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의 도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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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의 도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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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가검(太哥劍)1(수신도)
이상자원 カ-12(이상사례조사국)
'유순한 카타나' (X4NFK/KW84D/QA3K7)(장사치들)

개요

夏草や
兵ども
夢の跡


여름 나절 풀
수많은 병사들이
꿈꾸던 자취

— 마츠오 바쇼(松尾芭蕉)

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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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호 아리노부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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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구련의 현재 거처.

지식

특징: 방랑의 도검은 약 61cm 정도의 환도로, 전체적으로 무척 낡았으나 철제 부분은 엊그제 만든 것처럼 신선하고 예리하다. 그 검신의 가운데에는 두 구의 한시가 나란히 새겨져 있는데, 彷塋間收屍무덤 사이를 배회하며 시신을 거두네 跆仁浪保名어진 물결을 밟고 이름을 지키리라는 내용2을 담고 있다. 일본도처럼 무늬가 있으며, 이 무늬는 곧은결 무늬(마사메하다)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으나, 이따금 수포 형태의 무늬가 그 위에 옅게 드러나곤 한다. 일본도보다 휘임각이 더 작지만, 평범한 환도보다는 상당히 큰 편이다.

칼자루는 박달나무로 만들어졌고, 그 위에 검은 줄이 묶여 있다. 자루의 끝에는 초서체로 痘자가 새겨져 있다. 이 자루는 도검이 장사치들의 손아귀에 넘어갔을 때 새로이 만들어진 것이다.

성질: 방랑의 도검이 가진 가장 잘 알려진 특성은 바로 변화다. 이 도검은 자신의 모습을 미묘하게 바꾸어 나가는데, 사용자가 가장 능히 사용하고, 또 빈번히 사용하는 검법에 맞추어 달라진다. 이는 단지 검술의 유파 간 차이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 간의 차이에도 해당한다.3 다시 말해, 사용자가 사용하기에 가장 편한 상태로 변한다는 말이다. 때문에 이 검의 사용자는 상대적으로 검을 길들이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장사치들이 방랑의 도검을 ‘유순한 카타나’라고 지칭한 것은 이 맥락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이는 것처럼 마냥 쓰기 편한 도검은 절대 아니다. 사용자의 특성에 맞춰 변화하는 대신, 검의 무게가 그에 정비례하여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체력(과 어떤 경우에는 마력 등도) 역시 느리지만 점점 빠져나가는데, 묘사만 들어보면 이 검에 그것이 흡수되는 것처럼 보인다.45 결과적으로, 어떤 경우에는 도검을 전혀 들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6 이러한 특성 탓에 사용자가 확실하게 죽었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지만, 체력 등을 흡수한다는 특성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성질이 보편적인 것은 아니다. 이 핸디캡을 회피하는 방법이 한 가지 있는데, 이를 흔히 「각인」7이라고 한다. 어떤 특정한 조건을 달성하면 도검 전체가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차가워지는데, 이때부터는 사용자에게서 어떠한 힘도 빠져나가지 않고, 무게 역시 증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통해 검 자체에 어떤 지성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8 한편 행위의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지수인 부분이 많다. 인정을 받은 자들이 적기도 적거니와, 대체로 그들이 그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검이 변형된다고 하더라도 어떤 특징은 계속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칼자루 끝의 痘 자와 검신의 두 구의 한시가 그러하다. 그것들이 지금까지 우리가 전해 들은 이 도검의 다양한 모습 중 유일하게 공통되는 것이다. 이 두 부분을 제외한 검의 외양은 가변적이다. 그러나 일정 기간 사용9하지 않으면, 도검은 처음으로 각인된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만약 검술, 창술 등의 무예를 전혀 접하지 못한 존재가 방랑의 도검을 사용하게 될 경우, 도검은 변하지 않으며 첫 각인태를 계속 유지한다. 그러나 힘을 탈취하는 것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10 그 외에 특기할 점은 자가복구다. 방랑의 도검은 휘거나 이가 나가는 등의 상처를 입어도 빠르면 다음 날에는 원상복구되는 성질이 있다. 이는 상술한 변신자재적 특성에 연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력 및 관계: 방랑의 도검은 다양한 경이의 물건들과는 달리 비교적 근래에 만들어진 기물이다. 그러나 다양한 장소로 정처 없이, 그리고 자의에 반해11 떠돌아다닌 여력은 다른 오래된 것들과 비해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이 도검을 방랑의 도검으로 부르게 된 기본 연유 중 하나이다.1213

도검이 만들어진 시기는 약 1850년대 중반으로, 기록에 의하면 대장장이 태구련이 그 제조자로 지목된다. 태구련은 조선의 메카네교인 수신도14의 일원으로, 정상세계인들에게는 흔히 이순신15의 검을 만든 이로 알려졌다.1617 태구련은 당시 수신도 무리가 모여 거주하던 지하도시인 양주골18에서 이 검을 제조해냈다. 수신도는 그 특유의 교리 탓에 다양한 물건의 제작에 정평이 나 있었는데, 태구련은 그중에서도 특히 도검류의 제작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그가 만든 도검류의 총칭인 태가검은 조선의 초상세계와 정상세계 모두에서 상당한 평가를 받는 제품이었다.

상당한 정황이 이 검을 주문한 이가 니카호 일족의 사람이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 도검의 바로 다음 행선지, 즉 첫 주인된 사람이 니카호 아리노부(1840-1868†)라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니카호 아리노부라는 인물은 정보가 풍부한 편은 아닌데, 이는 그가 당주가 아니었을뿐더러 꽤 젊은 나이에 사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니카호 아리노부는 수집원의 제영구구일번을 수집한 니카호 킨시치로의 넷째 아들로, 존황파의 한 사람이었다. 본래 니카호 일족이 천황과 막부 중 어느 쪽에 충성을 바쳤는지에 대한 자세한 사료는 남아있지 않다.19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니카호 아리노부의 참전이 일족에 의해 독려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당시 니카호 일족의 생활상을 다룬 에는, 그가 밤중에 저택을 떠나 관서 지방으로 향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그가 보신 전쟁 중 죽고 난 후, 그의 시신과 함께 도검의 행방은 묘연해졌다.20

검이 다시 기록 속에 등장하는 것은 1913년 4월 영국 포츠머스의 시장에서 한 경매가 열리면서부터다. 이날 경매물 중 하나로 등장한 검은, 다름 아닌 방랑의 도검이었다. 어떻게 일본에서 영국까지 이 검이 흘러들어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전투 후 시신을 수거하던 이가 도검을 빼돌려 어디다가 넘겼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아마 그런 이후에 밀반출되었을 것이다. 이 경매에서 방랑의 도검을 낙찰받은 이는 인근에 거주 중이었던 사아린 로비라는 여성이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직후 니카호 일족의 저택에 이 도검이 되돌아왔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었는지 현재로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2122

이후 도검은 1936년까지 니카호 저택에 얌전히 보관되었다가, 이상사례조사국의 공격으로 문중이 뿔뿔이 흩어진 사건 이후로는 조사국의 소유가 되었다. 도검은 발견 초기에는 조사국의 큰 관심을 받았다.23 이미 조사국의 공격을 받아 분열되어 있던 수신도는 조사국에 협력하는 길을 택한 일파 이외에는 전부 고향을 떠난 뒤였으므로, 조사 자체는 수월하게 진행된 것으로 추측된다.

1938년 양주골에서 실시된 조사국 실험24은 방랑의 도검에 관한 몇 가지 사실을 밝혀냈다. 첫째, 태가검의 질료는 타 도검장이 사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둘째, 충분히 숙련된 장인만이 방랑의 도검이 가진 특성을 재현해 낼 수 있었다. 셋째, 당시 잔류 수신도 세력에는 태구련에 비할 만한 숙련자가 존재하지 않았다.

일제 협력 일파의 일원이었던 수신도 도검장 정고흠의 입회하에 실시된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문건에 따르면 정고흠이 만들어 낸 도검은 쉽사리 형체를 유지하지 못하고 금세 무너져 내렸다고 묘사된다. 조사국은 이후로도 한동안 무츠노카미 계획에 자원을 투자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결국 본격적인 2차 세계대전이 발생하자 해당 계획은 방랑의 도검이 "야마토혼을 품지 않은 외부세력"에게도 순종할 수 있다는 점이 불온하다는 것을 이유로 폐지되고 만다.

일본 제국이 패망하고, 또 이상사례조사국이 해체되면서 조사국이 소유하고 있었던 경이 물체 중 다수가 제각각의 초상기관에 넘어갔는데, 우리는 방랑의 도검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다른 단체에 넘어갔으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1945년 9월 이후로는 그 기록이 중구난방으로 갈라지기에,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별하기 상당히 어렵다. 또한 방랑의 도검이 발견되었다고 여겨지는 장소가 매우 많이 등장하기에, 그것이 정확히 어느 시점에 어느 장소에 있었는지 단정 짓기 어렵다.

확실해지는 것은 1962년 이후로, 방랑의 도검은 이 해에 장사치들의 손아귀에 넘어가게 된다.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장사치들의 거래를 통해 2019년 중반까지 최소 8명 이상의 고객이 이 도검을 소유했다. 아마 이 시기가 도검에 있어서 가장 불안정한 시기였으리라고 추측된다. 이 기간 동안 도검은 이전까지의 형태보다 더욱 천차만별로 변이했으며, 그 가운데에는 언월도나 레이피어, 사브르 등의 형태도 있었다.

2019년 12월 주망국제25가 장사치들의 홍콩 지사를 습격, 다수의 경이로운 존재를 구출했다.26 이 과정에서 방랑의 도검을 발견한 이들은, 당시 참마도의 형태를 띄고 있던 도검을 그들의 아지트 내에 보관해 두었다. 허나 얼마간 시간이 흐르자 점점 모습이 변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침내 원 상태로 돌아가자 추후 연구를 위하여 도검을 우리들 청대장의 손에 넘겨주었다.27

접근법: 평범한 검을 관리하는 것처럼 적절히 관리하면 된다. 검신에 소량의 어도유와 돌가루를 발라 검집에 집어넣고, 녹이 슬지 않도록 청결하게 유지하면 된다.

현재 우리는 아지트 한구석에 방랑의 도검을 보관하고 있다. 관찰이나 연구를 위해 접근하는 것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검의 「인정」을 받을 자신이 없다면 도검을 사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특히 사사로운 목적으로는.2829

기타 세부사항: 방랑의 도검에 대한 정보를 찾아다니던 중, 우리는 뱀의 손 학인 류원시를 통해 도검의 제작자 태구련을 만날 수 있었다. 그와의 면담을 아래에 첨부한다.

관찰 및 이야기

"…그리하여 최근 보내주신 물건에 대단히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연락 드리게 되었습니다. 미즈하라 씨의 수완은 정말로 경탄스러울 정도입니다! 그 게을러빠진 책벌레들30이 그걸 잃고 난 후 아무도 행방을 몰랐는데, 설마 그게 [식별 불가]31에 있을 줄이야! 정말이지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군요.

도검은 잘 받았습니다! 약속한 대금을 동봉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제가 직접 토오노로 가서 찾아뵙고 드렸을 테지만, 일정 탓에 안타깝게 되었군요.

언제나 좋은 거래 감사드립니다! 가내 두루 평안하시길 빕니다!"

— 신원 불명

수취인 불명, 발신인 불명의 편지다. 우편 소인은 1959년 7월 3일자이며, 표면에는 당시 미국에서 발행하던 우표가 붙어있었다. 도서관에서 발견한 문건인데, 어째서인지 도서관 이용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 편지가 도서관 내에 적어도 수천 년은 존재해 왔다고 하더군. 아무튼 앞서 인용한 프로메테우스 기록과 이어지는 면이 있는데, 과연 이 두 거래자들의 신원이 의문스럽군. 설마 이 미즈하라라는 자가 토오노 요괴보호구에 거주하고 있었거나, 혹은 지금까지 거주하고 있지 않을까?S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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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4NFK/KW84D/QA3K7
상태 판매됨(회수 가능)
수요 높음
가치 USD 20,000
확보 가능성 유일함
식별자 유순한 카타나 (Docile Katana)
설명 1961년 입수한 카타나. 길이 57cm 정도의 검으로, 사용자에 따라 특성이 변한다. 사용자의 검술 실력을 향상시켜줄 수 있다. 검신에 한시가 두 구 새겨져 있다.
유한책임조합 마셜, 카터 & 다크

M C&D, 「'유순한 카타나' (X4NFK/KW84D/QA3K7)」 中

장사치들의 문건. 주로 골동품 애호가들이 많이 사갔으리라 추측된다. 거래 내역 상 대부분 이전의 주인이 사망하면서 장사치들에게 다시 귀속된 것으로 보인다. 그중 어떤 경우는 상술했던 방랑의 도검의 유의점, 즉 사용자의 힘을 빨아들이는 성질에 의해 쇠약해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황 증거뿐이라 확신은 할 수 없지만.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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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나는 검을 만들지 않고 있었지. 물론 내가 젊었을 적에는 도검을 전문으로 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자 다른 일에 신경을 썼거든. 교리를 탐구하고,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고. 글쎄, 퍽 즐거운 나날이었소. 검을 다시 만져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저 생각이었지. 계기가 없었거든."

"그러던 와중에 도령32이 왔소, 그 계기를 들고."

"도령은 나와 구면이었는데, 양주골에 온 건 처음이었지. 도령이 갑자기 내게 도검 제작을 부탁하더군. 자기 자식이나 진배없는 아이가 하나 있는데, 성년이 되어 검이 필요하다고 말했소. 조선인이 아니라 일본인임을 알고는 일본의 도공(刀工)에게 부탁하면 되지 않느냐 물었지만, 도령은 내 검을 고집하더군."

"하여 검을 만들어 주었소. 마침 나는 신묘한 기계들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지. 외부의 환경과 응할 수 있는 성질, 적응 능력… 그러한 기질을 도검에 부여한다면 어떨까, 그리 생각했었소. 결과는 엄청나더군."

"그 뒤로 검의 행방은 알지 못했소. 대한 제국이 도래하고, 또 일제가 조선을 식민지로 삼고, 해방이 되고… 그 오랜 시간 동안 그 검의 임자도, 또 검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자도 만나질 못했거든. 하하, 이제 그 검이 그대들의 관리하에 놓여 있으니 외려 다행이오. 아, 돌려줄 필요는 없소. 검은 만든 자의 것이 아니오. 쓰는 자의 것이지. 그대들이 잘 간수하길 빌겠소."

— 태구련

의문점

방랑의 도검이 이어져 온 내력은 현재로서는 그 뚜렷한 궤적을 알기 힘들다. 우리가 지금까지 모아 온 정보는 모두 니카호 일족에 관련한 서적과 주망국제가 장사치들을 공격하며 얻은 거래 내역 따위에 근간하고 있다. 방랑의 도검을 직접 목격했거나 그에 관련한 정보를 알고 있는 학인이 있다면 추가하길 바란다.

한편, 우리가 최우선 목표로 조사하고자 하는 이는 미즈하라라는 인물이다. 자세한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이 미즈하라라는 자는 앞서 언급되었듯 초상세계의 암거래에 능통한 자라고 추정된다. 특기할 사항은, 미즈하라라는 인물이 거래 이후 약 60여 년 간 작파토UIU 등 다양한 초상공권력의 표적에 드나들었다는 점이다. 때문에 우리 중 일부는 이 자가 시카고 스피릿과 모종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으리라고 추정하기도 한다.33

최근 조사에 따르면, 문제의 미즈하라라는 자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이 추측대로 토오노 요괴보호구에 있는 이하토브 합구라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는 조사를 위해 해당 장소를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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