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자신이 닮은 소년이 눈앞에서 스러지는 모습을 보았던 청년이 총알이 비처럼 내리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뱀과 나눈 말을 옮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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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고 있어?

후회하고 있어.

여길 봐봐. 뭐가 보여?

아이가 저 깊은 곳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어.

함께해 줄 수 있어?

함께해 줄 수 있어.

다시 한 번 봐봐. 뭐가 보여?

아이의 어머니와 다른 친구들과 여러 어르신들이 저 깊은 곳에서 소리지르고 있어.

함께해 줄 수 있어?

결국엔 그런 비극인걸.

마지막으로 한 번 봐줘. 뭐가 보여?

총탄을 날리던 저 너머의 사람이 저 깊은 곳에서 소리를 지르고 있어.

함께해 줄 수 있어?

누구를 탓하겠어.

언제까지나?

이 비극은 막이 내리지 않을 테니까.

함께해 줄 수 있어?

언제까지나. 아군과 적군이 없이 군인과 일반인도 없이 우리들은 그냥 하나로 뭉쳐서 우리가 비극의 등장인물이 되고 함께하지 않는 우리들은 관객이 되어서 막은 여기 한가운데에 영구히 서있게 될 테니. 연극의 하나가 되는 데에 나는 만족할 테니 나도 그들과 함께하게 해줘.


너를 물어줄게. 영원한 잠 속에서 너도 비극의 대사로 함께 소리치게 해줄게. 잘 자. 너에게 영원한 잠과 영원한 삶을. 나는 무대가 되어서 그 삶을 남들에게 보여줄게. 안아줄 팔은 없어도 소리치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안아주게 만들어줄게. 결코 치유할 수 없는 이 꼬리의 상처처럼 이 소리는 언제나 멈추지 않겠지만 이 소리는 더 크게 울리게 해줄게. 더 많은 우리들을 모아서 더 크게 울릴 거야. 계속해서 기어갈게. 또 다른 우리들을 우리들과 함께할 수 있게. 다시 한 번 잘 자. 좋은 꿈은 못 꾸겠지만 더 큰 소리를 위해 누군가의 악몽이 되기를 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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