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근과 그에 대한 대처라는 한 가지 주제를 핵심으로 잡은 것은 좋았지만, SCP의 각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서로 단절되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갈피를 잡기 어렵게 만듭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수십 마리 참조기를 토해내는 기괴함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가 설명의 레시피 부분에서는 요리에 들어가는 [편집됨]이 무엇일까 궁금증이 들게 만들고 뭔가 종교적 의식과 관련 있는듯한 뉘앙스를 풍깁니다. 그 다음에는 경신대기근을 언급하면서 무언가 SCP의 기원에 얽힌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합니다. 하지만 이 SCP의 절정 부분으로서 떡밥을 회수해야 하는 부록은 [편집됨]이 정확히 뭔지도, 레시피에 나온 주문의 정체도, SCP의 기원도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은 채로 끝나버립니다. '경신대기근'과 '의주부'까지 디테일하게 언급했으면서 정작 설명은 '아주 오래전'과 '조상'으로 두루뭉술하게 끝내버리면 독자 입장에서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사람이 수십 마리 참조기를 토해내는 현상 자체의 기괴함을 부각시키거나 독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충분한 뒷설정이 있었다면 훨씬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아서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