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탄 넘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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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전

“그 슈트가 필요하다고?” 개가 물었다. “진심이야?”

“애덤스에게 필요할 거야” 클레프가 말했다. “특히 연합 쪽에서 공을 들이기 시작한다면 더욱.”

케인 파토스 크로우 교수는 낮고 성난 으르렁 소리를 내었다. 그는 자신의 콘솔에 있는 버튼을 앞발로 내리치자 마침내 완성된 에그 워커가 보관용 형태로 몸을 접고 경사로를 걷어들였다. “애덤스를 기동특무부대에서 빼야해.” 케인이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걘 준비가 안됐어.”

“곧 준비가 되겠지, 크로우.” 클레프가 말했다. “그리고 애덤스는 재단이 이제까지 가진 자산 중에서 최고가 될 거야, 직감이랄까.”

“네놈의 또다른 직감 때문에 나의 가장 중요한 피조물을 부서질 위기에 내버려두고 싶지는 않아, 클레프.” 크로우 교수가 불평했다. “난 거기에 몇 달… 몇 년…을…”

“네가 뭘 걱정하는지는 알아.” 클레프가 가로챘다. “하지만 애덤스는 할 수 있어. 그저 그 빌어먹을 슈트만 있으면 된다고.”

케인 파토스 크로우는 그의 오랜 친구(?)를 화난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는 자신의 작은 날아다니는 발판을 타고 큰 수조를 지나쳐 날아갔다. 수조에는 온몸에 촉수와 빛나는 점을 가진 악마같은 바다 괴물 한 쌍과 얘기를 하는 것 같은 실험 가운을 입은 몇몇 연구원들이 있었다. “엘리엇!” 케인이 짖었다.

“네, 케인?” 30대 정도로 보이는 여자가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것 같던 책상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눈을 놀란 것 같이 크게 떴고, 자신의 코에서 미끄러져 내린 안경을 고쳐 썼다.

“클레프 박사에게 슈트를 가져다주겠어?” 케인이 물었다.

“아직 완성이 안됐는데요…”

“그래, 그렇긴 하지.” 케인이 말했다. “근데 설계도에 쓴 걸 다 집어넣을 필요는 없잖아. 지금 넣은 걸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알았어요.” 엘리엇 박사가 말했다. 그녀는 뒷문으로 달려 들어갔고, 곧 여기저기 뒤지는 소리가 들렸다.

“저 사람 바보 같은 술집 투어 사건 때 애덤스와 105랑 같이 있던 여자 아니야?” 클레프가 물었다.

“도주할 때 운전했던 여자지.” 크로우 교수가 대답했다. “하지만 개쩌는 연구원이기도 해. 쟤도 내 품에서 뺏고 싶어?”

“그럴 계획은 없어.” 클레프가 말했다. “슈트가 제대로 만들어졌다면야.”

“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크로우 교수가 말했다. “그들은 나한테 올림피아 프로젝트의 재가동을 약속해줬어. 내가 아무런 말도 못 들은 지 며칠이 지났고. 무슨 소식 같은 거 없어?”

“아주 안달이 났구나. 그렇지?” 클레프가 웃었다. “자 봐, 난 아직까지 그렇게 걱정하진 않아. 곧 네 여자들을 돌려받을 수 있을 거야.”

그들의 대화는 엘리엇 박사가 한 손에 은색 옷가방과 다른 손에 날렵해 보이는 검은 헬멧을 들고 돌아왔을 때 끊겼다. “여기 있습니다.” 그녀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섬유에 유동성 태양 전지판이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작동 시킬 수 있지만, 하루에 한 번씩 충전을—”

“나머진 내가 알아보지.” 클레프가 말했다. “고마워.” 그는 옷가방과 헬멧을 집었다. “어이, 좀 긍정적인 면을 보라고, 크로우. 내가 틀렸으면, 우린 모두 죽을 테니까, 그때 나에게 ‘내가 이렇게 될 거라고 했지.’라고 말해.”

“개가 무조건 천국에 가는 게 아니라면 말이지.” 케인이 담담하게 말했다.


1일차

“좋아, 애덤스.”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슈트는 어때?”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네요.” 애덤스가 불평했다. 슈트는 몸에 딱 달라붙었고, 새까만 색에 약간 빛이 났다. 마치 유동성 광전자 세포가 섬유에 달라붙은 것 같았다. 이 “섹시한 스파이 캣슈트” 같은 모습만으로도 애덤스가 민망해하기 충분했지만, 여기에 살짝 빛나는 부분에다가 검붉은 색 장식도 붙어있었다… “이 망할 건 도대체 뭐에요?”

“오메가-7 시절에 버려진 프로젝트의 잔해 중 하나지.” 클레프가 말했다. “좀 복잡한 물건이긴 하지만, 업그레이드 된 전투 장비라고 생각해.”

“알겠어요.” 애덤스가 팔을 들어 주먹을 쥐었다. 몸에 딱 달라붙긴 했지만,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 “알파-9 전원이 이걸 보급받는 건가요?”

“아니. 너만 받을 거야.” 클레프가 말했다. “엄밀히 따져서, 이 방 안의 모든 것들은 특수 격리 절차의 대상들이야. 이 경우의 절차는 ‘만약 애덤스가 그것들을 고장내거나 없앨 경우, 그녀는 좆된다.’ 그러니 주의 하라고, 오케이?”

“예예, 상관씨.” 애덤스가 대답에 있는 힘껏 비꼼을 담아 말했다.

클레프가 웃었다. “좋아. 감각 입력부터 시작해보자. 헬멧을 쓰고, 눈을 감은 다음, 열까지 세. 다시 눈을 뜨면, 시각 시스템이 작동될 거야.”

애덤스는 헬멧을 머리 위에 쓰고 고정시켰다. 마치 자기에게 맞춰서 제작된 것처럼 편안하게 맞았다(그리고 실제로 어느 정도는 그랬다). 그녀는 클레프의 지시에 따르면서 눈을 감았다…









“일.”

애덤스는 눈을 떴다.

그녀의 눈 뒤쪽에서 무언가가 딸각했다.

세계가 고통스러운 색깔로 폭발했다. 빛은 그냥 뚫는 정도가 아니라 트럭이 날아와 박는 정도의 강한 힘으로 들어왔다. 애덤스는 비틀거렸다. 그녀의 시각 신경은 정보의 과부화로 빛이 났다. 애덤스는 밋밋한 검은 헬멧의 얼굴가리개를 할퀴면서 벗으려고 애썼다. 벗어야해, 벗어야—

“애덤스.” 클레프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컸다. “애덤스. 내 말 들어. 집중해. 집중하라고. 내 목소리에 집중해.”

애덤스는 다시 눈을 감았다. 심호흡을 했다. 자신의 의지로 공포에 질린 심장 박동을 무시하려고 했다. “너무… 너무 색깔이 많아요!” 애덤스가 헐떡거렸다. “볼 수… 볼 수가 없어…”

“애덤스, 내 말을 들어! 이건 정보를 너의 시각령에 직접적으로 보내는 거야! 적외선부터 감마선까지 모두! 그걸 구분하는 게 네 역할이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요…” 애덤스는 콘크리트 바닥에 헬멧의 얼굴가리개를 박으면서 울먹였다. 눈물이 남긴 얼룩은 시선을 더 뒤흔들었고, 지금 상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조종할… 조종할 수가 없어…”

“아니, 넌 할 수 있어.” 클레프가 말을 잘랐다. “어두운 방에서 밝은 곳으로 나올 때와 같은 거야. 너의 눈은 빛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거지. 너의 뇌는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바꿀 거고. 그저 익숙해질 시간만 있으면 되는 거야. 눈을 떠, 애덤스. 무서워하지 말고.” 클레프의 목소리에 비웃음과 거들먹거림이 담겼다. “아니면 넌 다른 사람이 널 보고 생각한 대로 머리가 빈 사무실 애완용 토끼인건가?”

아, 시발놈의 클레프.

눈꺼풀을 몇 밀리미터 들어올리는 게 애덤스가 이제까지 한 일 중 가장 두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애덤스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저기서 웃고 있는 개자식이 자신의 약한 모습을 다시 보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정보의 폭발은… 조금도 줄어들진 않았다. 그보단 이 미칠듯한 양의 정보들이 뇌에 쏟아부어지는 데에 익숙해 진 것 같았다. 애덤스는 여기에 중요한 부분을 골라내고, 필요 없는 부분을 버리며, 정보에 집중하기 위해 잡음들은 무시했다. 잠시 뒤, 애덤스는 일어나고, 숨 쉬고, 심장 박동을 평소에 뛰는 것과 비슷하게 늦출 수 있었다

그녀는 방탄유리로 막혀있는 통제실을 바라봤다. “클레프 박사님?”

찰칵거리는 기계음. “그래, 애덤스?”

“다시는 사무실 보조를 모욕하지 마시죠. 또 그러면 우리 상관에게 알려서 감수성 훈련 다시 받게 할 줄 알아요.”

애덤스는 클레프가 미소 짓는 걸 들었다. “알았어, 애덤스.”


2일차

“좋아, 애덤스.” 클레프가 말했다. "헬멧의 첫 번째 용도에 대해서 이해한 거 같네. 이제 두 번째 용도에 대해 알아보자고.“

통제실에는 편광 필터가 작동되어 창문이 검은색으로 되어있었다. 실험실의 한 쪽 벽의 불이 켜지더니, 소용돌이치는 빛의 문양을 드러냈다.

애덤스는 바로 베리먼-랭포드-밈적 재해의 독특한 난초와 꿈틀거림 문양을 알아챘다. 그녀는 놀라면서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감았다.

“눈을 떠, 애덤스.” 클레프가 명령했다.

“씨발 미쳤어요!?” 애덤스가 소리쳤다. “저 살아있는 인식 재해를 저와 같은 방에 둔거에요?”

“넌 그 유해한 효과에서 보호될 거야.” 클레프가 말했다. “눈을 떠.”

애덤스는 눈을 떴다.

화면에 일렁이는 치명적인 문양에 영향을 받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보다는 문양이 뭘 하려는지 인지하고, 그걸 거부할 수 있다는 거에 가까웠다. 벽에 있는 이미지는 애덤스의 심장에게 멈춰.라 말하려 하지만, 어린 애가 귀에 손가락을 넣고 큰 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어떻게든 그 목소리를 흘려보낼 수 있었다.

“축하해, 애덤스.” 클레프가 말했다. “넌 이제 대비를 하지 않고 베리먼-랭포드 밈적 살해 인자를 보고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요원 중 한명이 됐어. 기분이 어때?”

“편광 필터 치우고 직접 봐서 느껴보는 게 어때요?”

클레프가 웃었다. “아 거절할게. 알았어. 청각적 위협 인자는 다음번에 해보도록 하고, 이제 어제 배운 자외선과 높은 전자기 스펙트럼 추적을 다시 해보자.”

“그건 익숙해 진 거 같은데요.” 애덤스가 말했다. “게다가 할 거면 적외선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하고요. 자외선이나 감마선을 내뿜는 인간이 많진 않잖아요.”

“나만의 생각이 있어, 애덤스. 나중에 설명할게. 지금은, 실습을 계속하자고…”


3일차

“그래, 애덤스.” 클레프가 말했다. “헬멧은 이정도면 된 거 같으니, 이제 슈트를 시험해보자고.”

클레프는 버튼을 눌렀고, 미니건이 반대편 벽의 해치에서 튀어나와 불을 뿜었다. 애덤스는 초음속으로 날아오는 탄환에 얹어맞으며 그 반동으로 뒤로 넘어져 굴렀다. “알겠어요!” 애덤스가 소리쳤다. “이 슈트는 방탄이군요, 이제 일어나게 해 줘요!”

“당연히 방탄이지.” 클레프가 말했다. “이건 단지 1단계에 불과해.”

다른 해치가 열렸고, 벽에 있는 포문에서 대구경 대물저격소총의 총구가 나타났다.

아 씨발 진짜. 애덤스가 생각했다.

소총이 불을 뿜었다.

그녀의 눈 뒤쪽의 무언가가 딸깍했다.

애덤스는 왼팔에 주먹으로 얻어맞은 것 같은 느낌을 느꼈다. 잠깐 고통을 느꼈지만, 그 뒤에 고통이 바로… 사라져버렸다. 애덤스는 자신의 팔이 아팠었음을 알았다. 하지만 그걸 신경쓰지는 않았다.

그저 고통일 뿐이야.

소총이 총구를 옮겼다. 다음 탄환은 이마를 때렸고, 애덤스의 뒤통수는 땅에 부딪쳤다. 애덤스는 눈 뒤에서 별이 폭발하자 고개를 흔들었다.

애덤스의 위에서, 천장 패널이 열렸다.

그리고 그랜드 피아노가 그녀에게 떨어졌다.

미니건이 발사를 멈췄다. 소총은 포문 안으로 들어갔다. 오직 고요만이 있었지만, 고요는 곧 황동이 콘크리트 바닥에 부서지는 소리로 깨졌다.

피아노 줄을 부러트리는 소리와 함께, 주먹 하나가 쪼개진 나무 조각 사이에 나왔고, 그 다음에 다른 주먹, 머리와 어깨가 나왔다.

“좋아, 좋아.” 클레프가 말했다. “정리할게. 슈트는 50구경 브라우닝 자동 소총의 충격은 막지 못해도 관통상을 막을 수 있다. 넓은 범위의 충격 또한 막을 수 있다. 그리고 힘과 스피드 또한 증가시키는데, 그 한계는—”

부서진 피아노의 절반이 통제실 창문에 날아와 박살났다.

클레프가 웃었다. “그건 이미 알아낸 것 같구만. 다음 실험은…”


4일차

“좋아, 애덤스.” 클레프가 말했다. “이젠 총에 대한 테스트야.”

“또 저에게 난사하시려고요?” 애덤스는 여전히 피아노에 관한 일 때문에 골이 나있었다.

“아니, 오늘은 총을 직접 쏴볼까 해.”

벽의 한 쪽이 스르륵 열렸고, 사격 연습장이 나타났다. 벽과 천장은 전함에 쓸법한 철판으로 되어 있었고, 불렛트랩1은 축구장 크기의 매우 단단하고 기다란 원뿔이었다.

“거기 사격하는 자리에 마크-7 권총이 있을 거야.” 클레프가 말했다. “가서 장전해.”

애덤스는 사격 장소로 걸어가, 권총을 집은 다음, 약실과 탄창을 확인했다. “이런 건 누워서 떡먹기죠.” 애덤스가 총열을 찰칵거리며 제자리에 제 위치에 돌려놓으며 말했다. “전 사격술에 언제나 성적이 좋았다고요.”

“나도 알아.” 클레프가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습은 조금 달라. 예측할 수 없는 범위에서 목표가 불쑥 튀어나오지. 네 목표는 각각 원반 열 개를 사격하는 거야. 준비됐어?”

“준비됐어요.” 애덤스가 사격 자세를 취하면서 말했다.

“시작.”

붉은 빛이 빛나고, 스피커에서 버저 소리가 나왔다. 야구공 정도 너비의 작은 흰색 원이 금속팔 끝에서 튀겨 날아갔다.

애덤스는 권총을 들어 원반을 눈으로 쫒으면서 시선을 원의 중간과 일치시켰다. 그녀는 방아쇠를 느슨하게 잡으면서 불안정하게 숨을 내쉬었다—

원반은 점차 떨어졌다. 붉은 빛이 빛났고 스피커에서 버저 소리가 나왔다.

“0점.” 클레프가 말했다. “다음 타겟.”

“뭐요? 잠까—”

다른 원반이 금속팔 끝에서 튀겨 날아갔다. 애덤스는 무기를 들고, 시선을 맞춘 다음…

원반이 떨어졌다. 붉은 빛. 버저 소리.

“0점.” 클레프가 말했다. “생각하지 마. 그냥 해. 네 몸은 훈련을 받았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잖아. 정신을 타겟을 쫓는 데 집중하고 몸은 근육이 기억하는 대로 하게 내버려 둬.”

“하지만—”

다른 원반이 튀겨 올라갔다. 애덤스는 몸을 돌려 총을 쏘았다. 한 발, 두 발, 세—

원반이 떨어졌다. “2점!” 클레프가 말했다. “더 빨리 쏴!”

“이건 미쳤어요!” 애덤스가 항의했다. “그렇게 정확하고 빠르게 나눠서 쏠 순 없어요!”

“아니. 나머지 사람들이 그렇게 정확하고 바르게 나눠 쏠 순 없지. 넌 최첨단 전투 슈트를 입고 있잖아. 너의 능력은 다른 인간들을 월등히 넘어선 상태야. 넌 할 수 있어. 다음 타겟!”

분노가 용솟음치며 애덤스의 피 안에서 불타올랐다.

그녀의 눈 뒤쪽의 무언가가 딸각했다.

애덤스는 다음 원반이 제대로 날아오르기 전에 원반을 맞췄다. 두 번째, 세 번째 원반도 그만큼 빠르게 맞춰나갔다. 네 번째는 원반의 위쪽 부분을 맞춰서 애덤스는 총구를 낮춰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는 다시 중앙을 맞췄다…

그녀는 원반이 턱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두 개의 원반을 더 맞추었다.

“8점.” 클레프가 말했다. “나쁘진 않네. 다음 타겟.”

“하지만 총알이 없어요!” 애덤스가 항의했다.

붉은 빛. 버저 소리. “재장전도 빠르게! 0점!” 클레프가 말했다.

애덤스는 사격 하는 자리에서 탄창을 집어 들어 제자리에 끼우며 욕을 퍼부었다.


5일차

“… 좋았어, 애덤스. 5분간 좀 쉬자.”

“이건 왜 이래요?” 애덤스는 무기를 치우고 안전한 곳에 둔 다음, 입은 피해를 확인했다. 방아쇠는 하단 리시버에 느슨하게 걸려있었고, 손가락으로 눌러도 아무런 저항이 없었다.

“총알이 완전히 돌아오기 전에 방아쇠를 당겼잖아.” 클레프가 말했다. “그러면 방아쇠 구역에 있는 무언가가 부서지게 되거든. 말 그대로 무기가 제대로 순환하기 전에 쏴버린 거지.”

“마크-19 소총의 순환 주기는 분당 950횐데요.” 애덤스가 말했다.

“그래, 나도 알아.” 클레프가 말했다. “네가 더 빠른 것도.”

애덤스는 소총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좋아요, 이제 좀 흥분되네요.” 애덤스가 말했다. “그런데 슈트는 도대체 뭐에요?”

긴 침묵. “넌 설명이 들을 자격이 있겠지 아마.” 클레프가 인정했다. “좋아. 옷 갈아입고 밖에 만나자. 어쨌든 점심시간이긴 하니까.”


“그래서.” 클레프가, 소풍 바구니를 뒤지면서 말했다. “칠면조 먹을래, 소고기 먹을래?”

“칠면조요.” 애덤스가 말했다. “환각제는 빼고.”

클레프가 웃었다. “그런 짓은 딱 한 번만 했어. 세미나 때.”

벽이 살아 움직이고 제 지갑은 절 먹으려고 했어요. 그리고 당신은 자기가 살아있는 신이라는 것에 대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그딴 경험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네 반응이 제일 괜찮았어.” 클레프가 말했다. “불쌍한 창은 식탁보를 쥐어뜯었다고.” 그는 두 샌드위치 중 하나를 애덤스에게 건넸다. “자, 다시 일 얘기를 해보자고. 보위 위원회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있나?”

“조금은요. 제가 들어오기 이전의 일인지라.”

“흠. 그래, 예전에 재단이 지금처럼 국제적, 독립적 기구가 아니었을 때 얘기야.” 클레프는 마요네즈가 담긴 알루미늄 곽을 꺼내 빵 안쪽에 듬뿍 뿌렸다. “도움이 필요했지. 특히 자본과 인력 차원에서. 이 두 토끼를 보위 장군이라는 이름의 사내를 통해 얻었었어.”

“그에 대한 얘기는 들었어요.” 애덤스가 말했다. “그래도 그에 대해선 많이 모르는데.”

“뭐, 보위 장군은 미국 군대의 비밀 초현실적 연구부서의 수장이었어.” 클레프가 샌드위치 내용물 위쪽에 감자칩을 흩뿌리면서 말했다. “냉전시대에 산 보수주이자였어. 그는 소련이 악의 제국, 신이 버린 괴물들, 반드시 부셔야 할 삶의 목표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 그들은 세계오컬트연합을 찾아갔지만, UN은 미국이 사적 군대를 키우는 걸 돕는데 관심이 없었어. 보위 장군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한 자원을 가졌지만, UN의 방패의 바깥쪽에 있는 누군가가 필요했지.”

“저흰가요?” 애덤스가 물었다.

“재단이지.” 클레프가 인정했다. 그는 샌드위치에서 토마토를 골라내 샌드위치 포장지에 던져 넣었다. “천생연분인거지, 안 그래? 우리는 자금과 무제한적인 죄수를 받고, 그들은 자신들의 무기를 받는 거지. 거기에 연구, 현장 팀과 보안 요원들의 증원도, 특히 인간형 변칙개체로만 이루어진 기동특무부대인 기동특무부대 오메가-7도 있었지.”

“…거기서 오메가-7은 실패했지만요.” 애덤스가 말했다. “아벨이 다 죽였잖아요.”

“그렇지. 보위는 군인을 원했어, 하지만 그가 가진 것은 사이코패스와 10대 소녀였지. 그가 원한 건 죽이는 걸 잘하면서도 동시에 통제 가능한 사람이었는데 말이야. 76은 죽이는 걸 잘했지만, 절대 통제할 수 없었지. 105는 명령을 잘 따랐지만, 엄밀히 말해서 살인자는 아니고, 그 인간들이 그렇게 만들려고 애쓰긴 했지만. 그래서 다른 연구원 중 한 명이 다르게 접근해본거야.”

“그게 슈튼가요?” 애덤스가 물었다.

“당연하지.” 클레프가 말했다. “변칙 개체를 군인으로 바꾸는 것보단, 군인을 훈련시킨 다음 변칙적인 힘을 주자고 했지. 네가 입고 있던 슈트가 그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물이야.”

클레프가 작은 곽을 열어서 소금과 후추를 샌드위치 위에 뿌리려고 할 때 애덤스는 손가락을 새웠다. “근데 왜 아이리스랑 아벨은 재단의 모든 인원이 아는데, 이 슈트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SCP-076이 오메가-7을 죽이고 O5가 변칙 개체를 무기화 하는 걸 중지했을 때 이건 첫 번째 프로토타입 단계였어.” 클레프는 샌드위치의 위쪽 빵을 놓고 세게 눌렀다. 감자칩이 바삭거리는 소리가 났다. “내가 크로우에게 너를 위해 그의 오래된 프로젝트를 부활하자고 말하기 전까지, 슈트는 완성된 상태는 아니었어.”

“전 케인 파토스 크로우 교수를 만난 적이 없어요.” 애덤스가 생각해보더니 말했다. “어쩌면 이 슈트 디자인에 대한 개선사항을 그와 얘기해봐야 할 것 같네요.”

“개선점?” 클레프가 노려보았다. “이 슈트에 무슨 개선점이 필요하다는 거야?”

“저는 좀 불편한 거 같아요.” 애덤스가 말했다. “좀 말려 올라가는 것 같고, 입고 벗는 데 한참이 걸리고—”

“애덤스?” 클레프가 말했다. “넌 SCP-105를 보호하고, 그녀의 마음이 바뀔 시 그녀의 머리에 총알을 박어넣을 준비를 해야해. 그게 너의 임무야. 임무는 인텔리들과 관료들과 얘기하는 거고. 만약 크로우에게 개선점을 얘기하고 싶다면, 나를 통해서 요청하면 되는 거야. 오케이?

오케이.” 애덤스가 눈을 굴리면서 말했다.


6일차

“좋아, 애덤스.” 클레프가 말했다. “오늘은 왜 사격 연습장의 모든 곳이 탱크처럼 무장을 했는지 얘기해 볼 거야.”

“왠지 옆 책상에 있는 대형 소총과 관련이 있는거 같은데요?”

“맞아. 그거 집어.”

애덤스는 거대한 총을 집어들었다. 슈트가 대부분의 무게를 들 수 있게 해줬지만, 무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추장스러웠다. “이건 도대체 뭘 쏘는 거에요?”

“20미리 기관포탄. 전투기에 싣는 거랑 같은 종류지.”

“이걸로 뭘 어쩌라고요? 탱크라도 날려볼까요?”

“그럴 수 있긴 해.” 클레프가 말했다. “아니면 세계 오컬트 연합이랑 싸울 수도 있고.”

“자세히 말해봐요.” 애덤스가 반색하며 말했다.

“그래.” 클레프가 대답했다. “연합의 화이트 슈트를 입은 타격조는 기본적으로 사람크기의 탱크라고 생각해야해. 시속 60마일 이상으로 뛸 수 있고, 50구경 이상의 탄환을 쓰는 무기를 아무렇지 않게 다루지. 비행기에서 낙하산으로 강하할 수도 있고, 마술사의 도움으로 환영을 만들 수도 있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클레프가 콘솔을 조작하면서 말했다. “…걔네들은 시발 투명이야.”

흰색 전투복을 입은 여섯 더미들이 사격 범위 내에서 물질화되어 나타났다. “아 씨발 하느님!” 애덤스가 놀라 움찔하면서 소리쳤다.

“그분은 널 돕기엔 너무 바쁠걸.” 클레프가 말했다. “우리 투명 기술이 연합만큼이나 발전되지는 않았지만, 뭐, 훈련을 하는덴 충분할거야. 화이트 슈트의 PAVISE 시스템은 적외선과 가시광선으로부터 투명하게 만들어줘. 하지만 자외선이나 높은 전자기 스펙트럼에서는 어떻게든 보이게 돼. 하지만 그건 신경 쓰지도 않아. 그들은 자신들을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충동을 일으키는 인지 위협 물질로 둘러싸여 있거든. 그리고 두 방어책을 뚫을 수 있다고 해도, 그들의 방어구를 뚫을 정도로 큰 총알을 가지고 있어야 해.”

“이 슈트는” 애덤스가 겨우 알겠다는 걸 알겠다. “절 화이트 슈트만큼 빠르고 강하게 만들어줘요. 헬멧은 자외선과 높은 전자기 스펙트럼을 감지하고 인지 위협 물질을 걸러주죠. 그리고 총은…”

“이 총은 지금 우리가 도시 한 구역을 박살내지 않고 화이트 슈트의 방어구를 뚫을 수 있는 최강의 총이야.” 클레프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이건 거짓말 하지 않을게, 애덤스. 이 모든 강화에도, 싸워서 이길 확률은 1대1이어도 50%도 못 넘어. 그리고 타격조는 8명에 지휘관 1명으로 구성되지. 모두 화이트 슈트를 입고 있고.”

“그들이 최강자인가 보죠?”

“아니야, 썅.” 클레프가 말했다. “최강자는 오렌지 슈트지. 하지만 UHEC를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시도도 하지 말자고. 만약 만화 속 로봇처럼 생겼고, 괴물과 같은 소리를 내는 걸 발견했다고? 시발 그냥 튀어.”

“그런다고 제 자신감에 흠집이 가진 않아요.” 애덤스는 발끝으로 바닥을 툭툭 쳤다. “제가 쫄았으면 바란 거예요?”

“아니.” 클레프가 말했다. “난 네가 연합 타격조를 만나서 이길 확률을 1퍼센트라도 가졌으면 좋겠어. 재단의 다른 사람들의 확률은 크고 뚱뚱하고 냄새나는 0%인 반면에 말이야. 이제 거기 선에 서고, 센서를 작동시켜. 타겟을 다시 투명화 시킬테니. 그리고 내가 ‘시작’이라고 하면, 교전하고 모두 파괴하는데 10초를 줄게.”

“그게 다에요?” 애덤스가 비꼬면서 말했다. 그녀는 엄청나게 커다란 총에 전화번호부만한 탄창을 끼워넣었다.

“그럴리가!” 해치가 열리고, 50구경 기관총이 빌어먹을 포문에서 나왔다. “저게 쏘는 동안에 해내야해!”

애덤스는 쌍욕을 퍼부었다. 대구경 기관총의 발포가 거의 모든 것에 큰 구멍을 내버림과 동시에 애덤스는 콘크리트 바리케이드에 몸을 숨겼다.



발신: 훈련 및 개발부 보조 이사관 알토 클레프
수신: O5 평의회

RE: 기동특무부대 타브-666, 작전명 엘피스.

사메크 자산이 2단계 장비의 적응 훈련을 마쳤습니다. 현재 통합 상태는 25%로 추정됩니다.

현재 보고서를 작성하는 동안에도, 기억 소거 조치와 거짓 기억 구성을 계속 유지하겠습니다. 이전에 있었던 각각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라, 사메크 자산은 자신의 이전 정체성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태로 두겠습니다.
전 계속 사메크 자산의 진전을 감시하고, 필요할 때마다 훈련과 지원을 하겠습니다.
클레프 박사



우선 전문: 우리가 부서진 실험동물들(REPPRI-5PALBM)

현지 시각 6시 27분, 인공지능 “그레이프”가 부서진 야생동물(야생에서의 변칙성 위협)사건에 대한 정보를 가리키는 인터넷 통신을 발견함. 재단 요원이 미시건 주 ████████████에 위치한 ██████ █████병원에 배치됨. 야생에서 SCP-008의 발생이 확인됨.

기동특무부대 베타-5 (“베이비시터”)가 즉각적인 출동을 준비함. 기동특무보대 알파-9(“마지막 희망”)과 기동특무부대 람다-2(“이름 없음”)의 요원들이 관찰자로서 기동특무부대 베타-5와 동행함.


발신: O5 평의회
수신: 알토 클레프 박사 (기동특무부대 타브-666 지휘관)

RE: 기동특무부대 타브-666, 작전명 엘피스.

레쉬-2 자산을 보호 상태에서 풀어낸 뒤, 레쉬 자산으로 되돌리겠다. 사메크 자산은 레쉬 자산의 특별 경호원으로 2단계 장비와 함께 배치가 될 거고.

레쉬 자산과 사메크 자산은 관찰자 신분으로 기동특무부대 베타-5와 같이 배치될 거야, 아이리스에게 실습 경험을 한 번 줘보자고.(영원히 할 길이 막혀버리기 전에 말이야.)

O5-7



다시 전투용 장비를 끼니 기분이 이상했다. 장비가 바뀌었지만, 그 목적은 달라지지 않았다.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장비를 편안한 방식으로 휴대하되, 손이 쉽게 닿는 곳에 있도록 해야 했다.

아이리스는 신발끈을 꽉 조이고 남은 부분을 신발의 혀에 집어넣었다. 에이드리언은 신발끈이 확실히 풀리지 않게 해주는 단정한 방식을 보여주었고, 그녀의 신발은 풀리지 않았다. 그 방식을 기억하는데 몇 번 시도해야 했지만, 한 번 제대로 만들자, 신발이 발목을 휘감는 기분은… 괜찮았다.

아이리스가 탱크탑 위에 푸른색 긴소매 셔츠를 입고 있었을 때, 여자 탈의실 문이 열리고 엠마 필2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건 엠마 필이 아니라 몸에 달라붙는 검은색 캣슈트를 입은 애덤스였다.

“뭔 거지같은 걸 입고 계신 거에요?” 아이리스가 물었다.

“변칙적 장비.” 애덤스가 말했다. “슈퍼 슈트의 일종이래.” 그녀는 은색 권총집과 파워 레인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헬멧을 내려놓았다.

“캣우먼 같이 생겼어요.” 아이리스가 말했다.

애덤스가 한숨을 쉬었다. “앞으로 그런 바보같은 감상평을 수도 없이 들을 것 같구나. 그지?”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아이리스가 말했다. “모두가 몸매 구경하느라 바빠서 아무도 쏘고 싶어하지 않을 걸요.”

“진짜 고맙다.” 애덤스가 투덜거렸다. 그녀는 자신의 로커에서 전술 조끼를 찾아, 거기에 들어간 판을 꺼냈고 바닥에 툭 던졌다. 무거운 세라믹 판을 카드 던지듯이 취급했다.

“방탄판 안 입을 거에요?” 아이리스가 자기의 방탄조끼에 팔을 끼워넣으며 물었다.

“이 슈트가 못 막는 건 어떤 것도 막을 수가 없어.” 애덤스는 케블러를 입고 걸쇠를 걸었다. “아, 맞아. 네 오랜 친구를 가져왔어.” 애덤스는 권총집에 손짓을 했다.

아이리스는 숨을 잠깐 멈췄다.

아이리스는 권총집의 걸쇠를 풀고 뚜껑을 느리게, 그리고 경건하게 열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가 스펀지 속에서 아늑하게 놓여있었다. 아이리스는 바닥의 왼쪽 모서리의 익숙한 긁힌 흔적을 쓰다듬어 보았다.

“우리 재고 중에 원조 폴라로이드 필름 카트리지 몇 개를 찾을 수 있더라고.” 애덤스가 권총띠를 허리에 두르면서 말했다. “지금도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서, 새 걸로 3개 더 가지고 왔어. 괜찮아?”

“네.” 아이리스가 말했다. “우린 괜찮아요.” 아이리스는 줄을 확인해보고 짧게 당겼다. 그리고 카메라와 보호 케이스를 어깨 너머로 둘렀다. 오래되고 익숙한 무게가 엉덩이 쪽에 내려앉는 느낌을 느끼는 게 기분 좋았다. 마치 오랜 해외여행 후 집에 온 것 같았다.

“야아.” 애덤스가 자기보다 어린 여자에게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무 조마조마하지 마. 이건 빙산의 일각이니까. 우린 그냥 뒤에 앉아서 기동특무부대가 일을 하는 걸 지켜보면 돼. 모든 게 순조롭게 흘러간다면, 한 이틀간은 산에 올라서 검푸른 산의 모습을 즐길 수 있을걸…”

“우리 중 한 명은 사정이 더 낫네요.” 아이리스가 음흉하게 받아쳤다. “그 위에 바지를 어떻게 입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어요.”

“이런 망할.” 애덤스가 웅얼거렸다. “복귀하고 난 다음에 연구 및 개발 부서와 진지하게 얘기해봐야겠네…”


우선 전문: 우리가 부서진 실험동물들(REPPRI-5PALBM)

현지 시간으로 10시, 작전명 “캠프 그라나다” 개시
난 말이 옷을 입은 채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리저리 움직이는 걸 보았고, 누군가 나에게 어떤 남자가 채소로 트럭을 만들었다고 말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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