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장례식을 기억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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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 년 전, 에밀리 영 박사는 제2718기지 뒤편의 개인 사무실에 앉아 바깥 세상이 비명지르는 동안 조용히 파일들을 지웠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먼저 돌아온 것은 제일 마지막으로 떠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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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세기 동안 제2718기지에 온 사람은 없었다. 널브러진 종이부터 "컴퓨터"라고 불렸던 21세기의 골동품까지, 모든 것에 먼지가 얇게 씌워져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감추기 위해 모든 것이 지워지고, 불타고, 삭제되어야 했지만, 실험실 인원들은 혼란 속에서 떠나갔다. 그러니까, 영 박사만 빼고.

"안 들어오고 뭐해?"

에밀리는 고개를 젓고는 메인 실험실 구역으로 들어갔다.
"응. 미안 조이스. 정말 오랜만이거든. 많은 일이 있었지."

"추억 회상하는 건 나중에도 할 수 있고 말이죠," 에릭이 대답했다. " 저랑 당신은 두 시간 뒤에 비행기를 타야 하잖습니까. 토니가 어디 있는지나 말해 주시죠."

에밀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쪽에 난 문으로 다가갔다. 붉은 전구가 깜빡이며 "SCP-3448 실험 진행 중"이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없어져야 했지만 에밀리가 빼먹은 다른 한 부분이었다. 그래도, 그 덕분에 아직 켜져 있었다. 전용 발전기가 여전히 웅웅거리고 있었다.

에밀리가 실험실 문을 열고 조이스와 에릭이 들어오도록 했지만, 둘은 움직이지 않았다. 둘은 멈춰서서, 아직도 주 공간 한가운데에 누워 있는 토니 마이클스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잔류신호 화상 콘솔을, SCP-3448이었던 무지막지한 기계에 달린 PC 모니터를 향해 걸어갔다. 키보드를 불자 작은 먼지구름이 일어나, 형광등 불빛 속으로 퍼져나갔다. 에밀리가 자신의 회전의자에 다시 편히 앉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그래서… 죽은 겁니까?" 결국 에릭이 물었다.

"완전히는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면 아직 반만 죽은 거죠. 다시 켜 볼테니까 잠깐만 기다리세요. 이거 아직 작동할 겁니다." 에밀리가 대답했다.

그 사이 조이스는 오빠의 시신에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갔다. 빛바랜 재단 유니폼 안에는 뼈밖에 없었지만, 살이 썩는 냄새가 풍겨왔다. 조이스는 이곳에 내려온 것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토니와의 마지막 기억을 더럽혀 버린 걸지도 모른다.

"좋아, 좋아! 제대로 작동해! 조이스, 여기 와서 오빠한테 인사 한 번 해봐!" 에밀리가 콘솔 앞에서 그녀를 불렀다. 조이스는 그쪽으로 가서 모니터를 보았다.

"혹시 이 사람한테 말하고 싶은 거 있어?"

에릭은 조이스를 보았다. "네가 말해봐. 어쨋건 나보다 말은 더 잘 하잖아."

"음… 간단한 걸로 해 보자. 일단, 어, '안녕 토니. 조이스랑 에릭이야. 궁금해할 것 같아서 말하는데, 아버지는 건강하셔.'

에밀리가 장치에 뭔가 타이핑했고, 셋은 잠시간 기다렸다. 몇 분이 지났다. 그리고 또 몇 분이 지났을 때, 화면이 깜빡이며 살아났다.

"저게—저게 토니구나." 에릭은 스스로 이를 받아들이기 위해 소리내어 말해야 했다. 누구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마치 오랜 친구와 재회했지만, 둘 사이에 단방향 거울이 있는 것 같았다.

"저기… 어, 에밀리. 저희 정말로 가야 할 거 같습니다. 비행기가 한 시간 뒤에 출발하는데, 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에릭이 문 쪽으로 향하며 말했다.

"어, 먼저 가셔도 됩니다. 저랑 조이스가 여기 있을게요."

"뭐라고요?"

"토니를 다시 데려와야지," 조이스가 답했다. 에릭은 그녀를 잠시 쳐다보다가, 에밀리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깨어나면 나한테 알려 줘, 알겠지?"

"너한테 제일 먼저 알려줄걸. 아버지나 잘 돌봐 드려, 내가 걱정 안 해도 되게."

"그래 그래."

그 말과 함께 에릭은 몸을 돌려 건물을 빠져나갔다. 조이스와 에밀리는 이곳의 분위기와 나아가는 계획을 되짚으면서 몇 분간 조용히 서 있었다.

"좋아, 여길 다시 돌려 볼게."

"이걸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보여주려는 거야?"

"마지막엔 그렇게 할게. 여기 화면이 변환된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표시하지만, 보고서는 한밤중에만 만들었거든."

"알았어. 내 머리에 뇌과학 지식이 아직 남았을지 보자고."

에밀리가 나머지 형광등 스위치를 켰다. "야, 실험실에 다시 오니 좋긴 하네."

SCP-3448 40,053일차 화상 결과

<7:30 — 7:45> 남자가 거울 속의 커다란 곰인형에게 말하고 있다.

<10:45 — 11:28> 남자가 데이지로 가득 찬 정원을 거닐고 있다.

<12:38 — 13:43> 같은 남자가 데이지들을 뒤지며 무언가를 찾고 있다.

<16:53 — 17:00> 남자가 데이지 사이에서 무릎꿇은 채 땅을 향해 미소짓고 있다. 그는 6분 후 고개를 들더니 말한다. 영상의 앵글로 인해 입술의 움직임에서 정확한 내용을 읽어낼 수는 없다. 남자가 부드럽게 웃기 사작한다.

<17:00 — 17:15> 잡음

<18:15 — 19:45> 구름 없는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무지개의 절반이 보인다.


호텔이나 아파트에 묵는 것보다 쉬웠기 때문에, 조이스와 에밀리는 실험실에서 잤다. 조이스는 남겨진 리포트나 불타지 않은 연구 자료들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여기의 책상 서랍이건, 저기의 USB건, 어떤 것이든 오빠를 되살리기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었다.

한편 에밀리는 모니터실로 돌아갔다. 백 년 만에 다시 만났으니, 새로 알려줄 것이 산처럼 많을 것이다. 기계를 통해 실제로 대화하는 것은 힘든 일이었다. 에밀리가 할 수 있는 건 메세지를 토니의 의식에 직접 새겨넣는 것뿐이고, 토니가 할 수 있는 건… 사실 토니가 어떻게 잔류 신호를 조작하는지, 그가 조작하는 것이 맞는지조차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에밀리는 그녀가 아는 유일한 방법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어떻게 지냈어?

<9:31 — 9:31> 남자가 타일로 된 카운터 옆에 흙벽이 있는 방에 앉아 있다. 방 뒤편에 커다란 곰인형이 벽에 기대어져 있다. 남자가 어깨를 으쓱하고, 화면을 향해 움직인다.

죽음의 정원에서 백 년 동안 있었던 것 치고는 멀쩡하네. 난 뭐 괜찮게 지내고 있어. 처음엔 좀 힘들었지만 말야. 내 머리를 쏘기도 했지만 다 지난 일이지.

<9:32 — 9:33> 이전 화상의 남자가 웃고는, 뒤에 있는 곰인형을 부른다. 곰인형은 반응하지 않는다.

웃기겠지만, 박사들이 나 때문에 꽤 고생했다고. 하여간, 거기서 받을 수 있는 피드백은 한계가 있잖아. 네가 놓친 걸 정리해주는 편이 나을까?

<9:33 — 9:33> 남자가 끄덕이고는, 카운터에서 무언가를 집어들더니 방을 나선다.

"저기, 에밀리. 잠깐 나가서 냉장고에 넣을 음식 좀 사와야겠어. 여기 얼마나 있을 거 같아?" 조이스가 옆 방에서 물어왔다.

"연구를 어떻게 하는지 알잖아. 나도 몰라."

"그럼 수면 패드를 살까, 아니면 방을 빌릴까?"

"방 빌릴거면 너 혼자서 써."

"그럼 수면 패드로 할게."

그리고 조이스가 창고를 나섰다. 하지만 사실 그녀에게 음식이나 수면 패드가, 적어도 지금은 필요치 않았다. 사실은 오빠가 있는 방 바로 옆에 있고 싶지 않아서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셔야 했을 때와 비슷하지만, 정 반대의 느낌이었다.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너무나 기묘하고, 너무나 불가능했다. 이상한 일이다. 재단에서 그토록 오래 일했는데도 그녀를 괴롭히는 무언가가 있다니.

조이스는 차를 몰고 식료품점에 가서는 먹거리를 카트에 대충 담았다. 헤드폰은 그녀를 마음 속 작은 공간에서, 토니에게 뭐라고 했는지에 대한 생각에 머물게 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다.

날 알아볼지조차 모르겠어.

너무나도 긴 시간이 흘렀고, 사람들은 변했다. 조이스는 헤드폰이 어떤 면에서 자신과 닮았다고 느꼈다. 그녀가 지난 세기부터 써 오던, 그녀의 헤드폰이었다. 하지만 계속 수리, 업그레이드, 부품 교체를 거쳤으니, 처음 샀을 때와 같은 부분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똑같은 헤드폰이다, 그렇지? 그녀가 어디든 가지고 다니던 것들이다. 버리지도, 새 것을 사지도 않았다.

난 여전히 똑같은 조이스야, 그렇지?

창고로 돌아왔을 때 그녀는 모니터실에 들어갈 수조차 없었다.

SCP-3448 40,054일차 화상 결과

<9:31 — 9:31> 남자가 타일로 된 카운터 옆에 흙벽이 있는 방 안에 앉아 있다. 방 뒤쪽에 커다란 곰인형이 벽에 기대어져 있다. 남자가 어깨를 으쓱하고, 화면을 향해 움직인다.

<9:32 — 9:33> 이전 화상의 남자가 웃고는, 뒤에 있는 곰인형을 부른다. 곰인형은 반응하지 않는다.

<9:33 — 9:33> 남자가 끄덕이고는, 카운터에서 무언가를 집어들더니 방을 나선다.

<9:53 — 10:34> 남자가 꽃밭을 떠돌고 있다. 주머니에서 붉은 손잡이가 튀어나와 있다. 남자는 가끔씩 쪼그려 앉더니 데이지를 살펴본다. 주기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10:54 — 14:33> 갈색으로 물든 잡음.

<15:53 — 15:55> 빈 공간에서 백골이 빠르게 회전하고 있다.

<16:05 — 16:12> 남자가 데이지에서 벌떡 일어선 후, 욕설로 보이는 무언가를 소리치기 시작한다. 흙에서 튀어나온 붉은 손잡이가 보인다.

<19:12 — 19:30> 커다란 곰인형이 데이지 사이를 걷고 있다. 19:29에 멈춰서서 몸을 숙이고 뭔가를 집어든다.


조이스가 도착한 지 9일, 그리고 에밀리가 어떤 프로젝트 때문에 불려간 지 4일이 지났다. 조이스는 그 이후 그녀에게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사실 예상한 바였다. 그녀는 왜 많고 많은 사람들 중 에밀리가 선택된 건지 궁금했다. 조이스는 생각을 써내려가거나 오래된 화상 기록을 보거나 하면서, 하여간 모니터실에서 시선을 돌릴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열린 문 틈에서 새어나오는 화면과 LED의 빛이 조이스를 밤 동안 잠들지 못하게 했다. 닫을까 하고 몇 번 생각했지만, 왠지 몰라도 그럴 수 없었다.

그녀는 하루의 반은 토니를 되살릴 방법을 찾아 SCP 데이터베이스를 뒤지고, 나머지 반은 저 방에 다시 들어갔을 때 토니에게 뭐라고 할지 적으며 보냈다.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느라 종이 여러 장을 버렸다. 여기에 너무 몰두하는 것 같지만, 그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에밀리가 없으니 조용했고, 마음에 이상한 일들이 일어났다. 자신의 생각을 듣게 되는 것은 저주인 동시에 축복이기도 했다. 조이스는 그녀의 생각을 헤드폰으로 씻어내려 했지만, 몇 분 후 음악이 흐려져 백색소음이 되었고 그녀의 생각은 계속 머릿속을 통통 튀어다니고 있었다. 그때 그녀는 쓰던 종이 하나를 구겨버리고는, 모니터 쪽으로 가서 "잔류 화상 해석: 정신의 은유" 라는 제목의 자료가 쓸모있을지 보려 했다. 완전히 새로운 자극에 직면했을 때 정신이 어떻게 그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형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특히 공포스러운 것에 대해.

무엇을 제일 두려워하는 거야?

좋은 질문이었다. 조이스도 답을 알았지만, 물어볼 가치는 있었다.

다시 자기소개라도 해보지 그래? 그가 기억하건 말건, 넌 지금도 너잖아. 그의 백 년 전 기억은 지금 아무 가치도 없다고.

요점을 잘, 지나치게 잘 짚었다. 조이스는 헤드폰을 쓰고는, 다시 데이터베이스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네 자신을 속이지 마. 네가 맞단 거 알잖아.

다른 파일을 열었다.

겁쟁이. 계속 그를 무시할 생각이야? 이미 한 번 말해 봤잖아. 별로 다를 거도 없다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 한 일이었다. 그녀는 여전히 충격에 빠져 있었다.

헛소리.

파일을 스크롤했지만, 글자를 읽지는 않았다.

백 년의 세월이 너의 인격을, 몸을, 정신을 바꿨을지는 몰라도, 그가 너의 오빠란 사실은 바꾸지 못한다고. 가서 말해. 존나게 그리워할 거야.

한숨이 나왔다. 그녀가 옳았다. 그녀가 옳지 않길 바랬다. 그녀는 When The Sun Sets을 틀고는 모니터실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SCP-3448 40,062일차 화상 결과

<10:35 — 11:45> 남자가 정원을 뒤지며 열심히 붉은 손잡이가 달린 원예용 괭이를 찾는다.

<12:45 — 13:03> 붉은 손잡이가 달린 원예용 괭이가 작은 뼈 무더기 위에 놓여 있다. 12분 후, 무언가를 찾는 남자가 화면에 들어온다. 16분 후 남자가 원예용 괭이를 발견하고, 뼈들을 흙 속에 묻기 시작한다.

<14:13 — 14:16> 남자가 계속 땅을 파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14:16 — 14:18> 밝은 빨강색.

<14:18 — 14:20> 남자가 웃는다.

<14:20 — 14:21> 하트 모양.

<17:21 — 17:51> 남자가 자신이 뼈를 묻은 곳에서 걸어간다.

<19:11 — 21:11> 젊은 여자가 침대에 누워 있다.


너무 조용했던 탓에 조이스는 에밀리가 온 것도 몰랐다. 그녀는 자신이 한 업무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모니터실로 들어가 토니와 몇 시간 동안 토니와 대화하려 했다. 그녀는 토니가 뭐라고 했는지도 말하지 않았다.

밤이 되었을 때, 조이스는 에밀리가 배개에 머리를 천천히 찧는 소리를 들었다. 한순간 앓는 소리와 쿵 소리, 뒤이어 고통스러운 울음소리가 들렸다. 조이스는 무슨 일인지 보기 위해 급히 달려갔다. 에밀리는 방금 멍이 든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다. 배게는 멀리 날아가 있었다.

조이스가 에밀리 옆에 앉았다. "어지러운 거야?"

"아니."

"혹시 시야가 흐릿해?"

"아니. 조이스—"

"속이 메스꺼워?"

"아니. 괜찮아."

"정말 괜—"

"괜찮다고 했잖아!" 에밀리는 계속 머리 옆을 꾹 눌렀다.

"얼음 좀 가져올게."

"고마워."

조이스는 사 놓은 냉장고 위쪽의 냉동실 칸을 열었다. 그녀는 트레이의 각얼음 몇 개를 집은 후, 옷장 하나를 열어 피험자용 가운을 꺼냈다. 그리고는 천을 한 줄기 찢어서 에밀리의 머리에 둘러, 얼음이 멍 위에 고정되게 했다. 조이스가 처치를 마친 후 둘은 조용히 앉아 있었다.

"기회를 놓쳤어," 에밀리가 말했다.

"기회라고?"

"시발 삼 주가 있었는데 하질 않았다고."

"뭘 한다고?"

"씨발 빡대가리 새끼. 씨발! 씨발!"

"에밀리, 진정해!"

"칼이었어, 조이스. 제대로 통하는 칼이었다고. 널 죽일 수 있는 거였어. 어느새 에밀리는 울고 있었다.

"잠깐, 그거 중요—"

"'선한 사마리아인' 짓에 삼 주를 날렸다고. 걔들은 내가 변했다고 핬는데 걔들은 틀렸고 그런데도 안 했다고!"

"에밀리, 진정해!"

"나… 그걸 가져가기 전에 해 버려야 했어. 내 심장에 똑바로 말야."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아냐. 아니라고. 그래서 이제 오늘도 내일도 모래도 일어나야 하는데 난 죽고 싶다고 모르는거야 나 죽고싶다고 제발 날 죽여줘 시발 조이스 나 좀 죽여줘. 죽여달라고! 씨발 제발 죽여달란 말야! "

조이스는 에밀리를 꼭 끌어안았다. 그녀는 겁에 질렸다. 그들 모두 겁에 질렸고, 지쳐 있었다.

"나… 나 죽고 싶어. 나 죽고 싶었는데. 나… 나 안 그랬잖아. 조이스 나 왜 안 그런거야?"

"모르겠어. 모르겠어."

"나 죽고 싶어."

"네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

에밀리가 멈칫했다.

"나랑 다르네."

SCP-3448 40,054일차 화상 결과

<4:20 — 5:20> 남자가 흙벽이 있는 방에서, 사람 크키의 곰인형 옆에 앉아 있다. 반대쪽 벽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6:13 — 6:15> 잎 대신 손이 달린 나뭇가지. 손들은 주먹을 꽉 쥐고 있으며, 나뭇가지를 때리려 한다. 몇몇 손의 관절에서 피가 난다.

<7:30 — 7:45> 남자가 원예용 괭이를 살펴보고 있다. 14분 후 괭이를 흙벽에 던진다.

<8:15 — 13:45> 잡음.

<14:00 — 14:30> 남자가 방 안을 서성이며, 이따금씩 원예용 괭이를 집어들고 동작을 취한다.

<19:00 — 20:14> 남자가 머리를 감싸쥔 체 앉아 있다. 곰인형이 옆으로 쓰러져 있다.

<23:57 — 23:59> 젊은 여성이 침대에 깬 상태로 누워 있다.


켈거리 어딘가에서, 자레드 힐버그라는 이름의 남자가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전화를 받는다. 그에게 업무용 전화로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며, 재단 프로토콜에 의해 모든 보안 회선은 보안 강화를 위해 가짜 발신자 ID를 사용한다. 자레드는 느릿하게 전화를 들었다.

"여보세요?"

"힐버그 박사님 맞죠?" 여성의 목소리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지금 오래된 기록이랑 실험일지를 뒤지고 있는데 당신 이름이 계속 나와서요."

"잠시만, 당신 누굽니까?"

"아마 절 모르실 텐데요."

"그러면 대체 무—"

"하지만 지금 당신의 전 상관, 영 박사와 함께 있죠."

자레드는 멈칫했다. 그 이름을 들은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는 왜 전화번호에 발신자 ID가 없는지 이해했다.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그것보다, 그냥 에밀리랑 통화할 수는 없습니까?" 잠깐, 그 사람 자기를 쏘지 않았나? 그게 다른 사람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너무나도 오래 전 일이었다. 누가 무슨 일을 했는지 떠올리는 것도 힘들었다.

"그 사람 지금 바닥에 엎어져서 혼자 중얼거리고 있어요. 토니를 되살릴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전 이 망할 기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유일하게 그걸 아는 사람이 어젯밤에 저보고 죽여달라고 했다고요. 도움이 필요합니다."

자레드는 전화를 내렸다. 끊지는 않았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생각을 더 한다고 결정을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이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합리화하고 싶었다. 몇 분 후, 그는 전화를 다시 들었다.

"비행기가 내일 출발합니다. 묵을 곳이 있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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