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인적 사항
이름: 파스칼 클라인Pascal Klein
성별: 남성
출생: 1990/6/19, 오스트리아 케른텐Kärnten 주 클라겐푸르트Klagenfurt
국적: 오스트리아 공화국
신장 및 체중: 172cm, 75kg
인종: 아시아인
모발 색: 흑색
홍채 색: 갈색
가족 관계: 부 에곤 클라인Egon Klein, 모 베르타 클라인Bertha Klein, 여동생 엘리제 클라인Elise Klein
최종 학력: 클라겐푸르트 대학교 심리학 학사
기타 특이사항: 부모 모두 게르만계 백인임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아시아인의 외형을 지니고 있음. 격세유전을 통해 과거 아시아계 조상의 유전형질이 발현된 것으로 추정됨.
재단 근무 이력
약력:
2015~2016 SCP 재단 현장 요원 후보생
2016~2020 SCP 재단 정보부 공작팀 "미션 컨트롤" 소속 2등급 현장 요원
2020~2027 SCP 재단 한국지부 제21K중앙연구격리시설 정보과 소속 3등급 현장심문요원
2027~현재 [정보 비공개]
보안 인가: 3등급 DB-9 보안 인가
인원 계급: B계급
주특기: 변칙 존재 확보, VIP 구출, PoI 체포 및 심문
수료한 훈련:
- 현장 인력 기본 훈련 (2015)
- 정보부 현장 요원 훈련 (2016)
- 2등급 현장 인력 복합역량 교육 (2017)
- 정보부 비밀 공작원 훈련 (2019)
- 3등급 현장 인력 복합역량 교육 (2020)
- 한국사령부 현장 인력 복합역량 선도 워크샵 (2023)
- B계급 인원 리더십 교육 (2025)
- [정보 비공개] (2026)
관여한 SCP 및 사건:
헤메로칼리스 프로젝트 인원 인사 평가
작성 일자: 2026/2/10
작성자: 안상현 박사
대상자: "바일" 파스칼 클라인, 3등급 현장심문요원
3등급 현장심문요원 "바일" 파스칼 클라인은 2015년 재단에 처음 채용되어 2026년 현재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해 온 유능한 현장 인력이다. 현장 요원으로서 그의 가장 큰 장점인 극한 상황에서의 평정심 유지 및 자기 조절 능력은 2016년 그가 투입된 첫 임무에서 감독관의 눈에 띈 지 대략 10년이 지난 지금도 건재하다. 2019년 아마테라스 프로젝트 관련 사건 당시 특정 PoI의 행방에 대해 잘못된 보고를 올린 것으로 인해 견책 처분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그의 경력에 오점이 될 만한 징계 기록도 전무하다.
그의 자질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주로 클라인 요원의 근무 이력을 조사하던 중 드러난 심리적 비일관성에서 기인했다. 공작팀 "미션 컨트롤" 소속의 동료들이 그의 성격에 대해 증언한 내용과 제21K기지에서 클라인 요원과 함께 근무했던 인원들이 증언한 내용이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 공작팀 소속 인원들은 클라인 요원을 '화성에서 토양을 채취하는 탐사 로봇'이 연상되는 무뚝뚝한 사람으로 묘사한 반면, 제21K기지 인원들은 클라인 요원이 다혈질적이고 난폭한 언행 때문에 기지 내에서 여러 차례 다툼에 휘말린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현장 인력의 급격한 정신적 변화는 대부분 임무 중에 받은 심리적 충격으로 인해 PTSD가 발생하였거나, 인간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변칙성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생겨나고, 높은 확률로 해당 인원의 임무 수행 능력을 크게 저하시키고 재단 내의 인간관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만약 클라인 요원의 정신적 변성이 PTSD나 변칙적 영향으로 인한 것이었다면 그는 헤메로칼리스 프로젝트에 적합한 자산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클라인 요원의 사례는 이러한 견해와는 부합하지 않는다. 그는 앞서 말했듯이 고도의 자기 조절 능력을 유지해오고 있으며 동료들의 평판이 어떻든 자기 분야에서 꾸준히 좋은 결과를 내었다.
그의 정신적 특이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심층적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더욱 불가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클라인 요원의 이러한 성격 변화는 본인의 의식적인 통제 하에 발생하고 있었다. 그가 이 기원조차 불분명한 기술을 어디서 어떻게 익혔는지는 불명이나, 그는 현장 요원들에게 흔한 본능적인 반사신경과 상황 파악 능력을 그의 정신 특유의 수리적 정밀성 및 유연성과 결합시켜 재단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클라인 요원은 주변 상황을 특히 사회심리학적 맥락 하에서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 능숙하다. 그는 자신이 마주보고 있는 자신의 동료, 상관, 외부 협력자 또는 심문 대상자의 머릿속에서 형성되었거나 형성되고 있는 중인 클라인 요원 자신에 대한 주관적 이미지를 예리하게 포착해내고 바로 그 이미지에 실제 자신의 모습을 일치시키는 작업에 착수한다. 십수년 간 같은 작업을 반복해 온 결과 현재 클라인 요원은 상대를 처음 만난 바로 그 순간에 자신의 심리 구조를 재배열시킬 수 있을 정도로 이 기술에 숙달된 상태다.
이렇게 재정립된 클라인 요원의 성격은 그를 마주보고 있는 상대의 무의식 속에 미리 형성된 클라인 요원의 이미지와 자연스러운 일치를 이룬다. 따라서 상대가 클라인 요원에 대해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든 간에 그 상대는 그를 처음 만난 순간 그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믿게 되며, 이는 클라인 요원에 대한 무의식적 경계심 및 위화감을 소멸시켜 그를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나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클라인 요원이 보유한 이 기술이 그의 경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가 공작팀 "미션 컨트롤" 및 제21K기지에서 올린 성과들은 대부분 재단에 의도적으로 접근했거나 재단에 의해 체포된 PoI 또는 변칙 개체를 상대로 이룬 것이었다. 클라인 요원은 그의 고유한 능력을 이용해 다른 현장 요원들보다 훨씬 손쉽게 상대를 기만, 회유, 이용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상대가 가장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위험 인물과의 관계 악화도 최소화되었다.
결론적으로 클라인 요원의 심리적 비일관성은 정신적 결함이라기보다는 유용한 고도의 심리전 기술에 가까우며, 결격 사유라고 보기에는 난점이 많다. 다만 클라인 요원이 이런 기술을 언제 어디서 익히게 되었는지, 또 그가 자신의 기술을 지금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사용하고 있는지 우리가 확실히 알지 못하는 이상 그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클라인 요원을 본래 선발된 의도에 맞는 자리에 채용하되, 프로젝트 진행 기간 동안 그의 심리 상태를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2026/2/13, 현장 요원 파스칼 클라인의 심리적 특이사항에 대한 관련자 증언
앨리스 페린 박사Dr. Alice Perrine, 헤메로칼리스 프로젝트 기술 고문
인사 쪽 사람이 내게 "파스칼 클라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느냐"고 물었을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많이 고민했다.
평범한 대답은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당연히 알고 있지. 4년을 같이 일한 사람인데."가 되겠지만, 질문의 목적어가 다른 사람이 아니라 파스칼 클라인인 이상 그런 대답을 바라고 던진 질문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솔직히 대답하자면, 그렇다. 나, 그때 우리 팀 공작관이었던 총관리자하고 당시 우리 소속이었던 재단 인원들은 모두 "패스파인더"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우리가 파스칼의 특이한 성격이 정신이상이나 괴벽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발휘된 재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그가 공작팀에 합류한 지 정확히 한 달이 되는 날이었다. 그때만 해도 파스칼은 아직 갓 훈련소를 벗어난 신참이었고, 파스칼의 기술을 우리가 정확히 밝혀낼 수 있었던 것도 대부분 그의 경험 부족에서 기인했다. 이 말을 당시 파스칼의 기술에 허점이 있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는 말았으면 한다. 그의 기술 자체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완벽했고, 우리도 처음에는 그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앞서 말했듯이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기술의 부족함이 아니라 경험, 더 정확히 말하면 신중함의 부족이었다. 그는 우리 공작팀 인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정보 교환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파스칼은 자신이 미션 컨트롤에서 새로운 사람을 마주칠 때마다 그 사람의 이미지에 맞춰서 자신의 성격을 재구축했다. 간단히 말해서 모든 팀원들 전부에게 각각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는 소리다. 이러면 당연히 팀원들이 만나서 파스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마다 불일치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팀에 소속된 거의 모든 인원들이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게 되었다.
재단 어느 부서든 다 그렇겠지만, 미션 컨트롤 같은 정보부 공작팀은 특히 심리 상태의 건전성이 입증된 인원을 선호하는 편이다. 담당하는 업무의 위험성과 다루는 정보의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문자 그대로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어떤 임무나 비밀을 맡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새로 들어온 현장 요원이 그런 이상 행동을 보여주고 있었으니 공작팀 분위기가 어땠겠는가. 공작관은 다른 팀원들이 파스칼에 대해 가진 부정적인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그 역시도 그 당시의 파스칼을 신뢰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파스칼을 신뢰할 수 있는 팀의 일원으로 만들기 위해 공작관이 선택한 방식은, 이렇게 말해도 될 지 모르겠다만, 나로 하여금 파스칼보다 그 양반의 정신 세계가 더 의심스럽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공작관이 한 짓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그는 파스칼을 사실상 자신의 개인 비서로 삼은 다음, 그에게 어떤 기대도 하지 않았다. 나 같은 사람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할 짓이다. 나 역시 정신적으로 평범한 인간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공작관은 파스칼에 대한 어떤 선입견, 어떤 이미지도 머릿속에서 만들어내지 않고 그를 있는 그대로 대했다. 파스칼은 어떻게든 그 양반의 속마음을 알아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국 공작관이 생각하고 있는 파스칼의 이미지에 자신의 실제 성격을 맞추는 것은 불가능했다. 애초에 그런 이미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따라서 먼저 나가떨어진 쪽은 파스칼이었다. 그는 공작관을 속이려는 시도를 그만두었다. 서로를 솔직하게 대할 수 있게 되자 공작관은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심문을 시작했다. 심문이라고 했지만 우리가 PoI를 심문할 때보다는 훨씬 화기애애하고 안심되는 분위기에서 모든 일이 진행되었다. 어차피 다른 무언가를 시도할 필요도 없었다. 파스칼은 자리에 앉자마자 자기 목에 올가미라도 걸려 있는 사람마냥 온갖 신상명세를 있는 대로 쏟아내서, 오히려 우리가 당황할 지경이었다.
알고 보니, 파스칼은 20세기의 마지막 해부터 지금까지 줄곧 다른 사람의 이미지에 맞춰 살고 있었다. 그 말은 그 녀석이 생애의 첫 10년 이후로 한 번도 자아 정체성의 형성에 시간을 투자해본 적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파스칼의 실제 인격은 백지 상태에 가까웠다. 좋아하는 것? 없음. 싫어하는 것? 없음. 벌컥 화를 내 본 적도 없고 엉엉 울어본 적도 없고 열정도 야망도 너무 평균치인 나머지 무슨 일을 하든 그걸 완수할 만한 의지를 끌어낼 수 없는 사람. 그것이 바로 파스칼 클라인이라는 사람의 본 모습이었다.
아까 내가 '생애의 첫 10년'이라고 했었던가? 그렇다. 믿거나 말거나 그의 진술에 따르면 파스칼 클라인이 터득하게 된 기술의 기원은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독특하면서도 진부한 그의 성장 배경이 시작이었다. 오스트리아의 게르만계 백인 부모가 전형적인 아시아계 외형의 남자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는 뭐랄까, 독특한 종류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자기 친구들보다 높은 편이다.
어린 파스칼이 실제로 정서적 학대나 폭력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본인은 자기가 겉모습 때문에 불쾌한 일을 당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아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법을 아는 좋은 부모였지만 아들의 신변을 약간 과하게 걱정하는 성향이 있었다) 어리둥절하며 학교에서 아무 일 없었다고 말하는 아들이 '아직 어려서' 내지는 '겁을 먹어서' 자기가 당한 일을 내색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하지만 부모의 잘못됐다고는 하기 어려울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스칼은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정말로 할 얘기가 없었을 것이다.
교착 상태는 21세기의 첫해까지 이어졌다. 그 즈음 파스칼은 부모님이 아무 일 없었다는 자신의 말을 믿지 못하는 상황의 답답함보다 계속해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해야 하는 상황의 귀찮음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고 느낀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자기 성격을 그냥 부모가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에 맞춰주기로 했다. 파스칼은 그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인종주의적 혐오에 상처받았지만 내색하지 않는 내향적이고 착한 아이'를 연기했다. 이런 종류의 거짓말은 시간이 지날수록 불어난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파스칼은 학교에서, 교회에서, 아니면 어디든 간에 다른 지인들을 마주칠 수 있는 장소에서 각각 다른 역할을 연기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누군가가 그의 역할극을 꿰뚫어보았다면 그는 지금과는 아주 다른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도 눈치를 못 챘고, 결과적으로 파스칼 클라인이라는 사람의 머릿속에서 아주 독특한 자아가 형성되었다.
2000년 이후로 지금까지 그의 모든 행동을 지배하는 궁극적인 욕망은 단 하나, 다른 사람이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파스칼이 그렇게 살게 된 이유를 생각해보면 주객전도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그는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알아낸 다음 그 이미지에 맞춰 자신을 변화시키는 행위에서, 오직 그 행위 하나에서만 성취감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 파스칼 클라인이라는 인간이 보유하고 있는 재능과 열정은 바로 여기에만 투자되고 있다. 그는 클라겐푸르트에서 좋은 학생이었다. 교수들이 그를 좋은 학생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 파스칼은 어떤 학문적 성취에도 관심이 없다.
그리고…… 젠장, 이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여기까지 말해버린 이상 누군가는 눈치를 챌 테지. 2015년에 오스트리아쪽 현장 요원 중 한 사람이 클라겐푸르트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한 청년을 알게 되었다. 그 현장 요원은 청년을 좋은 재단 인원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를 재단으로 데려왔다. 파스칼 클라인은 그렇게 해서 SCP 재단의 현장 요원이 되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파스칼 클라인의 머릿속에 SCP 재단의 이념에 대한 충성심은 들어 있지 않다. 그는 오직 자신, 더 정확히는 남이 생각하는 바로 그 모습이 되고자 하는 자기 자신의 욕망에만 충성하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아마 헤메로칼리스 프로젝트 관련 인원일 텐데) 이 시점에서 그와 같이 일하기로 한 것 자체가 단단히 잘못된 결정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그 녀석의 진실을 알게 된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걱정을 했다. 심지어 공작관도 클라인을 심문한 뒤로부터 그를 '제거'할 필요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그 녀석을 끝까지 믿기로 하고 파스칼에게 '패스파인더'라는 콜사인을 배정해주었다.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는 정말 패스파인더 같은 사람이 되었다. (그가 화성 탐사 로봇처럼 무감정한 녀석이 된 건 그저 당시 공작팀 인원들 사이에서 <마션>이 아직 유행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데에서 그런 콜사인을 받았다면 사카자위아Sacagawea처럼 활발하고 헌신적이었을지도 모르지)
왜 그 녀석을 믿기로 했냐고? 파스칼 클라인은 자신이 받는 신뢰를 100% 돌려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를 믿음직하고 유능한 현장 요원이라고 생각하면, 그 녀석은 실제로 믿음직하고 유능한 요원이 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다. 애초에 존재한 적 없었던 재단에 대한 충성심을, 말하자면 다른 이유로 생겨난 인공적인 충성심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근속년수 10년 이상의 다른 베테랑 요원들과 다를 바 없이 재단의 이념에 헌신하는 인원이 된다.
이쯤 되면 짐작했겠지만 우리가 그를 끝까지 믿기로 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이것은 단순한 설명이지만 동시에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하는 경고이기도 하다. 공작관이, 우리 공작팀 인원들이 파스칼 클라인을 '의심'했다면, 믿을 수 없는 놈, 사기꾼, 스파이 내지는 배신자라고 '생각'했다면 그는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는 그의 기술에는 한계가 없다. 물론 파스칼이 슈퍼히어로라는 건 아니고 인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발휘할 수는 없으니 그런 부분에서의 한계야 있겠지만, 윤리도덕적인 맥락에서 말하는 한계는 확실히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내 경고를 유념하는 게 좋을 것이다. 그의 충성심을 의심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