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하셨습니다. 태그와 별칭을 추가해 주세요.
2000 경연 1위 작품입니다!
일단 포럼에 올려서 피드백을 받긴 했지만 아직 불안합니다. 오/의역 발견하신다면 수정 부탁드립니다ㅠㅠ
어마어마한 추천수로 1위를 받은 작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3위의 눈먼 백치가 훨씬 맘에 드네요.
세세한 설정과 과학적 배경이나 현실성보다는 스토리텔링을 좋아해서일지…
본사 토론란에는 2000보다 001에 맞지 않느냐고 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솔직히 저도 어느 정도는 동의합니다… 이 어마어마한 스케일이란.
사진의 글자는 폰트가 아니라 직접 도트를 찍은 것인데,
좀 아니라고 생각되신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할 수 있는 한 고쳐보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 역시 이런 복잡하고 정교한 설정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어쨌건 SCP-2000 이라는 것, 경연 1 위작이라는 것만으로도 가치있는 작품일 겁니다.
사진의 글자는, 적어도 저는 괜찮았습니다.
어휴…… 이걸 어케 번역해요 ㄷㄷ;; 수고하셨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이 인원들이 되살아난 후, 보안 잠금은 본래 기능이 재개된다. 만일의 사태 시 사용 가능한 선택지의 전체 목록을 열람하려는 5 등급/2000 인원은 문서 2000-CYA-09에 접속하라. 숙지한다 문서 2000XKAC-1.9에 의해 정의되는 “경보 해제” 코드의 수령은 다른 재단 시설 모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만 포기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CYA-009 절차 하에 되살아난 경비와 기동특무부대 구성원들이 남은 재단 시설 전부에 발령되어 그곳들의 기능과 지역 현실의 진실성을 확인한다.
이 부분에서 숙지한다 문서가 뭔가유? ……. 중간에 제가 어딘가를 빼먹고 안 읽은건가유;
document-recovered-from-the-marianas-trench 에서 연결되는 거 같은데, "우리를 기억하십시오." 라고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스크랜턴 현실성 닻Scranton Reality Anchor에서 Anchor는 닻보다는 고정기로 쓰이는 게 맞지 않을까요. 닻은 본디 배를 정박하는 일에 쓰이는 것 이라는 뜻이라 직관적으로 의미가 와닿지 않습니다.
일단 anchor에는 닻과 고정기라는 두 가지 뜻이 모두 있기 때문에 고정기라고 번역해도 직역임은 마찬가지고, 일반적으로 딫이란 단어는 배를 띵에 정박할 때 사용되는 단어라 의미가 서로 잘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SF에서 그런 의미로 쓰이는 거야 SF 읽은 사람들이나 이해할 수 있는 용법이고요.
뉴스 앵커같은 특수 용례를 빼면 Anchor는 거의 완벽하게 닻과 대응하는 명사입니다. 고정기는 닻의 중심 의미인 "물체를 특정 위치에 고정시킨다"를 굳이 푼 것 뿐으로, 닻이라는 단어를 아예 모르는 게 아닌 이상 이 의미를 유추해내는 것이 어렵다고는 생각하기 힘듭니다. 고정기로 번역하면 오히려 의미가 확장되어 명확성이 흐려질 뿐입니다. 애초에 원문에서 Anchor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에 SF 분위기를 첨가하는 의도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 여전히 닻이 가장 적절한 번역어라고 봅니다.
의미의 직관성을 고려한다면 말할 것도 없이 "닻"이 "고정기"보다 훨씬 낫습니다. 닻이란 개념은 사물이고, 고정이란 개념은 사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념적 표현보다는 실제 사물에서 가져온 표현이 의미를 더 쉽게 전달할 때가 많습니다. 철의 장막, 차가운 전쟁(냉전), 쿼크의 색깔처럼요. 국경선을 자꾸만 늘어싸는 장벽, 진영 간 갈등, 쿼크의 서로 대립하는 세 가지 성질이라고 하면 뜻이 정확하다고야 할 수 있겠지만 단숨에 이해하기는 어려웠을 텝니다.
사전을 보니까, 네이버 영어사전에는 "고정기"라는 뜻이 있지만 미리엄-웹스터나 옥스퍼드 사전에는 직접 그런 뜻이 나와 있지는 않습니다. 옥스퍼드에 올라온 나머지 뜻은 "불확실한 상황에 안정성을 주는 사람 혹은 물건(물론 물리적 존재에 한하는 게 아니라 제도, 협약 등 실체가 없는 존재까지도 포함합니다)", "쇼핑 센터에 붙박이한 백화점", "뉴스 진행자"입니다. 세 뜻 모두 “닻”이 주는 이미지에서 파생된 말입니다(뉴스 진행자는 월터 크롱카이트가 흔들리지 않고 중립을 지키는 보도를 지향하는 데서 나왔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닻이든 고정기든 모두 직역이라 할 게 아니라 "고정기"라는 뜻이 "닻"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건 흔하게 쓰이는 대유법이잖아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를 "이 시는 빼앗긴 산은 안 다루고 있음!"이라고 해석할 사람은 없잖습니까? 예수님이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할 때 "어이구 물도 필요하시다고 진작 말씀하시지 그랬어요?"라고 할 사람도 없고요. 들은 일제에게 점령당한 삼천리 강산을 뜻하므로 시는 나라 잃은 슬픔을 노래하는 것이고, 빵은 음식들 전체, 나아가서 욕구들 전체를 상징하므로 예수는 악마에게 나는 욕구를 초월하겠다는 선언으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닻은 배를 고정하는 물건이지만, 이 "고정한다"라는 뜻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여러 가지를 암시할 수도 있는 겁니다(그래서 당연히 SF에서도 그렇게 등장할 수가 있는 거고요). 그런데 굳이 "이건 anchor지만 닻처럼 생기지 않았어. 그러므로 닻이라고 해선 안돼!"라고 하는 건 너무 빡빡하게 생각하시는 게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