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형상대로: 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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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19일:

러멘트가 여자의 관심을 끌려 그녀의 몸을 흔들 때, 다행스럽게도 러멘트의 것이 아닌 피는 그의 팔에서 흘러내렸다. 그녀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했다고, 그는 추측했다. 그녀의 눈빛과 표정을 보건대…. 심히 충격받은 듯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러멘트는 그녀를 데리고 나갈 시간이 없었다. 그는 한숨을 쉬며 다시 일어섰고, 그녀를 그곳에 남겨두고는 묵직한 금속 문을 열었다. 움직이는 벽이 내는 삐걱임과 신음하는 듯한 소리를 들으며 바깥을 내다보았고, 전단 볼트의 똑 하고 부러지는 소리를 듣곤 움찔했다.

그는 권총을 옆구리에 두곤, 가끔 어깨너머로 시선을 돌리며 천천히 복도를 따라 내려갔다. 그는 총알이 더 들어있던 다른 무기를 가져올 걸 하고, 얼굴을 찡그렸다. 그러나 오래된 총에 대한 신뢰성과 그 총이 손에 있는 감각은 그에게 다른 어떤 것보다도 큰 안정을 주었다. 도드리지라면 그런 그에게 고함쳤을 테지만 총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의 편안함과 숙련도는 무난한 살상력보다도 더 중요할 때가 있다고. 그는 그렇게 믿었다. 날카롭게 긁어대는 소리를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곧이어 키틴질의 긴 다리가 그의 앞에 있는 회랑에 들어섰다. 평평한 철제 벽 위로 다리 여덟 가진 시체의 그림자가 일렁였다.

그게 뭔지를 깨닫는데 1초도 안 걸렸고, 주변을 살피는 데 약 2초가 걸렸으며, 왼편의 사무실로 들어가길 결정하는데는 단 1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는 문을 열려 했고, 문이 잠겨 있단 걸 발견했다. 한 발짝 물러서서 문을 세게 걷어차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 빛이라곤 붉고, 빛나는 비상등뿐이었다. 그는 책상을 밀어 문 가까이에 댔고 무언가가 문을 긁는 소리를 들었다. 잠시 후에, 그는 치솟는 아드레날린으로 문서 보관함을 책상 위로 뒤집어 올렸다. 그러곤 먼 벽에 몸을 기대어 심호흡하며 허리의 무기를 다시 확인했다. 그리곤 기다렸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긁는 소리가 멈추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벽에 기대어 미끄러지고는 방안을 살펴보았다. 그가 어디 있는 건지를 깨닫는 건 잠깐이었다. 2006년, 승진으로 인한 재발령이 기어스를 제19기지에서 떠나게 했고, 그와 마지막으로 함께 일한 지는 꽤 지났지만 러멘트는 여전히 그 복장을 기억했다. 방의 검소하고 엄격한 특징은 첫 번째 단서였다. 하지만 바닥에 뒤집힌 채 뒹굴고 있는 사진 세 개는 그에게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다. 그는 사진 속의 수동적이며, 대머리인 남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이곳을 은신처로 선택한 것을 후회했다.

기어스.


1997년 2월 13일:

그의 생각엔, 제19기지의 모든 것이 신선했고 새로웠다. 모든 게 정말이지… 흥미로웠다! 기지는 너무나도 북적거렸다. 사람들은 돌아다니며, 미소짓고, 웃었다. 몇몇은 심란하거나 화나 보였고, 그와 같이 서 있던 네 명의 후배 요원들의 경우에는 극히, 극도로 긴장한 채 서 있었다.

그들은 안경을 쓰고 실험실 가운 아래 괴상한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고, 러멘트는 신경이 갉아 먹히는 듯한 공포를 느끼며 왜 저 사람이 그들을 아주 환하게 웃으며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안녕하신가!" 그 남성의 목소리는 러멘트가 대학에 다닐 적 교수를 연상시켰다. 그 교수는 문학에 빠져 있었고 그가 하는 모든 행동은 쓰여진 글에서나 볼 수 있는 압도적인 황홀감을 담아 행해졌다. 러멘트는 그를 곧 좋아하게 될 거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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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기지에 온걸 환영하네"

"난 조리치 박사라고 하네." 남성은 설명하였다. "제19기지에 잘 왔다네! 난 자네들을 여기저기 구경시켜주고 이 장소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게 해 줄걸세. 곧 만날 테지만 아가사라고, 원래 투어가이드는 지금 임신인가 뭔가 하는 걸 하고 있어서 말이지. 그래서 내가 대신 왔네! 우린 이제 즐거운 일을 할 걸세!"

러멘트는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지는 않았으나, 실제로는 재미있던 걸로 판가름 났다. 그는 많이… 지루한 것처럼 보이는 전설적인 클레프 박사를 포함하여 여러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점심시간 동안 식당에서 고위 요원 스트렐니코프는 그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대부분이 경고였다. 러멘트와 신입 중 하나인 센들마이어라는 키가 작은 동료를 제외하곤 아무도 모르는, 롬바르디라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좀…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거 같았다.

결국, 재단에 있을 땐 많은 것들에 대하여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은 동료들뿐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명성을 드높이면, 결국 모든 사람은 누군가가 명성을 드높였단 걸 알게 된다. 그게 부당할지라도 말이다.

조리치가 무리를 큰 흰 아치와 굽은 유리로 된 출입구 앞에 데려왔을 때, 러멘트는 쇄도하는 정보의 홍수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는 기지 숙소가 적혀있는 쪽지를 받았다. 쪽지는 식당, 무기고 그리고 각양각색의 장비 비축분이 어디 있는지, 쉬는 날이 언제인지…에 대해 적혀 있었다. 조리치는 그의 클립보드를 내려다보며 종이를 넘기더니 혀를 찼다.

"그래, 그렇다면. 첫 배치일세. 자네들 중 대부분은 다음 몇 달 동안 선임 연구원 밑에서 일할걸세. 몇몇은 거기서 그들과 몇 년 더 있을 수 있겠지. 그건 그들이 자네들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에 달렸네." 그는 조금 웃으며 말했다. "샌들마이어…" 그는 리스트를 훑어 내리며 말했다. "자넨 나한테 배정되었네!" 그는 조금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또 한 번… 자네와 만나게 돼서 반갑다네…!"

센들마이어는 잠시 활짝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11번 실험실입니까, 박사님?" 그가 물었다. 조리치는 그들에게 열정적으로 그의 연구실을 보여주었다.

조리치는 크게 웃으며 끄덕였다. "시몬스, 자넨 어디로 가냐 하면… 콘드라키한테 가야 하네. 거기서 잘 지내라고." 남성을 바라보며 말하고는 다시 시선을 아래로 하였다. 시몬스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였는데, 러멘트 생각엔 박사 학위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았다. 그는 아마 조금이나마 존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존스와 브라운. 자네들은 스트렐니코프 한테 가야 하네. 시키는 대로, 정확히 시키는 대로만 한다면 자네들은 살아서 나올 수 있을걸세. 알겠나?" 조리치는 그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실실 웃으며 얘기했다. 러멘트 생각엔 잘 통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러멘트는 제19기지 보안대가 힘든 일을 한다는 것을 들었고 그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그들도 같은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조리치는 다시 한번 시선을 아래로 하였고, 얼굴을 약간 찌푸리며 러멘트를 쳐다보았다. "자넨 박사 학위나 뭐 그런 거 없지, 그렇지?" 그가 물었다.

러멘트는 머리를 저었다. "없습니다, 박사님." 그가 말했다.

조리치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그의 얼굴을 향해 위안의 미소를 보내었다. "아이스버그가 떠나간 뒤부터 쭉 외로웠겠지." 그는 부드럽게 말했다. "아니면 아마 실수겠지만. 어쨌든… 어… 자네는 기어스한테 배정되었네."

농담인가 싶은지, 러멘트의 눈썹은 잠깐 올라갔다. 그리고 의심에서 놀라움으로 바뀌며 다른 한쪽 눈썹도 올라갔다. "진심입니까, 박사님?" 그가 물었다.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네." 조리치는 여전히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러멘트는 그의 방에서 한참이 지난 후에야, 그가 그 대답에 감사 인사를 전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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