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박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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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3+x

"형님. 이제 여기 고속도로가 싹 뚫리면은, 부산에서 서울까지 단번에 갈 수 있단 말입니다."

"그렇지. 상상은 잘 되지는 않지만."

"이런 중책에 참여하게 되다니. 각하께서 우리를 믿고 맡기신거 아니겠습니까."

"우리같은 밑바닥한테 맡기기는 뭘 맡겨. 그냥 써먹어 볼만하다 싶은 거지. 높으신 분들이 지주들 땅 뺏는 일을 직접 하고 싶겠어?"

들뜬 듯한 모습을 보이던 임한영은 담배를 꺼내 피웠다.

"형님. 이제 부산 밖으로 나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서울까지 반나절도 안걸려서 갈 수 있는데 뭐하러 부산에 있습니까."

"한영아. 아직 이르다고 말 하지 않았냐. 내실을 다져야지."

사내는 임한영의 말보다는 그가 피우는 담배에 더 관심이 있었다.

"담배 한대 주게."

"형님. 이거 돛대입니다."

"그래? 네가 워낙 맛있게 피길래."

임한영은 마지못해 하나 남은 담배를 건넸다. 여전히 찡그린 표정으로 임한영은 사내에게 말을 걸었다.

"중정에서 다른 말은 없었습니까?"

"뭐가. 확실히 처리하라는 말밖에 없었는데?"

"이상하군요. 저도 비슷한 지령을 받았는데…아마 확실한 처리의 범위가 달랐던 모양입니다."

사내는 임한영의 말을 흘린 듯 들으며 담배를 깊게 들이마셨다. 그 꼴을 보며 임한영은 웃었다. 그 웃음은 비웃음에 가까웠다.

"그나저나. 담배 맛이 참 특이하지 않습니까?"

"그런가?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그게 아마 삼도천 건너는 맛일 겁니다."

사내는 이제서야 폐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을 인식했다.

"형님. 수고하십시오. 구름 속에서 익사하는 기분이라는데, 어떠십니까?"

임한영은 쓰러진 남자를 측은하다는 듯 바라보며 모자를 벗었다. 그제서야 사내는 깨달았다. 내가 임한영을 언제 등용했던가? 언제부터 임한영이 나를 형님이라 불렀던 거지?

사내는 임한영을 처음 봤을 떄부터 그를 조직의 일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건 분명히 이상한 일이었다. 이 세계에서 이방인에게 조직의 중책을 맡기는 일은 없다.

"이게 요술향이라고 담배를 겁나 땡기게 만드는 건데…아무튼. 담배 함부로 얻어 피는거 아닙니다."

"너…뭐야."

"뭐긴 뭐야, 스파이지. 형님은 여기 부산 흙바닥 밑에 잠드쇼. 전라도 깽깽이는 아스팔트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볼랑께."


"와, 형님. 이게 다 뭡니까?"'

"뭐긴 뭐야. 각하께서 즐겨드시던 걸로다가 준비해 봤다."

"시바스 리갈? 이거 엄청나게 유명한 거 아닙니까?"

"아무렴. 내가 각하를 존경하는 마음으로다가 한 병 시켰지."

"다 좋은데요. 왜 하필 양주에 돼지 국밥을 먹습니까?"

"우리의 시작을 잊지 말자. 뭐 이런 의미로다가 시켰다. 불만 있냐?"

"없습니다."

두 사내는 묵묵히 국밥을 먹었다. 국밥과 양주의 조합은 더럽게 안 어울렸다.

"우리 찔찔이가 경기고 출신이었나?"

"예."

"기껏 좋은 고등학교 들어가놓고 친구 배떄지에 칼빵을 왜 놔서 고생을 사서 하냐. 불쌍한 것."

"그게 아니었으면 형님을 모시지 못했을 것 아닙니까."

"그래. 좋은 대학을 나오면 뭐하나. 이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건 돈과 권력인데. 그러고 보니 아내가 임신했다고 했나."

"네."

"이제 개처럼 벌어야 겠구만. 아들인가?"

"하하. 아직 성별은 모릅니다. 아들이면 태양, 딸이면 미월이라고 지으려고요."

"그래. 걱정할 건 없네. 나만 잘 따라 오면 돈 걱정없는 인생 살게 해 줄테니까."

"네. 믿겠습니다."

차려진 술이 거의 다 떨어져 갈 때쯤 라디오에서 경부고속도로가 착공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형님, 형님이야말로 이번 공사의 일등공신 아닙니까? 잘하면 정부에서 한 자리 차지하실 수도 있으실 텐데."

"우리 동생이 똑똑하긴 한데 아직 어리구나. 중정에서 뭔가 새로운 단체를 만드는 모양이기는 한데, 깡패는 정치인이랑 붙어먹으면 안돼. 각하를 존경하니까 오히려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거다. 예전에 정권이 바뀌고 이 땅에서 제일가는 주먹들이 그렇게 무력하게 쓰러지는 걸 보니까 말이다. 이 땅에서 제일 강한 건 돈이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형님은 애초에 깡패가 아니지 않습니까. 북한에서…"

"기분 좋은 날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아, 죄송합니다."

"죄송할 이유는 없고. 어쨌든 내 구상은 세련된 말로 용병이라고 할까. 책잡힐 일 없는 합법적 깡패를 만드는 거지. 우리는 그들에게는 개로 남아야 하는 거야. 대체 불가능한 듬직한 사냥개로."

"합법적인 깡패라. 그게 가능할까요?"

"글쎄. 일단은 강남에 체육관이나 하나 크게 지어볼 생각이다."


물체 설명: 강철제 뚝배기. 뚝배기에 끓인 액체를 나눠 마시면 강한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
회수 날짜: 1996년 10월 22일
회수 장소: 부산 해운대구
현 상태: 제 02k기지에 보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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