팩트에 현혹되어 여행의 목적이 달라지지 않았나 정도의 위화감은 이 시점에서는 그다지 고려되지 않았습니다.

분명하게 이상하다고 느끼게 된 것은, 그로부터 조금 지난 무렵이었습니다.
그들이 체험한 「괴담」은, 그 뒤에도 이따금씩 얘깃거리가 되었습니다. 예컨대 우리가 이 이야기를 들은 바로 다음날에도 「얘가 엄청 무서운 체험을 했다」고 동아리 동료들에게 이야기를 했고, 그 뒤에 다같이 (정규 행사로) 야영장에 갔을 때 심야괴담회를 할 때도, 그들의 체험담이 아주 맹위를 떨쳤습니다.

해서, 당연히 그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해 들은 친구들이 생기게 되고, 저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다만, 동료들 사이에 같은 이야기가 되풀이되는 에피소드토크 같은 것은 얼마든지 있는 일이니, 처음에는 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가 깨달았습니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가, 너무 지나치게 정확한 것입니다.

예컨대, 앞서 한 이야기에 있어서 A씨, B씨, C씨라는 체험자의 차이로 인해 각자가 말하는 내용의 차이는 있습니다. 그러나, 예컨대 A씨 자신의 체험담으로서 하는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완전히 똑같고 변함이 없었던 것입니다.
아무리 익숙해진 에피소드토크라도 세세한 표현의 차이는 당연히 발생합니다. 「그 가게」가 「그 편의점」이 되거나, 「토요일에 갔던 오락실」이 「주말에 ROUND1」이 되거나, 그런 디테일이나 조사의 변동은 이야기를 되풀이할 때마다 매번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는 한 구절 한 글자 단위로 완전히 똑같았습니다.
마치 그들이 각각 「자신의 체험담」을 암송하는 것 같이.
언제 이야기를 하든, 조사와 세세한 발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완전히 똑같았습니다.

이런 종류의 괴담에서는, 어떻게 체험자가 그렇게까지 세세하게 정경을 기억하고 있느냐, 하나하나 대사를 문자로 만들 수 있느냐, 그런 이의가 자주 제기되곤 합니다. 저도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그런 의심을 품기는 했습니다만, 그거야 우리에게 이야기할 때마다 보완되어 구술되는 것이겠거니 하고 나름대로 납득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완전히 한 마디 한 마디 구구절절 그들의 머릿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이 먼저 떠오를 리는 없잖아요.

그리고 또 하나, 저희에게 전환점이 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계기는 앞서 이야기에서의 「C씨」의 여자친구였습니다.

그녀가 말하기로, C는 그 「담력시험」에 갔다 오고 나서부터,
어딘지 모르게 행실이 이상해졌다고 했습니다.

책이나 신문을 읽고 있는가 싶었는데, 어딘가 한 지점의 글자만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수십 분을 가만히 있지를 않나.
그전까지는 별 관심도 없었던 음악감상에 빠지기 시작한 듯, 밤낮 없이 자기 방에서 라디오카세트를 듣고, 경우에 따라서는 몇 시간이나 이어콘을 귀에 꽂고 눈을 감고 있거나.

그녀는 그 라디오카세트를 그가 목욕하는 틈에 몰래 조작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가 이용한 것은 라디오카세트의 재생기능이었고, 그 때도 카세트테이프가 들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전원을 넣고 이어폰을 장착하고 가장 최근 재생된 부분에서 재생 단추를 눌렀습니다.

그 때 이어폰에서 들려온 것은,
모르는 남자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그 사건」의 음성이었습니다.
그녀가 그제껏 C씨에게 들었던 것과 한 마디 한 마디 똑같은 내용과 말씨로, 「C씨가 체험한 사건」의 음성이 거기서 계속 흘러나왔던 것입니다.

이게 도대체 뭐냐고 재생을 멈추고 카세트테이프를 꺼내 보니,
테이프의 타이틀란에는 「캥테상스 음성 3-5」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에게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그제야 간신히,
뭔지 잘 설명은 못 하겠지만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날 여행을 갔다가 한동안 소식이 끊겼던 세 명 전원,
출처불명의 카세트테이프를 몇 장씩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A씨는 「캥테상스 음성 1-1」에서 「1-6」.
B씨는 「캥테상스 음성 2-2」에서 「2-6」.
C씨는 「캥테상스 음성 3-1」에서 「3-6」.

그것에 대해 상세하게 물어보려 했더니 회피당하고, 저희가 그것을 재생 혹은 복제하려 하자 맹렬한 기세로 거부당했습니다. 그들 전원과 만날 수 없게 된 지금으로서는 그 테이프들이 어떤 의도로 만들어져 그들의 손에 들어간 것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 친구가 틈을 보아 「캥테상스 음성 1-1」을 중간까지만 다른 테이프에 복사하는 데 성공해서, 그것을 다른 모두에게 들려주었던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녹음되어 있던 것은, 요즘은 NLP라던가 밀턴모델이라고 하는 그런 거 있잖아요, 이른바 인간의 피암시성을 건드려서 시청자를 변성의식상태로 유도하는 거. 그 도입부가 되는 음성데이터였습니다.
물론, 저희도 그것을 처음 들은 당시 시점에서 문제의 음성이 그런 것을 시도하고 있음을 바로 판단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는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아마 읽다 보면 아 그거구나 하고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밀턴모델은 비즈니스론이나 자기계발 업계에서 「심리학이 뒷받침하는 유도 테크닉」, 「누구나 가능한 회화술」이라는 제목을 달고 선전이용되고 있는데, 이 음성도 그와 비슷한 무언가의 계보 위에 있는 것일지 모릅니다.
실제로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표현법이라던가, 심리테스트심령영감 등의 흔해빠진 「스피리추얼적인」 요소들을 뒤죽박죽 섞은 그 말씨가 그 테이프 음성에서 역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 음성의 단편만 들어도 비웃음을 터뜨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그것을 들은 시점에서, 이 이상 그들과 관여되는 것을 그만주어야겠다고,
누가 말을 꺼낸 것은 아니었지만, 다들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보여드릴 것은, 그 당시에 친구가 녹음했던 음성을 문장화한 데이터입니다.

그 사람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여기에 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당신은 지금 무의식 중에 「캥테상스는 무서운 단체」라는 전제를 주입당했다는 것을 눈치챘습니까?

[이하, 「캥테상스 음성 1-1」 일부의 녹취록]

(수십초 간 백색잡음)

이 테이프를 집어들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우선, 감사의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분명 당신은 지금, 적잖게 두려운 마음을,
불안감을 갖고, 이 말을 듣고 있을 것입니다.
당연합니다. 당신은 그 집에 얽힌 무서운 소문을 들었고,
그리고 여기까지 찾아와서, 게다가 지금 이렇게 제 말을 듣고 있습니다.
말을 들어서, 그것을 뇌가 기억하고, 머릿속에서 읽어들이고 있습니다.

무서워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예컨대, 만약 제가 지금까지 여러가지 말을 늘어놓아 희롱하다가,
「당신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 「무서운 일, 싫은 일은 아무 것도 안 한다」고 말씀드리면,
당신은 더욱더 저희를 의심하고 거리를 벌려 버리겠지요.

의심하는 편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오히려 저희도 그것이 기쁩니다.
지금 제가 하는 말을 의심하고, 무서워하며 듣고 있는 것은,
당신이 그만큼 저희의 말을,
열심히 읽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저를 알려고 하지 않는 한,
무섭다는 감정도, 괴이쩍다는 감정도 생겨나지 않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제 말을 받아만 들이지 않고,
제대로 진지하게, 진솔하게 제 말을 무서워하고 있다.
저는 그게 기쁩니다.
의심하는 것도, 무서워하는 것도, 하나의 신뢰관계인 것.
당신은 지금, 그것을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쪽에서도 당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대로, 의심해도 좋고 무서워해도 좋으니까,
제 말을 그대로 계속 들어 주세요.

그렇게 하는 것이 제게 있어 가장 큰 기쁨이니까.
당신이 지금 당신의 의지로써 그렇게 하고 있음이 저를 기쁘게 만드니까.
무서워하면서도 이 말을 계속 읽어주었으면 한다,
그런 부탁을 들어주고 있는 당신은,
무의식적으로 제 말을, 제 자신을, 신뢰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은 지금, 제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안심하는 것만이 신뢰가 아닙니다.
안심하지 못하고 무서워하는 것이 역설적으로 제일의 신뢰인 것.

게다가, 당신은 자신의 의사로 이 말을 집어들어 주셨으니까.
담력시험을 하듯이, 무서운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불안감을 받고 싶어서, 그래서 지금도 이 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당신은 처음부터, 무의식 중에 제게 협력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머리는 깨닫지 못했을지 모르겠으나,
당신의 무의식은 처음부터, 저를 신뢰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의지로, 담력시험을 하러 왔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당신은 당신의 의지로, 담력시험을 하러 왔습니다.

그것은, 어떤 장소였을 것입니다.
담력시험에 간다면 당연히 담력시험의 장소가 필요하겠지요.
당신은, 어떤 장소에 갔었나요. 기억이 나시나요.
괜찮아요, 제대로 상상할 수 없어도 좋습니다.
무의식은 기억하고 있으니까,
당신은 그저 떠올리기만 하면 됩니다.
당신은 무서워하면서, 그것을 떠올립니다.
당신의 의지로, 그것을 떠올립니다.

그것은 어떤 장소였을까요.
저와 함께 상상해 봅시다.
덜컹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자동차 엔진 같은 소리.
실제로 들리지 않아도 좋습니다. 들린다고 상상만 하면 됩니다.
그것은 서서히, 서서히 커지고,
상상 속의 당신은 지금, 차를 타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떠올려 봅시다. 당신은 차로 어디로 향하고 있나요.
차창을 통해서 녹음이, 줄줄이 이어진 나무들과 풀이 보이고,
처음 시작부터 산 속이었다는 것을, 거기서 당신은 떠올립니다.
산을 뚫고, 나무를 뚫고, 파앗 하고 시야가 트입니다.

거기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그래요, 거기에는 집이 있었어요.
그 집의 겉모습은 알지 못하지만,
당신은 어째서인지 그 집을 알고 있습니다.
그 집이 태어난 집처럼 편안한 장소라고 알려주었던 것도,
그 집에서 많은 사람들과 만났던 것도,
당신은 차례로 떠올립니다.

대단하네요. 정말 기쁩니다.
저는 질문밖에 한 것이 없는데,
당신의 마음은 차례차례 그 답을 돌려주고 있습니다.
당신의 의사로써, 저와 대화하고 있습니다.
이쪽에서 일방적으로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이쪽이 던지는 질문에 당신이 자발적으로 답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아직 그 집에 대해 거의 아무 것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당신은 스스로 저와 대화하여,
아직 제가 말하지도 않은 기억을 더듬기를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번에 또 한 가지, 당신에게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집의 길안내를 해주실 수 없을까요.
차에서 내려 집 앞까지 왔지만,
아무래도 정면의 현관은 자물쇠가 걸려서 열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기 있는 정면의 창문을 통해, 안쪽의 큰방의 모습은 보이는데요.
아무리 두 손으로 강하게 창문을 두드려도, 안을 들여다보아도,
그 창문은 열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당신이라면, 어디로 들어가야 할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괜찮아요. 목소리로 내지 않아도, 당신의 마음은 제대로 전달됩니다.
그것은, 집 뒤켠에 있는 창문. 거기를 통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창문을 열고, 그리로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면, 뒤켠으로 돌아나가 봅시다.
뒷켠으로 가는 사이, 풀을 헤치고 사박사박 걷는 사이에도,
다시 한 번 이 집을 떠올리세요.
산 속에 있는 별장.
방치되어 있지만, 외관은 예쁜 빈 집.
자기 집처럼 편안하고 차분한 장소라고, 누군가 이야기했던 집.
상상 속에서. 정확한지는 상관 없습니다.
당신이 나를 신뢰하고, 의심하고,
그것을 떠올린다는 것이 중요하니까.

이제 당신은, 그 창문을 열고 집 안에 들어가,
상상 속에서 그 집 안을 걸어다니게 됩니다.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이것은 담력시험이니까,
무언가 무서운 일을 당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좋아요. 무서워하면서, 안으로 들어가 보세요.
무언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면서.
당신은 거기서, 어떤 것과 만나게 될까요.

그럼, 우선 그 창문을 흔들어서,
자물쇠를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 봅시다.

[녹취록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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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하는 영감의 유무를 알기 위한, 유명한 테스트가 있습니다.
자기 본가에 들어가서, 집 안을 돌아다니며, 창문을 열고, 그리고 닫고, 그러는 상상을 한다.
그 상상 속에서 자기 이외의 누군가와 만나거나, 엇갈리듯 스친 사람은, 영감이 있다고 한다.
인터넷상에서 유명한 테스트지만, 신빙성은 부족하고,
판단재료로서도 어린이용 심리테스트 따위와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영감이 있어 봤자 확실히 판단할 수 있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은 별개로 하고.
이제는 그것을 알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만.
그 세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주입당했던 것일까,
요즘도 때때로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상이 「캥테상스 문장 1」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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