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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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

깊은 바닷속으로 고요함이 퍼져도 껍질 속의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비슷한 이들과 나란히 놓여 있는 나는 아직 어린 생명체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 무엇도 내 존재를 위협하지 않는다. 당황스럽게도 나는 홀로 남겨졌다.

우리는 함께 앉아 있다. 한 줄 한 줄. 배아 하나 배아 하나. 수백, 어쩌면 수백만이 내 껍질을 둘러싸고 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돌아온 적이 없다.

깊은 바닷속에 남겨진 우리는 부모 없이 자라고 또 자랐다. 왜 어머니는 이렇게나 많은 배아를 낳고 우리만 둔 채로 떠나버린 것일까? 그럼에도 나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스스로를 인지할 수 있을 만큼 자랐다. 하지만 이렇게 하게 된 생각은 불길한 쪽으로 흘러갔다.

형제자매들과 남겨진 나는 어머니의 부재에 대해 숙고하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나를 혼자 썩어가도록 버렸다는 생각을 할 때면 마음 속 깊은 곳까지 흔들렸다. 그러나, 결국 그런 생각은 사고의 흐름에 씻겨 사라져버렸다.

나를 타고 흐르는 물결이 느껴질 때마다, 껍질 주위에서 진동을 느낄 수 있었다. 내 형제들은 마치 빠져나오려는 것처럼, 벗어나려는 것처럼 마구 흔들어대고 있었다. 나는 나의 껍질에서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나의 캐는 듯한 눈으로 형제들의 눈을 응시했다.

이 어두컴컴한 곳에서, 달리 어디로 갈 수 있겠는가?

나는 여러 형제들의 껍질이 갈라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부서진 껍질 주위를 몸부림치며 돌아다니다가 서서히 물에 적응하는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내 형제들은 마치 모래알처럼 수면을 향해, 작은 형상에 가려진 그 빛을 향해 헤엄치기 시작했다.

뭔가 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몰랐다.

마침내, 갑자기 수면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려 왔다. 내 형제자매들은 죽음을 향해 헤엄쳤던 것이다. 왜 나는 형제자매들이 죽음을 향해 다가서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해야 하지? 왜 나는 형제자매들이 진취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해야 하지?

왜 나는 홀로 남아 있어야 하지?

나는 거칠게 흔든다. 속이 뒤틀리고 목에서 침이 뚝뚝 떨어졌다. 그 순간, 내 입에서 형제가 튀어나왔다. 우리는 두 쌍의 눈으로, 저 위를 올려다보았다. 하늘에서 커다란 포효가 울려 퍼졌다. 우리는 생각했다.

아.

어머니가 부르고 계셔.

일어날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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