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읽었습니다. 발상 자체도 새로웠고 설정 자체도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툭 내던지는 게 아니라 재단이 하나하나 추론해가는 것을 묘사한 것이 좋습니다. 다만 처음 읽을 때와는 달리 비평을 위해 다시 읽다 보니 위엣 토론 분들 말씀처럼 서사나 더 생각해볼만할 거리가 없이 발상만 툭 내던져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변칙개체를 재단이 만능 도구마냥 남용하는 것 역시 마음에 걸립니다. 변칙 개체는 일관된 법칙을 따르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물리 법칙으로부터의 '변칙'이지요. 어느 순간 이 SCP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던 재단 인원들에게 뜬금없이 조상으로부터의 죄 내역을 서술한다던지, 아예 인류의 원죄에 대한 응벌이랍시고 이용자 모두에게 청각적 인지재해를 먹인다던지… 예상 외의 재난이 닥칠 수도 있지요. 재단이 왜 변칙 개체를 남용하면 안 되는지로의 예시로는 scp-1048이나 scp-042-ko등이 있겠습니다.
또한 O5가 SCP마다 한두개라 해도 몇천개씩 되는 제안서에 일일히 서명하지는 않겠지요 — 국가원수가 철원 어디어디 부대의 군수품 보급 보고서나 강원도 어디어디 군의 복지 정책 보고서에 일일히 서명하는 것을 상상해보시면 감이 오실 겁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플러스 평점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자기추천을 하셨으니 누군가는 그것을 중화해야겠지요. 더욱이 경연에는 추천 점수가 크게 작용하니까요. 고로 마이너스 평점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