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
다た만だ 한一 조片각の 불火을を 피우熾다す
원작: http://scp-jp.wikidot.com/frozen-flowers-for-the-farewell
저자: ©︎renerd
역자: Salamander724
언뜻 보기엔 남극대륙의 관측대가 사용할 법한 설상차, 짧게 잘려나간 전차에 무한궤도가 설치된 듯한 직육면체 덩어리. 썰매를 견인하면서도 문제없이 계속 구동할 수 있는 마력을 지닌 주황색 거체는, 눈 위에서 유난히도 저녁놀을 흡수한 것 같았다.
원래 열 명이 탈 수 있는 차내에는 초장거리 이동을 위한 물자가 빼곡히 쌓여 있고, 약간의 통로와 2층침대, 운전석과 조수석 정도의 공간만 남았다. 서로의 몸에 묻은 눈을 털고, 한 손으로 사다리를 잡고, 무한궤도 위에 붙은 문을 연다.
「커피 내릴까」 라고 말을 건다.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컵에 분말을 넣고, 엔진열에 녹하 덥혀진 얼음을 부어, 그에게 건넸다.
「고마워」 아우터 장갑을 벗은 그가, 손바닥을 비열 높은 컵에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면, 커피 좀 더 달게 타는 게 어때?」
「네가 못 타서 그런 건 알겠지만」
언제나 그는, 이 묘하게 신맛이 나는 인스턴트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바깥 작업으로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음료. 남겨두지야 않겠지만, 고양이도 아니면서 깨작깨작 마시고, 마지막 남은 앙금은 점을 칠 것도 아니면서 입에 대지 않았다.
「설탕도 한정되어 있고, 단맛파에게는 미안하지만. 게다가 각설탕을 네다섯 개나 넣으면 분명히 건강에 나빠. 의사도 없는데, 절제해야지, 절제」
「절제라. 어쩔 수 없군. 오늘 저녁은 뭐였지」
「오늘은 카레. 편하게」
「편하다라. 데우는 것 말고 다른 조리법이 그립다. 튀긴다거나, 둥글게 말아서 굽는다거나」
썰매에 쌓여 있는 식료품은 기본적으로 얼어 있다. 북반구가 여름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낮에도 최고기온이 영하 20도를 넘기는 일이 드물고, 밤중에는 영하 50도 아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파우치를 놓고, 온풍으로 해동되기를 기다린다.
「기름도 적고, 그런 걸 할 특수한 기자재도 없어」
「딱히 기름을 듬뿍 넣은 텐뿌라나 카라아게를 만들어 먹자는 얘기가 아니야. 그냥 프라이팬 정도 쓰는 요리를 말하는 거라고」
「그렇게 말해봤자. 어차피 앞으로 소비할 일밖에 없으니까」
「신을 죽이는 거다」
튀어나온 말이 너무 황당무계해서, 한 바퀴 돌아 냉정해졌다.
「전과자가 될 거야. 아직 십대인데」
「이제 법은 없어. 선도 악도, 두 사람의 규범 위에서밖에 존재하지 않아. 게다가 일단 이백대라고 할 수 있지」
「그래서, 무슨 소리야? 못 알아듣겠으니까 돌려 말하지 말고」
「응, 모든 수사를 배제하고 말한다면……. 응, 이제 둘이서 옐로스톤으로 가는 거야」
「미국의 국립공원. 몇 킬로나?」
「약 6천 킬로 정도. 긴 여행이겠네」
「하아, 온천욕이라도 가자는 거야? 확실히 따뜻하기야 하겠네」
「아깝게 틀렸어. 그 온천을 만들어낸 옐로스톤의 용암굄을 터뜨려 분화시켜서, 부수는 거야. 이 전지구 동결의 간접적 원인, 파묻힌 금세공의 사자, 기계장치의 신──SCP-2000을」
막이 내려오고, 별빛 그림자만이 지평선을 알려주는 시간대. 운치도 인정머리도 없는 달은 주장을 낮추고, 무대 가장자리로 움츠러들고 있다.
조수석에 다리를 꼬고 앉아, 앞유리 너머, 이중창 너머의 희미한 불빛을 바라보던 그가, 샤워를 마치고 나온 이쪽을 돌아보며 묻는다.
「저 별자리 뭐였지?」
옆에 앉아 그가 가리킨 쪽을 바라보니, 시력이 나쁜 내게도 뚜렷이 보이는 -0.05등성. 거꾸로 뒤집힌 목동의 무릎, 지금의 온 하늘에서 가장 맑은 별 악튜러스. 해설해 주려고 입을 열었다가──말았다. 목동자리 알파성은 봄의 마름모의 일각을 담당한다. 계절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도, 조금 벗어난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그 때 그가 말했던 「로맨틱」으로부터도 벗어난 것 같았으니까,
「딱히 88성좌에 대응시킬 필요 없잖아. 프톨레미가 지멋대로 정리한 것에 의미는 없으니까」
「……으ー음──, 그럴지도?」
「완전한 합의 하에 인식되니까, 오히려 우리 둘야말로 천구의 금모래 은모래를 가지고 놀 권리가 있겠지」
「괜찮네. 다만 북쪽 절반뿐인 건 유감」
「저것도 이 시간대에 북동쪽에 떠 있는 놈일 뿐이야. 물론 더 늦게 깨어 있어도 되겠지만──내일 고생하겠지」
둘이서 다시 창문에 비친 자신들의 눈 너머에 떠 있는 약튜러스……, 아니, 이제 무명의 그냥 밝은 별에게 시선을 돌린다.
「제안을 해 놓고선, 전혀 생각나는 게 없네. 이런 데서 이름짓는 부모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
「단순해도 좋아. 제일 밝으니까 제1인자라던가」
「프린켑스…… 에ー, 녹스? 괜찮은 거 같아」
「라틴어 격변화가 그게 맞나?」
「모르겠지만, 구사자도 기록도 없으니 지금은 이게 맞는 거야」
「합의가 있다면 말이지」
「오늘은 좀 더 깨어 있을까? 지구가 좀 더 기울 때까지」
「둘밖에 없는데 지동설을 고집할 이유가 있어? 했던 말 다시 하는 것 같지만. 우리 둘의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지면, 지금부터 우주는 이 차를 중심으로 돌기 시작할 거야. 땅끝 너머는 폭포가 되어 버리고──그래도 지금은 얼어붙었으니 흘러내리지는 않겠네」
「그거 자꾸 써먹으면 뭐든지 다 얼버무리게 되니까 작작 좀 해. 좀 자중을 해야지」
「네이네이. 오늘은 좀 밤을 새울까. 좀 더 이름을 붙이고 싶은데, 계속하기 전에 샤워부터 하고 와야겠어」
역링크용입니다
SCP-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