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 기록 SCP-040-KO-A. SCP-040-KO의 최초 발견.
면담 대상: ███. 32세. 한국 남성. ███회사의 차장.
면담자: ████ 박사
서론: ██아파트에서 일어난 집단 자살 사건의 몇 안되는 생존자로, 상태가 불안정해 보였지만 그나마 유일하게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정황을 물음. 사람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면담 장소에는 ████ 박사만을 두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바깥에 요원 두명을 배치.
<기록 시작>
████ 박사: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 …
████ 박사: ███씨, 침묵으로 일관한다고 해서 일이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 …
████ 박사: 그 아파트에서 모종의 사건이 있었고, 그 결과 당신의 딸과 아내부터 시작해 이웃집 사촌까지 전부 죽어버렸습니다.
████ 박사: 다른 생존자들은 전부 정신이 나가버린 상태이고, 이 상황에 대해 아는 건 당신밖에 없습니다.
███: …예.
████ 박사: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셔야 저희가 적극적으로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 …알겠습니다.
███: 그 날.. 그 날은 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저는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죠. 아내와 딸은 집에 없었고, 식탁에 "잠시 나갔다 올게"라는 메모만 한 장 덩그러니 남아있었습니다. 메모를 보고나니, 문득 집에 혼자 있다는 사실이 실감되더군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빗소리만 들려오는 정적에 살짝 무서워진 저는 TV를 틀고 최대 음량으로 올렸습니다. 소음 때문에 이웃집에서 항의를 해도 모를 정도로 크게 틀었습니다. 무서웠습니다. 뭔진 몰라도 무서웠습니다. 나이를 이만큼이나 쳐먹고 혼자 집에 있는 게 무섭다고 생각하는 제가 우스웠지만, 그래도 무서운 건 무서운 거였습니다. 저는 소파에 앉아 TV를 감상했습니다. 마침 TV에선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더군요. 무서운 걸 잊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에 몰두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게 들려오는 겁니다.
████ 박사: (뒤를 돌아봄. 하지만 아무것도 없음)…?
███: 왜 그러십니까?
████ 박사: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무엇이 들린 거죠?
███: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였습니다. 얘기 계속해도 됩니까?
████ 박사: 예. 계속해주십시오.
███: 듣는 제 귀가 터질 정도로 큰 음량이었는데, 하이힐 소리가 들렸습니다. 예. 분명히 들렸습니다. 저는 TV에서 그런 소리가 나는 건가 싶어 확인해봤지만, TV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었습니다. 분명 밖에서, 아파트 복도 저 끝에서부터 이쪽으로 걸어오는 소리였습니다. 작지만 분명히, 명확하게 들리는 소리. 또각. 소리가 점점 커지며 빨라지자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소리는 우리 집을 향하는 소리라고.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또각또각. 또각또각또각. 그리고 소리가 멈췄습니다. 정확하게 우리 집 앞에서요. 온 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는 왠지 모르겠지만 TV를 껐고, 누군지 모를 사람을 향해 물어봤습니다. "███아?" 하지만 대답은 없었습니다. 당연했죠. 그게 ███이가 아니라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길 바랬습니다. 아니라면.. 아니라면, 아니라면? 이윽고 제 대답에 회답하듯 초인종 소리가 들렸습니다. 딩동 저는 한번 더 물어봤습니다. "███야?" 하지만 역시 대답은 없었고, 초인종 소리만 들릴 뿐이었습니다. 딩동 그거 아세요? 초인종을 빨리 누르면, 초인종 소리보다 버튼 누르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는 거요. 초인종 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그 아래로 깔린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군요. 덜컥덜컥덜컥덜컥덜컥 분명 그건 초인종 버튼을 누르는.. 아니, 쑤시는 듯한 소리였습니다. 초인종은 계속 울리는데, 버튼을 쑤시는 듯한 그 소리를 들으니 나갈 엄두가 안 나더군요. 그렇게 가만히 있자, 아예 문을 두들기면서 문을 열라고 소리치는 겁니다.쾅! 쾅! 쾅! "문 열어!!" 쾅! 쾅! "열어!!!!"
(████ 박사가 무언가에 깜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나, ███는 아무런 미동 없이 말을 계속 이음)
███: 어떤 미친놈의 소행임이 틀림없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더 이상은 가만두면 안되겠다 싶어서 경찰에 연락하려 하니, 때마침 휴대폰이 꺼지더군요. 저는 할 수 없이 야구방망이를 들고 현관을 향했습니다. 현관 앞에 딱 서니까 문 열라는 소리가 멈추더군요. 나가기에 앞서 인터폰을 봤는데, 새까만 화면만 비춰졌습니다. 문에 달린 구멍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침을 삼키고, 야구방망이를 꽉 쥔 채, 문을 열고 곧바로 휘둘렀습니다. 하지만 거기엔 아무것도 없더군요. 대신 인터폰에는 검정색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습니다. 누군진 몰라도 어떤 미친 새끼가 장난을 치려 한 거다. 그리고 내가 나오려하자 도망간 거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검정 테이프를 떼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소파에 앉아 TV를 켰죠. 저는 '아무것도 아니라 다행이야..'라는 생각을 했는데, 문득 생각나는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왜 그딴걸 기억해냈는지, 지금 와서도 후회할 정도로 엄청난 사실이요. 내가 문 밖으로 나갔을 때, 아무도 없었지만… 돌아가는 발소리 따위 들린 적이 없었습니다. 그럼 그건, 그 소리의 주인은 어딨었던걸까요? 제가 인터폰에서 검정 테이프를 떼낼 때, 제 뒤에 있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현관 문 바로 뒤에서 미소지으며 숨어있었을까요? 또각. 그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씨발 빌어먹을 소리가 또 들렸다구요! 저는 몸이 굳어서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또각. 또각. 또각. TV 소리를 묻어둔 채, 귓구멍이 터질 거 같은 음량으로 쑤셔 박는 그 씨발.. 씨발 같은 하이힐 소리…. 또각. 소리가 멈췄고, TV가 꺼졌습니다. 꺼진 TV 화면으로 모습이 보였습니다. 소파에 앉아있는 제 모습과, 그리고..(침묵)
████ 박사: …갑자기 왜그러십니까?
████ 박사: 그리고, 그 다음은 어떻게 된 거죠?
████ 박사: ███씨?
███: 킥.. 킥킥.. 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 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킥 (알 수 없는 웃음소리 이어짐)
<기록 종료>
결론:면담 후 ████ 박사는 SCP-040-KO의 증상을 호소했고, 면담 후 발생한 일이라는데 의거해 A등급 기억소거를 실행하였으나 치료되지 않음. 1단계에 머무를 뿐이었음. 비록 ████ 박사의 희생이 있었으나, 많은 결과를 얻어냄. 이 사건은 SCP-040-KO에 의해 발생된 사건이었고, ███는 SCP-040-KO의 투고자였음. 아파트라는 특정한 밀집 공간에서 SCP-040-KO의 효과가 발현되어 단기간 내에 많은 인원을 죽인 것으로 사료됨. SCP-040-KO는 전염 능력을 가지고 있음. SCP-040-KO-2는 전염능력을 가지고 있음.
면담 기록 SCP-040-KO-B. 4단계까지 도달한 D계급 인원에 대한 면담.
면담 대상: D-████
면담자: ███ 박사
서론: 처음으로 4단계에서 제정신을 유지하는 피험자가 나옴. 간단한 질답을 나눔. 위험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D-████를 격리시켜두고 마이크로 진행. D-████가 읽었던 이야기는 지하철 귀신에 대한 이야기로, 지하철이 끊긴 새벽에 귀신과 함께 있다가 죽게 된다는 내용.
D-████ : 저기요!! 제발!! 제발 절 여기에 혼자 두지 말아요!!
███ 박사: 미안한 얘기지만, 그럴 순 없어요. 당신도 SCP-040-KO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 박사: 거기다가 본인이 거절했잖아요.
D-████: 못 보는 사람은 있느니만 못해요.. 그들은 못 봐요. 지금 내가 얼마나.. 얼마나 미칠 상황에 놓였는지..!!
D-████: 계속 보고 있어요.. 그게 보고 있다구요..!! 그 씨발 빌어먹을 년이 보고 있다구요!! 썅!! 방금 제가 얘기하니까 웃었다구요!!!!
███ 박사: 너무 겁먹지 말아요. 우리가 치료할 수 있으니까요. ████ 박사 알죠? 그 사람이 SCP-040-KO에 감염된건 ██일 전인데 아직도 잘 살아 있잖아요.
D-████: 그럼 씨발, 보지만 말고 좀 도와달라고!!! 개 같은 년들아! 이 씨발 [편집됨] 난 다 알아!!! 니네가 우리 [편집됨] 하고 있다는걸!
███ 박사: D계급 인원도 재단의 가족입니다. 그럴 리 없다는거 잘 알잖아요. 당신이 아직까지도 SCP-040-KO에 감염돼 있는건, 아직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SCP로부터 당신, 아니, 세계를 지켜내기 위해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고, 그러기 위해선 당신 같이 용감하고 예외적인 케이스가 필요해요. 우리 재단은 절대로 당신을 죽게 내버려두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안심하시고, 지금 주변이 어떤지 자세하게 알려주세요.
D-████: 진짜죠, 진짜 절 구해줄 수 있는 거죠? 정말이죠? 제발.. 제발 그렇다고 해줘요. 저 진짜.. (울음) 진짜.. 미칠 거 같아요.. 한 달이 넘었는데.. 사라지질 않아.. 이게.. 안 사라진다고.. 이 씨발, 빌어먹을 귀신 새끼가.. 날 보고 웃어.. 웃는다고.. 제발 나 좀 살려줘요.. (엉엉 울기 시작함)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앞으론 안 이럴게요.. 제발 나 좀 구해줘요..
███ 박사: 구해 드릴 테니까 일단 얘기하세요. 당신을 구할 수 있는 연구가 진척되기 위해선 당신의 상황이 필요합니다.
D-████: (훌쩍거리며 대답함) 그러니까, 그게 계속 저한테 말을 걸어요. 일전에 너무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어서 장롱 같은 데 숨은 적이 있어요. 눈을 꼭 감고, 온 몸에 이불을 둘렀죠. 그런데, 그런데 말이에요. 저 혼자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의 장롱에.. 숨이 막힐 정도로, 온몸에 꽉 맞게 두른 이불이 있었는데, 그게 제 귀에 바람을 불었어요.. 그리고 얘기했어요.. 넌 도망 못가. 그 한 마디를 던지곤 고막이 터질 정도로 이상한 소리를 씨부리기 시작했어요…(다시 울음이 터짐)그게.. 막.. 제 귀에 바로 대고.. (엉엉 울기 시작함) 아, 또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어요. 지긋지긋한 목소리..
(이상한 소리 들림)
███ 박사:(깜짝 놀람. 이 소리를 들은 후 한동안 숨을 거칠게 몰아쉼)….
D-████: 당신 같은 사람이 제가 듣는 소리를 실시간으로 듣는다면, 분명 못 버티고 자살할 거에요.. 물론.. 물론 저도 그러고 싶어요. 근데.. 너무 무서워요.. 무섭다구요!! 엄마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저에게 남긴 한 마디가 뭔지 아세요? 어떻게 해서든 살라는 거였어요. 근데 지금 이 꼴을 봐요! 어떻게 해서든 살려고 지랄발광하다가, 이런 곳에 끌려들어와서 생체 실험.. 아니, 아니에요.. 예. 아무것도 아니에요. 잠깐.. 너무 무서워서 그랬어요.
███ 박사: …아, 예. 그리고 SCP-040-KO-1이 뭐라고 하던가요?
D-████: 그 귀신은 언제나 절 최대한 █같게 할 궁리를 하고 있어요.. 당신이 상상 가능한, 가장 무서울 만한 일들을요. 자다가 눈을 뜨면 배 위에 무릎 꿇고 앉아있는 상태로, 얼굴을 최대한 밀착시킨 상태로 "안녕?"이라며 인사를 한다던가, 창문에서 아무런 기척도 내지 않고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다던가….. 가장 최근에는 [편집됨] 뒤에 붙어다니며 괴롭히고 있어요. 요즘 어깨가 무겁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거 [편집됨]이 알면 기절 하겠네요. 말로는 이게 얼마나 끔찍한지 모를 테니까, 그림 그려줄게요.
███ 박사: 거기 있는 컴퓨터에다 그리시면 됩니다. 그림판 깔려있어요.
D-████: 저 컴퓨터로 그려본 적 없는데요.
███ 박사: 그냥 그리세요. 대충 느낌만 알면 됩니다.
███ 박사: 그거 말고, 다른 특별한 건 없나요?
D-████: 예.. 없어요. 그냥, 그냥 이건 절 죽을 때까지 괴롭히고있을 뿐이에요. 당신들은 이걸 연구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왜냐구요? 이건 그냥 남을 괴롭히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귀신이니까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이제 진짜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나 좀 치료해주면 안돼요?… 예?..
███ 박사: ██████ 요원, ███입니다. 면담이 끝났으니 다시 격리 구역으로 보내주세요.
D-████: 잠시만요!! 알겠어요. 알겠다구요. 어차피 기대도 안했어요. 그냥, 잠깐만 여기서 (목소리 떨림)그림 좀.. 그림.. 아.. 음.. 그림 좀 그리다 갈게요.
███ 박사: 아, 이런. 조금만 늦게 오세요.
<기록 종료>
결론: D-████는 다시 격리구역으로 되돌려짐. D-████는 요원이 제지해 강제로 격리될 때까지 무려 █시간 동안 후진 그림을 세 장 그렸으며, SCP-040-KO-1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만 따로 별첨한다. SCP-040-KO의 증상에 의해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되어 있어보임. 다음 단계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발현이 확인될 때까지 [데이터 말소]. 면담 도중 들린 이상한 소리는 별다른 뜻을 내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
면담 기록 SCP-040-KO-C. 5단계까지 도달한 D계급 인원에 대한 면담.
면담 대상: D-████
면담자: ███ 박사
서론: 처음으로 5단계까지 생존한 피험자가 나옴. 질답을 나눔. 위험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D-████를 격리시켜두고 마이크로 진행. D-████가 읽었던 이야기는 지하철 귀신에 대한 이야기로, 지하철이 끊긴 새벽에 귀신과 함께 있다가 죽게 된다는 내용.
<기록 시작>
D-████: 보고있어.
███ 박사: 대뜸 무슨 소리입니까?
D-████: 당신들이 원하던 그거 말이에요. 날 보고 있어요. 당신의 그 빌어 쳐먹을 대가리를 위해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줄까? 그게 거리를 두고, 며칠 동안이나 계속 보고 있어요. 단 한 번의 깜빡임도 없이 정확히 72시간 동안 날 지켜 보고 있어. 단 둘밖에 없는 지하철 정류장에서, 들어오지도 않는 지하철을 기다리며, 계속 보고 있어. 그래. 주변엔 아무도 없어. 그냥 텅 비어있어. 난 이 끔찍한 상황이 끝나길 원하며, 오지도 않을 지하철을 기다린다. 선로에 최대한 다가서면, 뭔가 보일 거 같아. 안에 무언가 있다고 확신해. 하지만 볼 순 없다. 내가 그걸 보러가는 순간, 이 여자에게서 눈을 떼는 순간, 난 내가 어떻게 될지 너무 잘 알거든. 그건 내가 눈을 뗀 잠시 동안 서서히 거리를 좁혀오겠지. 아무런 미동 없이 날 응시하는 눈동자와 가까워질거야. 그것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은 눈만을 빗겨가있어. 그녀의 눈동자는 동그랗게, 약간 충혈된 듯한 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래, 어느새 내 앞에 서서. (침묵)
D-████: 차라리.. 차라리 말을 해! 이 씨발 새끼야! 날 괴롭히라고! 보지마! 보지마 씨발 년아!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냥 씨발 니 방식대로 날 괴롭히라고! 왜 아무것도 안하는 거야? 왜 그렇게 보기만 하는 거야? 차라리 죽여! 죽이라고 씨발! 이 [편집됨]! ..그래. 그랬지 참. 니가 원하는 게 내 죽음이었지. 난 죽을 수 없지만, 넌 내 죽음을 원하지. 그럼 니가 날 죽여. 니가 원하는 대로 저 검은 구멍을 들여다봐줄 테니까. 다가와서 어서 날 죽여. 니가 씨발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숨기려던 게 뭔지, 나도 존나 궁금했어. 그래…… 저것은……………… 엄마?
[데이터 말소]
D-████: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박사: 저게.. 저게 뭐 [데이터 말소]
<기록 종료>
결론: 5단계에 접어들수록 말투가 소설 형식으로 변함. 자세한 것은 실험 기록 [편집됨] 참조.