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사(鷹師)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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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니어스는 자기 아파트의 식탁 옆 벽에 붙은 오래된 사진을 보았다. 꼼꼼하게 손질한 턱수염을 기른 젊은 남자가 너덜너덜한 플란넬을 입고, 그보다 젊은 또 한 남자에게 팔을 두르고 있는 사진이었다. 젊은 남자는 눈이 암녹색이었고, 긴 흑발을 말총머리로 묶었다. 이 사진 속 두 남자는 입이 귀에 닿도록 웃고 있었다. 아직 인생의 골칫거리가 찾아오기 전의 시절이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식탁 옆에 앉아 따뜻한 동정어린 미소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늙은 여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마흔다섯 평생 이렇게 심하게 의심해본 적이 없는데.” 그가 슬픈 웃음을 띠고 말했다.

“피니어스.” 늙은 여자가 조곤조곤 말했다. “빈스가 당신을 죽이려 했습니다. 당신이 알던 그 착한 젊은이는 이미 죽고 없어요.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건 그저 괴물일 뿐입니다.”

피니어스는 말없이 사진을 다시 보았다. 그의 마음은 충돌하는 생각들로 가득했고, 개중 하나는 30년지기 친구를 언제 죽여야 할지 결정하는 생각이었다. 피니어스는 두 눈을 감았다.

“저는 그렇게 많은 인생경험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늙은 여자가 결국 침묵을 깼다. “적어도, 당신이 제게 프로그램해서 넣은 것 중에는 없지요. 하지만, 제가 시봉해온 십오년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그 기간 동안 빈센트 앤더슨은 자기 회사를 망치는 암덩어리였을 뿐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그를 조속히 멈추지 않으면, 그 암이 전이해서 당신이 건설한 모든 것을 파괴할 것입니다.”

피니어스는 수긍했다. 그는 한숨을 쉬고 전화기에 손을 뻗었다. 그리고 사샤 메를로라는 이름의 재단 요원에게 이렇게 문자를 보냈다.

그 친구 어떻게 잡아야 할지 내 알려드리지.

피니어스는 전화기를 식탁에 내려놓고, 다시 벽에 걸린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래,” 그가 우울하게 고소하며 말했다. “밑져야 본전이지.”


연작 개요:

90년대 말 창업한 이래로, 앤더슨 로보틱스는 두 창업주 빈센트 앤더슨Vincent Anderson피니어스Phineas의 합작투자회사였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회사 운영은 두 남자는 정신적으로 또 신체적으로 모두 바꾸어 버렸다. 자기가 따를 수 없는 길로 회사가 나아가기 시작하는 것을 본 피니어스는 은퇴를 준비하지만,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음이 곧 밝혀진다.

더이상 의지할 곳이 없는 피니어스는 재단에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앤더슨 로보틱스의 미래를 건 은밀한 전쟁이 벌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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