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명
아직도 한 명
난해했다면 죄송합니다. 대신 해설을 달아둘게요
저만의 해석이니 귿이 따르실 필요는 없습니다.
기본 베이스는 '연쇄살인마의 방'입니다. 이건 죽은 사람들이 흘린 '방을 가득 채운 붉은 액체'에서 알 수 있습니다. 목매거나 뛰어내렸다고 방을 가득 채울정도로 피가 나진 않을테니까요.
첫 번째 사람 : 줄에 목이 매달린 사람 - 죽음(단, 자살인지 타살인지는 모름)
두 번째 사람 : 창문으로 뛰어내린 사람 -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름
붉은 액체의 주인들 : 모두 죽음
정답은 '많다'입니다.
난해한 글은 난해하지 않게 고쳐지거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만 난해하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합니다. 이 글은 아예 해설에 의존해야 하는 글이라 남는 게 난해함 그 자체밖에 없어요. 아무리 좋게 봐도 난해함을 위한 난해함입니다.
제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해설을 붙여서 오히려 더 별로인 것 같습니다.
XCninety님의 말씀대로, 해설을 뺀 채 이 글 자체만 놓고 보면 내용은 없고 느낌 뿐인 건 분명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런 의도셨는지는 모르겠지만)느낌을 전달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다면 얼마든지 내용이 없는 글도 있을 수 있습니다. 무섭거나 섬뜩하거나 찜찜하거나 등의 느낌을 주는 '크리피파스타'로서 갖출 건 모두 갖추고 있어, 되려 내용이 없는 글도 얼마든지 무언가를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모범적이고 좋은 예가 될 것 같습니다. (creepy+copypasta, 즉 그냥 인터넷에 돌고 돌법한 이런저런 것들 중 creepy한 것들이라는 뜻이고, 그 본질은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 '느낌을 주는 것'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해설이 뙇 붙으니까 쓸데없이 뱀발이 붙은 것 같아 오히려 여운이 사라지고 분위기가 확 깨는 역효과를 주는 느낌입니다. 제가 제 평에 뱀발을 붙이자면, 인하님이 붙이신 해설이 만약 작가 본인이 아니라 읽은 사람들이 추측을 하며 이리저리 맞춰본 댓글 중 하나였다면 오히려 더 멋졌을 것 같다는 느낌?
어느 장단에 맞춰 춤을 춰야할 지 모르시겠죠?
정답은 없고,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습니다. 더 설득력있거나 더 맘에 드시는 쪽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하핳
저도 아살린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글은 기본적으로 작가와 독자 간에 느낌을 전달하는 도구거든요. 이 글은 적어도 느낌은 확실히 전달했고, 그러면 남은 이야기는 주어진 장면을 보고 독자가 상상해 내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해요.
뭐 느낌 문제를 제가 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래도 아쉬운 게, 이 글은 형식에 의존하려는 티가 너무 많이 나요.
내용이 단순하니까 보이는 건 형식밖에 없고, 그 형식에서 나타나는 느낌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이 내용 없이 글을 이끌어가려는 무리한 수를 뒀다고 생각했고, 원래 글이 의도하는 느낌에 공감하기도 어려웠어요.
느낌을 주려는 글이 있어도 내용이 형식을 보완하고 형식이 내용을 보완하는 글이 있고(이상의 《날개》가 좋은 예이지 싶습니다), 내용의 느낌이나 형식의 느낌 하나에만 매달리는 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느낌을 전달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쎄뽁(?) 정도의 의미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이정도 의도는 간단하게 읽을 수 있죠. 난해하다기보단 내용이 그것 뿐이어서 뭔가 더 있을까 싶었는데 아니었군요.
해명
먼저, 이 글의 형식은, 한줄 한줄 읽으면서 빈 방 안에 새로운 물건들이 생기고, 특징들이 하나 둘 첨가되면서 나타나는 섬뜩함을 연출하려고 시도한 결과물입니다.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것 처럼요. 당연히 모든 줄을, 순서대로 따라가면서 읽지 않으면 당연히 알아먹을 수 없는게 맞겠죠. 그리고 그건 형식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느낌은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단 해설은 이 글에 대한 '저만의 해석'이니까요 뭐… 굳이 안따라가셔도 좋겠습니다.
이번 경우는 제가 보기에도 나인티님이 결론을 좀 성급하게 내리신 것 같습니다. 단편으로써 해 볼 만한 시도였어요.
하지만 "죽은 사람의 수"를 직접 물어보고 대놓고 살인/자살을 단서하는 요소들을 나열하는 것은 독자의 사고를 그리 자극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보통 이런 형식의 단편은 제한된 정보 속에서 독자가 혼란을 느끼거나 나름대로의 추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데 이 텍스트는 그렇지 않아요. 해설이 없다 해도 분명히 독자는 죽은 사람의 존재에 집중하면서 그 수를 헤아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게 끝이에요. 이 점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아무래도 아쉬움이 좀 남아서, 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SCP를 하나 써보고 싶은데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