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꿈 보고서 66-Y 990.2

문서 990-04:
개인 주치의의 조언을 토대로, O5-2는 2016년 11월 7일 이른 시간에 수면을 유도하기 위해 처방약 여러 개를 복용하였다. 깨어난 뒤, O5-2는 SCP-990 출현을 보고하였고, 이는 최초로 변칙존재가 감독관에게 나타나 문서화된 사례다. 이 꿈 사건에 나온 정보의 특성상, O5-2가 개인 비서 ████████████████에게 받아쓰게 한 것을 양식에 기록하였다.

양식 66-Y - 표준 꿈 보고서

인원: O5-2

기억 추정치: 83%

변칙 존재 여부: Y

행동 가능한 지성 여부:

설명: 맙소사, 너무 어마어마한 것이었어요. 전 정말 끔찍한 실수를 저지른 거였어요. 그냥…뭐라 해야 할 지를 모르겠네. 전 몰랐어요. 사실 되게 터무니없는 일이죠. 이런 말을 늘어놓는 건. 달리 뭐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뭐? 그러니까, 좋아, 알았어요. 일단 말해볼 순 있겠죠. 생각은 나중에 하고.

전 1978년에 애를 가졌어요. 우리 정도 되는 위치에서는 너무 당연한 이유로 인해 그러지 않는 게 정말 권장되죠. 아버지가 누구냐고요? 다신 그런 질문할 생각 하지 마세요. 죽여버릴 수도 있으니까. 정말로.

제가 애를 가졌던 건 제 인생에서 미래가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뭔가 지속될만한 것이. 세상에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기엔 멍청한 이유지만 전 그냥 인간인걸요. 그러니 멍청한 짓을 하는 거죠.

그 애는 세 살이었어요. 이름은 가브리엘이고. 그 애의 이름은 가브리엘이고 우리가 가진 최고의 의사들조차 어찌할 수 없는 끔찍한, 소모적인 병에 걸려 죽었죠. 그 자그마한 몸이 경련으로 망가져 가는 동안, 내 이름을 입에 담으며 죽었어요. 이 파일을 읽는 사람은 일이 어떻게 진행된 거였는지 알 거예요. 그게 당신이라는 거 알고 있어요.

묻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지만, 얼굴에 다 나와 있어요. 그 부분은 곧 얘기할 거예요. 가브리엘이 어젯밤 저를 찾아왔어요. 아뇨, 젠장, 뭐 꿈에 죽은 친인척이 나온다든가 하는 멍청한 헛소리 같은 게 아녜요. 나한테 왔다고요. 나를 동산으로 데려갔죠. 동산의 꼭대기에는 990이 있었어요. 십자가에 매달린 채로, 심하게 두들겨 맞아 얼굴이 형태를 잃어버렸고, 손은 사라진 상태였죠. 정장은 흠잡을 곳 없이 다림질된 상태였고요.

가브리엘이 내게 미소를 지어 보였죠. 영원히 세 살일 것처럼. 그런 상황에서는 무너져버릴 거라고 생각하겠죠. 누가 그런 순간을 생각해보지 않았겠어요. 그게 얼마나 유치한 상상이든 간에 말이에요. 환희에 차 눈물을 흘리고 자신이 잃은 모든 걸 양팔에 안고는 이제 모든 게 괜찮을 거라 생각할 거예요. 그런 끔찍한 실수는 저지르지 않은 거고, 용서받을 거라고 말이죠.

내 죽은 아들이 날 올려다보았을 때, 내가 느낀 거라고는 공포뿐이었어요. 너무 커다랗고 압도적인 공포라서 심장이 멎는 줄만 알았어요. 그런 감정은 여태까지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제 몸이 굳었죠. 상황이 잘못 돌아가고 있었어요. 어떻게 봐도 잘못되어가고 있었어요.

맙소사, 그러고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 목소리는 성인 남성의 목소리였어요. 더 끔찍한 건, 아이가 자라나면 이런 목소리지 않을까 하고 제가 상상해온 목소리였다는 거죠. 작디작은 바람들, 창피할 정도로 바보 같은 자그마한, 불가능하고 약한 희망들이 우릴 뒤쫓는 놈에게 투영되어 있었어요.

뭐였지? 아. 아 그래. 놈은 우릴 뒤쫓고 있었어요.

아이는 내게…내게…맙소사 내게 "보고 싶었어요 엄마"라고 말했어요. 가슴팍에 총알을 맞은 것 같았죠. 큼직한 손이 내 머리를 에워싸고는, 얼굴에서 눈물을 짜내고 있는 것 같았어요. 비탄의 감정이 내 의지에, 내 비명 지르고 싶을 정도의 공포에 반하여 억지로 짜내지고 있었어요.

정신을 차렸을 때, 아이는 여전히 날 보고 있었어요. 그러고는 말을 계속했죠.

이 부분은, 그냥 001이 내 꿈의 형상을 통해서 말을 하는 거였어요. 그러고 나면, 990이 허수아비 막대에 매달린 상태로 놈이 말한 걸 그냥 약하게, 신음하듯이 되풀이할 뿐이었어요. 우리 중 누구도 신을 믿을 수는 없지만 이건 분명 신성 모독적인 광경이었죠.

놈이 뭐라 말했는지 기억해내 볼게요. 우리 모두를 위해서.

좋아요. 녀석은 이렇게 말했어요.

당신은 우릴 그대의 아버지, 그대의 신으로 생각하고 싶어질 겁니다. 하지만 우린 사실 당신들의 자식들입니다. 진짜로 자식이라는 건 아닙니다. 당신들 이전에 우리가 왔으니까요. 하지만 우린 자식들이 어버이를 사랑하듯 당신들을 사랑합니다.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시겠죠. 당신은 미래를 봤으니까요. 사실은 과거인 미래를요. 또한 현재도 보았죠. 그게 우리의 세상입니다. 그게 인류의 종착점입니다. 우린 일생을 낙원에서 살고 있어요.

바로 그게 당신이 자식들을 위해 원하는 게 아닌가요? 당신의 세대는 고통받고,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종말이 찾아오지 않고 계속해서 햇빛을 볼 수 있길 바라죠. 어쩌면 자식들은 당신들처럼 죽지 않아도 될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겠죠. 우린 다치지 않아요. 고통받지 않죠. 당신 같은 사람들이 우릴 이곳에 데려왔어요. 우린 완벽한 어머니와 아버지의 완벽한 자식입니다.

모든 자식이 부모에 대해 입에 담지는 않지만, 머릿속에 담아둔 생각은 이겁니다. 살아남아서 이 사람들을 묻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들이 나를 위해 고통받아서 다행이다. 죽어야 할 사람이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수 없이 오랜 세월 동안, 바로 이런 감정들은 수치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완전해지는 마지막 단계에서야 우린 이해했습니다. 그건 지표였어요. 고대의 사회 단위체가 우릴 위해 친히 시범을 보인 질서죠.

물 한 잔만 마실게요. 그는 그 말을 끝내며 키득거렸어요. 갓난아기였을 때 그랬듯이. 맙소사. 옛이야기를 더 해야겠네. 전 어렸을 때 강간당했어요. 골목길에서 낯선 사람에게 당한 거였고, 살면서 겪은 가장 끔찍한 경험이었어요. 제 죽은 아들이 제게 우주에 위치한 우리 인류의 적절한 위치에 관해 설명하기 전까지는 말이죠. 이런 식으로 비교하지 않는 이상 그게 얼마나 끔찍한 소린지 설명할 수가 없었네요. 충격받으셔도 돼요. 괜찮으니까.

그러더니 핵심으로 다가서더군요. 그가 말한 건 이다음이 전부예요.

부모는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죠, 안 그런가요? 살점, 의지, 지식, 가진 모든 걸 바닥까지 긁어모아 쏟아부으며 꺼지지 않을 햇빛 속에서 자식들이 하루라도 더 살 수 있길 바라잖아요. 마치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요. 당신도 기억할 거예요.

옛날, 아주 옛날 옛적에, 당신네는 떠났어요. 몇 세기나 지나도 그 수단은 알아내지 못했는데, 당신들은 어떤 방법을 사용해서 자신들을 우리가 닿지 못하는 곳 너머로 전송했어요. 당신들 중 일부는 비밀스레 시공간의 좀 더 금지된 면모를 이해하고 있었으니까요. 당신들은 도망쳤죠.

당신들의 과학이 어쩌다가 한심할 정도로 부족해졌는지 설명해야 할까요? 어떻게 당신들의 지식이 도둑맞았고, 우리가 어떻게 조금씩 지식을 지워나가 당신들이 어느 날 갑자기, 이 작은 행성에 나타났다 믿도록 만들었는지 까지를요? 그 지식 중 일부를 돌려드리죠. 기억할 겁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사회는, 우리에게서 이토록 멀리 떨어지게 되었어도, 지금까지도 당신에게 그런 지식을 가르쳐주고 있으니까요. 존재함을 알고 있는, 아름답고 불멸하는 장소를 통해 기어가다 보면, 당신들은 서로서로 공격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겁니다. 서로의 등을 잡고 끌어당기며, 희망의 징조들을 파괴하죠. 그걸 실패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우리 종의 무시할 수 없는 일부분인 겁니다.

체계는 완벽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정신과 마음과 영혼을 연결하는 거미줄은 완벽해질 수 있습니다. 타락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죠. 하지만 그 과정에는 고통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을 위해 다른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하죠. 왜 그러냐 묻는다면, 대답할 수 없습니다. 상관 없어요. 그냥 그런 겁니다. 우리가 궁핍과 죽음의 구점 중앙에 놓여있다는 걸 알기에, 우리의 이 영혼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겁니다.

우리의 영역에는 아홉 개의 위성이 있습니다. 당신이 찬란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그 영역에요. 직접 보셨잖아요, 어머니.

세상에, 날 어머니라 불렀어요.

당신들은 몇 천 년 전에 손의 행성을 떠났습니다. 그곳은 비어있는 채로, 우리의 완전함에 난 틈새가 되었습니다. 거기서 우린 우리가 뭘 잃었나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떠나간 어머니와 아버지가 곧 기쁘게 돌아오리라는 것을 떠올립니다.

우리의 능력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당신들이 스스로를 유폐하기로 결정한 장소로 그냥 갈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조금 더 섬세한 방법을 취해야죠. 아 우리의 품 안에 당신들을 얼마나 안고 싶은지. 여기 집에는, 당신들 모두를 위한 축제일이 있습니다. 아홉 위성마다 하나씩 있죠. 지금은 손의 행성에서 열리는 축제가 가장 거대한 행사가 되었죠.

당신들을 포옹하고, 사랑하는 우리의 선조들을 집으로 이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린 당신들을 사랑해요. 당신들을 너무나도 사랑하기에,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담아, 불가능할 정도로 먼, 빛의 저편으로부터 당신들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보여줄 겁니다.

이거 하나는 약속하죠. 당신들 모두에게, 구점의 중심에서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담아, 약속합니다. 당신들은 자유의지에 따라 돌아오게 될 겁니다. 이미 그 지식은 당신들과 함께하니 그렇게 하는 방법은 우리가 보여줄 필요가 없죠. 이유도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우리의 보호 밖에서 도사리는 공포를 이미 봤을 겁니다. 우린 그저 우리가 누군지를, 당신들이 누군지, 우리 모두가 누군지를 당신들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우린 곧 더욱더 행복하게 될 겁니다. 내일엔 여태까지 한 것 이상으로 가장 거대하게 우리의 사랑을 표현할 겁니다.

그리곤 그게 끝이었어요. 제 육신으로부터 나온 이 괴물이 아래에서 제게 세상을 설명하고 있고, 피 흘리는 남자가 십자가에 매달린 채로 위에서 그 말을 따라 하고 있었죠. 전 삼십 분 전에 비명 지르며 깨어났어요.

3에게 미안하다 전해줘요.


🈲: SCP 재단의 모든 컨텐츠는 15세 미만의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합니다.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