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티아의 날개

"당신은 오메가-7을 되돌리고 싶어 하잖아. 뭘 예상한 거지?

십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되돌리는 게 아니야.” 그녀가 말했다. “부활시키는 거지. 새로운 모습으로. 더 나은 모습으로.”

예언자의 웃음소리가 공기를 진동시켰다. 매력적이지만 비인간적인 소리였다.

이건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규정상, 십과 그녀의 동맹은 다른 평의회 의원들의 공공연연한 허가 없이도 알파-9 프로젝트를 시작함에 있어서 잘못된 방법을 쓰진 않았다.

규정 상으로는.

십과 구는 같이 예언자를 보러 가기로 했다. 예언자들은 엄밀히 따지면 각각 SCP에 해당하지만, 모든 블랙박스 SCP와 마찬가지로, 그들에겐 특수 격리 절차 파일이 없었다. 평의회와 그들의 측근들만 빼고는 그들이 존재하는 것도 모른다. 그들에게 번호는 없고, 설명만이 있다.

십이 만나고자 하는 예언자는 “강철 남자”였다.

십은 조용한 철도 열차를 타고 가는 동안 말을 많이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의 태블릿 PC를 평소보다 더 세게 잡았다. 이질적인 달이 높이 떠올랐고, 익숙하지 않은 별이 어두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그들은 목적지 사이에 있는 기다란 소금 평야를 지나갔다. 그들의 목적지는 현실과 시간에서 떨어진 곳이었다.

구는 십의 침묵을 가지고 뭐라 하지 않았다. 십은 이에 대해 고마워했다.

그들이 목적지에 도착하자, 검은 하늘에서 빛이 났고, 기이한 새벽이 밝아왔다. 십과 구는 철도 열차에서 내려 예언자들을 둘러싼 거대한 유리 격리실인 거미줄처럼 하늘에 걸려있던 복합 건물 앞에 섰다. 오직 입구 여러 개만이 땅에 닿아있었다.

예언자의 하얀 옷을 입은 수호자들이 그들을 만나기 위해 나왔다. 그들은 입이 없어 언제나 말을 하지 못했다. 그들의 왼손은 은은한 빛을 발하는 랜턴이 달린 금빛 사슬을 들었다. 그들은 십을 젖빛 유리로 된 건물의 복도를 통해 강철의 남자가 있는 방으로 안내했다.

하얀 옷을 입은 예언자의 건물의 반투명한 벽을 통해, 십은 하얀 옷을 입은 수호자들이 미로 속을 유령처럼 움직인다는 막연한 느낌을 받았다. 근처의 대기실에선 그녀의 조수인 솔트의 흐려진 그림자가 이리저리 걸어다녔다. 그림자의 화랑이 근접한 방에 숨어들어왔다. 십이 고의적으로 거리를 두고 싶어한 다른 예언자였다.

방은 복합 건물 모서리에 있는 아트리움이었는데, 지구에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해 보이는 무성한 계곡이 한 눈에 보이는 곳이었다. 복잡하게 조각한 상아로 장식된 낮은 연단의 위에는 거대하고, 팔이 많은 인간이 방 안을 꽉 채운 흰색과 금색이 섞인 망토를 입은 채 웅크려 있었다. 그는 많은 얼굴을 가졌고, 각각의 얼굴은 상아, 비취, 미국 삼나무와 흑요석으로 조각된 가면을 썼다.

방 안의 다른 물체는 십이 가져온, 원시 시대의 뼈로 새겨진 의자 하나 밖에 없었다.

어서와,” 강철 남자가 말했다. “말해봐


예언자의 웃음소리가 공기를 진동시켰다.

십은 더 말했다.

그는 더 웃었다.

“나에게 꽤 많이 웃는군.” 십이 말했다. “어쩌면 이래서 사람들이 당신과 얘기를 많이 안하는 걸지도 몰라.”

난 봉사하기 위해 존재해.” 강철 남자가 말했다. “다른 예언자들과 마찬가지라, 난 당신의 것이고, 따르는지 무시하는지는 당신의 의지야.

“그럼 말해봐.”

그러지 뭐. 당신은 O5 평의회 부속품 중에서 가장 최근에 들어온 사람이야. 최근 20년 동안 평의회의 인원의 수가 비정상적으로 추가됐지. 당신의 친구인 구도 그 중 한명이고.

강철 남자는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십도 그의 시선을 따라 유리 바닥 밑을 내려다보았다.

구가 유리 건물 바닥과 가까이에 있는 산비탈에, 밑에 있는 계곡에 서있었다. 그녀는 혼자서 자기 지팡이에 기댄 채였다. 아마 그냥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십은 다른 평의회 인원들과 마찬가지로 이곳에 있는 모든 예언자들에 익숙해지지 않았다.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는 해도, 알고 싶지 않은 게 있기 마련이다. 그녀는 한때 고민하다가 더 강력하고 더 이질적인 예언자들 중 한 명을 찾는 계획을 머리에서 지웠다.

구는 언제나 다르게 생각했다.

그녀는 당신보다 더 인간적이야.” 강철 남자가 말했다. “당신들 모두와 비교해도 인간적이고.

“우린 모두 인간이야.”

굳이 따지자면 그렇지.” 또다른 웃음소리. “그녀는 당신의 가장 강한 아군이야. 그 영향을 알고 있지, 그렇지? 당신은 평의회 인원들 중에 그녀보다 더 늦게 들어온 유일한 인원이야.

“난 그녀보다 재단에 더 오래 있었어.”

그녀는 예외야. 그녀는 예외로 선택받았어.

구는 특별했다. 그녀는 재단이 한 번도 발견한 적이 없던 변칙적인 것의 존재를 발견했고, 재단의 여러 직위를 건너 뛴 채 바로 O5 평의회로 고용되었다. 평의회는 새로운 구가 필요했고, 외부인의 관점을 지독히도 원했다.

그들은 그녀에게 많은 걸 투자했어.” 강철 남자가 말했다. “그들은 자기들의 실험이 실패했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을 거야, 하지만 당신은? 그들은 다른 기록보관자를 얻을 수 있어, 당신의 전임자를 처형했던 것처럼, 어쩌면 당신의 조수인 솔트. 혹은 특출한 이사관인 마리아 존스라던지…

십은 움찔하며 놀랐다. “그렇다면 내 무지함이 다른 이들에게 이득이 될 수도 있겠지.” 그녀는 구를 내려다보았다. “그녀도 예언자를 기다리고 있는 거야?”

예언자에게 말하는 거야.

“뭐?”

산 속에 있지.” 강철 남자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머리가 미소를 지었다. “땅의 예언자는 소수의 사람에게 말하지, 그마저도 길지 않아. 그녀는 구를 좋아하는 것 같군. 어쩌면,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일지도 몰라.

십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다른 데로 샜군.” 강철 남자가 말했다. “당신은 당신의 힘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겠지. 아군 몇 명과 함께, 그래, 하지만 매우 적어. 왜지?

“이게 평의회 투표까지 올 거라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십이 말했다.

그리고 그래서 당신이 여기 온 것일 테고.

“그래.” 십이 말했다. “난 이래서 당신이 예언자라고 생각해.”

강철 남자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말해봐. 당신이 이런 방식으로 일을 하려고 했을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십은 주저했다. “허가를 구하는 것보다 용서를 구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을 했어.”

당신의 바로 전임자라면 동의했을 거야.” 강철 남자가 말했다. “이 때문에 그가 평의회 인원 중에서 내 기억 상 가장 짧은 임기를 보낸 사람이라고 말해도 되겠지.

십은 SCP-003에 대해 생각했다. “난 그런 어리석음의 근처도 안 갔어.” 십이 말했다.

말을 이어가게 해줘.” 강철 남자가 말했다. “20년 전에 평의회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잃게 한 사건을 알고 있나?

“재단 내전.” 십이 말했다.

그래. 불한당 O5로 인한 혼돈의 반란의 탄생. 여러 세부사항들을 알고 있나? 그들의 동기에 대해?

“물론. 칠이었단 자가—”

잠깐, 잠깐.” 강철 남자가 말을 끊었다. “그래, 칠이 그들에게 미사여구를 제공했지. 칠은 그들의 작전을 확고히 했고, 이름을 제공했어. 그의 수식어는 그때에도, 그리고 지금도 효과적이었지. 촉망받던 젊은 고용인 여럿이 재빠르게 ‘반란’에 들어갔으니. 칠이 불행했고, 규약이 헐거워지기를 원했던 거는 사실이지만, 칠은 ‘반란’을 시작하지 않았어. 게다가 칠은 재단에서 이탈할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어.

십은 조용히 있었다.

이걸 알기 위해 날 거칠 필요는 없어.” 강철 남자가 말했다. “이 모든 기록을 당신은 볼 수 있을 테니.

“다른데 정신이 팔려 있어서.” 십이 말했다.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나는 아직 사람이야.”

아, 그렇군.” 강철 남자가 말했다. “당연히 정신이 팔려있을 만하지. 내가 인간이라면 당신을 부러워했을 거야. 기록보관자로서, 당신은 다른 평의회 인원들과 공유할 수 없는 지식을 가지고 있지. 세상이 끝난 모든 순간들을. 그게 복구된 순간들을. 일은 당신을 예언자라고 부르기까지 하지. 하지만, 당신은 지금 여기 있군.

그의 가면들이 멀리서 응시했다.

“난 의견을 들으려고 왔어.” 십이 말했다. “그래서, 반란의 시작을 어떻게 얘기하려는 거야?”

그녀의 번호는 십일이었어. 그녀는 자신에게 과분한 지식을 가졌지, 당신들 중 누구에게도 과분한 지식을.

“무슨 일이 일어났지?”

그녀는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혔지. 그녀는 재단이 변칙 개체에 대한 연구를 더 늘리길 바랐어.” 가면들이 십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봤다. “그녀는 ‘파수꾼’이라 불렸어. 그녀는 재단의 많은 초기 격리 절차를 세웠지. 그녀는 변칙 개체를 이해하지도 않고 격리해 스스로를 제한하는 바람에 불리한 점이 있다고 생각했지. 이런 건 아예 격리가 아니라고 한 것도 그녀의 주장이었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네.” 십이 말했다. “부활 프로젝트 이면에 있는 법칙과 닮았군.”

십일은 또 우리가 인간형을 별도의 범주로 재분류하는 걸 원했어. 그녀는 인간형 변칙 개체와 일하는 우리의 군인들과 연구원들에게 로비했지. 당신처럼.

십은 망설였다. “알파-9는 그렇게 급진적으로 나가진 않아.”

당신이 인정하고 싶은 것보다 더 가까울지도 모르지.” 강철 남자가 자신의 팔을 폈다. “십일은 이걸 평의회에 빠른 결정을 요구했어, 당신이 지금 한 것처럼. 다른 이들이 흔들리지 않았을 때, 그녀와 그녀의 동료들은 재단을 떠났어.

“난 이게 두 번째 반란을 시작하는 거라 생각하지 않아.”

그런가?” 그의 목소리가 오래 이어졌다. “물론 당신은 아니겠지.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할지도 몰라.” 모든 가면이 십을 쳐다봤다. “재단과 세계 오컬트 연합이 사생결단으로 대치한다고 하자. 누가 이길까?

십은 강철 남자를 바라봤다. 그녀가 질문을 들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묻지는 않았다.

대답하지 않을 건가?

“글쎄, 연합이 훨씬 많은 전투 자원이 있기는 하지. 그들은 UN 가입국하고 직접 외교 관계가 있기도 해서, 해당 국가 내에서의 행동에 자유를 얻기도 하고. 하지만 그들은 UN와 연결된 평화유지군이자 대응 부대라는 역할의 방해를 받아. 그들에겐 초자연적 자산이 매우 적지만, 있는 걸 최대한 활용하려 할 거야. 우린 방어 상 이점이 있지만, 그들은 공격 상 이점이 있는 거지.”

십은 잠시 말을 멈췄다. “하지만 우리가 존재하는 위협을 표방하지 않는 이상, 연합과 우리가 공개적으로 적대할 리는 없어.” 십이 계속 말했다. “그들은 비밀 유지의 아주 훌륭한 예지. 모두 이론상의 얘기지만.”

곧 이론상의 얘기만은 아닐 거야.” 강철 남자가 말했다 “ORIA는 어때?

“ORIA?"

"아니면 지평선 구상은? 반란이 새로운 지원을 받고 나타난다면? 뱀의 손은? 잊힌 아이들은? 엄청난 예산을 받은 UIU라면?"

“잘 모르겠는데…” 십은 말꼬리를 흐렸다.

만약 당신이 그들 전부가 동시에 재단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한다면?” 강철 남자가 물었다. “누가 이길까?

“잘 모르겠어.” 십은 속에 무언가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그걸 누가 알겠어.”

그렇지만 당신은 여기에 대한 대답을 해야해.

십은 다시 구를 내려다보았다. 그에 대한 반응이었는지, 산을 축으로 삼아 한 바퀴 돌았다. 그녀는 계곡을 마주하고 홍해를 나누는 모세처럼 지팡이를 들었다.

계곡이 천둥으로 우르릉거렸다. 땅이 흔들렸다. 저 멀리서, 거대한 고원이 허공에 떠올랐다.

십이 놀라워하며 바라봤다.

천둥이 더욱 커지다가, 계곡 중간에 숲으로 뒤덮인 메사를 남기며 잠잠해졌다. 구는 자기 지팡이를 내리고 자신의 명백한 결과물을 바라보며 계곡을 주시했다.

십일과 함께 당신이 기억해야 하는 다른 이름이 있어.” 강철 남자가 말했다. “콘드라키.

십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팔이 비교를 할 것 같긴 하지만, 그건 아니야. 콘드라키는 고의적으로 제19기지를 파괴했어. 그래서 우리가 해야하는 거고.”

그럼 왜 평의회가 그의 암살을 매우 늦게 명령했을까? 누가 그들에게 마침내 행동하라고 설득했을까?

“당신이 뭘 말하려는지 정확하게 확신을 못하겠어.” 십이 말했다.

당신은 당연히 확신하겠지.” 강철 남자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얼굴이 미소를 지었다.

십은 발길을 돌렸다. 그녀는 확신했다. 그저 평행선을 달리고 싶지 않았다.

재단 내에서의 콘드라키의 힘이 절정일 때, 그는 SCP의 무기화를 계획했었다. 그는 오메가-7 같은 변칙적 특수부대의 확장을 시도했다. SCP-408과의 연대감을 생각하면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는 상관의 도장 없이 스스로 독립해서 시작하려고 했다.

평의회는 그가 제2의 반란을 시작할까 두려웠다. 그들은 그가 살려두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결정했다.

그리고 콘드라키의 죽음이 묻힌 다른 이유가 있었다…

“내가 뭘 하면 좋지?” 십이 물었다.

당신이 맨 처음으로 해야 할 일이라. 다른 이들에게 가. 그들에게 지지를 요청해.

십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건?”

이게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을 거라 생각해.” 대화 중 처음으로, 모든 가면이 웃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매우 감사해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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