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20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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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Sea의 작품 중 하나, '돌아가는 꿈'. 본 사진에서 해당 작품은 미작동 상태로, 작동 중 사진은 그 위험성 때문에 찍을 수 없었다.

보고서: 외교-2019-11

요약: 위협 인물 "Mt.Sea"에 대한 조사.

상세: 심령 예술(Ecto-Art, Ghost Art)1은 심령 독립체— 소위 말하는 유령을 재료로 이용하는 변칙예술의 한 종류이다. 이는 즉 재료 중 하나로 심령 독립체를 사용한다면 그 장르나 다른 재료와는 관계 없이 심령 예술이라는 의미기 때문에, 같은 심령 예술가라고 해도 주력 장르는 물론이요 심령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또한 다 다르다는 의미가 된다. 그들 중 일부는 클럽 회원 및 예비 회원과 협력해서 활동하나, 상당수의 심령 예술가들은 예술 작업 과정에서 심령체를 학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중 극단적인 사례 중 하나가 본 보고서에서 다룰 Mt.Sea이다.

최근 변칙예술단체 Are We Cool Yet?에서 Mt.Sea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변칙 예술가2가 각광받고 있다는 사실이 파악되었다. 그는 금속을 이용한 키네틱 아트를 주력으로 하며, 극히 일부를 제외한 작품들이 심령 독립체에게 극도로 위협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대부분의 심령 예술 작품이 심령질만을 추출해서 사용하거나 심령체를 반영구적인 동력원으로 삼는 반면, 그의 작품은 상당수가 내부에 포획된 심령체의 소멸을 유도하는 동시에 주변에 있는 다른 심령체까지 끌어오는 형태를 보인다. 이 때문에 Mt.Sea의 작품 활동이 우리 클럽에 안 좋은 방향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실행 안건 후보:

제안 방안 안건 평가
Mt.Sea의 행적을 추적, 그의 근거지를 파악하여 지속적인 감시 실시. 부정적. Mt.Sea의 대다수 작품이 심령 독립체에게 위협적이기 때문에 추적 과정에서 클럽 인원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음. Mt.Sea가 심령체를 감지하는 능력이 없다는 증거 또한 발견되지 않았음.
Mt.Sea의 주변 인물을 추적하면서 간접적으로 정보를 획득. 중립적.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비교적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으로 추정된다. 단, 현재 Mt.Sea와 교류하는 인물들이 몇 안 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Mt.Sea에 관한 증언을 채록, 정리. 중립적. 가장 안전하고 용이한 방법. 그러나 실제와 다른 정보가 섞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택 안건: Mt.Sea의 주변 인물을 추적하는 것과 증언 및 관련 자료를 채록하는 것을 동시에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여겨졌다. 이 때 Mt.Sea 본인이나 주변 심령 예술가와 가급적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한다.

상세 실행 작전: 심야클럽은 기본적으로 살아 있는 인간으로 활동불가능하므로 확실한 근접 조사는 불가능하나 대신에 명천구 및 국외의 소수 예술가들과 사상적인 느슨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에게 양해를 구하여 해당 인물 및 주변 인물에 대한 증언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직접적 자료의 채록은 불가피한 수집 및 절도가 필요한데 이는 사실상 협력자들에게 부탁하기로는 극히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첨부 자료-1: 이하는 명천구내에 거주 중인 협력자이자 변칙문학가 조현민 씨와의 면담을 통하여 얻어낸 해당 인물에 대한 증언이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Mt.Sea가 변칙예술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령을 학대하는 다른 변칙예술가와는 달리 트로피적 혹은 반복적인 "유령 사냥"에 가까운 행위를 자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 남자에 대한 것은 나도 확실히 알고 있지 못합니다. 대외 활동을 잘 안 하는데다가 애시당초 전문 분야도 전혀 다르니까요. 아마 나와는 성격도 전혀 다를 것 같고요. 확실한 것은 그 남자가 심령예술에 있어서는 상당히 능통하다는 것 정도겠지요.

예를 들자면 재작년에 굉장히 인기를 끌었던 "무디 블루스"3 같은 작품도 심령예술이였고요. 그거 하나만큼은 정말 인정받는 사람 같았습니다. 저는 번번히 일정이 맞질 않아 보지 못했지만 뭐, 평은 대부분 좋더군요. 물론 심령예술을 좋게 보지 않는 쪽에서는 당연히 비판의 중심에 있지만요.

그리고 이건 아주 확실한 것은 아닌데, 소문을 들어보면 그 남자는 심령이 필수적인 예술을 하지 않아요. 도리어 어떤 사람들은 심령을 잡아내기 위해 예술을 만들어낸다 그러더라고요. 언짢을지도 모르겠지만 비유를 하나 들려드리겠습니다. 보라색 물감만으로 표현 가능한 유화를 그려내는 사람이 있고 집에 보라색 물감이 처치곤란할 정도로 쌓여서 어쩔 수 없이 그리는 사람이 있죠. 그런데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은 보라색 물감을 쓰기 위해— 오로지 구매를 위한 예술을 한다는 것 같더군요.

두려운 일이죠. 유령에 원수를 진 인간일까요?

그러니만큼 확실히 당신네가 주의해야 할 사람이에요. 심령예술의 창작이 지속되다 보면 어느 순간 우상이 되고 우상은 문화를 재생산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심령세계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해질 거고 아마 더 어두운 미래를 예상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첨부 자료-2: 2018년 심야클럽 공작원들의 정보 수집 결과로 해당 인물이 만들어낸 것으로 보이는4 변칙 물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물품은 단순한 공책으로, 펼치고 넘길 때 무한한 분량의 책장이 나타나는 것을 제외하면 특이성이나 심령 관련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무부서가 이 공책을 수색한 결과 무한한 장 중 총 초반 19장에만 글씨가 쓰여 있으며 그 중 유의미한 내용이 적힌 것은 단 3장 정도였다. 이하 내용은 이를 필사해둔 것이다.

그 유령이 또 꿈에 나왔다.

요즘 들어 그 꿈을 꾸는 일이 많아진다. 그 놈이 재단을 탈출했고 활동을 재개했다는(탈출은 오보고 단순히 따라쟁이일 수도 있겠지만. 제발 그쪽이기를.) 소식을 들은 이후로 더 그렇다. 그 꿈에서 깨어날 때마다 몸도 마음도 괴롭다는 것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마치 마음 한 켠이 죽어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피곤하거나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그 악몽은 선명해지고, 기생충같은 감정이 몸을 감싼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동생도 그렇게 말했으니까.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마주할 때마다 그 과거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렇게 악순환이 일어난다… 쉽지 않다.

앞으로도 나와 같은 일이 어디선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굳이 그 놈5 뿐만이 아니더라도 광신도들(조요라고 했지)은 많고, 그들이 아니더라도 위험한 놈들은 널리고 널렸으니까. 이걸 막기 위한 방법은 하나뿐이다.

유령을 제거하는 것.

적대적인 유령은 시한폭탄과 같다. 원념이 사방으로 튀어서 누구를 해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이 일을 해 두어야 한다. 재단이나 연합이 이 일을 하고 있지만 그들에게 마냥 맡겨둘 수만은 없는 법이다. 그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나 역시 직접 해야 한다.

절대 그것들이 날뛰게 두어서는 안 돼.


첨부 자료-3: Mt.Sea에 대한 조사 도중, 다음과 같은 메모를 입수하였다. 제공자는 이를 제공하며 자신의 신상에 대해 익명으로 처리되기를 요청하였다. 이 메모장은 최초에는 상당히 가치 있는 자료로 여겨졌는데, 해당 인물의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메모장이 이미 이전에 제조 완료된 작품의 재료를 담고 있는 점과, 그 중간중간에 현재 클럽으로서는 알지 못하는 세력 및 명사가 표시되었다는 점에서 이 또한 단순 자료 그 이상의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치부되었다.

프로젝트 제안서 2018-279

아직 상세 사항 미완료. 차후에 재작성할 것. 혹시 이것이 살아있는 사람에게도 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을 상시 고려할 것. 필요한 심령질은 직접 구할 것.

재료

  • 심령질 200g
  • 고장난 시계 5개
  • 유성지척 180g (작동불능한 인식에는 이것이 필요함.)6
  • 선풍기 프로펠러 1개
  • A급 심령독립체 1체7
  • 백열전구 3개~5개
  • 기타 다른 열원들.
  • 유성지척을 보관할 용기. (만일 이것이 없으면 살아 있는 관객분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 극히 주의할 것을 명심해야 함.)
  • 조요의 인도자와 연관된 [훼손됨]. 반드시 그것들은…
  • [훼손됨] 5개.

상기한 점에서, 해당 인물이 살아 있는 인간에 대해서 폭력성을 드러내지는 않음을 표면적으로는 확인할 수 있었다. 불명확한 단어에 대한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첨부자료-4: 상기한 메모장에서 조요의 인도자에 대한 특기할만한 사항이 발견되었다. 현재 클럽은 조요의 인도자에 대해 아주 확실히 알고 있지 못하며 특히나 Mt.Sea와의 관련성은 더더욱 불명이다. 이 시점에서 해당 인물의 과거에 대해 알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여겨졌기에, 조요의 인도자에 대한 관련성을 되짚어보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클럽이 보관 중인 자료에서 확정적인 자료는 거의 없었으며 다만 하술할 자료들이 그나마 연관된 정보를 담고 있다. 아래를 참조하라.

1: 이 자료는 송현 회원이 제공한 것이다. 송현 회원은 방랑자의 도서관에 접근 권한이 있기에, 아마도 상당한 정확성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유령 심복들을 부려 다른 인간들이 볼 수 없도록 조치를 단단히 취했기 때문에 경찰에게 발각되지는 않았다. 심야클럽 측이 이 숭배자들의 심복이였다 전향한 자에게서 얻어낸 자료에 따르면 아이를 납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영적인 능력이 있는 아이를 그릇으로 삼아 구오도령을 장기적으로 부활시키려…

[중략]

숭배자는 이 아이들에게 궂은 일을 도맡아 시키는 것은 물론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학대를 가하여 그릇으로서 인간의 성격을 완전히 지워버리려 시도했다.

이러한 숭배자의 활동은 그를 따르는 극단 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였고, 몇몇 이들과 접촉하던 인물들이 이 만행을 알게 되면서 이들의 공작으로 재단이 출동하게 된다.

[중략]

만일 당신이 숭배자를 따르거나 도와서 신을 부활시키고자 한다면야 주의하지 않아도 되지만 아동을 학대하는 일도 서슴치 않은 고도의 지적 존재를 따른다는 것에는 윤리적 주의가 필요할만한 일이다.



2. 이 자료는 심야클럽 인사부장 윤성재의 진술이다. 윤성재 부장은 상기한 문건들에서 다수 언급된 일부 인물들을 실제로 만나본 바 있는 몇 안 되는 회원 중 하나다.

나는 Mt.Sea를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만약에, 그 유령 그러니까 숭배자라고 불리던 그 남자가 정말로 그와 관련이 있다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바는 있다. 숭배자는 구오도령이라는 분해된 신을 모시고 있으며 한때 재단에 구금까지 되었던 자다.

그렇다면 숭배자와 Mt.Sea 간에 어떤 일이 있었던가? 이 일 때문에 그가 심령예술에 투신하게 되었는가? 물론 내가 모든 것들을 죄다 알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짐작 가는 바는 있다. 숭배자는 한때 수많은 사람들을 굴복시켰다. 그 중에는 아이 두 명이 있었는데, 숭배자는 그 둘을 조종하여 신을 그 내부에 소환하려 했다.

끔찍한 일이다. 당연히 학대나 다름없는 일이지만 자칭 선지자는 맹렬한 광신에 휩싸여 있었고 이 일은 재단이 개입해 숭배자 무리를 격리해버리는 일이 있고 나서야 중단되었다. 물론 그 후 숭배자는 탈옥해버리기는 했지만.

억측일지도 모르지만, 아마 Mt.Sea가 그 남자와 관련이 있지는 않을까? 극단적인 추측으로는 아예 그가 그 아이였던 것은 아닐까? 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만일 맞다면? 그가 우리를 그토록 증오하는 이유가 그 남자 아래에서 얻은 고통 때문이라면?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으리라.

어떤 회원들은 Mt.Sea를 제거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는 한다. 나도 이에 아주 어느 정도로는 동의하지만, 결국 어떻게 보면 분명한 오해가 있었을 것이 분명하기도 하다. 인간백정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심야클럽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인가는 분명 우리가 해결해야 할 숙제일 것이다.


첨부 자료-5: 녹취록
Mt.Sea에 대한 조사 도중, 서울특별시 명천구에 위치한 한 카페테리아에서 Mt.Sea를 발견했다. 당시 Mt.Sea는 다른 인물8과 대화 중이었으며 이 때문에 회원이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녹음 당시 회원은 다른 임무 때문에 해당 카페에 방문했던 것이며 Mt.Sea의 대화를 들은 것은 우연이었기 때문에 일부 내용이 제대로 녹음되지 못했다.

현장 녹취록


누군가: 제발 그만하자.

Mt.Sea: 그러고 싶지. 근데 그럴 수 없단 건 잘 알잖아.

누군가: 나도 알아. 형이 왜 요즘따라 더 초조해하는지. 나도 그 말9 듣고 얼마나 놀랐는데.

누군가: 근데, 그걸 생각해도 너무한 것 같아. 요즘 하는 것 보면 있지, 예술가가 아니라 그냥 유령들을 때려 부수려는 것 같아.

Mt.Sea: (씁쓸한 목소리로)그렇게 보여?

누군가: 예술가가 원래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내 기준으로 봤을 때는 그래. 눈빛도 죽어있고, 뭔가에 홀린 것 같아.

누군가: 왜 그러는지는 알겠는데 굳이 거기까지 손 댈 필요는 없잖아. 우리가 있는 이유가 뭔데.

Mt.Sea: 그건 그렇긴 하지. 하지만 마냥 재단이나 연합 사람들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고…

누군가: (한숨)아, 좀. 형은 예술가지 그런 일 하는 사람이 아니잖아. 그게 썩 좋은 일도 아니고. 이런 건 우리에게 맡기라고.

누군가: 지금 형은 형이 그토록 화를 내는 '무자비'10랑 비슷해보여. 내가 알기로는 심령체 출신 변칙 예술가도 있다던데, 그런 놈들 눈에 형이 뭐로 보이겠어?

누군가: 내가 할 말은 아니긴 한데, 때로는 조금 뒤로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하는 거야. 지금 형은 너무 앞으로 갔다가 쓰러지기 직전이라고. 한 걸음만이라도 좋으니까 제발…

Mt.Sea: (한참 고민하다가)신해야.

누군가: …왜.

Mt.Sea: 네 말이 맞긴 해. 내가 너무 과민 반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언제부턴지는 모르겠지만 작품 만드는 것이 즐겁지 않기도 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Mt.Sea: 근데… 모르겠어.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그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박수칠 뿐이고.

Mt.Sea: 아니, 무엇보다 그것들을 볼 때마다 그 때의 모습이 떠올라. 아픈 건 둘째치고 내가 내가 아니고, 네가 네가 아니게 될 뻔했던 그 때의. 어떻게든 이겨내려고는 노력하는데 그럴 수록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느낌이야.

누군가: 하지만… 그것에 집착할 수록 그 놈들만(판독 불가)

Mt.Sea: (침묵)응. 그래서 스스로에게 말을 거는 거야. 저건 생전의 인물이 아니다, 저건 그것을 사칭하는 괴물이다, 저것 때문에 다들 피해를 본다… 그렇게 하면 조금 나아지거든.

누군가: 하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해결되는 건 아니잖아… 적만 생기는 거라고. 우리라면 몰라도 형한테는 더더욱.

Mt.Sea: (말을 끊으며)안 좋은 건 나도 알아. 하지만 뭐라도 해야하니까. 이런 별빛 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세상에서…

Mt.Sea: (작은 목소리로 말하나 판독 불가.)

누군가: …형.

Mt.Sea: (애써 웃는 투로)바쁜 와중에 걱정까지 하게 해서 미안해. 좀 더 생각해볼게. 음료는 내가 살게.

누군가: (착잡한 한숨 소리)

이를 통해 Mt.Sea는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하고 있으며 심령체에 대한 극도의 배타성 또한 그 문제의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 발견된 자료와 비교했을 때 Mt.Sea는 SCP 재단, 혹은 연합에 대해 우호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대화 상대의 말을 보았을 때 재단 역시 Mt.Sea에게 우호적이거나 적어도 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재단을 이용해 Mt.Sea의 격리를 유도하는 계획은 그리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첨부 자료-6: 이하 자료는 최종적으로 입수된 녹취록이다.

정기 전시회 당시 기록 녹취록


Mt.Sea: 안녕하세요, 여러분. Mt.Sea입니다. 이번에 이런 멋진 전시회를 열어주셔서, 그리고 제 작품을 보러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인사 드립니다. 예술가 본인이 직접 작품을 해설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인데, 연습 열심히 했지만 많이 서투르더라도 양해 부탁합니다.(웃는 소리)

Mt.Sea: 이번에 제가 작업한 작품은 '혼천의'입니다. (관객 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 네? 이름이 익숙하다고요? 네, 그 실제 유물인 혼천의에서 따온 것이 맞아요. 아, 진짜 그 문화재를 사용한 것은 아니고 외형만 따온 거지만요. (목소리가 어두워진다)그랬다간 범죄죠. 쿨하다고 일부러 그러는 예술가들도 있지만…

Mt.Sea: (다시 이전의 목소리 톤으로)자, 자. 여러분은 이 작품에 대해 듣고 싶은 거지 변칙 예술가의 어둠에 대해 듣고 싶은 건 아니잖아요? 그러면 작품 얘기로 들어갑시다. 이 작품이 바로 제가 만든 혼천의입니다. 겉보기에는 여러분에게도 익숙한 그 모습일 거에요. 왜, 있잖아요. 만원짜리 지폐에 있는. 물론 지금 시간이라던가 날짜와 관계 없이 자동으로 돌아간다는 차이는 있지만요. 하지만 여기 맨 위에 눈 모양 장식 보이시죠. 이걸 이렇게 천을 이용해서 덮어주면…

(관객 쪽에서 감탄하는 소리가 들린다)

Mt.Sea: 어때요. 갑자기 전시관에서 우주가 나타난 것 같아서 멋있죠? (관객 쪽에서 놀라는 소리가 들린다) 하하, 홀로그램인 줄 알았는데 진짜 뭐가 만져지는 것 같아서 놀라셨나요? 플라네타리움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렇게 덮은 천을 다시 걷으면… 원래대로 돌아오죠. 벌써 끝나서 아쉽다고요? 아, 작품 설명이 끝나는 대로 관람할 시간을 드릴 거니까요.

Mt.Sea: 그러면 작품 설명을 시작하기 전에 앞서서, 작품을 보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괜찮아요. 솔직하게 말해도 좋아요.

(관객 쪽에서 '황홀했다' '빛이 웅웅거리는 것이 예뻤다' '만졌을 때 차가웠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Mt.Sea: 역시, 예상했던 대로의 대답이네요. 이 차갑고 아름다운 빛을 내는 매개체는 바로 심령질입니다. 도깨비불이라던가, 현대로 가면 프로메테우스 연구소에서 만든 심령공학 상품들을 생각하면 될 거에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심령질을 응축해서 별이나 행성 모양을 낸 것인데, 어떻게 이 심령질 덩어리를 방출하고 모으냐 하면…

(이후 한동안 예술 작품의 작동 방식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요약하면 해당 작품은 심령 독립체를 속박한 뒤 심령질을 추출하는데, 그 과정에서 심령 독립체는 자연히 소멸한다는 것이다. 또한 심령질 자체는 응축되어 '우주'를 구성하는데만 쓰일 뿐 가동 과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자체는 비변칙적인데, 이는 Mt.Sea의 작품 중 일부에서 보이는 특징이다.)

Mt.Sea: 이상, 작품의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긴 설명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질문 있으신 분?

관객 1: 요전에 신은하철도를 타고 저런 별이 있는 곳을 구경한 적이 있는데, 제가 봤던 관광 코스와는 배치가 많이 다르네요. 혹시 어느 구역을 모티브로 했는지 알 수 있을까요?

Mt.Sea: 아하하… 실제로 신은하철도를 타봤다니 부럽네요. 사실, '우주'라고 표현은 했지만 실제 우주의 한 구역은 아니고 꿈에서 본 것을 바탕으로 만든 상상도에요. 굳이 말하면 예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사람마다 예술에 대한 느낌이 다르겠지만, 저는 예술이라는 것이 별이라고 생각해요. 캄캄한 밤하늘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비록 모든 것을 밝게 비추지는 못 하지만 마음을 벅차게 만들어줄 수 있는… 마치 그런 느낌인 것이죠.

Mt.Sea: 사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우주에 대한 이미지 또한 실제와는 많이 다르지요. 2006년 이후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잖아요. 명왕성은 잊혀졌다. 행성이 사라졌다. 하지만 실제 명왕성은 잊히든 말든 사라지지 않았어요. 발견되기 전에도, 행성으로 불릴 때도, 지금도, 계속 태양을 따라 빙글빙글 돌 뿐. 다음 질문 있나요? 아, 저기 손 드신 분.

관객 2: 항상 당신 작품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항상 궁금했던 차에 이번 기회에 질문합니다. 유령을 써서 작품 활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Mt.Sea: 질문 감사합니다. 일단 첫번째 이유는, 아무래도 제 변칙성을 살리려다 보니까 그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 같습니다. 금속을 주 재료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죠. 없는 수단을 만드는 것도 문제지만, 있는 수단을 안 쓰는 것도 문제 아니겠나요.(웃음 소리)

Mt.Sea: (급격히 정색하며)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유령이라는 것은 상당히 위협적인 존재에요. 그들은 강하고, 또 스스로가 옳다고 한 없이 믿고 있지요. 이성 없이 날뛰는 유령은 그것대로, 충분히 이성이 있는 유령은 그것대로 상당히 위험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것들이 주장하는 생전 인물의 명예가 꺾일 뿐만 아니라, 민간인이 휘말리는 일 또한 셀 수 없지요. 며칠 전에도 지박령 때문에 일가족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있었잖아요. 저는 무고한 사람들이 그들에게 휘말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유령에게 피해를 입었던 사람들이 마음을 치유했으면 하고요.

Mt.Sea: 물론… 제가 모든 유령을 없앨 수는 없겠지요. 저는 그저 약해빠진 예술가 한 명일 뿐이고, 그들은 끝없이 늘어나니까요. 그래도… 제 작품이 적어도 한 사람이라도 그것들로부터 구할 수 있다면, 그렇게 그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면, 그건 분명 기쁜 일 아니겠어요? …다음 질문 있나요? 없다면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관객 3: 아까 질문에서 유령을 없애는 것이 목표라고 했잖아요.

Mt.Sea: 네. 그런데요?

관객 3: 그러면 만약에 Mt.Sea님이 죽어서 유령이 된다면, 어떻게 하실 것인가요? 마음을 바꿔 유령을 구할 것인가요, 아니면 여전히 유령을 없앨 것인가요?

Mt.Sea: (급격히 당황해한다)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직 한 번도 생각하지 못 해서…

Mt.Sea: (애써 침착해하는 듯이)그러면 저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직원 분께서 다시 별을 켜주실 겁니다. 즐거운 관람 되세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사후 평가: 이러한 추적 및 자료 수집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Mt.Sea에 대한 직접적인 간섭은 여전히 시행될 수 없었기 때문에 해당 작전이 실제적으로 성공적인지는 여전히 논의가 분분했다. 해당 인물이 자행하는 심령예술이나, 이를 위한 납치 감금 행위는 여전히 제지 제어할 수 없는 사항이기에 결과적으로 얻어낸 것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여 외교부서는 직접적인 변칙예술계 개입을 염두에 둔 여럿의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는 Mt.Sea 뿐 아니라 여타 심령예술가나 심령능력자들을 염두에 둔 것이였다.

그러나 2021년 5월 1일, 해당 인물이 자택에서 실종되었다는 보고가 접수되었다. 조사 결과 이는 타당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재단이 개입하여 확실한 원인이나 사건 진행은 밝혀진 바 없으나, 출처불명의 소문에 따르면 Mt.Sea가 예술 창작 도중 심령에게 역습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부상을 입어 재단 기지로 이송되었다는 설이 존재한다. 이것이 진실이라면 향후 이 인물이 심령에 대한 공격이나 납치 행위를 이행할 수 있는 가능성과 능력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다만, 이 인물을 습격한 심령을 비롯해 다른 피해자들이 작품의 형태로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예정 중이던 작전은 이들을 회수 및 구출하여 회복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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