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 뒤엔 검은 우주 있다
평가: +11+x

하늘은 오늘도 푸르다. 참새떼와 까치들이 날아다니고 구름이 노나닌다. 구름 뒤엔 흰색 여객기의 우렁찬 소리가 공기를 울린다. 푸른 하늘은 여전히 푸르다.

하지만 밤이 오면 파란 하늘 뒤에 숨겨진 검은 우주가 거대한 은하수와 함께 펼쳐진다. 은하수는 여러 별들과 빙글빙글 돌며 놀고 있었다. 그 별 중에는 나도 있었다.

나는 내가 바라보고 있는 지구가 밤이 될 때마다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누가 날 봤는지, 날 기억하는지. 물론 내 일 때문에 그러면 안 되겠지만 한 명이라도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기억되고 싶은 이유는 딱히 없다. 그저 기억된다는 것만으로도 내게 충분한 만족감을 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도 잊혀 왔다. 난 지구에 있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나 자신을 격리하여 나를 잊히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난 단지 잊혀야지만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는 것에 허무해했다. 그리고 왜 잊혀야지만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난 잊히는 것이 싫다.

낮에는 푸른 하늘에 가려져 아무도 우주를 보지 못한다. 그렇지만 밤이 되면 우주는 사람들에게 모습을 보이며 기억된다.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푸른 하늘 뒤엔 검은 우주가 있고 그 우주엔 내가 있다. 그 푸른 하늘에 가려지지 않고 그 검은 우주와 함께 기억되길 바랐다.

나는 오늘도 다른 별들에게 빈다.

누군가 기억할 수 있기를.


🈲: SCP 재단의 모든 컨텐츠는 15세 미만의 어린이 혹은 청소년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합니다.
따로 명시하지 않는 한 이 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변경허락 3.0 라이선스를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