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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위험한 선긋기A Thin Dangerous Line
저자: sirpudding
역자: Cubic72
원문: https://scp-wiki.wikidot.com/a-thin-dangerous-line
이런 생각은 위험한 선긋기이다. 목적도 이루지 못하면서 죽는다면 개죽음, 얼빠진 짓이다. 하지만 수치는 아니다. 이것이 무사도에 사는 사나이 본연의 자세다.
— 야마모토 쓰네토모, 《하가쿠레》
이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죽었습니다.
2.10.1.3 — 임무: 직관적 정보성 독립체들은 보통 살아있는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죽어서는 완수할 수 없는 개인적인 임무에 헌신하는 것을 통해서만 살아간다. 정체성 전사는 그와 비슷하나 조금 더 세련된 발상으로부터 힘을 끌어낸다. 바로 기동특무부대 오메가-제로의 핵심 임무와 재단에 헌신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가 유의미한 채로 남아있는 이상, 세상은 아직 정체성 전사를 필요로 하고, 헌신적인 정체성 전사는 세상에 묶여있게 된다.
— 정체성전투훈련 야전교범-01: 기본 테크닉
출현 기록 — 어부왕(Fisher King) 작전
팀: 유령-4, 7, 9
명단:
- 유령-4: 앤드류 맥러플린 (현장 밈학자), 표트르 바실레프 (유생공간 조작 전문가)
- 유령-7: 산토쉬 데자이 (정체성 방어 전문가), 라일리 쿠퍼 (유생공간 조작 전문가)
- 유령-9: 새뮤얼 반즈 (정체성 공격 전문가), 타냐 반즈 (정체성 방어 전문가)
정보:
재단 항밈학과 연구원이자 격리 설계자인 바솔로뮤 휴즈가 2008년 말에 실종되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원인불명의 변칙적인 이유로 죽었다 알려졌지만 말이죠. 휴즈의 죽음에 대한 연구는, "전염성 살인" 현상에 의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당 부분을 이해하는 데에 성공한 이들 또한 죽거나 실종되며 좌절되었습니다. 우린 이제 그게 자신에 대한 정보를 가진, 보호받지 않는 살아있는 밈체에 대한 전형적인 SCP-3125의 공격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우리 중에 바트 휴즈에 대한 전염성 살인의 결과로 죽은 성자를 총 47명으로 파악할 수는 있었으나, 모두 전이될 때 입은 해상(解傷)으로 최근 자신들이 한 연구의 중요한 정보를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휴즈가 실종되기 전까지의 활동에 대한 정보는 존재하는 모든 타우미엘 등급 프로젝트 이상의 작전 기밀로서 재단에서 거의 완전히 말소되었습니다.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해당 시기에 휴즈와 접촉한 것 같다고 말하는 성인들은 매우 효과적인 밈적 편집 기술에 노출된 것으로 보이며, 죽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세부 사항은 기억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 휴즈는 전적으로 밈적 고립실에서 생활하고 일을 했기에 기동특무부대 ω-0가 관측할 수 없었습니다.
추가로, 상당한 재단 자원이 이 기간 동안 어떻게 사용된 것인지 설명되지 않으며, O5 지휘부에 직접 보고하는 4등급 비밀 회계사조차도 이런 불일치만큼은 눈치채지 못합니다.
차가운 도시 작전 도중에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휴즈가 우리 정신권으로의 급습을 저지할 계획을 세웠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존재하며, 이사관 휠러는 이 사실을 본인이 사망하고 제41기지가 소실되기 전에 제41기지 베가스 룸(Vegas Room)에서 알아냈습니다.
우리가 가진 정보원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조합한 결과 다음의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휴즈는 죽었거나, 숨어있는 상태입니다.
- 죽었다면, 우리와 함께 있지 않습니다.
- 숨어있다면, 우리에게서도 성공적으로 숨어있다는 것이며, 이는 곧 SCP-3125도 피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휴즈는 SCP-3125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자신이 아는 것에 대해 다른 이들에게 안전하게 정보를 주기 위해 제41기지 베가스 룸을 건설하였습니다.
- 우리 쪽 유령 팀들이 최선을 다해 휴즈가 작업하던 것을 이론적으로 재구성하자면 거대한, 몇 년에 걸친, 엄청난 비용이 드는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 휴즈가 사라진 것은 이론적인 단계에서 프로토타입을 건설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었다는 징후일 수도 있습니다.
- 휴즈를 찾다가 실종된 인원들은 그를 찾아서 프로젝트에 조력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사관 휠러는 휴즈가 무언가 그녀가 사용할 만한 것을,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만한 것을 남겼다 믿으며 죽었습니다.
따라서 기동특무부대 오메가-제로("아라 오룬")이 휴즈 박사의 상황을 확정 짓고, 살아있는지 죽었는지를 확인하고, 그의 위치를 알아내거나 실패한다면, 적어도 휴즈 박사의 연구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유령 팀 4, 7과 9가 휴즈를 수색합니다. 이 작전에 대해서는 조령(祖靈)-1에게 직접 보고하십시오.
여러분에게 있어서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형태로 본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분에겐 넓은 재량권이 부여되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보기에 적절하다 싶은 것들을 최대한 상세하게 조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적의 공격으로 인해 지휘부와의 소통이 단절되었을 경우에도 수색을 계속해 주십시오. 임무의 목적을 달성할 경우, 추후 명령을 기다리는 동안 여러분의 능력 안에서 최대한 휴즈를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팀 대표들은 팀을 조직하여 초기 목표 기지들을 지정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출현은 "어부왕 작전"이라는 암호명이 붙었고, 준비가 완료된 채로 여러분의 명령에 따라 투입을 대기하고 있습니다.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수호하는 성자입니다.
— MTF ω-0 작전책임자 아모스 산체스
Ω—Ω
미래주의적-유기적 스타일로 설계된 집의 각 층은, 나선형으로 뻗어져 나가 일부분이 물 위에 드리워져 있도록 되어 있었다. 기동특무부대 타우-5 ('윤회') 지휘관 사라 휴즈Sarah Hughes는 널찍하면서 지붕이 달린 테라스로 쓰기 위해 제작된 3층에서 커피를 홀짝였다. 그녀는 망사 달린 창문을 통해 연못을 내다보고 있었다. 연못 위에 띄워진 카누에서, 첸Chen이 온루Onru와 문루Munru에게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셋 모두 햇살 아래에서 웃고 떠들고 있었다. 1층 부엌에서 이란투Irantu가 가지Ghazi에게 배우고 있는 맛있는 쿠르드 음식의 냄새가 3층까지 풍겨오고 있었다. 난쿠Nanku는 몇 미터 떨어진 소파에 앉아 있었다. 상병 난쿠는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여 수채화로 오리를 그리고 있었다. 처음 드는 생각도 아니지만, 휴즈는 이게 진짜 가족이랑 차이가 있을까 생각했다.
"휴즈 대위님?" 난쿠가 갑작스럽게 정신을 차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왜 그러지, 상병?"
"누군가 오고 있습니다."
"설명해." 2층으로 가는 계단을 타고 내려가며 휴즈가 명령하였다.
"초감각적 인식으로 보입니다. 제 세포주의 유산이죠. 누군가 근처를 수색하고 있는 것이 느껴지고, 그들이 제 의식을 건드릴 때마다 알 수 있습니다. 우릴 보고 있는 정신이 있어요. 신체 없는 정신이요."
"뭘 찾고 있는 거지?"
"제 생각에는, 당신인 것 같습니다, 대위님."
계단은 물 위를 내려다보는 넓은 내닫이창이 달린 층계참으로 이어졌다. 초강도의 흰색 합금벽이 둘러진 곳이다. 내닫이창 맞은편에는 세 개의 침실문과 화장실 문이 있었다. 휴즈 대위는 그 중 하나에 노크를 하고는 열었다. "캄포스Campos, 애들 데리고 전투 준비해. 최대한 빨리 화기분대가 위층 테라스에서 망보라 하라고."
후안 캄포스 병장이 앓는 소리를 내며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침상 등을 켜고는 바닥으로 훌쩍 뛰어내렸고, 휴즈는 문을 닫았다.
지상층의 널찍한 생활 공간은 텅 비어있었다. 난쿠는 무기함에서 제 거대한 전투소총을 집어 들었다. 이란투 병장은 침착하면서도 전투태세를 갖춘 채로, 경계를 유지하며 전투를 준비한 상태에서 부엌에서 걸어 나왔다. 그 뒤에는 나즈굴 가지 병장이 휴대용 라디오를 통해 감시소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었다.
Ω—Ω
상병 아론 퀸Aaron Quinn은 도로 보초 근무를 서는 와중에 이곳에 전혀 볼 일이 없을만한 차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차는 검은색 포드 익스플로러로 유리창은 썬팅이 되어 있었으며, 렌탈한 것으로 보였다. 퀸이 정지 신호를 보내자, 자동차는 속도를 줄여 멈추더니 창문이 내려갔다. 퀸은 그 안에 네 명이 타고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뒤에는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성과 여성이 타고 있었고, 앞에는 아마도 50대로 보이는 중년 남성과 여성이 타고 있었다. 네 명 모두 백인이었으며 전통적인 주일 교회 의상을 하고 있었다. 조수석에 앉은 여성에게서는 싸구려 향수 향이 났고, 차 전체에서 향냄새가 났다.
"실례합니다만, 이곳은 출입 금지 구역입니다. 오신 길에 있는 위병소로 돌아가 주셔야 하겠습니다."
"자기, 그럴 필요는 없어요. 우린 우리가 있어야 할 바로 그 장소에 있는 거니까요."
"정해진 곳에." 다른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였다.
"그리고 당신은 우릴 지나가게 해줄 거예요, 형제여. 들어야 할 메시지를 가져온 거니까요." 곧 그녀는 그렇게 말하였다.
Ω—Ω
"보고해." 휴즈가 명령했다.
"대위님, 한 독립체가… 존재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란투는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무언가 소리를 들으며 답하였다.
난쿠가 고개를 내젓는다. "두 독립체예요."
"적대적인가?"
"아뇨 대위님,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이란투가 그렇게 말하자 난쿠가 다시 고개를 내젓는다. "뭐랄까… 갇힌 것 같은데요?"
벽에서 요란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놀라운 일은 아냐, 병장." 휴즈가 말했다. "오빠가 이 집을 설계했으니까 말이지."
Ω—Ω
출현 기록: 어부왕 작전 (유령 팀 7):
쿠퍼: 아무 소용이 없어. 전혀 움직이지도 않고, 부술 수도 없어. 완전히 갇힌 상태야.
데자이: 내 닻하고도 여전히 연결할 수가 없어.
쿠퍼: 나 쳐다보지 마. 내 CS는 잘 해봐야 4.52니까.
데자이: 그래, 잠깐 쉬자. 그러고 힘을 합치면 저 창문 하나 정도라도 부숴볼 수 있겠지.
쿠퍼: 나 정도면 차 한 대 정도는 그냥 들어서 던질 수가 있는데, 우리 둘이 모여서 창문 하나 정도 부술 수 있을까 하고 있네. 이거 굉장한 새장인걸.
데자이: 뭐, 휴즈는 정보 변칙존재를 위한 격리 설계가 필요하다면 꼭 부르던 양반이었으니까.
쿠퍼: 그래…
쿠퍼: 그거 되게 심각한 거잖아. 이젠 바로 우리가 그 정보 변칙존재니까 말이야. 산토쉬, 네가 진짜 산토쉬 데자이인지 생각해 본 적 있어? 아니면 그냥 네가… 그가… 뭐가 되었든… 핵탄두로 자폭했을 때 정신권에 남은 구멍을 채우기 위해 네 아버지의 기억으로부터 형성된 구조인지 말이야.
데자이: 아 그래, 복사본 문제로군. 있지, 모든 성자는 결국에는 그 질문을 던지더라고.
쿠퍼: 그래서?
데자이: 뭐, 분명 나만 알 것들을 기억하고는 있지.
쿠퍼: 그렇다고 생각할 뿐이지. 전문가 수준으로 짜 올려진 기억은 진짜와 구분할 수 없다는 건 너도 나만큼이나 잘 알잖아.
데자이: 이런. 그닥 생각하고 싶지 않던 문제인데.
<출현: 이란투>
쿠퍼: 워우!
이란투: 거기 누굽니까?
데자이: 이쪽이야말로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할 것 같은데요. 전 성자 산토쉬 데자이, 기동특무부대 오메가-제로 ("아라 오룬")이고, 이쪽은 성자 라일리 쿠퍼입니다. 여긴 어떻게 들어오신 겁니까?
이란투: 저는 기동특무부대 타우-5 ("윤회")의 이란투 병장입니다. 이 판본은 가장 최근 백업 스캔을 기반으로, 시뮬레이션 모드로 돌아가고 있는 신경 클론입니다.
데자이: 보통 이런 출현을 보기라도 하려면, 뭐랄까, 죽었어야 하거든요.
이란투: 저는 지금까지 47번 죽어봤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한 거 아닐까요?
데자이: 뭐, 그렇다면 말은 되겠군요. 저희는 임무 수행 중이었습니다.
이란투: 도와드릴까요?
데자이: 어떻게 생각해, 라일리?
쿠퍼: 전문가의 의견으로 말하자면 우린 갇혔어. 우리가 왜 여기 왔는지 설명하고 도와줄 수 있을지 보는 게 좋겠어.
데자이: 그래. 저 양반도 3등급이 맞긴 하고 우리도 여기서 어딜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이란투 병장, 다음 암호명과 관련된 설명을 해드릴 겁니다. SCP-2111, READ THIS, 어부왕 작전. 이후 드릴 정보를 인가받지 못한 인원과 공유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기밀 정보를 잘못 관리하였을 때 받을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이란투: 물론이죠.
좋아요, 간단히 말해서 쿠퍼와 전 유령입니다. 저희는 임무 중에 사망했으나, 재단을 위해 일하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데자이: 저희의 임무는 바트 휴즈 박사를 찾는 것입니다. 휴즈는 몇 년 전에 실종되었고, 실종에 대한 모든 정보는 심하게 말소되어 저희조차도 접근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만약 휴즈가 정말로 죽었다면 저희는 그가 당신의 부대장인 휴즈의 여동생과 연결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든 추적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말이죠. 만약 살아있다면, 당신의 부대장이 뭔가 알고 있길 바라고 있으며 그 경우에도 저희는 휴즈를 찾아낼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저희는 지금 이 집에 갇힌 상태입니다. 우리와 같은 자유 밈에게는 패러데이 새장처럼 작용하고 있어요. 도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란투: 네, 일단 제가 현재의 자기-연속체(self-stream)와 통합되면 도와드리죠.데자이: 고맙습니다, 병장.
이란투: 쿠퍼, 차이는 없어요.
쿠퍼: 네?
이란투: 자신이 그저 사본인지 아니면 라일리 쿠퍼인지 고민하고 있었잖아요. 차이는 없어요. 전 사본이죠. 동시에 저는 이란투예요. 정체성과 진본 여부는 동일한 것이 아녜요.
쿠퍼: 허. …그거 도움이 되네요. 고마워요!
<소실: 이란투>
Ω—Ω
1층에서, 상병 자벡Zabek은 이란투의 신경 단락의 연결을 끊었다. 병장은 의식을 되찾고 자리에서 일어나, 재빨리 창문을 열었다.
"보고해." 휴즈가 명령하였다. "잠깐만, 멈춰봐. 차량이 오고 있어."
밖에서, 익스플로러 한 대가 흙길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사 아서 첸Arthur Chen, 상등병 문로Munro와 상병 온루는 카누를 호수 가장자리로 가져왔다.
"대위님." 병장 가지가 카빈 소총을 장전하며 말했다. "도로통제요원들이 지금 막 뭔가를 전송하려 했습니다. 인식재해 필터가 걸러냈고요."
"알겠다 병장. 감시 쪽한테 거리 유지하면서 우리가 당한 것 같으면 기동특무부대 지휘소에 알리라고 전달해."
"알겠습니다."
"이란투, 준비해서 방어할 시간 없어. 분대 집합시키고, 내 신호에 맞춰서 공격해 나간다."
"네, 대위님."
SUV는 집 바로 앞에서 멈추었고 탑승객들이 내렸다.
나이 있는 여성이 들어오는 길을 바라보았다. 휴즈는 화기를 장전시킨 채로 숨기고는 살짝 열린 에어록 뒤에 섰다.
"좋은 아침이에요, 자기." 여성이 말했다. 그녀는 큰 미소를 띄운 상태로 눈을 가늘게 뜨고는 빛을 쳐다보았다.
"혹시 이 얘기 들은__".
휴즈가 여자를 총으로 쐈다.
윤회 분대의 공격은 신속하면서도 폭력적이었다. 다른 두 승객도 첫 여성만큼이나 빠르게 쓰러졌다. 운전사는 의자 밑에 있던 경기관총을 잡는 데에는 성공하였으나, 그뿐이었다.
집에 있는 분대원들의 엄호를 받으며, 네 명의 윤회 분대원들이 오리걸음으로 사격 현장으로 걸어 나왔다. 난쿠와 문루는 각각 자동차 양쪽 끝에서부터 시야각을 조금씩 좁혀나가며, 돌아서 건너편으로 갔다.
"이상 무!"
"이상 무!"
"잠깐만요." 온루가 말했다. "뭔가 여전히 여기 있어요."
시신의 열린 입에서 연기가 재빠르게 소용돌이치며 위로 솟아올랐다. 자유 밈으로 구성된 구름으로, 너무나도 조밀하여 맨눈으로도 5차원 구조의 3차원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구름은 잠시 떠다니다가 네 명의 윤회 부대원에게 달려들었다.
차원 사이의, 정보가 상호작용하는 막에서는 — 윤회 부대원들이 제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한 전투를 벌이는 동안 — 영혼-연기의 덩굴손이 쿠퍼와 데자이가 뻗은 타래에 걸려든 상태였다. 성자들의 밈체 안에는 적에 대한 정보가 들어있었고, 둘이 연결다리를 통해 공격을 가하자 밈체에서 나온 밈이 대응체를 찾아 날아갔다. 사라지지 않는 목적에 동기를 얻고, 당면한 위협에 대한 재단의 방대한 자료 축적으로 무장한 채로, 두 성자는 체계적으로 외부 정보의 존재를 지워나가기 시작했다.
위층 테라스의 기관총 조가 구름을 향해 마식 탄환을 한바탕 쏟아부었다. 항초자연 총알은 구름에 아무런 해도 가하지 못한 채로 빠져나가 그 아래에 있던 자동차에 구멍을 한가득 뚫어주었다. 구름은 곧 덩굴을 빠른 속도로 집을 향해 쏘아 보냈다. 하지만 목표에서 몇 인치 앞에 다다랐을 때, 투명한 벽에 가로막혀 납작해지고 말았다. 연기는 잠깐 그 자리에서 멈추었다가, 마치 삼투가 일어나듯 투명한 벽 안으로 스며들듯 퍼져나갔다. 휴즈는 SUV 주변에서 몸이 굳어있던 윤회 부대원들의 입과 눈 안으로 연기가 무자비하게 쑤셔 박히는 모습을 보고는 문을 거세게 닫았다.
한편 정신권에서는, 침입자가 유령-7과 싸우고 있었다. 놈의 복잡한 프랙탈 잉여 정보는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싸움을 지속해 나갈 수 있게 하고 있었다. 복잡한 구조로 연결된 무의미한 정보 전체를 잃자, 놈은 반사적으로 손상되지 않은 부분으로부터 역습을 가하고자 하였다. 마치 해파리가 제 몸을 먹어 치우고 있는 오징어에게 헛된 공격을 가하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로 인해 접촉이 증가할수록 소멸을 가속시킬 뿐이었다. 이 5차원 밈적 구조물은 곧 의미 있는 목적이나 통일된 중심을 잃고, 상대하고 있는 이들의 제 임무에 대한 끊임없는 헌신에 제압당하고 말았다.
사라 휴즈는 감시창으로부터 연기가 희미해지다가, 곧 증발하여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깊은 호흡을 한 뒤, 난쿠가 말하였다. "전 여전히 저예요."
"저도요." 온루가 말했다.
문루가 고개를 끄덕였고, 이란투는 집 쪽으로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도로 통제 요원들 있던 곳 확보한 다음에는." 그가 말했다. "어차피 우리 다시 롤백해 주셔야 해요. 혹시 모르니까."
Ω—Ω
수신자: 조령-1
발신자: 유령-7
제목: 현장 보고: 어부왕 작전 (첨부)요약:
사라 휴즈 대위와 접촉하는 데에 성공하였습니다. 그녀는 바트 휴즈가 분명히 살아있다 믿고 있으며 닻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바트 휴즈가 현재 어디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없습니다. 바트 휴즈의 실종은 극비리에 자발적인 기억소거 규약을 통하여 체계적이면서도 계획적으로 진행된 것이었습니다. 휴즈 대위는 이 문제에 관해 쓸만한 지식이 거의 없습니다. 허나 그녀가 제 오빠를 마지막으로 본 장소는 밈적 공동이 되어있습니다. 이는 곧 해당 위치 전체가 이후 지워졌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죠. 제41기지일까요?또한 제756구역을 침투하려던 적의 급습과 마주하여 지워냈습니다. 재단 사상자는 총 5명이었습니다. 물론 네 명의 윤회 부대원은 이미 생자로 복귀하였으나, 업무 중 순직한 아론 퀸 상병에게는 사신 부대를 파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보아하니 적 또한 휴즈를 찾아다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더 먼저 찾아야 할 겁니다.
기억하십시오. 우리는 수호하는 성자입니다.
— 유령 팀 7 지휘관 산토쉬 데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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