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초화형"은 이십사절기를 세개(초후 차후 말후)씩 나눈 칠십이후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본식으로는 망종의 차후라서 6월인데, 중국식으로는 대서의 초후라서 7월 하반기입니다. 늦여름이라는 것을 보아 작중 배경은 7월 말엽이지만, 일본에서 꽃무릇의 알뿌리를 파종하는 시기가 망종 즈읍이므로 중의적인 노림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부초화형"은 여름 더위에 썩은 풀이 반딧불이가 된다는 뜻인데, 한국에서 한자성어로서는 보통 "다시 태어난다" 같은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말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용법은 딱히 없는 것 같고, 다만 하이쿠에서 여름을 나타내는 계절어로 쓰일 뿐이랍디다. 그래서 (한국 기준으로) 긍정적인 의미와 동떨어진 내용 탓에, 저자에게 묻기 전에 조금 헷갈린 부분이 있습니다.
"아라가키"와 "사카이"가 동일인물임은 이름에서 암시되어 있습니다. "아라가키"는 본문에 언급되어 있듯이 신사의 울타리라는 뜻이고, "사카이"는 "경계"라는 뜻입니다. "경계(境堺)"의 境과 堺 모두 훈독으로 "사카이"로 읽습니다.
배씨: 일본 불교에서는 꽃무릇을 「천상화」라고도 부릅니다.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나기 전에 하늘에서 이 꽃이 내린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의 마지막에 무한히 많은 꽃무릇이 일제히 꽃을 피운다는 것은…… 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JP에서 현재 진행중인 팀경연에 참가한 이야기입니다. 「각 모둠이 주제를 정해서그에 따른 작품을 5작품 이상 집필한다」는 규칙이 있는데요, 제가 참가한 팀에서는 「나가노현의 특정 지역에서 행해지는 축제에 내습하는 괴이를, 재단 직원들이 힘을 합쳐 격리한다」라는 테마를 정해서, 모둠원들이 그 축제와 괴이에 관한 공통의 세계관을 설정하면서 작품을 집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그 격리에 도전한 직원이 어이없게 실패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괴이는, 간단히 말하자면 「이계로 끌고 가 환각을 보여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설정입니다만, 이 이야기에 있어서 어디까지가 환각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의도적으로 애매하게 만들었습니다. 저자로서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라가키가 「카요」의 얼굴을 찢어죽였다는 기억은, 괴이가 보여준 환상이 아니고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것입니다.
참고로 「숨か기く다す」는 표현은, 고일본어로 「망자를 장사지내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 마지막에서 「숨어 버린 = 장사 지내져 버린 = 이미 죽어 버린」 것은 도대체 누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