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y Live 2017/4/11 (수) 21:31:41 #82426612
왠지 기묘한 건데, 들어주기 바란다.
나는 지금 출장차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는데, 이번에는 드물게도 직장에서 호텔을 수배해 줬다. 그것도 괜찮은 곳의 스위트룸이야.
경비 아끼는 구두쇠 직장이라 평소에 최대한 싼 곳을 스스로 찾곤 했는데 그야말로 드문 일이라 놀랐어.
지금 그 호텔에서 쾌적하고 좋은 밤을 보내고 있지만 무언가 위화감이 있다.
러시아에선 때문에 동양에서 말하는 소위 오프더스크롤이나 폴터가이스트 같은 건 낌새조차 없었다.
아니 뭐, 확실히 오컬틱하게 그럴듯한 것이 나올 때는 나온다지만, 혀튼 그런 거하고 다르다.
뭔가 이렇게 지―잉 하는 느낌의 기계 소리가 들린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귀를 막아 봐도 귀가 울릴 뿐 이 이상한 소리의 원인은 모르겠다.
피곤해서 그런 걸까?
vex-leo 2017/4/11 (수) 21:38:11 #82427532

kgb_hotel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냉전 시대인지 뭔지 몰래카메라나 도청기나 스파이 등등 그런 도시전설.
설마 나이트스탠드나 전원에 그런 거 넣은 건 아니겠지?
정말 KGB인지 GRU인지가 감시하는 것일 수도.
They Live 2017/4/11 (수) 21:52:41 #82426612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떢하지?
내심 바보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도청기와 카메라가 있을 만한 장소를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나왔다… 나이트스탠드나 그림액자, 샹들리에에서.
어떻게 하면 좋지? 나 이제 어떡하지?
아아 망할! 왜 이런 일이.
vex-leo 2017/4/11 (수) 22:02:55 #82427532
그럼 결정됐네. 믿을 만한 놈한테 연락해서 재워달라 하고 거기에는 묵지 마라.
They Live 2017/4/11 (수) 22:08:40 #82426612
상사한테 전화해 봤다. 그러자 웃음소리가, 낄낄거리면서 무언가 즐기는 듯 짖궂은 목소리로 웃었다.
출장지에선 기댈 녀석이 없다. 호텔을 나왔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까… 그 뚱뚱한 대머리 말을 완전 잘못 했다고.
“우리가 그렇게 수배한 것이다. 안심해라”
개뿔이 우리가 수배한 거야. 그렇다면 사원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주는 게 당연하잖아.
John Howard 2017/4/11 (수) 22:14:21 #82423547
돌아갈 마지막 기회다. 감시자로부터 도망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마. 그곳은 모스크바다.
내 말 믿어. 놈들은 지켜본다고.
They Live 2017/4/11 (수) 22:20:17 #82426612
모스크바라도 지금은 2017년이야. 그런 식으로 지켜보는 소비에트 시대의 KGB는 아닐 텐데……
아아 젠장! 어차피 갈 곳도 없고, 돌아가야지, 돌아갈 수밖에 씨발!
보드카 실컷 처먹고 잘 거다.
NoName 2017/4/12 (목) 00:00:00 #82427532
너는 사고를 당하지 않고 끝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