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테라스와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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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두려워하는 소녀는 검은 베일을 머리 위에 덮어 달빛을 피했다.

마술사가 그 옆에 서서 보름달이 뜬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베일은 그가 가져온 것이었다.

"너무 답답하진 않지?" 마술사가 물었다.

소녀는 조용히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마술사의 선택은 정확했다. 검은 실과 비전의 기술을 엮어 짠 베일은 달빛은 막으면서도 서늘한 밤바람은 통과시켰다.

"준비 됐어?"

"응." 소녀가 답했다.

마술사는 애정을 담아 소녀의 머리 위에 한 손을 올렸다. 마술사는 다른 손을 그의 어깨 위로 뻗어, 그에게 쏟아지는 달빛을 마치 빗물을 손에 받듯이 모았다. 달빛은 이윽고 하나로 모여, 마술사가 검지손가락을 뻗자 그 손가락을 타고 올라가 그의 손끝에 머물렀다.

마술사는 이제 손끝의 빛에 집중하며 천천히, 그러나 확실한 동작으로 팔을 내려 하늘에서 땅으로 곧은 선을 그었다. 손끝의 빛이 그의 물감이 되어,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반짝이는 직선을 만들었다. 마술사는 이제 그의 손끝에서 눈을 떼고 꽃씨를 바람에 날리는 것처럼 그가 모은 달빛을 풀어주었다. 풀려난 달빛은 그러나 여전히 자연이 그들에게 정해준 올바른 경로를 벗어나 종횡무진 움직이며, 검은 하늘을 도화지로 삼은 듯 복잡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술사가 그은 직선을 지름으로 하는 원이 하나 만들어지고, 원 안에서는 보다 작은 원이 같은 직선을 축으로 하나 더, 그리고 두 원 사이의 공간을 정교한 문양과 문자들이 채웠다.

마술사는 다시 손을 뻗어 달빛으로 만들어진 마법진의 한가운데, 곧 작은 원의 한복판에 손을 집어넣고 시계 방향으로 비틀었다. 손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마법진이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 마술사는 자신이 만들어낸 마법진이 올바르게 작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나지막하게 주문을 읊었다. 그가 읊는 주문은 오래된 비전의 일부로서, 달빛을 두려워하고 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소녀를 위해 마술사가 특별히 오랜 시간동안 준비해온 해방의 마법이었다. 소녀를 구원하려는 마술사의 마음과 구원을 갈망하는 소녀의 마음이 마법진을 통해 밤하늘로 전달되었고, 밤하늘의 가장 고귀한 여주인은 그 밝고 아름다운 얼굴을 두 사람에게 보이며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마침내 소녀를 묶고 있던 보이지 않는 사슬이 끊어지고, 소녀가 달빛과 별빛과 그 밖의 반짝이는 모든 것들을 두려움 없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이 밤하늘의 달을 증인으로 맺어지려 하는 그 순간, 두 사람의 뒤에서 다른 목소리 하나가 칼처럼 날아와 달과 사람 간의 연결을 흔들었다.

"무슨 짓이야! 야, 신소연!"

소녀는 깜짝 놀라 몸을 떨었고 그 떨림이 검은색 베일로 전달되어 마치 흐느끼듯이 미약하게 진동했다. 모든 감각을 주문 하나에 집중시키고 있던 마술사가 고개를 돌리자, 마법진의 구조가 순간 허물어지고 보름달은 수심에 찬 얼굴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내가 분명히 나 말고 다른 사람 따라가지 말라고 했잖아! 신소연, 당장 이리 와!" 목소리의 주인공은 한 남자였다. 마술사보다는 젊지만 소녀보다는 나이를 많이 먹은, 어두운 낯빛을 한 남자였다. 그는 숨을 몰아쉬며 소녀와 마술사 두 사람을, 하지만 그 중에서도 소녀를 증오와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소녀는 달빛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었다. 소녀는 그 남자를 두려워했다. 마찬가지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마술사는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져버린 마법진과 주문을 뒤로 하고, 마지막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소녀를 붙잡으려고 시도했다.

"소연아, 지금이 아니면-"

"……미안해요."

소녀는 그렇게 힘없이 대답하고, 검은색 베일로 여전히 자신의 머리를 가린 채 남자에게로 달려갔다. 그는 상냥한 체 하지만, 결코 상냥하다고는 하기 어려운 손짓으로 소녀가 쓴 마술사의 베일을 벗겨 집어던졌다. 잠시 후 소녀와 달 사이는 세심하게 짜인 베일이 아닌 투박한 모포로 가려지게 되었다. 남자는 그렇게 소녀를 달빛과 시원한 밤바람으로부터 가둔 채, 마치 죄인이 된 공주 같이 된 그녀의 손을 붙잡고 언덕을 내려갔다.

마술사는 언덕 아래로 사라져 가는 두 사람을 멀리서 붙잡아 끌고 오려는 듯 손을 뻗었지만, 마술사는 그런 마법을 배운 적이 없었다. 그저 허망한 손짓으로 끝난 그의 동작은 더 이상 달빛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마술사는 실망과 슬픔에 잠겨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자신이 방금의 일로 혹여 밤하늘을 지배하는 여주인의 심기를 거스르지는 않았을까 두려워하며 몸을 돌려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화내지 않았다. 그저 마술사의 슬픔에 공감하며, 언제나 그랬듯이 별들의 시중을 받으며 우아한 자태로 은은한 빛을 발했다.

마술사는 슬픔 가운데에서도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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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테라스와 달빛

By ProfoundAbyss

제1장: 신월

2등급 현장 요원 파스칼 클라인은 새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의문의 정보 제공자와 접촉한다.

제2장: 시계와 덫

현장 요원 파스칼 클라인과 프리랜서 기적사 강나루는 부산에서 BE의 외부 협력자를 추적한다.

제3장: 아마테라스

아마테라스 프로젝트의 입안자를 추적한 끝에, 두 사람은 BE의 목적을 알게 된다.

제4장: 먹구름

강나루는 재단이 아마테라스 프로젝트와 어떻게 엮여 있는지 알게 되고, 협력 관계는 붕괴한다.

제5장: 달이 떨어지다

아마테라스 프로젝트의 마지막 단계가 시작되고, 파스칼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맞닥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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