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비평해준 재단 갤러리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죄에 공감이 안되시는 독자분이 계신다면, 정말 부럽다는 말밖에, 전 할말이 없습니다.
낙태죄 소재인 거 맞죠? 중립적으로 잘 쓰려 노력하신 거 같아 잘 읽었습니다. 실례지만, 혹시 이 포스트에서 '죄에 공감'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풀어줄 수 있나요? 주술호응이라고 하나 잘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라.
아뇨, 이 글의 주제는 태어날 자녀에게 무거운 짐을 지게 하는 부모들의 "낳은 죄"입니다. 그리고 낙태는 질이 안 좋은 케이스이면서도 꽤 자주 발생하는 사례이기에 넣었습니다.
죄에 공감되시는 분은 세상에 태어나는 것을 큰 불행이자 형벌로 여겨지는 사람들 입니다. 예를 들면, 집이 가난하거나, 부모가 자신을 학대하거나, 이름, 성격, 외모가 마음에 안 든다거나, 가장 극단적인 케이스는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이겠죠. 그 사람들은, 죽고 싶지는 않아도 이런 식으로 살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커서 저지른 거니까요. 반대의 경우는 세상에 태어난 걸 축복이자 큰 행운으로 여기는 사람들이죠.
낙태 문제와는 전혀 다르고, 오히려 방향이 반대 쪽입니다. 애를 낳는 것이 애에 대한 죄라면 오히려 낙태가 바람직한 행동이니까요.
바람직한건 잘 모르겠네요. 뭐, 낙태 자체만 보면 그대로 낳는 거 보다야 나은 건 맞지만, 첫번째 관측기록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만약 임신을 한다면 낙태를 고려해야 할 정도로 아이를 가져서는 안되는 주제에 책임감 없이 임신을 한 당사자들을 꼬집는 거였습니다. 혼인을 하고 아이를 가질 각오를 한 가정이었다면, 낳은죄를 저지를지언정 최소한 자식을 사랑하고 미래로 나아가게 할 버팀목이 되어 줄 텐데. 낙태를 고려하는 부모한테 태어난다면 이런 사랑과 부모로서의 책임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낙태 관련해서 덧붙이자면, 제가 충격받은건 과거 남아선호사상에 따른 대규모 낙태였습니다. 아이와의 미래를 꿈꾸며 멀쩡히 혼인까지 한 가정이, 성별이 여자라는 이유로 낙태를 결정하다니.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살인마보다도 더 이해가 안 가고 공감 자체가 불가능 하더군요. 그 뱃속의 태아 자신도 선택권이 없는 피해자일텐데 말이죠. 이런 사례를 보면 낙태, 그 행위 자체도 낳은죄에 해당됩니다.
보통 이런 논의 (철학 용어로 피투성이라고 함) 는 "세상"에 생명을 낳음당하게 하는 것, 생명을 세상에 "내던져서" 고난을 겪게 만드는 것을 문제삼지요. 아직 세상에 던져지지 않은 수정 단계까지 거기에 소급시키는 건 좀 흠터레스팅한 해석이군요. 태아는 생명이 아니고 낙태는 살인이 아니라는 관점에서는 그런 소급을 할 수가 없으니까요.
부모와 아이의 권리에 대해 논하면서 아버지는 쏙 빼놓은데다가 아이 말고 어머니쪽에게만 최종 의사결정권이 있다는 것도 그렇고 마지막 사건에서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점 등 여러 방면으로 찝찝하기 짝이 없는 SCP네요 +1하겠습니다
상당히 찝찝한 부분일수도 있지만 신체 결정권 이슈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심란해지고 도망가는 아버지도 많으니까...
아버지를 뺀건, 결국 아이를 낳기 위한 과정(임신)을 직접적으로 감내하는 건 어머니 쪽이기에, 결정권도 어머니가 판단하는 편이 독자에게 더 큰 의사 전달과 감정을 전달해 준다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SCP의 기반이 된, 태몽이라는 꿈도 대부분 어머니가 꾸는 거기도 하고요.
작가 입장에서 보면 단순히 4명이서 치고 박고 떠드는걸 쓰는 게 너무 머리 아프다는 것 또한 이유 중 하나이지만요.
태그에 교환과 생식을 추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교환 - 물물교환과 금전거래뿐만이 아닌, 물리적 물체와 무형물로의 교환까지 포괄하는 형태의 교환이 이루어지거나 촉발하는 SCP입니다.
생식 -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일반적인 생물(인간을 포함할 수 있음)의 생식 과정에 영향을 주거나 방해하거나, 또는 자가복제 또는 기생 이외의 비정상적인 생식 과정을 가지고 있는 SCP입니다.
태어나서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에 만족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랜덤'으로 결정되어버린 자신의 인생과 운명에 불만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그래도 태어난 이상 살아야하는 데 어쩌겠어요. 아무리 나쁜 환경에서 태어나더라도, 태어날 때 부터 자신의 능력치가 이상하게 설정되어 있더라도, 계속 살아남아 강해지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는 곳이 지금 저희가 살고 있는 세계인데요 뭐… 너무 여과없이 적은 건가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