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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 참가작은 아니지만, 어쨌든 신들에 대한 약빤 소설
저자: SunnyClockwork
원작: http://www.scpwiki.com/party-of-gods
역자: Aiken Drum
썩은 고기에 파리가 이끌리듯 신들은 대심연에 모여 서로를 쫓고 우주의 상처를 핥았다. 그리고 파티도 열었다.
"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사슴이 소리쳤다. "그놈의 데일포트가 뭔데? 여기보다 더 좋은 점이 있겠어?"
"글쎄" 팡글로스가 대답했다. "일이 꽤 과장되긴 했지. 오히려 지역 주민 몇 명을 대피시켜야 했었어."
"여기 있는 신 중 절반이 떠났어!" 사슴이 투덜대고 내고 바텐더를 향해 돌아섰다. "누가 패턴 스크리머 좀 다물게 해줄래?"
비명이 멎자, 메카네와 얄다바오트가 뒤쪽에서 언쟁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거대한 태엽 장치 더미가 똑딱거리는 소음을 내자, 살덩어리 신은 생각 없이 고함치며 대답했다.
"이러지 마," 사슴이 앞발로 얼굴을 가렸다. "쟤네 이제 둘이서 한번 방 잡을걸."
"뭔 소리야?" 팡글로스가 물었다. "쟤네가 몇 세기 동안 서로 으르렁댔는데"
"오, 뭘 모르네 팡기" 사슴이 짧게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장담하건대, 쟤네 서로 갈라서기 전에 둘이서 한번 할 거야"
"말도 안 돼."
"만약 진짜로 하면, 네가 나한테 네 멍청한 시를 써주는 거다." 사슴이 웃었다.
"멍청하지 않거든!" 팡글로스가 항의했다. "시들은 내 깊은 감정의 표현이라고!"
"그렇다 치고" 사슴이 어깨를 으쓱했다. "만약 내가 이기면 네가 나한테 걸출한 시를 써주는 거다."
메카네는 이제 날카로운 삐걱 소릴 내기 시작했고 얄다바오트는 여섯 아르콘을 불러내 한판 뜨려고 했다.
"왜 그냥 저 둘을 쫓아내지 않는 거야!" 주홍왕이 카운터를 내려쳤다. "이건 정말 역겹군!"
"닥쳐 빨갱아!" 사슴이 짜증 내며 돌아보았다. "넌 여자랑 하지도 못하잖아!"
"뭔, 말도 안 되는 소릴!" 주홍왕이 외쳤다. "위대한 주홍왕이 그런 하찮은 과업을 이루어내지 못하겠는가! 넌 그 말을 후회하게 될 거다, 나의 아름다운 신부—""
"저기요," 주홍왕의 말은 머리를 들이민 프타에 의해 끊어졌다. "누구 제 아내 못 봤어요?"
"너 똑같은 질문 한지 천년밖에 안 됐거든!" 사슴이 소리쳤다. "그만 좀 해라!"
"하지만 그녀가 다시 세계를 파괴할 텐데," 프타가 징징댔다.
"데일포트나 살펴봐봐, 누가 알겠어?" 팡글로스가 제안했다.
신은 끄덕이고 곧장 대심연을 뛰쳐나갔다. 주홍왕은 계속해서 응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카운터를 주먹으로 박살 냈다. 목매달린 왕은 뭔가 웅얼거렸지만, 말 그대로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살덩어리와 금속의 전쟁이 격화되고, 빛을 만들어낸 자는 그의 형제에게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소리쳤다.
"매초마다 갈수록 가관이구먼, 내 말은, 백년전에 시킨 행성 크기의 선디 아이스크림은 어디 간 거야?" 사슴이 웨이트리스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내 디저트 좀 가져다줄래요? 인공위성을 위에 얹어서?"
그걸 듣고 웨이트리스가 돌아서서 사슴에게 토스트 한 조각을 건네줬다.
"어어." 팡글로스는 숨이 턱 막혔다.
"아 이 개짓거리를 또." 사슴은 눈을 굴리며 일어났다.
팡글로스는 주위를 둘러보고 직원 몇 명이 빵 조각을 입안에 집어넣고 있다는 걸 알았다. 사슴은 출구로 향했지만 거대한 무색의 녹색 촉수가 미끄러져 들어오고 있었고 대부분의 신들은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신들은 나에게 사로잡혀선 뒤에서 "다섯"이라고 외치고 있는 열정적인 구호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그래" 사슴이 얼굴을 찡그렸다. "나쁜 일은 한꺼번에 오는 법이지."
"이제 그냥 데일포트나 가자" 팡글로스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꿈 아래를 걷는 자가 말해줬는데 거기서 정말 좋은 시간 보내고 있데."
"사상 최악의 파티야!" 사슴이 소리를 치며 거대한 불가사리 신의 옆을 지나갔다.
"그래서," 사슴이 말했다. "파티는 박살 났네."
"그럼." 팡글로스가 심연에서 솟아올라온 다섯 개의 거대한 촉수를 보면서 대답했다.
"그리고 난 내 선디 아이스크림도 못 받았고." 사슴이 투덜댔다. "야 난 그냥 내려가서 순결한 자의 피나 바치라고 하련다."
"잠깐, 뭐라고."
"재단이 날 위해 연주해주는 음악을 들을 거야." 사슴이 선언했다. "적어도 쏠쏠한 맛은 있겠지, 최악의 경우에도 스크리머보단 나쁘진 않겠지"
"이건 멍청한 짓이야." 팡글로스가 사슴을 쳐다봤다.
"그렇긴 하지, 근데 알 게 뭐야." 사슴이 뒤를 쳐다봤다. "그리고 넌 나한테 시 써오고."
그래서 거대한 불가사리는 점점 다가오고, 사슴은 자진해서 격리되고, 주홍왕은 일곱 신부를 얻었다 (그전엔 굴의 조상의 진주 안에 묶여있었다). 메카네와 얄다바오트는 갈라서기 전에 한 번 했고, 나는 여전히 토스터다.
한때 대심연의 안은 즐거움의 장소였지, 신들이 모여들고— 아니다, 너 사슴이 어떤 놈인지 알지, 이건 그냥 멍청한 짓이야, 그 둘이 진짜 방을 잡았건말건 내가 알 게 뭐야.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팡글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