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P-1430-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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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번호: SCP-1430-KO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SCP-1430-KO-A는 현재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 측에서 관리하고 있다. 해당 개체는 현재 재단에 호의적이며 협조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따라 재단은 SCP-1430-KO-A 및 새벽녘1 측과 합의문을 체결했다. 아래는 합의문 중 일부를 기재한 것이다.

  • 조항 1-가 : 재단은 SCP-1430-KO-A의 상태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떡갈나무 유랑극단 및 새벽녘 측에 해당 개체들의 직접적인 관리를 위임하는 것에 동의했다.
  • 조항 2-다: SCP-1430-KO-A는 재단이 지급한 위치 추적기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항시 공개하는 것에 동의했다.
  • 조항 6-카: SCP-1430-KO-A 및 새벽녘은 주기적으로 재단에 SCP-1430-KO-A의 상태에 대해 면담, 보고하는 것에 동의했다.

SCP-1430-KO-B는 현재 비격리 상태이며, 기동특무부대 크시-52 ("네펜데스") 측에서 SCP-1430-KO-B를 추적하고 있다. 만약 SCP-1430-KO-B를 발견했을 시 크시-52를 현장에 즉시 투입, SCP-1430-KO-B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만약 SCP-1430-KO-B를 전부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 확보한 SCP-1430-KO-B 외의 개체는 즉시 사살한다. SCP-1430-KO-B로 인한 피해는 '환경 교란으로 인한 풀무치 대량 발생'이라는 역정보로 위장한다.

설명: SCP-1430-KO는 요주의 단체 "제비꽃"에서 유래한 2명의 인간형 개체를 지칭한다. 개체들은 서로 다른 시각, 다른 장소에서 확보되었으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론되어 일련번호를 공유하게 되었다.

SCP-1430-KO-A는 20대 초반 한국계 남성과 유사한 외형의 변칙 개체다. 개체는 인간과 유사한 심리상태를 지니고 있으며, 상호작용이 가능한 수준의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 면담 결과 SCP-1430-KO-A는 인류에게 우호적이며, 공존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SCP-1430-KO-A의 신체는 두 가지 주요한 변칙성을 보인다. 첫째, SCP-1430-KO-A의 신체는 밀랍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밀랍은 아카시아 밀랍과 체스트넛 밀랍의 혼합물이며, 변칙적으로 높은 녹는점을 지녔다고 사료된다. 부상을 입은 SCP-1430-KO-A는 밀랍을 충당함으로써 신체를 회복하나 이 밀랍을 어떻게 충당하는지는 불명이며 SCP-1430-KO-A를 구성하는 밀랍이 어떠한 원리로 인간 피부의 기능을 대신하는지 또한 밝혀지지 않았다. 둘째, 개체의 신체 내부에는 II급 변칙공간에 준하는 공동이 존재한다. 이는 당연하게도 복부 내부 장기의 부재를 초래하나, SCP-1430-KO-A는 내부 장기 부재로 인하여 발생하는 어떠한 이상증세도 보이지 않는다. 이 또한 불명의 변칙적 원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SCP-1430-KO-A의 내부에는 5000마리 이상의 풀무치로 이루어진 변칙적 황충 무리(Locusta migratoria)가 서식한다. 이 황충 무리는 SCP-1430-KO-A 내에서 실질적으로 중추신경계, 소화계, 호흡계 등의 역할을 담당하며, SCP-1430-KO-A와의 면담에서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SCP-1430-KO-A의 의식 또한 이 황충 무리 전체의 의식이 공유되어 만들어진 일종의 군체 의식이다. 일부 연구원들 사이에서 개체들이 발언하는 것과 달리 인류에게 적대적일 수도 있고, SCP-1430-KO-B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격리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으나, 현재 격리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따라 거부되었다.

SCP-1430-KO-B는 10000마리 이상의 변칙적 황충 무리이다. SCP-1430-KO-B는 전원 풀무치(Locusta migratoria)로 이루어져 있다. 대상은 SCP-1430-KO-A와 유사하게 하나의 군체의식이며, SCP-1430-KO-A와 같은 밀랍으로 구성된 육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과 유사한 외형인 SCP-1430-KO-A와는 달리 대상은 이목구비가 불명확하고, 그 외의 외형 또한 인간과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SCP-1430-KO-A와 유사하게 밀랍과 군체를 회복할 수도 있으나, 회복 속도 또한 SCP-1430-KO-A에 비해 상당히 느리다. 또한 SCP-1430-KO-A와 다르게, SCP-1430-KO-B는 인류에게 매우 적대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재단 정신분석 전문의의 분석 결과, 개체가 보이는 적대감은 평균적인 편집증 환자, 혹은 심리적 지배를 강하게 받는 피해자와 유사한 양상을 띤다.

발견 기록:

SCP-1430-KO-A는 2022년, 제21K기지 변칙예술학부의 주기적 변칙 예술가 조사 도중 발견되었다. 대상의 정보는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의 잎 중 하나인 "새벽녘"의 공연 포스터에 기록되어 있었다. 공연 홍보물에서는 SCP-1430-KO-A가 "필"로서 언급되고 있었으며, 다수의 키보드 파트를 담당하는 연주자로 서술되었다. 상술한 공연에 참여한 밴드들2은 전부 재단이 자세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재단은 개체가 새로 극단에 가입한 인원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다.

SCP-1430-KO-B는 재단 정보부의 보고에 의해 발견되었다. 대상은 SCP-1430-KO-A와 거의 같은 시기에 발견되었는데, 확보 장소가 완전히 달랐기에3 이는 우연으로 치부되었다. 발견 당시 SCP-1430-KO-B는 개체수가 현재의 절반에 가까웠으며, 창원시 근처 ███산 중심에 위치한 상태로 주변 생물들을 섭취하고 있었다. 또한 당시 SCP-1430-KO-B는 현재와 같은 육체 없이, 이목구비가 불분명한 인간 형태로 뭉친 무리로 발견되었다. 이하는 확보 기록이다.

SCP-1430-KO-B 확보 기록

작전 참여 인원: 기동특무부대 크시-52 ("네펜데스") 인원. 호출 코드 크시-알파, 크시-베타, 크시-델타.

녹화 시작됨.

크시-알파: 녹화 시작되었습니다. 작전 개요 브리핑해 주시겠습니까?

사령부: 현재 확보하려는 개체는 AO-1001-KO4이다. 대상은 여러 풀무치가 모여 만들어진 군집이며, II형 군체 의식 형식으로 행동한다. 즉, 모든 개체가 하나로 모여 정신을 이룬다는 뜻이다. 현재 4명의 민간인을 살해하였으며, 주둔지 주변 동식물 또한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령부: 현재까지 취득한 정보는 이것이 끝이다. 최선을 다하되, 무리하지 말라. 손실이 생기면 무조건 복귀하라. 이상.

크시-베타: 군집이라면… 불로 태워 버리는 게 맞을까요?

크시-베타가 지급된 소각용 장비를 둘러본다.

크시-알파: 물론 그게 제일 확실하긴 하다만, 여러 개체가 모여서 하나를 형성하는 이상 확보에는 실패할 것이 분명하겠지. 먼저 샘플을 수집하고 나머지를 태워 버리는 게 맞을 것 같군.

크시-베타: 알겠습니다. 안전하게 가죠. 안전하게.

부대원 전원이 집합하여, SCP-1430-KO-B가 위치한 장소를 확인한다. 산 중턱의 삼림지대로, 민간인 진입 금지 구역과 연결되어 있다.

크시-델타: 좋아요. 등산로와 가깝긴 하지만 민간인 진입 금지 구역도 가깝네요. 그쪽으로 몰아넣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겁니다.

부대원이 세 갈래로 나뉘어 대상 주위로 진입한다. 이 과정에서 어떠한 장애물도 발견되지 않았다. 15분간의 산행 후, 크시-알파가 SCP-1430-KO-B를 포착한다.

크시-알파가 송신기를 이용해 팀원 전원에게 상황을 알린다. -베타와 -델타 모두 SCP-1430-KO-B가 인지 불가능한 장소에서 은신한다.

크시-알파: 상황 보이나?

크시-베타: 넵. 보입니다. 중간에 있네요.

SCP-1430-KO-B가 크시-알파의 바디캠에 포착된다. 다수의 풀무치가 주변 호수의 갈대에 붙어 잎을 갉아 먹고 있다. 날개가 진동하는 소리가 숲 전체에 울린다.

크시-델타: 우선 살충탄을 던져보겠습니다. 수적 우위로는 저쪽이 저희를 이길 거예요. 수부터 줄이고 시작합시다.

크시-알파: 허가한다.

크시-델타가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 주머니에서 살충탄을 꺼내려 시도한다. 살충탄을 꺼냄과 동시에, 주변 풀숲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크시-델타가 수풀을 바라본다. 이윽고 소리가 그치자, 풀무치 한 마리가 튀어나온다. 크시-델타가 놀라며 손을 내려찍는다. 풀무치가 손에 맞으며 압사한다.

SCP-1430-KO-B: 드디어 오셨군요.

크시-델타: 썅. 말도 하네?

SCP-1430-KO-B가 방향을 돌린다. 식물을 섭취하던 모든 개체가 대상 주변으로 몰려들어 인형을 형성한다. 이는 폭풍과 유사한 모양을 띤다. 인형이 기지개를 켜고, 크시-델타를 바라본다.

크시-알파: 망했군. 전원 준비하라.

크시-베타: 표본 수집은 포기해야겠네요.

크시-델타가 살충탄을 군집 정중앙에 투척한다. 도중에 대량의 풀무치들이 몰려들어 막아서나, 실패한다. 살충탄이 격발하며 살충 가스를 분사한다. 인형이 흩어지며 가스 분사를 회피하나, 일부 풀무치들은 가스를 흡입하고 사망한다. 혼란을 틈타 크시-베타가 소각 장비를 준비한다.

SCP-1430-KO-B: 도대체 왜 계속 쫓아오는 겁니까? 예전에 있던 집도, 겨우 머무를 수 있다고 여겼던 마을도, 어디서도 눌러앉을 수가 없었단 말입니다. 어디에도요!

풀무치 군집이 분열하여 3개의 인형이 된다. 인형들이 무언가를 던지는 동작을 하자, 풀무치 무리가 날아가며 부대원들의 옷에 붙고, 틈새로 파고든다. 그러나 옷에 장착된 보호 장비가 작동하자, 강력한 스파크가 일어나며 풀무치들이 사망한다.

인형 전부가 순식간에 공중에서 방향을 틀고, 크시-알파 쪽으로 비행한다. 풀무치들이 스파크에 사망하지만, 그 시체를 타고 다른 풀무치들이 등반한다. 크시-알파가 II형 충(蟲)형개체 제압봉을 들고, 앞으로 휘두른다. 다수의 개체가 타격을 받고 터진다. 그러나 일부 개체가 헬멧의 잠금을 해제하려고 시도한다.

크시-알파: 너희 아래턱으로는 절대 못 열지. 얼마나 단단한데.

크시-델타: 부대장님! 잠시만 가만히 계십시오! 살충제 준비되었습니다!

크시-델타가 살충탄을 꺼내 다시 투척한다. 크시-베타는 소각 장비를 들고 주변에 방사하여, 남은 군집을 제거한다.

SCP-1430-KO-B: 어쩔 수 없었다고요! 저도 하고 싶어서 사람을 죽였겠어요? 하지만 당신들도 우리 개체들을 죽이지 않습니까! 그 알루미늄으로 된 녀석은 말할 것도 없고. 저희는 어쩔 수 없이 한 일입니다. 당신들이 죽이니까! 그러니까!

풀무치 무리가 반으로 나뉘어, 반은 헬멧을 두드리고 나머지는 등산로 측으로 비행한다. 크시-베타가 사살을 시도하나, 일부 개체의 시체가 소각 장비 모터에 끼여 실패한다.

등산로 근처에서 무리는 전부 흩어져, 개별적으로 여러 방향을 향해 날아간다. 이는 인원들의 이동 속도를 추월한 속도이다.

크시-알파: 도망친 건가?

크시-베타: 등산로 민간인들 주변에 숨었습니다. 지금 더 싸운다면 장막 정책에도 위험이 갈뿐더러, 각기 흩어진 놈들을 일일이 잡는 것도 무리입니다. 어쩌죠?

크시-알파: 포기하지. 베타랑 델타는 민간인 주변에서 경계하도록. 난 사령부에 민간인 철수 역정보 및 작전 요청하겠다.

녹화 종료됨

상술된 확보 작전 이후로 SCP-1430-KO-B는 비격리 상태이다. 모든 민간인을 대피시켰으며, ███산 입구는 폐쇄되었다.

부록: 면담 기록 1430/KO/1

이하의 면담 기록은 SCP-1430-KO-A의 발견 당시, 정보 수집을 위해 취해진 면담이다.

면담 대상: PoI-2943-KO5

면담자: 변칙예술학부 소속 연구원 이윤하

<기록 시작>

이윤하 연구원: 그러면 면담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PoI-2943-KO: (곰곰이 생각한다) 그 전에 우선 재단이 우리 필6을 주목한 이유를 알고 싶네. 혹시… 그 아이가 내가 모르는 사이에 잘못이라도 저지르기라도 했나?

이윤하 연구원: 아뇨. 현재로서는 딱히 그런 면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SCP-1430-KO7, 그러니까 그쪽에서 말하는 필 씨의 신체에 특이한 점이 발견되어서 재단에서 주목했을 뿐입니다. 그동안 모르셨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만…

Poi-2943-KO: 그 몸 안에 곤충 무리가 있는 것 말인가? 알고 있었네. 하지만 그렇다고 재단이 그 아이를 데려가 격리할 이유는 없지 않나? 이쪽에서 장막 정책을 깨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만.

이윤하 연구원: 아, 물론 그쪽에서 스스로 조심해서 관리하는 것을 보아 심각한 문제가 없는 이상 관찰 수준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 예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현실적인 이유로 그렇게 무작정 격리하지는 않습니다. 변칙 예술가들을 온건하게 관리하는 것이 저희 일입니다.

PoI-2943-KO: 알겠네. 재단도 많이 유해졌구먼. 물론 필이 스스로 원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 무엇이 궁금한가?

이윤하 연구원: 그저 어떻게 SCP-1430-KO를 데려왔고, 그가 무엇을 하는지 위주로 부탁합니다. 아, 저희 쪽에서 번호로 부르는 것을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그게 저희 법칙이다 보니까.

PoI-2943-KO: 그래. 어디까지 알고 있지? 이미 아는 내용까지 말하면 지루해질 수도 있으니까 말일세.

이윤하 연구원: 해당 개체의 변칙성과 소책자에 공개된 예명의 유래 정도입니다.

PoI-2943-KO: 별것 없구먼. 어디서부터 얘기할까… (잠시 멈춤) 아. 그가 왜 이곳에서 음악을 하게 되었는지, 지금은 일단 그 정도면 되겠지.

이윤하 연구원: 알겠습니다. 그러면 부탁드립니다.

PoI-2943-KO: 책자에서는 가볍게 다루고 넘어갔지만, 사실 처음 발견했을 당시 그는 꽤 심하게 다친 상태였네.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할 상황이었지. 더군다나 그 몸 상태 때문에 병원에 데리고 갈 수도 없었고. 다행히 우리 쪽에서 치유할 수 있는 기적술을 다룰 수 있어서 망정이지. 하지만 한 번 가지고 완치될 상태가 아니라서, 한동안 우리 숙소에서 머무르게 했네.

이윤하 연구원: 그게 지금 같은 관계를 맺게 된 계기군요.

PoI-2943-KO: (고개를 끄덕인다)그렇지. 다행히 금세 정신을 차렸다만 어째서인지 필 군은 우리와 만나기 전까지의 기억이 없는 상태였네. 어째서 다쳤는지 물어보고 싶어도 모른다고 하니 알 수가 있나. 그리고 그 녀석은 상당히 겁을 먹은 모양이었어. 처음에는 그가 다친 것과 연결이 있는 것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네. 적어도 그가 말한 것에 따르면 말일세.

이윤하 연구원: 의외네요. 대체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요?

PoI-2943-KO: 나도 잘 모르겠지만… 그는 자꾸만 머릿속에서 소리가 울린다고 주장했네. 귀를 막아도, 눈을 감아도 자꾸만 들려오는 괴로운 소리. 어떤 내용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속삭이고 윽박지르는 것만 같다고 했네. 전쟁 소리같이 말이네. 딱히 청각 쪽에 문제는 없는 것을 보아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음악을 가르쳤다네.

이윤하 연구원: 굳이 음악일 이유가 있습니까?

PoI-2943-KO: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어. 그가 곡을 연주하면서 조금이나마 그 소리를 잊고 마음을 놓을 수 있기를 바랐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잘 가르칠 수 있기도 하고 말이지. 다행히 그 선택이 옳긴 했는지 그는 그 이후로 그 소리가 덜 들린다고 했네. 소질도 있어서, 어느새 우리와 합류했고.

이윤하 연구원: 그렇군요. 분명 대견하시겠어요.

PoI-2943-KO: (미소 지으며) 대견하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여기서 마음을 달랠 수 있으면 좋겠고. 아, 그리고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네.

이윤하 연구원: 무슨 일입니까?

PoI-2943-KO: 사실, 필 군에 대해서는 우리도 아는 것이 없네. 그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괴로워하는지도. 그래서 말인데, 만약 필 군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안다면 우리에게 얘기해줄 수 있나? 우리도 찾는 대로 그 쪽에게 알려주겠네.

이윤하 연구원: 알겠습니다. 제가 결정할 사항은 아니고, 윗선에 얘기해보겠습니다.

<기록 종료>

이후, 새벽녘과의 동의로 SCP-1430-KO-A 간 첫 면담이 성사되었다. 이는 대상에 대한 기본적 정보를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면담 대상: SCP-1430-KO-A. 또한 원활한 면담을 위해 PoI-2943-KO 역시 참여함.

면담자: 변칙예술학부 소속 연구원 이윤하

이윤하 연구원: 면담을 시작하겠습니다. 직접 만나는 것은 처음이군요, SCP-1430-KO.8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대답하시면 됩니다.

SCP-1430-KO-A: (긴장한 듯이, 잔뜩 움츠린 채)어… 안녕하세요…

PoI-2943-KO: 너무 긴장하지 말게나.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닌 것 같으니 말일세. 그간 공연 때도 침착하게 열심히 해주지 않았던가. 그런 것처럼 마음을 풀고 차분하게 하면 되는 걸세.

SCP-1430-KO-A: (PoI-2943-KO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는)네, 알겠습니다.(움츠리는 정도는 덜하지만, 여전히 목소리가 위축된 채) SCP-1430-KO입니다. 무엇이 궁금하신 건가요?

이윤하 연구원: 아직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지금은 그저, 현재 당신의 상태 정도만 얘기해도 됩니다.

SCP-1430-KO-A: 아… 현재 상황이라면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몸도 이제 괜찮고, 밴드 생활도 재미있어요. 무엇보다, 동료분들이 너무나도 좋고요.(어색하게 웃어 보이다가 표정이 굳는다) 다만…

이윤하 연구원: 다만?

SCP-1430-KO-A: 과연 제가 이 길을 걷는 것이 맞는지, 그걸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이것이 저와 안 맞는다던가 그런 건 아니에요. 실력도 저는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못 하겠다 수준도 아니고… 앞으로 그들에 맞출 수 있게 더 연습하고 싶고요.

SCP-1430-KO-A: 그저… 저 자신이 이렇게 행복을 누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번에 스승님도 말씀하셨다시피, 목소리가 들려요. 내용은 모르겠지만 저를 구성하는 모든 개체의 안에서 울리고 있어요.

SCP-1430-KO-A: 그때마다 저는 제가 이 삶을 누릴 가치가 있을까 불안해져요. 기억을 잃기 전에 이렇게 아직도 잔향이 울릴 정도로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억이 없으니 어디까지나 만일입니다만, 그것이 본격적인 죄일 가능성도 있고요…

이윤하 연구원: 무슨 얘기인지는 알겠습니다. 면담 감사합니다. 그리고 재단의 인원이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그렇게 전전긍긍하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이윤하 연구원: 만약 정말로 당신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면 진심으로 반성하고 죄를 인정한 채 나아가는 것만이 방법이 될 수 있겠지요. 당신의 잘못이 아닌 것에 목이 메어 있다면 그것을 털어내는 것이 맞을 것 같고요.

SCP-1430-KO-A: 그렇군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이윤하 연구원: (어깨를 으쓱거리며)글쎄요. 그것까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SCP-1430-KO-A가 관객의 생명약동에너지(EVE)를 미약하게 흡수하는 형태가 온건파 제비꽃 개체가 생명약동에너지를 흡수하는 형태와 유사하다는 점, SCP-1430-KO-B가 사람을 습격하는 형태가 기존의 적대적인 제비꽃 개체와 유사하다는 점을 보아, SCP-1430-KO 집합 전체가 제비꽃 출신일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이후 SCP-529-KO의 증언을 통해 이 가설에 대한 신빙성이 증가한 상태다. 이하 면담 기록 1430/KO/█ 참고.

부록: 면담 기록 1430/KO/█

면담 대상: SCP-529-KO9

면담자: 클라라 박사

서론: 해당 면담은 SCP-529-KO와의 개인 면담 중에 기존 면담 주제와 별개의 질문을 통해 진행된 것이다. 이에 따라 본 보고서에서는 SCP-1430-KO와 관계없는 부분은 생략되었다. 전문은 SCP-529-KO 면담 기록을 참고할 것.

클라라 박사: 협조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질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만…

SCP-529-KO: 무슨 일인가요? 어지간하면 다 대답해줄 수 있습니다.

클라라 박사: 그동안 수많은 벌레와 싸워왔는데, 혹시 그중에 메뚜기 떼를 본 적 있습니까?

SCP-529-KO: 글쎄요. 메뚜기라면 징글맞게 많지요.

SCP-529-KO가 양손을 반대로 펴고 팔을 옆으로 휘두른다.

SCP-529-KO: 아주 징글맞게요. 예전이든 지금이든, 꽤 자주 보는 유형 중 하나입니다.

클라라 박사: 아, 정정하겠습니다. 인간과 유사한 모습을 한 메뚜기 떼 말하는 것입니다. SCP-529-KO-A와는 조금 다르지만요.

SCP-529-KO가 다리를 떨기 시작한다.

SCP-529-KO: 그런 개체라… 아. 기억나는 것 하나 있네요.

클라라 박사: 역시. 좀 더 얘기해주셨으면 합니다.

SCP-529-KO: 그쪽에서 무슨 번호를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저는 그놈들을 메뚜기 멘이라고 부릅니다. 겉은 인간같이 생겨서는 속은 메뚜기로 득실득실했지요. 이게 없었다면 저도 몇 번 속았을 것입니다. (손목에 착용한 장치를 보여준다)

클라라 박사: (혼잣말)이렇게 들으니 역시 SCP-1430-KO들과 비슷한데. 행적은 다르지만. 아, 계속하세요.

SCP-529-KO: 그 야비한 놈은 항상 사람들 사이에 숨었어요. 인간으로 위장해서 다른 사람들의 에너지를 쪽쪽 빨고 다녔죠. 그러다가 떠날 때가 되면 본체를 풀어서 싹 갉아먹어 버리고요. 달려가 보면 이미 게임은 끝나 있었습니다.

SCP-529-KO가 우스꽝스럽게 목을 가르는 시늉을 한다.

클라라 박사: 혹시 그 개체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에 대한 정보가 있나요? 그렇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SCP-529-KO: 잘은 모르지만, 제비꽃 놈들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정신상태가 정상은 아닌 것 같았는데, 제비꽃 전쟁 병기들이 보통 그런 편집증을 달고 사니까 말입니다.

SCP-529-KO: 어쨌든 그 자식 때문에 한동안 골을 썩였습니다. 겨우 다시 만난 것도 그놈이 있을 줄은 모르고 다른 집 벌레 처리하다가 만난 거였습니다. 자기 친구들 걱정해서 온 건지, 아니면 집주인한테 거짓말하려고 했다가 만난 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요.

SCP-529-KO: 장치에 표시된 곤충 수는 갑자기 늘었는데 보이는 건 없어서 이게 뭔 상황인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놈이 본체를 드러내곤 공격을 시도하더라고요. 동료들과 있었을 때는 힘들어도 혼자니까 쓰러트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뭔지. 그래서 가지고 있던 장비를 털어서 되갚아줬습니다. 활활 잘 타던데요.

클라라 박사: 그동안 사람들을 속여온 죄를 갚아준 셈이군요.

SCP-529-KO: 네. 그런데 말입니다. 박사님 얘기하시니까 걸리는 것이 있는데요.

클라라 박사: 무슨 일입니까?

SCP-529-KO: 얘기하시는 것 들으니까 재단에서 그놈들을 찾고 있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놈들이 살아있는 겁니까?

클라라 박사: 아직 불명확하긴 합니다만,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비슷한 개체가 발견되었어요.

SCP-529-KO: (잠깐 침묵)음, 박사님. 저희 다른 얘기나 해볼까요? 사실 메뚜기 멘의 "멘" 자는 아이가 아니라 어이거든요. 왜 그런지 아세요?

SCP-529-KO: 메뚜기 여러 마리가 뭉쳐있잖아요. 그래서 어이입니다. 영어로 man은 단수-

클라라 박사: SCP-529-KO.

침묵.

SCP-529-KO: 박사님, 면담 끝내주실 수 있을까요?

클라라 박사: 정보를 주신다면요.

SCP-529-KO: … 클라라 박사님. 그놈들은 제가 진작에 태워 죽였습니다. 아까 활활 잘 탄다고 했잖아요. 그날 한꺼번에 불살라버렸단 말입니다.

SCP-529-KO의 몸이 약간 진동한다.

클라라 박사: 네?

SCP-529-KO: (허탈한 목소리로)만약 그놈이 살아있다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것에게 당한 걸까요. 그리고 제가 죽였다고 생각했던 놈들이 얼마나 더 살아서 저를 비웃고 있을까요… 저는… 그게 너무 무섭습니다. 진짜로요.

SCP-529-KO가 얼굴을 손으로 잡는다. 금속 헬맷 안쪽에서 긴 한숨 소리가 들린다.

SCP-529-KO: 무섭다고요.

결론: SCP-1430-KO-A, B가 제비꽃 출신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다만 SCP-1430-KO-A의 우호성과 SCP-1430-KO-B의 외형이 인간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 SCP-529-KO의 증언에서 나온 개체와 상이한데, 이에 따라 SCP-1430-KO-A 및 SCP-1430-KO-B 외에도 비슷한 개체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부록: 수색 및 면담 결과

SCP-529-KO가 가리킨 '메뚜기 멘'이 SCP-1430-KO-A, B와 별개의 개체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기동특무부대 크시-52("네펜데스")를 투입해 해당 개체를 확보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였으나, WoI-1523("골목길")에서 올라온 글 한 개를 제외하면 어떠한 소득도 얻을 수 없었다.

뒷골목인증골

제목: 시골붕이 벌레에게 죽다 살아난 썰 푼다

날짜: 20██/██/██10

작성자: 농부빌런


알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시골 촌구석에 삼. 태어날 때부터 시골 출신은 아니었고 원래는 서울 촌놈이었는데 10살 때인가 부모님이 귀농이니 뭐니 한다면서 시골 내려간 것이지만ㅇㅇ

시골이니 농사나 짓고 썰 풀 것 없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텐데 은근 시골에도 풀 썰 많음. 멧돼지가 창고 들박했다가 잡혀서 돼지고기 파티하고 그런 적도 있고(지금은 전염병이니 뭐니 해서 안 됨 ㅅㅂ) 초상 쪽으로 넘어가면 막 도깨비불이 브레이크 댄스 추는 것도 볼 수 있고 막 이럼. 근데 이번 썰은 그런 얘기는 아니고 제목만 봐도 알겠지만 벌레 요괴 썰임

그게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일이었을 거임

시작은 평범했음. 웬 청년 하나가 귀농하겠다고 온 거임. 상관 없었지. 왜 여기까지 왔냐 싶긴 한데 우리 집부터가 그랬으니까. 사실 부모에게 제일 묻고 싶은 거긴 한데 쨌든. 겉보기에는 특별한 것 없었음. 그냥 조금 찐따 같이 생겼다는 것과 그에 걸맞게 소심하고, 묘하게 신체 접촉을 피하는 정도?

근데 서울 놈들은 모르고 농사가 꿀 빠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이 귀농이라는 것이 조온나 힘듦. 나도 지금이야 이걸로 컨텐츠 뽑고 인증골 각 세우고 하지 예전에는 탈주각을 몇 번이나 세웠는지 모르겠음. 근데 이놈이 찐따 같은 것치고는 일을 진짜 잘했음. 이것저것 시키는 대로 척척 따르고 불평 하나 없고. 배우는 속도도 존나 빠르고. 그래서 마을 어르신에게 귀염받았음. 경력직 신입이니 당근빳다겠지만.

그렇게 1년이 흐르고, 그 놈(이하 충찐)은 마을 사람들에게 좋은 놈이라고 못 박혔지. 그 신체 접촉 안 하는 것도 그러려니 넘어갔고. 근데 내 안의 골붕이 센서가 자꾸 레드 라이트 울리는 거임. 그래서 좋은 놈 같긴 한데 완전히 믿지는 않았음.

근데 그 충찐이 이사 오고 얼마 안 지나서부터 가축들이 조금씩 기력이 없어지는 거임. 심각한 수준은 아니고 조금 힘들어해 하는 정도? 당연히 이게 뭔 전염병인지 몰라서 다들 어리둥절해하긴 했는데, 그냥 조금 기력이 쇠한 수준이라서 넘어갔음. 우리가 축산업계도 아니기도 했고.

근데 시간이 지날 수록 사람들도 조금씩 기력을 잃었음. 그것도 막 픽픽 쓰러진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텐데 그냥 아침에 일어났더니 개운하지 않다 이 정도로 끝나서 다들 넘어갔지. 근데 내가 아까 레드 라이트 울렸다고 했지? 이 생각이 든 거임. 아. 이거 산삼 캐서 달여 먹으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그게 마을을 구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음. 아 내 눈 테러할 줄도 ㅅㅂ

내 글 자주 본 골붕이들은 알겠지만, 우리 마을 한 구석에 산이 있음. 거기 산 주인이 관대해서 나물 캐는 것도 같은 마을 사람이라고 어지간하면 용서해주셔서 종종 나물 캐러 들가곤 했음 너무 많이 캐면 욕 먹을까 봐 조금조금 캐는 정도지만. 근데 거기 장뇌삼도 있고 좋은 나물들 많아서 거의 마을 내 은딱 수준으로 칭송받음

어쨌든 거기로 갔단 말이지? 근데 한참 산속으로 들어갔는데 장뇌삼은 안 보이고 충찐이 있는 거임. 말 걸어볼까 했는데 분위기가 영 좋지 않아서 그냥 지켜보기만 했음.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기도 했고. 상대 쪽 목소리는 막 웅웅대는데 변조한 것인 줄 알았음. 대충 얘기 들어보니까 '마을 사람들과 친해진 거냐' '언제쯤 기회가 올 것 같냐' '침공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냐' '배신할 생각은 하지 마라. 늦었다' 뭐 그런 거였음. 충찐이는 쩔쩔매면서 상대를 따르는 것 같았고. 그걸 또 나는 녹음해놨음. 간첩 같아서 포상금 얻으려고. 그러고는 어떤 놈인지 고개를 딱 들었네?

와 그때는 진짜 심장 멎는 줄 알았다

장수말벌 여왕벌이 보통 4cm에서 5cm 정도 하거든? 이렇게만 말하면 쬐끄만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조온나 큼 구글에서 장수말벌 치면 뭔 소리인지 바로 알 거임. 소리도 거의 드론 수준이고. 근데 ㅅㅂ 한 그 정도 덩치의 두 배는 될 법한 벌이라던가 나방이라던가가 뭉쳐 있는 거임 거의 인간 형상으로. 웅웅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알고 보니 날갯짓 소리였던 거임. 바로 아 저건 벌레가 아니라 요괴다, 마을을 집어삼킬 요괴다 그 생각이 확 드는 거임. 그 초상경찰이나 뱀손이라면 몰라도 일개 골붕이 하나로는 어림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소리 지르려다가 입 막고 튀었지.

그게 끝이었으면 그냥 내가 헛걸 봤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렇게 튀다가 내가 핸드폰 녹음을 껐나 그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는데 그 안에서 풀무치 그게 튀어나오는 거임. 한두 마리도 아니고 최소 열 마리가. 그나마 변칙적으로 크고 그러지는 않았는데 풀무치 자체가 조온나 커서 전혀 안심이 되지는 않았음. 아니 애초에 주머니에서 풀무치가 튀어나왔는데 안심이 되겠냐고. 그래서 대충 녹음 끄고 털어내려고 했지. 풀무치 데려와봤자 곡식 갉아먹을 테고.

근데 그 풀무치가 와 사람 손을 갉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막 손을 뜯고 살점을 뜯고 하는데 더럽게 아프더라 그 풀무치가 그 요괴쉑하고 충찐이 따까리였던 것이 틀림없음 그래도 죽기 싫어서 어떻게든 털어내고 달아났지 막 달라붙고 나 못 도망치게 하려고 난리가 아니었던데, 만약 몇 마리만 더 붙었거나 그 요괴가 직접 달려들었으면 진짜 죽었을 뻔

그렇게 도망쳐서 겨우 촌장네 도착하자마자 힘 풀려서 쓰러졌음 당연히 들고 간 바구니라던가 그런 건 못 챙기고. 왜 촌장 집인지는 지금도 모르겠는데 촌장님 왈 뭔 일을 당했는지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고 함 촌장님이 좋은 사람이긴 해도 초상 사회와는 관계 1도 없어서 솔직하게는 못 말하고 그냥 벌레 떼를 봐서 도망치다가 이렇게 되었다고만 했지. 그랬더니 촌장님도 믿어주더라 그렇게 응급 처치를 받았지. 피는 멎었으니 병원 가보라고 촌장님도 말씀하셨고 그래서 차 타고 병원 가려고 딱 나서는데

그 충찐이랑 눈이 마주친 거임

그때는 진짜 좀 전과는 다른 의미로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음 걔 말에 따르면 바구니를 두고 갑자기 도망치길래 따라왔다고는 했는데 어떻게 믿겠냐고 그래서 한참 보는데 걔가 말을 걸더라 어디서부터 들었냐고 그래서 아 ㅅㅂ 난 뒤지겠구나 생각해서 솔직하게 말했지 정말 그전에는 몰랐다고. 속으로 X 됐다고 세 번 복창했음 그랬더니 충찐이가 말이 없더라 뭔 상황인지 몰라서 떨면서 보고 있었는데

아까 그 풀무치 떼들이 나를 덮침

이렇게 말하니까 골붕이들은 스탠드라던가 야한 것 아니냐라던가 이런 생각할 거임 근데 최소 수백 마리 풀무치에게 둘러쌓이니까 그런 생각은 들지 않더라 걍 아, 죽는다는 생각만 들었지 그렇게 의식을 잃었음

물론 몇 년이 지나서 멀쩡히 글 쓴 것 보면 알겠지만 안 뒤졌음 어떤 골붕이가 지 죽었다고 글 써서 비추 폭탄 받은 것 보긴 했는데 그런 거 아님ㅇㅇ 정신 차려보니 병원이더라 여기저기 뜯기고 갉아먹히고 난리가 아니었다고 함 다행히 치료받고 퇴원해서 지금은 흉터 하나 없긴 한데. 아까 피 흘리고 그래서 그때는 진짜 위험했다고 함

퇴원하고 보니까 그 충찐이는 이사 갔다고 함 무슨 사정이 생겨서 올라가야 한다고 하는데, 아마 뽀록나서 토낀 거 아닐까 생각했음 그렇게 생각하고 집에 가려는데 전화가 오더라 누군지 몰라서 받았는데 그 충찐이었음. 야발.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병 주고 약 주고도 아니고. 얘기 들어보니까 자신도 어쩔 수 없다, 자신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코랄하더라 화를 내고 싶었는데 잘못 말했다가는 이번에는 진짜 뒈짓할 것 같아서 때려쳤음 대신 그러면 왜 이번에는 살렸냐고 했지 그랬더니 걔 말이 '아는 누군가를 닮았다, 왠지 하고 싶지 않아졌다' 이러는데 뭔 소리인지는 아직도 몰겠음. 소중한 사람이 죽었다나 뭐라나

그다음은? 다행히 아직까지는 아무 일도 없었음 그놈도 어디 갔는지 얘기 전혀 못 들었고. 그래도 아직도 풀무치 보면 깜짝깜짝 놀라곤 함

추천 23 | 비추 07


댓글(14):

감자에싹이나서(40219) : 얘기 들어보니 사람들에게 말 안 한 것 같은데 왜임
스치드웨건 : 은근 시골에 초상경찰 많던데 어케 알았노 ㅅㅂㄹ아 이 꼴 날 수 있어서 그런 거 아님?
농부빌런 : 그것도 있고, 괜히 말했다가 소문 나면 마음 바뀌어서 충찐이가 요괴에게 꼰지를까 그랬음 그래서 3년 지난 지금에 와서 푸는 거고.

괴담조아(23043) : 아 ㅅㅂ 상상했음 그래도 지금은 회복해서 다행이네
농부빌런 : ㅇㅇ 조상님이 슈퍼세이브한 건지 모르겠는데 ㄹㅇ 죽다 살아남

고오급시익당(32029) : 내용과는 관계 없긴 한데 멧돼지 맛 어땠음?
농부빌런 : 존맛. 잡아서 바로 먹어서 그런 것 같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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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결론은 SCP-529-KO가 해당 개체를 사살한 것이 맞거나, 해당 개체가 SCP-1430-KO-A 혹은 SCP-1430-KO-B가 맞다는 두 가지 가능성으로 좁혀졌으며, 후자의 가능성을 고려해 해당 자료를 PoI-2943-KO에게 공개했다. 그 결과 PoI-2943-KO로부터 SCP-1430-KO-A가 스스로의 격리를 희망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하 SCP-1430-KO-A와의 면담 기록이다.

면담 대상: SCP-1430-KO-A

면담자: 이윤하 연구원

SCP-1430-KO-A: 오랜만이에요. 윤하 씨. 좋은 아침이에요. 저번에 얘기했던 것 말인데요, 잘 전달되었나요?

이윤하 연구원: 좋은 아침입니다. 네. 격리를 희망한다고 하셨는데… 관찰 정도로 충분하던 변칙 개체가 스스로를 격리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드문 일이거든요. 혹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SCP-1430-KO-A: (손가락을 꼬며)사실…

이윤하 연구원: 뭐가 고민이신가요?

SCP-1430-KO-A: 제가 보기에는 이게 맞아 보였어요. 저 자신에 대한 것도 그렇고요… 그리고- 그냥 고민이 되더라고요. 여러 가지 이유로 말입니다.

SCP-1430-KO-A: 뭐, 인제 와서야 상관은 없지만요.

이윤하 연구원: SCP-1430-KO-B 때문인 건가요. 그 참고 자료로 보냈던.

SCP-1430-KO-A: 네. 그 사람들을 해치는 존재가 저와 동족일 가능성이 높은 이상, 저 또한 요주의 대상일 테니까요. 자료만 보았지만… 그가 제가 잃어버린 기억과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증언에서 말한 것이 처음부터 저일 수도 있고요.

이윤하 연구원: 확실히… 그런 위험성이 있는 이상 기존의 절차를 유지하긴 힘들 수 있지요. 위험한 것보다는 조심하는 것이 더 나으니까요.

SCP-1430-KO-A: 네. 그리고… (잠시 멈춤) 그것과는 별개로 개인적으로도 과연 지금 같은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 맞나 싶기도 해요. 분명 행복하지만 그것이 저에게는 너무 과분한 것 아닌가 싶어요.

SCP-1430-KO-A: 스승님도 말씀하셨고 저도 저번에도 말했지만, 때때로 머릿속에서 소리가 울려요. 정확히 말하면 이 머리가 진원지고 저 하나하나가 그 파동에 스미는 느낌입니다. 예전에는 노이즈 같이 윙윙거리기만 했는데, 요즘은 조금 기억의 단서가 잡혀서 그런지 더 또렷하게 들리네요. 내용을 알 수 있을 정도로요.

이윤하 연구원: 혹시 그 소리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까? 아, 너무 힘드시다면 얘기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어디까지나 원활한 격리를 위한 참고 자료일 뿐이니까요.

SCP-1430-KO-A: 괜찮습니다. 적어도 혼자 앓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요. (손가락에 있는 밀랍 조각을 뜯는다)지금도… 소중했던 사람들이 죽어가는 소리가 들려요. 비명 소리, 산 채로 몸이 타들어 가는 소리… 저만이라도 살라고 외치는 소리가 저 하나하나를 부수는 것 같아요.

이윤하 연구원: (침묵)

SCP-1430-KO-A: (눈물을 떨어트린다)제일 괴로운 것은… 제일 괴로운 것은 왜 그들이 저를 지키려다가 목숨을 잃었는지 모른다는 것이에요. 적어도 이번에는 그렇게 모두를 잃고 싶지는 않았으면 해요.

결론: SCP-1430-KO-A가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 새벽 측에서 재단에 우호적이라는 것을 보았을 때 대상에 대한 기존 격리 절차를 폐기하고 즉시 SCP-1430-KO-A를 격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 우세했다. 다만 SCP-1430-KO-B의 위험성을 보았을 때 SCP-1430-KO-A의 발언 또한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므로, 재단 측에서 감시를 강화하고 만약 추가적인 변화를 발견했을 시 즉시 대상을 격리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SCP-1430-KO-A는 면담 이후로도 본인의 의견을 철회하지 않았으며, 이는 해당 판단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를 통해 추정했을 때 현재로서 SCP-1430-KO-A가 도주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현재 발생한 사건으로 인하여, SCP-1430-KO 전원의 격리는 사건 종료까지 무기한 보류되었다. 개체 담당 인력 전원은 이 시간부로 SCP-1430-KO-B 및 기타 인원 회수에 투입되며, 이견은 거절된다.

자세한 경과는 사건 기록 1430KO/3을 참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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