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도로써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
사진은 말라리라 사진이네요. 근데 적혈구에 점점이 박혀있는 걸 보니 비장절제 후인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아주 사소한 것 몇 가지만!
1. 적혈구의 핵을 만들어낸다는 아이디어는 재밌지만 장기에게 의식을 부여한다는 점과 연결성이 좀 없어서 뜬금없다고 느껴졌어요. 적혈구부터 의식을 갖게된다든지, 아니면 적혈구가 장기에 바이러스의 효과를 전파하는 기능을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약간의 연결고리를 만들었으면 더 매끄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혹은 적혈구가 핵을 가짐으로 인해 생기는 증상 - 빈혈이라든지, 혹은 반대로 적혈구 수가 너무 많아진다든지 - 이 있었으면 좋을 거 같기도 하고요. 다시 말해 '적혈구가 핵을 가졌다. 그래서?' 란 식이었던 거죠.
2. 위에서 Devan 님이 지적하신 것 중 합성에 대해 지적하신 게 있는데, 글쎄요, 저는 합성이란 단어 그 자체로 괜찮았을 거 같아요. 물론 적혈구에는 유전 물질이 저장된 게 없으니까 핵의 DNA는 바이러스가 제공할 테고 (바이러스에게 핵은 없지만 DNA는 있으니까요), 적혈구 내에 있는 단백질 몇 개를 떼어다가 필요한 것들을 보충하면, 진정한 의미의 핵은 아니더라도 핵 비스무리한 걸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게다가 인용하신 사전의 세번째, 생물학 분야에서의 의미를 보시면 알겠지만 반드시 두 가지가 합쳐져서 만들어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전구 물질이 새로운 하나를 만들어내도 되는 것이죠.
근데 솔직히 말해 교과서에서 '합성'이란 단어가 이런식으로 쓰이는 걸 많이 봐서 익숙해졌을 수도 있고… 그건 잘 모르겠네요.
3. 이미 끝난 문제지만 한 번 더 얘기하자면, 혈액으로만 감염되기 때문에 전염성이 없고 안전하다…는 확실히 안이한 생각입니다. 그 무서운 C형 간염이 혈액으로 전파되고, HIV 역시 혈액으로 전파되는 형태이지만 (물론 성교가 주요 전파 모드이지만…) 모두가 무서워하고 조심하는 병 중 하나이듯이요.
4. 장기들이 서로 의식을 가지게 되면 사실 환자는 되게 피곤해지고 몸의 상태가 위험해질 것도 같은데, 그렇지 않고 오히려 병의 치료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아주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