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콜: 블루 문

밤하늘 위에 은은하게 빛나는 달 아래 떡갈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그 떡갈나무 아래는 그늘진 곳이라, 밤에는 그 아래에 아이가 숨어 들어가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다.

그곳에는 한때 어느 아이가 실제로 숨어들어간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자그맣고 간소한 무덤이 하나 있고 여기에 무덤이 있음을 알려주는 작은 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그곳에 묻힌 사람은 한때 문게이저라는 이름을 가진 검은 옷의 음악가였다. 그는 겁 많은 소년이었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젊은 청년이었으며, 세상을 주유하다 지친 노인이었고, 한낮의 떡갈나무 유랑극단의 백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연주자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

그의 제자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던 페레그린 미첼은 무덤 앞 풀밭에 앉았다. 시원한 밤 바람에 그의 머리카락이 휘날렸다.

그의 옆에는 젊어 보이지만, 실은 앞에 놓인 무덤에 묻힌 사람만큼이나 오래 살았던 한 여자가 서 있었다. 그녀에게는 다른 이름이 있었지만, 문게이저는 그녀를 블루 문이라고 불렀다.

"1년." 페레그린이 침묵을 깼다. "일생을 다 바쳐 만난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1년 뿐이었다니."

"그 점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 블루 문이 말했다.

"신이나 뭐 그런 거에 따지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뭐, 오랫동안 마음 고생 했던 양반이니 당신이랑 함께 있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길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당신은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블루 문은 말없이 무덤을 바라보더니, 조용히 말했다.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 때문에 이런 고생을 했으니까. 내가 벨과 함께 그 작은 카페에 나타날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랬더라면 전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걸요." 페레그린이 웃으며 말했다. "여기 이 사람은 그 덕분에 제 친구이자 스승이 되었던 거니까요."

"하긴 그랬겠네." 블루 문도 덩달아 웃으며 그렇게 말하고는, 페레그린의 옆에 가 앉았다. "생각해보면, 그이는 1년이라는 시간이 불공평하다고 하지는 않았어. 그 1년 동안 자신의 노고가 완전히 보상받았다고 생각했지."

"진짜로요?"

"우리는 이야기를 많이 했거든. 아주 많이. 나는 그이에게 내 진짜 이름을 말해줬고, 그이는 내게 자기 이름을 말해 줬지."

"문게이저의 이름이요? 그건 나한테도 말하지 않은 건데."

"그럴 거라고 하더라."

"혹시 저한테도 알려 줄 수 있어요?"

블루 문은 웃으며 비석을 가리켰다. "날이 밝았을 때 읽어 봐."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어디 가실 건가요?" 페레그린이 물었다.

블루 문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노래는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전해지는 거야. 메이는 벨에게, 벨은 나에게, 나는 문게이저에게, 그리고 문게이저는 그의 노래를 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다시 나에게."

블루 문은 그렇게 밤의 그림자 속으로 떠나갔다.

"이제 받았으니, 전해 주어야 하겠지."


페레그린은 다음날 비석 옆 풀밭에서 눈을 떴다.

햇살이 내리쬐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벌떡 일어나 비석에 적힌 글귀를 읽어 나갔다.

딘 미첼의 친구이자
블루 문이라 불리는 루첼Luchell의 평생의 연인

한때 문게이저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던 위대한 음악가

프랜시스Francis
여기에 잠들다


블루 문
너는 내가 외로이 서 있는 모습을 보았지
내 심장에는 꿈이 없고
나만의 사랑도 없는 채로

블루 문
너는 내가 왜 그곳에 있었는지 알고 있었지
너는 내가 기도하는 소리를 들었지
내가 정말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을 보내달라고

그리고 갑자기 내 앞에 나타났지
내 팔에 안길 유일한 단 한 사람이
나는 누군가 사랑해 달라고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었지
그리고 달을 바라보자 달은 황금빛으로 변했어

블루 문
나는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아
내 심장에는 꿈이 없고
나만의 사랑도 없는 채로


<피날레: 떡갈나무의 날>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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